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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기전에 전혀 몰랐던것들(펌)

조회수 : 1,376
작성일 : 2006-02-15 19:11:27
넘 공감되는 얘기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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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기 전엔 몰랐던게 너무 많았다.
시장에, 백화점에, 마트에 아기 안고서 나온 엄마들을 보면서
애도 있는데 힘들게 왜 굳이 유모차니 아기띠니 하고
밖으로 아기를 데리고 나왔을까 생각했었다.
편하게 집에 있으면 될텐데...

애도 있는데 그냥 집에서 밥해먹고 말지...
지금..아기를 낳아보니 그 심정을 알겠다.

아기 엄마들이 어떤 심정으로 아기를 업고 메고 마트라도 나오는지..
그것이 그들에게 그나마 누릴수 있는 외출의 기회이고
기분전환의 방법이란걸 이제야 알겠다.

아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힘들게 힘들게 밥을 먹으며
아기가 좀 큰 경우엔 아기한테도 맨밥 한숟갈이라도 떠먹이며
남들 보기엔 불편해보이고 정신없어 보이면서도 굳이 외식을 하는건,

신랑 있는 주말에 그렇게라도 해서 기분전환이라도 해야
다시 한주일을 아가랑 혼자서 치닥거리며 버틸 힘이 나기때문이란걸
이제야 알았다.

출산후에 불어난 살을 빼기는 해야겠는데
마땅히 아기 맡길 곳도 없어서
그냥 무겁지만 아기를 들쳐업고 또는 안고서
시장이나 마트라도 돌아다니는걸로
그나마 운동이라도 좀 해보자고 나서는거라는걸 이제 알았다.

외출할때 왜 유모차를 안태우고 업고 안고 다닐까 했는데
그건 아기가 죽어라 유모차를 안타려고 울고불고 해서라는걸 알았다.

책에 있는대로 신경써서 아기를 먹이고 키우지 않고
그냥 대충 먹이기도하고 대강 키우기도 하는게
아기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책대로 해보려 노력 하다하다 안되서

이젠 엄마도 너무 지쳐서 어쩔수 없이
그냥 국에 밥 찍어서 먹이기도하고
과자도 가끔 쥐어주는거라는걸 이제야 알았다.

아기 엄마들이 화장기도 없이 머리는 하나같이 다 뒤로 질끈 묵고
옷에는 가끔 밥풀도 붙어있고 팔꿈치에 보풀이 일어나 있기도 한것이
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미처 그런것까지 신경쓸만한 체력과 정신적 여유가 부족해서라는걸
아기 낳고 키우는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어떤 날엔 너무 힘들고 괴로와서 도망치고 싶어도
엄마만 바라보고 착착 달라붙는 아기,
엄마를 보고 정말 주변이 환해지도록 밝게 웃어주는 아기를 보면서
다시한번 맘을 다잡고
나는 오늘도 머리 뒤로 질끈 메고
과일물과 밥풀로 범벅이 된 티셔츠 바람으로
아기 뒤를 쫓아다니며 밥먹이고 안고 업고 재운다.

책대로 안되면 어떠냐...
그저 아프지않고 건강하게 자라 주는것만도 고맙다.
모든 사람이 책대로 다 잘한다면야
대한민국 모든 고3이 국영수 중심으로 학교수업에 충실하여
몽땅 서울대에 합격했겠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 다들 개성따라 사는거다 생각하며..
IP : 218.159.xxx.7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너무공감
    '06.2.15 7:26 PM (125.176.xxx.134)

    전 이말들이 너무너무 공감이 가네요
    지금 아가 키우고 있는데 책대로 되는건 정말 너무 없는것 같아요..
    전 아가 낳고 겨울옷 하나 꺼내 입어 보지 못하고
    옷도 거의 교복처럼 매일 같은것만 입어요
    화장도 할수가 없고 머리도 정말 촌스러움의 극치랍니다..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움츠리고 살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열심히 육아를 하고 있어요...
    저말들이 정말 딱 맞습니다.ㅎㅎ

  • 2. 저번에도
    '06.2.15 7:41 PM (221.151.xxx.120)

