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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서럽네요.
다른 맞벌이 분들도 그렇지만 집에 가면 부랴부랴 밥상차리라 너무 힘들어요.
결혼 후 출퇴근은 두배이상 걸리고....왕복 두시간을 꼬박 만원 버스에 서서 오려니 집에 오면 녹초지만
밥은 늘 먹어야 하니깐요. 저녁 먹기도 싫은데 남편때문에 꼭 차려서 먹어야 하고...
저희 남편은 집안일 잘 하는 편이예요. 청소와 집안 정리, 쓰레기 버리기는 남편 몫이죠.
그리고 부엌일과 세탁은 제몫이죠.
지난주부터 몸이 좀 안좋아서 외식도 많이하고
집안일을 거의 안해 빨래감도 쌓이고 부엌도 지저분 하네요.
그거 보고 마음이 안좋았지만 이번주에도 너무 피곤해서
집에오자마자 밥먹고 9시 에는 쓰러져 자다시피해서 통 할 겨를이 없었어요.
그래서 남편이 오늘 아침에 드디어 화를 내네요.
그런데 오늘은 잠을 잘못잤는지 일어나보니 왼쪽 하반신이 너무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화를 내는 남편을 보니 야속하기도 하고....
정류장에서 10분거리인 회사도 20이나 걸려 겨우겨우 걸어갔는데
전화해보니 남편은 아직도 찬바람이 씽...
정말 이럴땐 결혼 안했으면 회사도 가깝게 다니고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뜨슨 밥먹고 아프면 아프냐고 위로도 받고, 간호도 받고 그럴텐데...
너무 서러워요.
친정이랑 가깝기라도 하면 엄마 도움도 좀 받을텐데
시댁이랑 3분거리에 살다보니 그럴수도 없고...
제가 아직 철이 덜들었는지 자꾸 그런 생각만 나네요.
1. 초코초코
'06.4.6 4:14 PM (218.235.xxx.23)기운내세요.
무엇보다 몸이 건강해야죠.
결혼초엔 몸이 아파도 집안일은 완벽하게 끝내려 무척 노력했지만..7년차인 지금은
피곤하면 무조건 쓰러져 잡니다.그게 피로도 풀리고 화도 안내고 단시간에 집안일 끝내는
지름길이더군요.맘 굳게 먹고 건강 챙기셔요.2. 돌아오는
'06.4.6 4:17 PM (61.84.xxx.7)버스안에서 머리속으로 생각해요.
무슨국에 뭔 반찬하나만 새로해야지...
빨래는 아침에 돌려놓고 갑니다. 혼자서도 잘하지요?
오면 밥 먹고 저 설겆이 할 동안 신랑이 널어줍니다.
쉬는 날 시댁 가기전에 시간 억지로 내서 먼지 한번 휘익 닦아내고
식단이라고 말하기 민망하지만
월요일-미역국, 오이초무침
화요일-된장찌게, 불고기
이런식으로 냉장고에 붙여놨어요.
꼭 그렇게 먹는건 아니지만
메뉴가 정해지면 맘이 한결 수월하잖아요.
저도 신혼 땐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또 왜 내가 이러고 살어...하는 후회에 많이 힘들고 울었어요.
이젠 좀 적응되고 포기할건 과감히 버리니까 좀 살거 같아요.
그리고 나 아프다! 하면서 서럽게 한번씩 우는 것도 필요해요.
울고나면 시원해지고 남편 응원도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기운내세요.3. 원글이
'06.4.6 4:24 PM (218.232.xxx.196)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저글 썼을때도 혼자 눈물 글썽이면서 썼거든요.
초코초코님, 돌아오는님 말씀 읽고 기운이 번쩍 나네요.
실용적인 팁들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ㅠ_ㅠ 이제 기운내고 힘차게 살께요. 감사합니다!4. .
'06.4.6 4:52 PM (59.27.xxx.109)님이 잘못한 것 없고요, 철없는 건 더더욱 아녀요.
오히려, 자기 맡은일만 하고는 부인에게 빨래,부엌일 안해놨다고 화내는 남편분이 더 철없거나(죄송) 융통성없는 것 같아요.
이럴 때 남편분이 눈치껏 세탁기도 돌리고 부엌일도 거들면 부인이 두고두고 고마워할텐데...한국남자들이 그런걸 몰라요,그죠?
집이 폭탄이 되건 말건 일단 님의 몸을 챙기는 게 먼저입니다.
찬바람 쌩쌩 부는 남편분껜 조곤조곤 메일 한번 보내보세요 - 이러이러해서 요즘 몸이 많이 안좋다, 그래서 며칠간 집안일에 신경못쓴건데 암튼 미안하다, 그치만 당신이 그렇게 화내니 좀 섭섭하고 서럽다..(주의사항 - 남편을 비난하지 말고 님의 마음이 어떻다는 어투로 쓰세요)
힘들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뻔~히 보고도 모르는 게 대부분의 남자들이예요.
몸조리 잘하시고 힘내세요!!5. 그래도
'06.4.6 5:13 PM (211.216.xxx.37)아직은 두분만 챙기면 되니까 좀 수월한거예요.
아가가 있으면서 직장다니면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물론 애 봐주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여자는 연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란 말이 그래서 나온거일것 같아요.
그래도 님 남편분은 아주 협조적인것 같으네요.
창피한얘기지만,
저희 남편(지금은 42세)은 거의 집안일하고는 담쌓았지요.
뭐라 안하면 그래도 괜찮은데 , 또 자기가 어질러놓은것 까지 잔소리...(저 이혼 안한거보면 신기할정도라니까요.)
근데 잘 생각해보면 , 내몸이 피곤하고 하면 남편에 대한 원망, 내 자신에 대한 원망이 새록 새록 나더군요.누구를 탓하는것도 아닌데.........
먼저 내 건강, 내 컨디션 조절이 제일 중요하더군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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