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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찌해야 하나요.

속이 답답~ 조회수 : 1,829
작성일 : 2006-04-26 04:04:56
시부모님 때문에 너무 속이 답답합니다.

저 애 낳은지 두달 됐습니다. 여기 외국이구요. 저번에 글 올렸었어요...남편 없이 이제 서울 살러 들어가는데 시부모님이 2주일에 한번 와서 자는 걸 다짐받고 싶어하신다구요.

이번에는 아기 이름 가지고 저를 너무 답답하게 하시네요. 저희 아기 태어나서 한달 될때까지 이름이 없었어요. 시 보고 지어야 한다고 하시더니 사주학자한테 이상한 이름 두개를 받아주셔서 저희가 다 싫다고 했거든요. 남편도 싫다고 하고, 제가 조금 더 싫다고 했어요..너무 연예인틱한 이름을 주셔서. 그래서 세번째로 정말 좋은 이름이라고 하면서 주신 이름이 좋길래 받아서 여기서 한국영사관에 출생신고 하고 지금 호적에 올리는 중에 있어요. 저희 시부모님 불교시고, 사주 이런거 엄청 따지세요.

근데 갑자기 며칠전 시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시더니 어머님이 친한 선사인지 도사인지 하는 분이 이름을 듣더니 안좋은 이름이라고 했다면서 이제와서 그 전에 거론되던 이름중 하나로 하라는 거에요. 근데 황당한건, 이름가지고 고민할때 이 선사인가 하는 사람도 이상한 이름 몇개 이야기 하면서 이걸로 하라 저걸로 하라 했거든요. 근데 정말 도저히 쓸 수 없는 괴상망칙한 이름이어서 저랑 신랑이랑 기함을 하고 아니라고 했거든요. 근데 답답한 건 대학까지 다 나온 시어머니께서 이상하게 이런 미신적인 구석이 있으셔가지고는 꺼뻑하세요 그 사람 말이라면. 다 아기한테 좋은 거라면서. 아니, 저희가 맘대로 지은 것도 아니고 시아버지께서 아주 좋다고 받아 온 이름을 썼더니만 지금 와서 또 다른 남의 말을 듣고 이름 바꾸라는게 말이냐 됩니까. 예쁜 아가를 놓고 뭐 하는 짓입니까 이게..애 이름이 장난인가요. 그 사람이 한강에 빠지라면 빠집니까.

솔직히 저 이런 거 믿지도 않고, 이름이야 부모가 잘 지어서 잘 교육시키면서 사랑으로 키우면 다 잘돼게 되어 있다고 믿거든요. 신랑도 그렇기는 한테 효자인데다가 크면서 본 게 이런거다 보니 부모님이 강하게 나오면 좋은게 좋은거니 우리가 양보해야한다 이런 주의에요.

이름 하나만 가지고 그런게 아닙니다. 저 시집와서는 바로 십자가 목걸이 하지 마라(종교적인 의미라기보단 친정엄마가 10살때 사주신 이후로 빼놓은 적이 없는 목걸이에요), 교회나가지 마라, 절에 가자 등등 가지고 한바탕 전쟁을 치루었죠. 가족행사로 절에는 가요 저.  그런데 애를 낳으니 또 절대로 세례시킬 생각 하지도 말아라..교회 데리고 나갈 생각 하지도 말아라 등등 너무 간섭이 심하세요.  전 이건 절대적으로 부모가 상의해서 할 문제지 시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라고 하거든요.

해서 이번 서울 들어가면 확실히 그렇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저랑 신랑 너무나 맘도 잘맞고 잉꼬부부에요. 시부모님 문제만 아님 정말 다툴일도 없는 둘도없이 다정한 부부입니다. 그런데 시부모님이 이렇게 애들취급하고 사사건건 간섭이니 이런 문제 가지고 싸우다 우리 부부사이도 멀어지는것 같아요. 저는 저대로 신랑이 왜 단호하게 그건 부모님이 뭐라 하실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주지 못하는지 답답하구요, 신랑이 보면 제가 성질이 못되먹고 고집스런 페미니스트 내지 못된년 정도 되겠죠.

