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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울 아빠 환갑, 어쩌면 좋을까요?

환갑을 따뜻하게 조회수 : 1,193
작성일 : 2006-02-22 15:21:11
...이번 주말이 아빠 환갑이세요.


2년 전 동갑내기셨던 엄마를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잃게 되셔서 금슬 넘 좋았던 울 아빠, 하루하루 늘 시들시들...저희때문에 억지로 살고 계세요. ㅠ_ㅠ

친척도 없이 오빠와 저, 딸랑 둘뿐인데...

불효를 하려고 작당한 건 아니지만, 여적 둘 다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 식구 불리기에 실패했네요. -_-;;

결국 세 식구가 딸롱~ 조촐하니 아빠 환갑을 보내야 하는데, 동갑내기신 엄마랑 환갑 때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네 식구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이것 저것 계획짜던 게 있어 그런지(두 분이서 생신이 한달 차이도 안 나셨거든요. ㅠ.ㅠ), 지금은 뭘 얘기해도 심드렁하세요.


원래는 저희 세 식구가 제주도 여행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오빠와 제 회사거 겁나게 바삐 돌아가는 터라 결국 그 계획도 무산~

친한 집안과 조인해서 식사하려 했으나(글케라도 복작거리게 하려구~), 그 집 사정으로 이번 주에 지방에 가시게 되서 이래저래 저희 식구만 남겨졌어요. ㅠ.ㅠ


이래저래...딸은 저 하나 뿐이고, 뭔가 좀 아빠의 기운을 북돋아드려야 할 텐데...걱정만 한아름입니다.
당췌 좋은 생각이 나질 않네요. 휴~

선물은 이미 준비했지만, 막상 당일 날 아침에 멱국이랑 이거 저거 식사 준비한 뒤 점심이나 저녁 때 셋이 어딜 나가볼까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빠께서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시는 고로 일식이나 한정식 집쪽을 생각해보고 있긴 한데...

어떻게 서울에서 아빠 환갑을 괜찮게 보낼만한 그런 곳 없을까요?

아직 결혼 안 한 미혼의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은 그저 제가 갔던 좋은 레스토랑들 뿐인데...
양식은 그닥 입맛에 맞아하실 않으셔서요. ㅠ.ㅠ

환갑 치뤄보신 분들이거나, 아님 좋은 생각 있으신 분들의 도움을 바랍니다...
IP : 203.238.xxx.2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버님
    '06.2.22 3:27 PM (61.102.xxx.86)

    의 쓸쓸함이 느껴지네요
    어머니는 안계시지만 세 식구가
    조금 이라도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네요
    도움되는글 못드려서 죄송해요

  • 2. 글쎄요...
    '06.2.22 3:40 PM (222.238.xxx.154)

    서울은 아니지만 운전이 가능하시면 점심드시러 임진강에 가보시면 어떨까요?
    임진강에 송어양식장겸 공원인가가 있어서 식사와 산책이 가능하다던대요.
    꽤 넓은 잔디밭도 있었던것 같은데 유명해서 검색해보시면 나올거예요.

    아니면 시내에서 식사후 오랫만에 영화를 보시면 시간도 보내고 좋을것 같아요.

  • 3. minamo
    '06.2.22 4:09 PM (211.228.xxx.197)

    많이 쓸쓸 하시겠어요. 우린식구 많아도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혼났는데 ............ 우리도 엄마가 안계시거든요. 아무쪼록 아버님 편하게 쓸쓸하지 않게 해 드리세요. 전 아는곳이 없어서..............

