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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친정과시집..시누와 올케..글들을 보고

오늘 조회수 : 1,263
작성일 : 2006-04-18 22:06:25
며칠전에 오프라 윈프리 방송을 봤어요..
우만서먼이 게스트였는데..그녀가 이혼했더군요(저는 뒷북이라^^;)
여러 이야길 하다 직장일과 아이들 돌보는 문제에서
우마가 항상 고민에 처한다고 했죠.
직장여성에 관한 시선이 미국에서도 이중적이더군요.
그렇게 화려한 스타도 그런 부담을 느끼다니 좀 의아했지만..
오프라가 그때 이렇게 말했죠..
그러나 전업주부에 대해서는  또 어떠냐고 집안에만 처박힌 바보라고 하지않느냐
여자가 나가서 일하면 집안일 애들 놔두고 일한다고 타박...
집에 있으면 무식하다고 타박..

마지막에 오프라가 한말이 가슴에 와닿더군요.
누구든 그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
타인이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
중요한 건..그들이 한 선택을 존중해주는 일이다 라고요.

저는....참 소심한 사람입니다
시집문제...일문제..또 인생문제..
여기 자게에 터놓고 싶은 일들이 많지만
언제나 망설이게 되고 썼다 지우는 일이 많은 저로서는
그 망설임의 이유가 무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의 선택이 과연 존중받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시어머님께 저도 미역국 끓여드린적 없는 거 같아요..
친정 엄마께 역시  한번 끓여 드린 적 없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님께는 웬지 모를 죄책감이 들어요..생신 때 되면 눈치보이구요.
아마 제가 대한민국의 여자이기때문이겠죠.
그러나 양가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 생신상 한번씩 차려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나가서 다  먹고 오면 그 이상 편한 건 없지요..그렇지만 음식을 만들고 차린다는 건 당사자의 입맛을 생각하며 신경쓰고 하는 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어머님 역시 나랑 인생을 같이하겠다는 사람의 부모이고 또 어른이신걸요..

스타워즈에서도 요다가 ...
포스를 가능케 하는 건  눈에 보이는 크기의 차이가 아니라고..
다만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정되어지는 거라고 했었죠

저는 그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글  올리신 많은 분들...
나름대로 다들  일리가 있으시고
나름대로 다들 할만큼 하시는 분들이구요....
그정도 못하냐고 올케에게 섭섭한 시누분이나.
왜 며느리가 해야하냐고 답답해하시는 올케분들이나..
그 깊은 마음 속은 다 같을 거라 짐작하면서..
우리 각자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 보여지는 것만으로
왜곡되고 질타받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저리 써 봅니다..
IP : 210.221.xxx.4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마 서먼
    '06.4.18 10:13 PM (211.178.xxx.137)

    남편이 에단 호크였는데, 그런 미인을 아내로 두고 바람피우다가 이혼당했지요... -_-
    (잠깐 딴소리 모드였습니다. 실례;)

  • 2.
    '06.4.18 10:18 PM (211.207.xxx.16)

    원글님의 글을 읽으니
    글에서 님의 향기로운 인격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가슴 따듯한 글입니다
    맞아요
    전 아래의 글들을 읽지 않은 사람이지만(안 봐도 답글들이 눈에 선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게 주변사람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가 아닌가해요
    저의 올케
    저에 비하면 아니 대한민국 며느리 평균에 견주어도 시집살이 거의 안하고 산다고 자부해요
    저또한 뭐라 한적없고 동생이랑 잘살아주는게 고맙고
    저의 엄마또한 흠을 잡을려면 많은 흠이 잡힐 수 있는 며느리지만(일례로 아침을 차려놓고 먹으라고해야
    일어나죠)친정부모님은 그런 모습도 어여삐 여기십니다
    그 마음이 어디서 나올까요
    일단 내 집사람이 되었으니 감싸주고 사랑해주어야할 몫은 기존의 시댁 식구들이 아닐까요
    전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며느리대접을 받기에 첨에는 엄마의 그런 행동에 질투심도 (같은 며느리입장에서)났지만
    지금은 저도 너무나 올케가 에뻐요
    시누여러분 그리고 올케여러분 상대방의 장점만 자꾸 보려고 하세요
    그럼 다 예뻐보일꺼에요
    흠을 잡지 마시고 일단은 감싸는 아량이 먼저 아닐까요

  • 3. 오늘님...
    '06.4.18 10:38 PM (211.247.xxx.20)

    너무도 값진 선물을 받은것 같아요
    가끔씩 82쿡에서 가슴으로 와 닿는 선물을 받아 너무 행복하답니다
    구구절절 다 옳으신 말씀 이네요
    음님이 쓰셨듯이 오랜만에 가슴 따뜻한 글 입니다

  • 4. 느낀 점
    '06.4.18 10:47 PM (220.71.xxx.239)