답답합니다. 저 정말 서울 가서 애 문제는 부모인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마시라고..그리고 아직도 우리부부를 애 취급하시고 그렇게 간섭하시면 곤란하다고...어머님 아버님때문에 우리부부 사이도 안좋아진다고 확실히 말씀드리고 엎어버리고 싶습니다. 네, 다혈질인 시부모님 넘어가시겠죠. 그래도 한번 제 맘속에 있는 생각을 입밖에 내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야 하나요..이러다가 우리 부부 정말 멀어지고 서로 미워하게 될까봐 걱정스럽습니다...님들, 이렇게 시부모님께 확실히 의사표시하신분 있나요...부작용은 없던가요. 저 정 사태 악화되면 몇달, 몇년 시부모님 안보고, 애도 안보여드리고 살 각오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안하면 우리가 50, 60 될때까지 시부모님 손안에서 애들 취급받으면서, 간섭 받으면서 살게 될거 같은데, 그렇게 살 자신 없거든요. 힘좀 주세요.

IP : 160.39.xxx.18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6.4.26 4:52 AM (218.145.xxx.234)

    저도 20일전에 아기 낳은 엄마예요... 조리원에서도 이름때문에 시어른들이랑 마찰 있는 분들 꽤 되더라구요... 엄마 마음에는 안 드는데 시부모님이 주장하시니 남편도 딱 잘라 말은 못하고... 저도 시어른들이 지어주신 이름 했는데 다행히 그냥 평범한 이름이라 그냥 좋아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다른 문제가 더 있어서 그러시는거라면 몰라도 다들 이렇게 까지 심각하게 생각하는 엄마들은 없었어요.. 그냥 맘에 안드는데 어쩌냐 이정도지 시부모님 안보고 애도 안보여드린다는 각오까지 하는건...
    그리고 저희 시부모님도 종교문제 가끔씩 못박아서 이야기 하시고 친정부모님도 올케언니한테 결혼할때 딱 잘라 말을 하셨거든요.. 가족간에 종교가 달라서 분란나는 집 많이 봤다고... 아마도 제사문제때문에 그렇겠지요.. 다른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싶어하시는게 아니라면 그냥 듣고 넘기면 될 문제 같은데... 그런말까지 가슴에 쌓아두면 힘들어요..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게 좋아요.
    아마 다른 문제들이 쌓여서 그렇게 극단적으로 인연끊는거 까지 생각하시는거 같아요.
    하지만 여기에 쓰신 문제만 가지고는 그렇게까지 반응하시는건 좀 과하시는거 같아요.

  • 2. 원글
    '06.4.26 5:37 AM (160.39.xxx.181)

    제가 좀 과민한건가요? 전 좀 이해가 안되어서요..이미 시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으로 했는데 이제와서 그걸 또 바꾸라는건. 그리고 여기쓴 문제뿐만은 아니구요, 쌓인게 많긴 많아요. 저 교회다니는 문제로 욕 많이 먹고..절대로 개종시키거나 제사를 안모시거나 선교하려구 안해요 저...그런데도 살짝 혼자 다니는것도 너무너무 못마땅해하시고 그러세요..쌍욕도 먹었구요. 억울했지만 제가 사과하고 넘어갔어요.

    제가 참을수 없는 건 왜 며느리는 무조건 시부모님께 네네 해야하는 거죠. 아이의 종교 교육문제는 부모 권한 아닌가요? 저 부모님이 원하시니까 절에 데려가서 다비식 시킬거에요...그걸 반대하는거 절대 아니구요, 저한테 교회에 절대로 데려가는건 안된다, 세례는 안된다 등 간섭하시지 말고 좀 모른척 해달란 거죠. 저희 남편도 아이 종교는 자유롭게 두가지에 다 접하게 하다가 커서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이걸 부모의 고유권한이라고 생각하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외국에서 커서 제가 너무 개방적이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건가요??

  • 3. 이해됨
    '06.4.26 7:24 AM (210.221.xxx.45)

    저는 외국살아본 적 없고 원글님보다 더 많이 살은 아짐이지만
    원글님 생각에 일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이해가 안가시는 지 알 거 같아요..
    저희 집은 종교가 없는데도 기독교를 싫어라 해서
    그냥 친구따라 취미로 교회 다닌다는 올케 못다니게 하고 결혼시켰거든요..
    음 올케가 그냥저냥 다니는 거였지 교회에 몰입한 게 아니라서
    큰 문제 없이 지나갔습니다만 전 맘에 안들었습니다.
    저희 친정도 시집입장에선 별수 없구나 하고 느꼈더랬죠.


