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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30일.. 시댁에 다녀와서..

둘째며눌 조회수 : 1,279
작성일 : 2006-04-10 13:19:04
수술해서 애기 낳고 병원서 6일.. 퇴원하면서 어머님 애기 보여드리고 이모댁으로 향했죠.
딱 삼칠일 지나서 집으로 왔네요. 2주정도 이모께서 산후조리 잘 해주셨죠.
완모하느라 고생은 좀 했어요. 병원서 부터 울며 보채는 애기 안고 잠도 안자고 물렸거든요.
젓꼭지 상해서 울고 몸살나서 울고 힘들어서 울고.. 집에 와서 일주일은 참 많이 힘들었어요.
신랑이 많이 도와주고 엄마가 반찬도 해서 나르고 해도 그렇더라구요.
토욜날 30일된 애기 안고 시댁으로 가려는데.. 참 황사가 너무도 심하더군요.
어머님은 기다리시고.. 거동이 불편하셔서 오시지도 못하고 보고 싶으셨을거예요.
형님도 저희 온다고 맞춰서 오시고.. 산모 미역국 끓여준다고 준비하시더군요.
그런데.. 쩝..
저흰 둘째지만 제가 음식을 좀 잘 하고.. 잘 해드리고..
형님은 음식을 거의 못하시죠.. 미역국만 겨우 맘 먹고..
암튼.. 그래도 형님이 해주신다고 준비하고 계신데..
어머님 또 시작이시데요.
반찬이 없다..
먹을것이 없다..
난 괜찮은데.. 니들[아들들??] 먹을것이 없다.
저도 괜찮아요.. 웃으며 말씀 드리니..
흠..
돈 줄테니 슈퍼가서 장봐오랍니다.
신랑보고 슈퍼가서 어머님 드실거 사오라고 하니.. 니가 가서 반찬거리 사오랍니다.
형님이 알아서 하시겠죠.. 하니.. 할줄 모르니.. 니가 가서 사오랍니다.
서운하데요.
할줄 모르는 사람 하려고 안하는 사람한텐 바라지도 않고 하라고 말할 필요도 없으시답니다.
그런데 애 낳고 30일만에 간 저한텐 찬거리 사다 식구들 반찬 만들어 주라시는군요.
어머님도 서운하셨나봐요.
서로 등 돌리고 앉아있었어요.
결국 제가 졌지요.
신랑한테 장 이것저것 사와달라고 부탁하고 부엌으로 갔지요.
형님이 하시겠다고 나서서 하시긴 했는데.. 둘 다 뻘줌..
형님이 끓여주는 미역국만 먹었음.. 해주는 사람도 뿌듯하고 저도 서운할일 없었을텐데..
오늘 형님한텐 성의가 너무 고마워서 감사히 잘 먹었다고 말씀드렸네요.
형님도 저 손에 물 안뭍히게 하고 싶었는데 안되서 미안하다고 하시고..
음식을 잘하는 저도 못하는 형님도 모두 스트레스 받은 날이었네요.
첫애 유산때도 임신중에도 힘들게 하시더니.. 역시나..
애 낳고 편히 미역국 얻어먹는 형님보고 저도 그럴줄 알았더니..
저의 착각이었나봐요.
악착같이 밥 해드리고 좋아하시는거 사다나르고 한 결과가 이렇게 돌아오네요.
잘 하던거 갑자기 안하면 또 안좋아 하실거 뻔하고..
맘 우러나서 참 잘해드리려고 하는데.. 이럴땐 맘이 좀 힘드네요.
애기가 절 찾아서.. 이만
IP : 211.211.xxx.1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4.10 1:59 PM (58.73.xxx.35)

    저도 임신중인 사람으로...참 씁쓸하네요
    애 낳고 시댁에 처음 온 며느리
    꼭 저렇게 부려먹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원~
    말로는 니네 먹을게 없다지만
    진짜 며느리 생각해서 그랬다면
    당사자인 글쓴님이 괜찮다는데 굳이 시장봐오라고 저랬을까 싶네요
    본인 먹을게 없고, 아들들 먹을게 없으니
    니가 가서 장보고, 음식 해라 그거겠죠

    님도 참 섭섭하셨을거 같고
    형님분도 참...불편하셨을거 같네요
    이것저것 잘 하면서 일부러 일하기 싫어 뺀질대는 사람이야 얄밉지만
    형님이란 분은 진짜 음식에 소질이 없어 그러신거 같은데
    두분다 불편하고 섭섭하셨겠어요 ㅠ.ㅠ

  • 2. 속상하셨겠다.
    '06.4.10 2:00 PM (221.144.xxx.182)

    결국 시댁에는 안해주는게 상책이에요.
    잘하려는 성의가 비수가 되어 돌아오데요.
    앞으로 그냥 되도록이면 하지 마세요. 시모말대로라면 안하려는 사람이 되면 시키지도 않을거니까요.

  • 3. ..
    '06.4.10 3:09 PM (222.118.xxx.95)

    해드리고도 잊어버릴수 없다는거.. 그게 시댁인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에 안좋은 일 겪으면서 셔머니께 서운한 마음 무지 들더라구요..
    내가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이러시는구나..싶어져서..
    앞으론 그 노력 안하고 살려구요..
    어떤 분이 시댁하고의 관계는 직장생활이다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직장이면 관둘 수나 있죠.. 그쵸?
    그냥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이.. 해주고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만 하고 살려구요..