    저도 며느리이기도 하고 얼마 있으면 시누이가 되는 입장이기도 한데요. 오늘의 그 공방 글들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며느리와 시누이와의 입장 차이에 대해서 생각했더랬습니다. 시누이 입장에서야 그 정도 신경도 안쓴 올케에게 서운할 수도 있고 올케 입장에서는 자기는 하지도 않으면서 이래 저래 싫은 소리 한다면 당연히 언짢을거구요.
    그런데 나중의 글들을 읽다 보니 또 딴 생각이 드네요.
    며느리, 혹은 딸이라 할 지라도 당연히 (시)부모님 생신상은 차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본이 안된거다... 하는 글들을 보니 좀 답답해졌다고나 할까요. 그 분들 생각 자체가 틀렸다는 건 아니구요. 그게 나쁜 일은 아닐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극단적으로 얘기를 해 보면요.
    - 주말이면 당연히 시댁에 가서 적적하신 두 분 말상대도 해 드리고 손주 재롱도 보여드려야지
    - 둘 다 출근하느라고 바쁜 아침이어도 아내가 당연히 아침상 차려서 남편 밥 먹여 보내야지
    - 어딜 남편을 설거지를 시켜..체신 상하게.. 그런건 여자가 해야지

    제가 좀 극단적으로 생각했는 지 모르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이어지는 것들 아닌가 싶어서요. 꼭 남녀 차이 문제가 아니라 나와는 다른 가치관 다른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요. 그것이 "효"이는 "충"이든 "남존여비"이든 다 사람이 만들어내 온 것 아닌가요?

  • 5. 토론문화정착
    '06.4.18 11:28 PM (61.77.xxx.76)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보편타당하면서 합리적인 좋은 방안을 찾아 가는 것 아닌가요?..
    누가 반드시 나쁘고 좋고가 아니구요~
    이야기는 대충 다 마무리진 것으로 아는데..
    님의 글을 또 다시 보니 살짝 불 유쾌해지려 하네요...

    토론문화의 부재?라는 단어가 떠 오르네요.

    각자 나름대로의 입장이나 생각등이 달라 서로 왈가왈부 하다보면
    반드시 이분법적인 사고로만 몰아 가는 것이 우리 토론문화의 한계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많은 회원들이 계시다 보니 더러는 좀 흥분하신 회원분들도 계셨던 것 같지만...
    모두가 나름대로의 위치나 입장에서 의견들 나눈 것 아닌가요?

    열(?)받았다고 푸념하시지들 마시고..
    이번 시누님의 글과 댓글을 통해 다른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우리 생활이 보다 더 긍정적으로 up되지 않을까요?...
    이런 기회를 통해 나를 다른 사람의 입장(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만~ 모두들 행복하세요....

  • 6. 원글은
    '06.4.18 11:48 PM (58.143.xxx.157)

    단순히 생일 미역국인데 생신상으로 확대가 됬더군요 ....
    며늘님들의 집중 포화 같은 댓글들이 이어지고 .........저도 며늘이지만 .....
    우리가 좀더 상대방의 입장과 바꿔 생각고 해보고 ......댓글들도 너무 공격적이 아닌
    함께 공존하는 우리로서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면 좀더 설득력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아뭏든 , 오늘님 글에 저도 공감합니다

  • 7. 원글입니다.
    '06.4.19 3:26 PM (210.221.xxx.45)

    지난밤에 글 올리고는 그냥.. 자버렸네요..ㅎㅎ
    답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전..공교롭게 제 생일날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친정엄마가 아침에 미용실 가는 저에게 미역국을 끓여주셨어요..그 새벽에..
    반대하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친정과 사이가 안좋았지요..
    그 시절 엄마가 제게 느낀 배신감과 실망은 아마 이루 말할 수 없으셨을 거에요..
    결혼하겠다고 아버지 엄마께 못된 말도 많이하고.. 그랬는데
    그 아침에 부석부석한 얼굴로 미역국 주시면서
    '먹어라.. 집에서 먹는 마지막 미역국이다..'하셨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흔들리는 게 느껴지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딸이지만 제가 참 미우셨을텐데 말이죠.
    그 새벽에 제 생일이라고 ..이십몇년전 내가 저걸 낳았지라는 당신 생각보다는
    미역국 끓이신 그 마음을.. 저는 외면할 수가 없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엄마 죄송해요..하며 그래도 절 낳아주시고 길러주시어
    제가 좋다는 사람과 살게 해주시니
    제가 그날 미역국을 대접했어야 하는 건데 하는 생각에 맘이 많이 아픕니다.

    그렇게 해서 결혼을 했으면 잘 살아야 했는데 시어머님과도 안좋고..힘들었어요.
    친정이 원하지 않는 결혼이었다란 걸 아는 시부모님께 며느리가 다 이뻐보일리만은 없겠죠..

    그러나 결혼식장에 생일 축하한다고 장미꽃 갖다주신 시어머님의 그 첫마음의 진심을 믿고
    결혼하고 첫 저의 생일상 차려주신 시어머님의 마음도 알기 때문에
    저를 사랑하시는 맘은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나 다 똑같다고
    어느 날부터 그런 생각했습니다.

    그런 정성이 표현된 것이 미역국 한 그릇..이 아닐까란 생각에서 쓴 글입니다..
    누구나 일년에 한번 생일이고...그때는 타인의 진실된 마음을 받고 싶어하죠..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쨋든 다들 각자의 기준에서 선택한 방식들이기에 나름대로의 진심들이 담겨있다고 보았습니다.

    부족한 글 이해해주셔서 감사하고
    더욱더 현명하고 지혜로우신 82님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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