    저는 모태신앙이라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종교문제는 부모의 고유권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본인의 믿음의 문제지요.
    < 아이 종교는 자유롭게 두가지에 다 접하게 하다가 커서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는 말씀은 일리가 있습니다만.....일단 어떤 종교를 선택한 원글님이 공정하게 타종교도 아이에게 개방하실 수 있을지는^^;

    어쨋든 참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며느린 완전 시집에 동화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그러나 해결방법으로 안보고 사는 것은.. 가장 나중에 선택하셔도 늦지 않고요.
    지금 안보고 사신다면 제 종교 안에 갇혀 손주 빼앗아 갔다는 소리밖에 더 듣겠어요.


    우선 남편분과 조율하셔서(사이가 좋으시다니 )조금씩 의견을 흘리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님이 다른 종교를 갖고 있지만 시부모의 뜻에 웬만큼 맞춰주는 것처럼 어머님도 제 종교 생활을 이해해주세요 라고요..님도 그러기 쉽지 않은 걸 하고 있다고 하셔요.저 교회가는 거 싫으시죠? 저도 마찬가지라고 그렇지만 따르려고 노력하지 않냐고 ..조곤조곤 얘기하세요..
    그러나 그렇게 하실려면 미래에 대한 확실한 마음준비 하셔야 겠죠.. 정말 공평하게 원글님 종교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주도록 시부모님 원하는데 맞춰줘야 하니까요.
    확실한 의사표현 ..할 때 있음 해야죠.. 더구나 부부사이 위기감이 형성되는데..
    어머님 자꾸 그러셔서 남편이랑 자꾸 싸우게 된다고 하세요.그럼 뜨끔하시겠죠.
    다만 언성이 높아지거나.하실 경우는 없으셔야 겠죠. 잘못 의사표현하면 난리납니다.

    에휴~종교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어우러지게 하고
    인간다운 믿음이 형성되는 데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날로 벽만 높아지고
    서로 적대시만 하니 참 갑갑합니다.

  • 4. 예닮
    '06.4.26 7:26 AM (124.50.xxx.202)

    하나의 문제점만 가지고 그렇게 마음 상하진 않으셨겠지요. 여러가지 상황들이 상상되어집니다.
    신앙적인 것은 정말 신앙이 없으신 분들은 이해를 할 수 없는 커다란 상황이랍니다.
    원글님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담대히 가지시고 부모님에게 효도해야 할 바는 분명히 효도하시되 신앙적인 면은 부모님이 그러셨듯이 님도 분명히 하시면 진심을 이해해 주시리라 봅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 인정받았거든요.
    신앙의 자유가 없이 어찌 평탄한 가정생활을 바라겠어요.
    그리고 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힘을 내시고 자신과 아이와 남편과 가정을 위해 기도하십시요.
    매일 힘차게 기도하십시요.
    그리고 떳떳이 신앙생활하십시요.
    당당히....그리고 부모님에겐 거듭 말씀드리지만 주안에서 효도하시길...
    그리고 아이를 절에 데려가서 다비식 시킬 것을 아이의 부모로서 용납하실 건가요?
    남편분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시고 무엇보다 본인의 신앙적 모든 점을 위해 강해지시길 권유합니다.

  • 5. .
    '06.4.26 9:17 AM (59.186.xxx.10)

    그게 참 어려운 문제인데요.
    부모가 어느 순간에 자식을 놓아주냐에 따른 거 같습니다.

    아직도 한국의 대부분의 시부모님이 내 자식의 자식인 손주까지도 좌지우지 하려 하거든요.
    아들이 아이를 낳으면 손주 이름은 당연히 할아버지가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백일, 돌 기타 모든 행사들이 할아버지의 허가를 받아야하고..
    종교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시어머니는 불교신데, 저는 무교 거든요.
    임신하고서 초파일날 같이 절엘 갔는데..
    저는 친정어머니도 절에 다니셔서(독실한 신자는 아니고 초파일만 가는 수준 ^^)가끔 따라가기는 하거든요.
    저희 엄마는 강요 안 하시고 절도 안 시키는데....
    시어머니가 6개월쯤 되었을땐데, 저보고 같이 들어와서 절 하라고 하시더군요.
    당황했지만, 어절 수 없이 그냥 했어요.
    그 담부터는 절에는 같이 가되, 절 안한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얼마 후부터는 절에도 안간다고....

