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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없는 남자...꽃단장 새벽밥-2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신랑을 데리고 사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22&sn1=&divpage=6&sn=off&...
그날 82여러분들이 달아주신 리플에 대해 다 얘기해줬습니다.
다시는 그런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더군요.
그러게 괜히 말 한번 잘못했다가 금방 ‘깨갱‘할 것을...쯧쯧
근데 금욜밤에 반성했다는 이 남자, 토욜밤에 외박을 했지 뭡니까?
워낙에 술을 좋아해서 전에도 여러 번 술로 실수한 게 있어서 술자리 나갈 때 마다 불안한 사람이예요.
토욜저녁 7시,
친구들 만나러 나간다길래 정말 조심해라, 적당히만 마시고 들어와라하며 주의를 줬습니다. “알았어,알았어...” 건성으로 대답하며 나가더군요.
5시간 경과 후,
밤 12시, 제가 이제 그만 마시고 들어오라는 전화를 했습니다. “쪼금만..쪼금만 더놀다 갈게”
혀가 살짝 꼬여있었지만 아직은 상태가 괜찮은 듯, 그래도 그때 그만 마셔야 사람처럼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잔소리 말고 당장 들어오라고 독촉하며 전화를 끊었지요. 정말 남편이 아니라 아들을 데리고 사는 거 같아요.
2시간 경과 후,
새벽2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몇 차례 걸어도 받지 않다가 한참만에 겨우 통화가 됐습니다.
어디냐고 소릴치자... 아주 꼬일대로 꼬인 발음으로 지금 택시를 잡고 있다며 뚝, 끊습니다.
새벽3시, 4시.... 더 이상 통화도 안 되고 위치추적도 안 됩니다.
싸우고 어디 경찰서에라도 들어가 있는지...(전적이 있으니까요)
어디서 쓰러져서 자는지, 같이 있을만한 신랑친구한테 전활 걸어 봐도 안 받습니다.
미치고 팔짝 뛰겠는데...
새벽 5시, 현관문이 쓱 열리고 이 남자 제가 자는 줄 알고 발소리 죽여서 조용히 들어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너랑 도저히 못 살겠다 내가 집 나가버리겠다하자 아침에 날 밝으면 얘기하자고 붙잡고 안 놔줍니다.
어차피 술 취한 사람이랑 말도 안통하고 해서 그냥 아침까지 기다렸지요.
밤새고 왔으니 아침에 못 일어나고 계속 뻗어서 코를 드르렁거리며 잘도 자더군요.
이렇게 외박하는 거 그냥 넘어가면 버릇되겠다 싶어서 어떻게 응징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너무너무 보기 싫어서 핸드폰도 던져버리고 아침에 집 나와버렸어요. -_-;;
혼자 찜질방가서 TV도 보고, 오랜만에 목욕탕에서 때도 밀고, 서점에 가서 책도 보고
오랜만에 백화점도 가보니 볼게 많더라구요. 오케스트라연주회도 보고 브레이크댄스팀 공연도 보고
백화점 옥상 공원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혼자 극장에 가서 영화도 봤지요.
근데 그렇게 종일 놀아도 시간이 잘 안 가더라구요, 친정에도 못 가겠고 친구들 만나기도 싫고...
그냥 집 앞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안에서 자다가 나도 새벽5시에 들어가야지 했는데, 밤이 되니 차에서 자기는 너무 추워졌습니다. 시동을 걸고 히터를 키면 내가 차에 숨어있는걸 다 알아버릴꺼고...--;;
차에서 오돌오돌 떨다가 겨우 밤 12시 채워서 집에 들어갔더니, 이 남자 TV앞에 마룻바닥에서 편안하게 자다가 깨서 한번 쳐다보고 다시 자더군요. 켁...
마누라가 안 들어오고 연락 안 되도 걱정은커녕 오히려 좋았나봅니다. 집안 꼴이 가관입니다.
잔소리하는 사람 없으니 일욜 하루 종일 편안하게 Tv앞에 뒹굴거리다가
속 쓰리니까 중국집에서 짬뽕시켜먹고 컵라면 사 먹고 식탁위에 널부러뜨려 놨더군요.
으~~미워미워
월요일아침, 밥도 안 주고 그냥 저 혼자 출근해버렸습니다.
그리고 퇴근하고도 집에 안 들어가고 또 혼자 극장가서 영화보고 밤12시에 들어갔습니다.
더 있다 들어가고 싶어도 사실 저도 겁이 많아서 밖에 못 있겠더라구요.
들어가니까 전날 밤과 마찬가지로 그냥 거실에서 아무 소리없이 TV보고 있더군요.
자기가 잘못한건 알아서 절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화요일도 똑같이...
수욜인 오늘 아침도 똑같이... 본 척도 안하고 새벽에 혼자 나와 버렸습니다.
저는 벌을 주는 중인데,
근데, 이 남자 이 생활에 적응을 해 버렸나봐요.
내가 밥도 안 해주고 빨래도 안 해주니까 오늘 아침엔 그냥 혼자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냉장고 뒤져서 아침을 차려먹고 설거지해서 그릇 엎어놓고 자기 양말은 세탁기 돌려서 빨아서 방바닥에 널어놓고, 어지럽혀 놓았던 식탁도 치우고 청소기도 돌려놓고 너무나 태연하게 잘 사는 거 있죠?
갑자기 적반하장...주객전도..이런 말이 떠오르면서
이거 제가 벌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제가 벌을 받고 있는 거 같아요.
