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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떨때 제일 이쁘세요?

엄마되기 조회수 : 634
작성일 : 2006-02-21 06:17:51
곧 3월이면 두돌이예요.
별 병치레없이 건강하게 자라주니 정말 고맙고 모든것에 감사합니다.
워낙 늦게 얻은 딸이라 내일모레 40인데 저녀석 키우느라 제 나이도 착각하고 사네요.
어설프기로는 한 20대후반 (?)에서 30대초반 새댁같은 기분이예요.
ㅎㅎㅎ 그런 착각이라도 하고 살아야죠.

더 어릴땐 쌔끈쌔근 잠 자줄때가 제일 이쁘더라고요.
잠귀 밝아 깰까봐 암것도 못하고
옆에 없으면 귀신같이 알고 깨버리죠.
저도 아기 키우느라 힘드니 그 순간 순수하게 아기만 이쁜게 아니라
조용히 휴식할수있으니 좋기도했구요.

그런데 좀 커서 이유식 시기가 거의 끝나가면서 돌 지나고나면
대부분 아이들이 어른 밥 비슷하게 먹으면서 많이 잘 안먹쟈나요.
기껏 영양 생각해서 뭐 해주면 한숟갈 먹고 안먹고..그럼 진짜 울고싶고..
화도 나고..한끼 안먹어서 크게 어디가 어찌될듯 속상하고...

그러니 입으로 오물오물 잘 먹어주면 그게 또 그렇게 좋더라구요.
이쁘고 고맙고 어떤땐 눈물까지 핑~(좀 오버인가요?)
제가 좀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먹지마 먹지마~ 소리지르고 쪼그리고 앉아서 제가 아이  먹으라한걸
질질 울면서 다 먹은 적도 있어요.
저 참 나이값 못하는 엄마죠?

아까 부엌일좀 하느라  비디오를 틀어주고
저는 제 일을 하는데 보니까
다람쥐처럼 왔다갔다 뭘 주워다먹더라구요.

아까 낮에 먹다가 그냥 둔 채반에
껍질까서 먹는 콩이 거실바닥에 있었어요.
일식집가면 주는 삶은 콩 있죠.
그거 잘 먹는데 오늘은 시원챦게 장난만 치다가 말더라구요.
제가 마시던 차도 가져다 붓고 주물럭거리고..으휴...
장난이 점점 심해져요.

저두 그냥 속상해서 바닥에 놔뒀는데
비디오 보면서 한번 가져다 물고 춤추고
열중하다가
다시 또 가져다 까서먹고
꼭 다람쥐같았어요.
아일랜드에 서서 설겆이하면서 그모습을 보고있는데
어찌나 이쁜지...

시댁이나 친정이나 가면 그렇게 뭘 먹으라고들 하실때
싫어라한적이 많았어요.
입 짧고 까탈스런  저한테 엄마는  매번 이거 저거 다 해서 내오시고
먹었으면 하시고 안먹으면 아쉬워하시는게 역력한대
심지어 "엄마, 나 이거 다 먹으라고 말하지마.싫어."
라고 야멸차게 말하고 먹는적도 있어요.
시댁에가면 어머님이 슬쩍슬쩍 남편 앞으로 반찬그릇 옮기고 가깝게 밀어대시곤 하는데
그게 얼마나 기분 나쁘고 섭섭하든지 맨날 남편한테 투덜거렸었죠.

아기때부터 이렇게 공들여 먹이시곤 했으니
자식들이 다 커도 그 마음 똑 같은가봐요.
내 새끼 입에 뭐라도 들어가는게 좋기만한거는요.
그렇게 생각하니 시어머니 그러시는거도 그러려니..
섭해하지말아야겠어요.


지금 아기가 옆에서 자는데 꿈을꾸는지 흐느끼려고하네요.
저 아이는 무슨 꿈을 꾸길래 꿈속에서 우는걸까..
그것까지는 내가 보호해줄수없는데...
내가 낮에 놀라게하거나 야단쳐서 스트레스 준 일은 없었는지..
더 놀아주고 웃게해줘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짧은 아이의 경험 속에 어떤 슬픔과 공포가 꿈속에서 흐느끼게 하는걸까
그것만 봐도 맘이 아픈데 자식이 자라면서 살아가면서 좌절하거나 슬퍼하면
그때 난 어떻게 해줄수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찌해줄수없는 자신의 몫을 살아내는게 인생이겠지요.
그렇지만 어미로서
부디 따뜻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IP : 24.5.xxx.2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2.21 9:03 AM (218.232.xxx.25)

    정말 이쁘져,, 눈에 넣어도 안 아플만큼 이쁜 녀석,,
    저희 아이도 막 두돌이 지났습니다,, 직장생활하는지라 어찌나 눈에 밟히는지,,
    잠자리에 누워 책 읽어주면 엄마~~ 내가 얼마나 사랑하게?? 물으며.. 얼마나 사랑하는데 되물으면???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ㅡ 하며 꼭 안기면 정말이지 너무 행복합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이지 이 맛에 아이를 키우는가 싶기도 하구,,

    요즘은 아이없이 부부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잖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는데 아이를 키우다보니 정말이지 다른 세상에 또 다른 행복을 맛보는 느낌입니다~~

  • 2. 하하..
    '06.2.21 11:27 AM (222.101.xxx.198)

    우리아이는 19개월이에요..잘때, 맘마달라고 아 할때 정말 이쁘죠...근데 울아이 한가지 더..제가 과자를 잘 안주거든요..시판과자 거의 안주는데 시댁에 갔을때 시댁 조카들이 양파링을 먹다가 선반위에 두고갔는데 그걸 까치발을 해서 기를쓰고 잡아서(저는 멀리서 이모습 발견하고 한걸음 떨어져서 관찰..ㅋㅋ) TV보면서 한손에는 자기 키 절반이 넘는 양파링 봉지를 들고 한손으로 연신 집어서 입에 넣는데..맛이있는지 볼이 터져라 맛있게 먹는걸 보고..................ㅠㅠ

    쟤두 영락없는 어린아이구나 라는 생각이요..ㅋㅋ

    요즘은 물건 정리하는데 재미가 붙어있는데 느무 이쁘네요 제가 치우지 않아도 되어서...으하하..삐질;;

  • 3. 28개월맘
    '06.2.21 2:23 PM (211.42.xxx.225)

    으하 물건을 치운다구요? 에구 울집아덜은 집을 거의 창고로 만들어 정신없어요
    정말 너무이쁘죠? 저두 맨날 물고 빨고 책읽어 달라하면 그사이에 물고빨고 고추만져보고 ㅎㅎ
    저는 울아들 목욕탕 데리고갈때요 발가벗겨 미끄러우니깐 양말 신겨 손잡고 들어가면서 얼마나 행복한쥐
    금새 훌쩍커서 목욕탕 못데리고 갈까 조바심나요 ㅎㅎ 이러다 장가는 어떻게 보낼란지 ㅎㅎ
    거의 올가미의 셤니 스타일되믄 우짜조? ㅎㅎ 얼른 둘째 낳아야하는뎅 ㅎㅎ 손만지만서 손등이 어느새
    제 입으로 꽝 깨물어보고 엉덩이도 깨불어보고 으하 너무심한 스토거 엄마인거 같아요 ㅎㅎ
    이제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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