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결혼이 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가끔 조회수 : 1,739
작성일 : 2006-04-29 19:17:12
아직 미혼이구 서른 갓 넘었습니다.

결혼에 뜻이 없어 혼자인 것도 아니고, 뜻이 있어 난리를 쳤는데도 못 간 것도 아니고 그저 학교 다니고 회사 다니고 하다보니 불타는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보고 이 나이가 되었네요. 친구들은 아직 절반도 결혼을 안 했는데 올해는 쌍춘년이다 뭐다 해서 나이도 적당하니 결혼들 많이 하네요.

결혼이야 언젠가 기회 되면 하는 거고 안 그러면 혼자 살 수도 있고 막연히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서 결혼들 하는 거 보니 기분도 싱숭생숭 하고 그렇네요. 그런데 막상 내 일이 되어서 결혼이라는 걸 하려고 생각을 해 보니, 걸리는게 하나 둘이 아니에요.

경제적인 문제야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한데, 생판 모르던 사람하고 어떻게 평생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는데 다른 사람과 잘 맞춰가며 살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그래요. 살아보기 전에는 모르는게 사람인 것 같아서요.

예전이 심리상담 할 때도 이런 얘길 하니까, 그 상담자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다고. 불확실한데도 결혼하는거라고 그러던데 정말 그런지 모르겠어요.

주변에 가까운 젊은 부부들은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들인데 서로 맞춰가며 잘 지내시기도 하지만 분명히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보여요. 또 작은어머니들은 본인도 능력있고 자아가 강하고 훌륭하신분들인데 일단 결혼하고 나니 자식과 남편 문제로 바빠서 본인의 문제는 늘 뒷전이구요.

어머니들은 이런 얘기 딸한테 하시지는 않는데, 숙모들이 가끔 말씀하시는 것 보면 아 저런 부분이 결혼하 여성들이 느끼는 문제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같아서는 저는 도저히 그렇게는 못 살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자식은 사랑하니까 주도권이 자식한테 있게 되고, 남편은 사회가, 가부장 제도가 그러니까 주도권을 갖게 되고, 엄마와 부인은 늘 희생하고 양보하고. 답답하다고 어디 가서 말도 속시원히 못하고.

요즘 직장 다니다 새로 시작한 일이 잘 되어서 원하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막 즐겁고 그렇지는 않아요. 이런 저런 생각이 너무 많아요. 결혼이 인생에서 가지는 의미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속 깊은 얘기 할 수 있는 친구들이 몇 있어서 그리 외롭지는 않아요. 사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그런 친구들 만큼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려면 에너지 소모도 많을 것 같구요.

IP : 211.35.xxx.6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
    '06.4.29 8:41 PM (61.75.xxx.108)

    제가 2년 전에 가졌던 생각과 비슷하네요. 지금은.. 결혼해서 애도 하나 있답니다 ^^; 결혼을 하건 안하건 인생은 자기를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단 건 같네요.

  • 2. 저는
    '06.4.29 9:20 PM (219.250.xxx.52)

    저는 결혼이란 게 잘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결혼해서 얻는 게 있고 잃는 게 있고, 결혼을 안 해도 마찬가지지요.
    결혼이 미혼보다 무조건 좋다거나, 반대로 미혼이 결혼보다 늘 좋다는 얘기는 신빙성이 없어 보여요.
    두 가지 선택 중 어느 것을 고르든, 잃는 것과 얻는 것, 포기하는 것과 새로 열리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거든요;;; 단순하지만.
    제가 결혼을 안 하는 건, 미혼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에요.

    물론 해본 게 아니니까 장담하기는 좀 뭐해요.
    하지만 결혼이라는 게, 해 보고 아니라고 금방 물를 수도 없는 거잖아요.
    그냥 지금 생각하기에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고르고,
    제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 3. 어쩌면
    '06.4.29 11:38 PM (211.215.xxx.35)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고
    반대로 말하자면 해도 좋고, 안해도 좋은 것이 아닌가합니다.

    어느 시인이 말했는데 결혼은 홀로 감옥에서 우는 것이고
    결혼 안하는 것은 홀로 광야에서 우는 것이라던데 여튼 인생사가 모...그리 달콤하기만 하겠어요.

    저야 서른 넘어 결혼을 했는데
    결혼해서 좋은 점 안좋은 점 따지자면 잘 모르겠어요.
    다만, 님이 끝에 말씀하신대로 결혼이 인생에 가지는 의미가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찌만,
    어쩌면 대학 졸업-취업-결혼-아이 모..이런 인생의 통과의례와 같은 것을
    봄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겪듯이 겪으며 살아가는게 산다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사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서로 이해하고, 결혼하기까지 에너지 소모는 진짜 많은데
    그래두 결혼이후의 에너지 소모에 비하자면 달콤하기 이를데 없죠.
    결혼해서 젤 싫은 건 육아 모 이런거 보다
    시집문화입니다.

    여튼 생각하는대로 사십시오!
    그럼 후회가 적지 않을까요. 그쵸

  • 4. 윗님..
    '06.4.30 12:07 AM (58.140.xxx.175)

    "결혼해서 젤 싫은 건 육아 모 이런거 보다 시집문화입니다."
    정말 동감해요.....

  • 5. ^^
    '06.4.30 1:14 AM (211.104.xxx.136)

    저도.. 딱 3년전에는 님과 똑같은 생각 했는데,
    지금은 사랑하는 남편이랑 같이 밥 먹고 그 사람의 옷을 다려주고 밥을 해주고
    같이 잠이 듭니다..
    싱글 시절에는 빠져있는 취미생활도 있고 해서 외롭지는 않았어요.
    님처럼 속얘기 할 친구들도 몇 있었구요. 심심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나 나이가 차니 결혼을 해야 할 거 같았고 (불안감도 좀 들더이다)
    딱 그 시기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너무 잘나지 않지만 괜찮은 직업을 가진.. 그리고 착한........
    처음 보자마자 저 사람과 결혼할 거 같구나.. 하는 사람을 만났어요.