    올라왔던 글이긴 한데 정말 동감만땅입니다.
    옷에 밥풀이 묻어있는건 아이가 손으로 밥을 집어먹기시작해서 여기저기 밥알을 흘리고 심지어 밥알이 묻은 손으로 엄마한테 안기기까지하니 단벌외출복까지도 밥알투성입니다
    거기에 신랑옷도 드뎌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댁갔다 집에 오니 어지럽기만한 우리집보니 환멸까지 일어나네요.
    그렇지만 포기했습니다.
    금방 또 집어던지고 꺼내고하는데 감당안됩니다.
    그냥 냅두는데 손님 안오기만을 기다리고 온다는 사람들에겐 한달전에 미리 예약해달라고 신신당부합니다.

  • 3. 기다리면 다 지나가
    '06.2.15 8:06 PM (222.98.xxx.79)

    그런 과정을 겪고나면 다시 느긋함이 옵니다.
    힘들더라도 참고 견뎌내세요.
    예쁜 아이들 !!!
    다 ~ 견뎌낸 아짐입니다.
    직장 다니며 2년차이 나는 두아이를 남에게 맡기며 눈물 뿌리며 키워냈거든요.
    그리 잘난 것 없는 아이들이지만 정말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저 자신에게도 존경심마저 들어요.
    젊은 엄마들 조금만 참으면 예쁘고 깨끗한 집,
    깔끔한 엄마의 모습, 여유있는 시간 다시 옵니다,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 4.
    '06.2.15 8:50 PM (58.120.xxx.248)

    그러게요. 저도 공감이네요.ㅎㅎ^^

  • 5. 절대
    '06.2.15 9:17 PM (128.134.xxx.155)

    공감... 감동입니다.

  • 6. 재현세연맘
    '06.2.15 11:46 PM (58.143.xxx.168)

    교복처럼 같은 옷만 입는 다는말 정말 ㅋㅋㅋ 공감합니다
    츄리닝바지에 하얀면티 가 제 교복입니다, 똑같은 면티가 넉장이라나 ㅎㅎㅎ

  • 7. 김미희
    '06.2.16 12:18 AM (58.120.xxx.93)

    호호 이글 읽으면서 눈물바람하고 있습니다.
    저 요즘 도망가고 싶다고 퇴근한 남편 붙들고 하소연하거든요.
    두아이에 지쳐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요.
    방긋 웃는 아기 보며 다시 맘을 다잡고 으싸으싸
    그래도 엄마가 젤 좋다는 표정으로 달라드는 아이보면서 저를 다스려봅니다.

  • 8. 직장맘
    '06.2.16 9:27 AM (218.159.xxx.63)

    저도 너무 동감하네요..
    9개월 아기 친정엄마한테 아침에 맡기고 저녁에 데리고 오는데 (거의 엄마가 키워주시니까 저는 공짜로 키우는 거죠)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바빠요..
    저녁에 와서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아침 대충먹고, 이유식 만들고.
    회사 가서 화장하고, 정말 교복입고 다녀요. 옷도 많이도 없지만 이것저것 챙겨 입을 시간도 없는거 있죠

  • 9. 참..
    '06.2.16 12:22 PM (222.108.xxx.107)

    제모습 같아요. 이제 한녀석 키워 5살 만들어놨더니 또 한녀석 태어나려고 하고 있으니 또 반복이네요.

  • 10. 맞아요.
    '06.2.16 3:49 PM (219.250.xxx.179)

    아기 낳고 제대로 된 옷 한벌 안샀어요. 지금 29개월.
    왜냐면, 예쁜옷 입고 나갈 곳이 없고,
    그리고 예쁜옷 입고 애 업어야 하니, 정말 필요 없고.

    편한 옷을 입어야 애를 업고, 매고 할 수 있거든요.

    지마켓에서 벨벳 츄리닝 세트
    뭐 이런거 삽니다.
    여기 회원이 올려 주신 쿠폰 적용해서요.

    딸아이 밥 따로 안 차립니다.
    그냥 저 먹는거 한 술씩 먹이구요.

    오늘도 머리 질끈 하나로 묶고,
    츄리닝 바지에, 면티입고
    친정에 출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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