  • 4. 에휴
    '06.2.22 4:14 PM (59.5.xxx.131)

    저 그 마음 잘 알거든요.
    작년에 저희 집이 그랬어요.
    뭔가 좀 더 시끌벅적하게 만들려고 해도,
    그것 나름대로 또 쓸쓸함을 느끼시더군요.
    그래서, 그냥 있는 가족끼리 조촐하게 했습니다.
    저희는 일요일에 했는데, 제가 미역국, 갈비찜, 잡채, 새우튀김은 만들었고,
    밑반찬 몇개랑 김치.. 꺼내고, 생크림 케익은 사 왔어요.
    (생각보다 안 어려우니까, 맛이 있던 없던, 직접 만드시면 더 감동하십니다... )
    그리고, 좀 쑥스럽더라도 생일축하 노래 부르면서
    "사랑하~는 우리 아빠.." 요 대목을 강조해서 불렀더니, 눈이 빨~개 지시더군요.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
    카드도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제 마음 구구절절히 담아서...
    오전에 저렇게 생일파티 하고,
    오후에 사진관에 가서 가족사진 이쁘게 찍었습니다.
    돌아오면서 저녁때 외식하고요.

  • 5. 저흰
    '06.2.22 4:31 PM (211.207.xxx.60)

    아버지가 안계셔서 엄마랑 간단하게 식사만 했어요.
    엄마가 원치도 않으셨고..
    그당시에 사정이 이래저래 안좋아서 좋은곳에서 식사 대접 못한게 후회스러워요.
    저희 엄마도 생신이니 이런거 별로 관심없으세요. 여행도 그렇구요.
    님 글 읽으며 제 엄마생각에 눈물이 나요.
    즐거운 일 많이 만드시고, 어머님을 추억하며 사셔야할텐데요..
    언능 좋은 짝들 만나셔서 식구 불리세요..~

  • 6. 2
    '06.2.22 6:23 PM (222.238.xxx.154)

    앗! 위의 송어양식장은 실내가 기념할만한 고급은 아닐것 같아요.
    기념일인데 분위기 시끌하고 안좋을까봐 걱정입니다....

    아쿠아리움 레스토랑은 어떨까요?
    거긴 물고기도 보면서 식사할수 있으니 식사중에 너무 썰렁하진 않을것 같은데...
    아니면 센트럴시티내 놀부한정식이요. 거긴 국악공연도 한다네요.
    역시나 미리 알아보시고 가세요.^^;;;

    괜한 댓글일까봐 제가 더 고민스러워요...^^;;;
    모쪼록 썰렁하지 않게 뜻깊게 보내세요....^^

  • 7. 환갑을 따뜻하게
    '06.2.23 9:08 AM (203.238.xxx.210)

    여러가지 생각들 정말 감사해요.
    여러분들 말씀대로 뭘 크게 어떻게 해드린다기보단 조그맣더라도 제 정성이 들어간, 그 마음이 중요한 거겠죠.
    애써 복작하게 만들지 않고 오빠랑 오붓하게 보내도록 해야되겠어요.

    일단 아침은 제가 할 수 있는 걸로 아침상 봐드리고 저녁에 좋은 곳에 모시고 가서 이런저런 얘기 나눠야겠네요.

    같이 마음 아프고 생각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려요~ ^^

  • 8. 음...
    '06.2.23 9:41 AM (59.8.xxx.181)

    미혼의 딸이 아침부터 힘들게(지금도 매일 식사준비 하실텐데) 뭘 하면 더 가슴아플수도...
    일욜이시면, 호텔 뷔페를 브런치로 나가서 하시면 어떨까요?
    힐튼 일식당 겐조.. 어른들 좋아하시는데...
    그리고나서, 남산공원 산책도 하시고, 오랫만에 북적거리는 명동거리도 걷고
    아빠랑 팔짱끼고 영화도 보세요. 그러다 밤되면, 젊은애들 많은 퓨전레스토랑가서 또 맛있는 저녁^^

  • 9. 강두선
    '06.2.23 11:25 AM (211.216.xxx.219)

    그리고,
    세 분 가족사진도 찍으세요.

    어제 이 글 보고 계속 생각해 봤는데 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군요. ^^;;
    아버님께서 따님의 그 마음만으로도 이쁘다 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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