    종교 뿐 아니라 뭐든 그런거 같아요.
    어느 선 넘는건 "감히" 며느리라도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처음엔 난리 나겠지요.
    어느 순간부터 어른들도 연세 드시고 시간 지나니까 기력이 약해지십니다.
    물론 나의 꽃다운 순간을 힘들게 사는 거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요...

    슬기롭게 헤쳐나가시길....

  • 6. 당차게!
    '06.4.26 9:25 AM (69.235.xxx.22)

    밀고 나가십시오.
    남편분이랑은 이야기 나누어 보셨죠?
    되도록이면 듣기 좋지 않을것 같은말은 남편시켜서 하시고,
    님은 행동으로 보이시면 됩니다.
    절대로 말을 많이하지 마시고 본인의 생각되로 밀고 나가십시오.

  • 7. 원글
    '06.4.26 10:56 AM (160.39.xxx.181)

    어는 순간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괴롭고 혼란스러웠는데
    님들 조언과 충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기 제 외국인 친구들에게 상담해봐도,물어봐도 별 도움이 안되더군요..다들 이해를 못해요...시부모님이 제정신인거 맞냐고까지 반문하는 친구도 있어요..문화가 다르니 당연 이해를 못하겠죠. 그렇죠...제 도리는 하면서 선을 넘는 건 역시 표현을 해야겠어요...안그러면 부글부글 제 맘속이 지옥이지 지옥이 따로 없네요. 다들 감사드립니다.

  • 8. 힘내세요.
    '06.4.26 11:14 AM (211.175.xxx.100)

    원글님의 뜻을 계속 시부모님께 관철시켜야겠네요. 시부모님이 아직까지 자식을 좌지우지하고싶어하시는건 부당해요. 그분들이 그렇게 사셨으니 어쩌겠냐하겠지만 그렇게 갈등이 깊다면 분명 앞으로 좋지 못할겁니다. 계속 대화해서 조율하시면서 님의 뜻을 알리세요. 네네그러고만 살면 나중에 상처만 됩니다.

    이건 다른이야기인데... 얼마전에 네이버 뉴스에 보니 며느리와 시댁이 종교문제로 봤는데 갈등이 깊어지니 남편 정신병원선생과 짜고(?) 병원에 감금했더군요. 그뉴스보고 정말 세상에 별 미친인간들이 다 산다 싶었습니다. 아무리 종교가 자기에게 중하다고 어찌 나아닌 다른사람에게 그렇게까지 강요하려는지. 게다가 그 정신병원선생도 아무런 제재를 안받더군요. 오늘도 네이버 뉴스에 떳던데.. 감금당했던분은 지금도 꿈에 갇혔던 꿈을 꾼답니다. 말도안되는 영화같은 일이죠... 아주 가관입니다. 그뉴스보고 속뒤집어져 환장하는줄 알았어요. 어찌 병원이 아무런 제재도 안받을수 있는건지.

    종교가 나쁜건 아닌데.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부디 남에게 강요좀 안하면 좋겠습니다.
    종교를 가지는 궁극적인 목적이 뭔지 잊어버리고 사시는것같네요..

  • 9. ...
    '06.4.26 11:59 AM (221.151.xxx.93)

    나이드신 분들은 종교문제 절대로 바꾸지 못하세요.. 거의요. 특히 갑자기 종교를 가지신 분들 아니라
    오랫동안 해당종교에 귀의했던 사람들은 거의 절대적이 됩니다. 죽음이 가까와진 나이가 되면
    사람의 이성, 사회적인 합리성 이런 거 다 우습게 되고 초월적인 자신만의 어떤 신념에 한정없이
    매달리게 되는 사례가 많던데요. 나이든 분들에겐 이게 종교가 되고.. 자식말도 다 소용없어요
    저희들 잘되라고 하는 건데 아직 뭘 모르는 것들... 이런 얘기나 듣게 됩니다.

    그런데 위 시모님 너무 심하시니 가만있으면서 사는내내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는 없잖아요
    단지 별로 소용없을 것이라는 각오는 하고 시작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어차피 바뀌지는
    않겠지만... 최악의 경우.. 뭐 이런 강한 각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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