  • 4. HaPPy
    '06.4.10 3:38 PM (222.101.xxx.75)

    --...
    저두 그러는걸요...ㅜㅜ

  • 5. 마져여...
    '06.4.10 3:39 PM (222.0.xxx.38)

    참...저도 한 며느리로서 공감가네여. 아니..화가 나네여..형님도 원님도 모두 참...맘이 아프셨겠어요...
    첫 아기 유산되고 몸이 안좋아 있다가 시댁에 갈일이 있어 한달 후인가 갔는데
    아침 먹고 잠깐 방에 가서 누워있는저에게..아직도 아프다나??? 하시더라구여...
    왜 그리 한마디가 한마디가 가시가 되어 걸리는지...
    그냥 한 귀로 흘리시고요..
    아기만 신경쓰세여..그 때는 몸이 힘들때라 조금만 정신적으로 힘들어도 산후우울증이 오시 쉽더라구여!
    홧팅~

  • 6. ..
    '06.4.10 3:46 PM (222.118.xxx.95)

    마져요님 리플보니 딱 제 얘기네요...
    저 유산한지 2주 지났는데..
    지난주말..울셤니 당신 아들에게 전화하셔서..꽃놀이 안가고 집에만 있냐고..
    저 몸조리 해야한다고 남편이 대답하니까..
    아직도 안좋냐고..
    제가 미칩니다 미쳐요..

  • 7. 둘째며눌
    '06.4.10 4:29 PM (211.211.xxx.12)

    저 첫애 유산하고 9일만에 아버님 생신 장봐와서 마련해라 하셔서 그리하였고
    이번 임신때 김장 한통만 해오라셔서 7개월에 김장해다 드렸고
    8개월 들어설 무렵 어머님 병원 입원하셔서 병원다니며 소변받아내었습니다.
    밑이 아파 걷지도 못할지경이었는데.. 어느 누구도 괜찮냐고 묻는 사람 없더군요.
    만삭에 어머님 생신에.. 예정일 넘어 아버님 생신까지 차려드렸습니다.
    저 할만큼 하는데..
    그 보다 더 바라시니..
    지치고 서운하고..
    매번 당하면서도 어머님 얼굴에 서운한 기색이 돌면 뭐든 해드리고 맙니다.
    어머님이 제 성격을 잘 이용하시는것 같아요.
    듣기 싫은소리 하시면 욱 하는 성격에 뭐든 다 해버리고 말거든요.
    제 몸 상하는거.. 신랑이 알아줄까요.
    그나마 저 위해주고 맞춰주려는 신랑이 있어 참는다... 라고 늘 말합니다.

  • 8. 둘째며눌
    '06.4.10 4:34 PM (211.211.xxx.12)

    이번에도 그러시더군요.
    아무것도 안사왔으니 슈퍼 다녀오라고..
    먹을것이 없으니 할 줄 아는 니가 다녀와라.. 라는 뜻이죠.
    됐다니 휑 하셔서는 뒤돌으셔서..
    젓꼭지 아파 어쩌니.. 애기 젓은 잘 먹니.. 아들 아침은 먹니...
    에구구.. 제가 좀 더 버티거나 신랑 말대로 뭘 좀 시켰으면 되련만..
    그 못마땅하신 얼굴에 제가 백기를 들어버린거지요.
    그리 커서 그래요.
    어른 말씀 잘 듣고.. 뭐든 잘 해드려라.. 해드려라.. 잘 해라...
    구냥 서운한 맘 알아주시니 위로가 됩니다.
    댓글 감사해요.

  • 9. 저도
    '06.4.10 5:13 PM (125.181.xxx.221)

    둘째며눌인데
    원글님 너무 그러지 마세요.
    저도 원글님처럼 그랬었답니다..만
    결과는 참담합니다.
    제 분에 못이겨서..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고 한 결과는
    제 몸이 말해주네요..
    꼴이 말이 아닙니다.. 이 나이에...
    그러니깐 이제 시엄니가 뭐라는줄 아세요?
    아들이 불쌍하답니다. 시원찮은 며눌때문에.....

    전 제왕절개로 아이낳고 집에 와선..
    대체 시엄니는 왜 집에 쫒아 온건지..
    제가 무릎꿇고 앉아 방걸레질해서 방닦고..청소하고..
    빨래거리 쌓였는데 (겨울이라 옷이 두껍기도 하고) .... 한다는 소리가
    니 남편 시키지 말고..(당신 아들이죠) 니가 다 빨라고...
    손빨래하랍니다. 오래입어서 때가 찌들었다고...

    암튼 이런거 저런거...암 소리 않고 제가 다 했습니다.
    그런데..내 몸이 아프니
    이거 저거 다 소용이 없더라구요.
    원글님.
    맘을 좀 더 굳게 드시길 바랍니다.
    안되는건 안되는거다..라고 말 할줄도 알아야 해요..
    저 처럼..미련하게 그러다가
    병들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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