혼자 새벽에 나와서 처량하게 편의점에서 빵이랑 우유 사 먹고, 밤에 12시까지 집에 안 들어가고 배회하는 것도 피곤하더라구요. 이제는 마땅히 볼 영화도 없고...
바보같이 이게 뭐랍니까...
이 남자 지금 반성중인건지, 내가 무서워서 눈치만 슬슬 보는건지....
언제 어떻게 더 혼내줘야 하는건지 용서를 해 줘야하는건지
저, 정말 바보같죠?
첨엔 무쟈게 화나는 상황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생각해도 유치하고 우스워지네요.
아... 남자랑 결혼해서 사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어떻게 잡아야하는건지..
선배님들은 우습죠?
쩝...시시껄렁한 사는 얘기...
여기 82니까 풀어놓고 갑니다.^^
아고...오늘은 몇 시에 들어갈까...
1. ^^;
'06.2.22 10:44 AM (211.106.xxx.203)아무래도...남편분이 상황에 빠른 적응과 대처를 하시는듯....^^;
먼가..더 강력한 방법이 필요하지않을까요?
이참에...친구라도 불러서 찜질방에서 하루외박하는건 어떠세요??
아흐....농담입니다. 남편분이 그런다고 님까지 그러시면 안되지요....
허지만...먼가 남편분에게 일침을 가할 다른방법은 필요할꺼같은데요..^^2. 결혼9년차
'06.2.22 10:44 AM (211.108.xxx.24)ㅋㅋㅋ 절얼때루 반성중 아니고요~~
님이 어케하나 두고 즐기는 중이신듯...3. 김은미
'06.2.22 10:46 AM (210.95.xxx.230)ㅎㅎㅎ 속상하신 맘 너무 잘알지요..
아마도 남편분도 지금 불편하고 내심 님이 행동에 불만이 있어도 그걸 감히 표현은 못할겁니다...
왠지 아닌 척 하고, 난 너가 늦게 들어와도 너처럼 잔소리 안한다... 머 이런 풍의~
그래도 속은 은근히 걱정되고 짜증나 있을걸요 이번에 일 벌려 놓았으니깐요 확실하게 마무리 지세요
어영부영 그냥 넘어가다간 다음에 또 그럽니다 그때는 님께서도 똑같이 행동해봐야 약발도 안먹혀요
지금 하고 계신거 더 악하게 맘먹고 더 해보세요 힘들겠지만4. ...ㅎㅎㅎ
'06.2.22 10:49 AM (221.164.xxx.156)^^ 20년을 하루같이 변~함없이 안나가고,내쫒지도 못하고 잘 살고있는 집 - 여기있어요...ㅎㅎㅎ 그 버릇잡는다고 애쓰덜 마시고 그냥 짐 간편한 그이 내보내고(아마 나가면 고생이라 넘 잘 알고 안나갈걸요) 집
지키심이..남자들은 장난으로 알아요. 답답한 그녀가 자러다말겠지..하겠지요.옆에서 하는 충고도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이구요.붙잡고 씨름해봐도 마찬가지..본인이 다 컸는데..누구 말 듣겠어요? 아저씨께서 자
중하시고 마누라만 챙기고 부드러운 간 있는 남자로 돌아와야죠.님~ 힘내시고 맛난거라도 챙겨먹으면서 고민하세요. 인생은 ..살아갈수록 미스테리,불가사이랍니다. 간 없는 아저씨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5. ..
'06.2.22 11:11 AM (211.178.xxx.90)...ㅎㅎㅎ 님 말씀이 정답입니다.
괜히 힘 빼지 마시고 남편 짐 싸서 스피드택배로 회사에 보내시고 집 문 잠가 버리세요.6. 칫...
'06.2.22 11:18 AM (211.204.xxx.113)그죠? 먼가 더 강력한 방법으로 응징했어야 하는데... 제가 말려들어간 느낌입니다.--;;
그전에 아무리 다이어트하려고해도 꿈쩍 안하던 살들이 이번 3일만에 2kg이나 빠졌어요.
저절로 살빠져서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예요^^7. 강력한 방법..
'06.2.22 11:31 AM (211.106.xxx.203)ㅋㅋㅋ 윗분 ..님 방법..강추합니다. ㅋㅋㅋ
남편 짐싸서 스피드택배로 회사에 보낸다!! 푸하하...8. 강력한 방법 2
'06.2.22 11:34 AM (221.143.xxx.247)현관문 보조키를 바꾸세요. 들어오고 싶어도 마나님이 안 열여주면 절대 못들어오죠.
9. 반대상황
'06.2.22 1:28 PM (211.193.xxx.21)제가 딱 그 반대상황이었어요. 싸우고 신랑이 집을 나가더니 계속 새벽 2,3시에 들어오는 거에요.
저는 그러거나 말거나 말한마디 안붙이고 전화한통 안했고, 결정적으로 그생활에 적응이 되더군요.
오랜만에 혼자 집에서 만화책 빌려보고 맛있는거 해먹고 영화 빌려보고하니 것도 좋드라구요.
그생활 딱 10일만에 신랑이 두손 들더군요. 넘 힘들었다고 다신 집안나간다고 그러드라구요.살도 몇키로나 빠졌다 그러고. 음하하!
상황이 어떻든 집나간 사람이 고생이에요.일단 다시 들어가신 담에 해결책을 강구해보심이..
참고로 울 신랑은 나중에 갈데 없어서 차안에서 김밥사먹고 앉아있다 들어오고 했대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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