    글쎄요, 저는 님과 같은 생각 해본 이로서,
    일단 the right guy 를 만나면,
    내가 결혼전에 가졌던 그 막연한 의구심들, 그 생각들이 다 부질없어지던데요..
    아무래도 결혼하면 여자 희생이 많죠..
    사람이 먹고 입고 자고 싸는 문제에 따라 오는것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남편이 일이 바쁜편이라 맞벌이지만 제가 집안일을 거의 다 하지만,
    아이가 없어서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남편이 도와주는 일도 있고, 항상 제가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저를 안스럽게 생각해주어서..
    그러나 다른 사람과 함께 살 자신이 없는데다가
    결혼 자체와 그에 딸려오는 모든 일들이 엄두가 안 나는 시절이 있고,
    용감하게 뛰어들게 되는 때가 있답니다.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 때를 기다리세요.
    그러려면 사실 the right guy 를 만나는 게 문제죠. 누구에게나. ^^

    전 아이는 안 낳아도 결혼은 해봐야 후회 안 한다는 생각인데요,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니까요.. ^^

    원글님의 행복을 빌어요.

    참, 저는 노처녀 시절을 겪다가 결혼해보니,
    감지덕지(?)한 맘도 사실 아주 없다고 말할순 없구요,
    선 볼만큼 보고 겪을만큼 겪고 결혼했기에,
    이젠 행복해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나 할까요..
    마침 하루를 살고도 일평생 같이 산 것처럼 서로 편안한 사람을 만난 게 제일 주효했는데.....
    시댁도 가끔 짜증나게는 하지만 멀리 사시기에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결혼에 대해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으면 일단 그냥 사세요.. 인생을 즐기며..

    결혼을 하냐 안 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판단이 주체적이었냐 아니냐 가 중요해요..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 6. 솔직히
    '06.4.30 3:28 AM (219.251.xxx.92)

    어떤 유명하신 분 글에...

    결혼을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다...

    라는 내용이 있었어요.
    그말 공감합니다.
    결혼하지 않으면 잡아간다는 법도 없는데,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결사적으로 결혼을 하려고 듭니다.
    물론 결혼으로 인해 얻는 게 있죠. 아이, 섹스문제...

    하지만 굳이 그것을 꼭 원치 않는데도 결혼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그리고 별로 행복하지 않게 사는 거죠.

    결혼 안하면 못 사는 사람이 있다면,
    결혼 안하는게 훨씬 나은 사람도 있습니다.

    친구랑 몰려다녀야 행복한 사람이 있지만
    혼자서 있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죠.

  • 7. 솔직히..
    '06.4.30 6:35 AM (221.151.xxx.93)

    원글님 고민을 보니 미소가 나옵니다.. 좀 솔직히 말씀드려도..? 솔직히 원글님 진짜 고민은 시작하지
    않으셨어요. 결혼한다 아니다, 남이 모두 많이 한다, 적령기에 접어들었다.. 이런거 아무 고민거리도
    아니구요. 어떤 사람을 아직 만나고 계신 상황이 아닌 듯 보입니다. 그 '남자'를 만나고 난 연휴에
    이 모든 고민을 시작하세요.. 그 남자를 만나고 나서 해야 할 고민들이에요. 진짜로 남자를 만나게되면
    분명 새로운 차원의 생각들이 열릴 거에요. 그 전에 했던 생각들이 다 부질없고 쓸데없다는 것도
    알게 되는 순간이 오구요. 그 경험이 부정적인 것이든 긍정적인 것이든 어떤 경험보다도 소중하고
    나만의 특별한 것이라는 것도.. 일단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나오면 답은 저절로 굴러옵니다^^
    속깊은 친구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지요.. 분명 남자가 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지만...
    그건 남편과는 절대적으로 다른 거 아닐까요? 솔직히 좋은 남편이라면.. 내 인생이 되는 거에요.
    그 형태가 어떻든지.. 좋은 친구도 감사하지만.. 그들 인생이 내 인생은 아니죠...

  • 8. 원글
    '06.4.30 3:29 PM (211.35.xxx.62)

    솔직히 제가 걱정하는게 바로 윗 분 같은 경우에요. 지금은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는데, 사랑에 한 번 빠지면 콩깍지가 씌어서 저도 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거요. 나중엔 남들 말도 전혀 안 들리거나, 혹은 이도 저도 못하다 그냥 결혼하고 마는 경우를 좀 봤거든요.

    제 생각엔 일단 생각이 정리가 되고 나서 남자를 만나든 안 만나든 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암만 사랑해도 친구 인생이 내 인생이 아니듯 남편의 인생이 내 인생이 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요.

    또 하나 걸리는 건 사랑하니까 내가 희생할 수 있다, 결혼할 수 있다고 말하는 친구들이에요. 그런데 보면 사랑은 똑 같이 하는데 희생은 여자가 스무 배쯤 많이 해요. 이건 옳은 건 아니거든요. 물론 물정 모르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게 현재로선 납득이 안 되요.

  • 9. 원글
    '06.4.30 10:25 PM (211.35.xxx.62)

    정말로 많이 배웠습니다.

    웟 분 글과 또 여러 분 글쓰신 것 읽다보니 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점이 많이 보이네요. 사실 저도 안 해본 결혼이라 여러 의견을 많이 듣고 싶었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2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6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3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2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8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79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5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0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0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8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2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