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발렌타인 초콜릿, '쌉싸름한' 아동착취의 산물
[인터뷰] 네슬레·카길 등 제소한 콜링스워스 ILRF 사무총장
CBS노컷뉴스 webmaster@cbs.co.kr
하루 앞으로 다가온 발렌타인데이. 그러나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이 인신매매로 팔려간 아동들의 노동착취로 만들어진 코코아를 원료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 맛이 과연 어떨까.
지난 6일, 세계 3대 다국적 초콜릿 업체인 네슬레, 카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가 어린이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혐의로 줄줄이 법정에 서야 했다.
이들 기업들을 상대로 피해자들과 함께 소송을 제기한 국제노동권리기금(ILRF) 테리 콜링스워스 사무총장은 2월11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 신율, 저녁 7시5분~9시)과의 인터뷰에서 "몇 년 전부터 이들 다국적 초콜릿 업체의 아동 노예 노동 문제가 제기됐었고, 업체들은 2005년 7월까지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하지만 약속한 시간이 됐는데도, 이들 초콜릿 업체들은 문제를 시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2005년 7월 우리가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테리 콜링스워스 사무총장은 "원고로 참여한 이들은 이제 성인이 된 아프리카 말리인들로서, 이들은 12살 때 인신매매범에게 팔려가 코트디부아르로 팔려가 새벽에서 밤까지 강제노동을 당하면서 코코아 재배를 해야 했던 이들"이라고 밝힌 뒤 "이들은 15살, 17살, 18살 때 각각 도망쳐 나왔으며, 초콜릿 원료 재배 농장 아이들은 대부분 11살이나 12살부터 농장에서 도망칠 때까지 강제노동을 당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심각한 것은 이런 아이들이 말리와 같은 이웃국가에서 인신매매돼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말리인들도 인신매매돼 이곳으로 들어오게 됐던 이들이며, 강제 수용된 후 잠을 잘 때에도 총을 든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에 피고가 된 네슬레, 카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등 3개 업체는 아동 노예를 사용한 코코아 원료로 초콜릿을 만들고 이 초콜릿을 미국, 유럽 등에 판매하는 주요 기업들로서, 이들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문제를 고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문제를 바꿀 능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밝힌 뒤 "이들 기업은 문제를 인정하고 시정하겠다며 약속까지 했었지만, 사실상 이 문제가 잠잠해지고 잊혀질 때까지 시간을 끌고자 했을 뿐"이라고 이들 기업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판이 열리던 지난 6일에도 법정 밖에서 많은 학생들과 소비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며 "그들은 네슬레와 카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같은 초콜릿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초콜릿 원료가 아동의 노동 착취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통제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에 분노를 표하면서 더 이상 아동을 노예로 이용하지 말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2월14일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미국의 언론들과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아동을 노예로 이용한 초콜릿을 연인에게 주고받지 말자는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소비자들이 연인에게 초콜릿을 줄 때 이들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들 기업에 엄청난 충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뒤, "불매 운동도 좋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시정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이들 기업에게 직접 알리는 것"이라면서 "한국인들이 해당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일에 동참해 준다면 정말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다국적 초콜릿 업체들은 가장 싼 가격으로 초콜릿 원료를 구하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이고, 이런 값싼 원료 확보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 싼 가격으로 초콜릿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물론 값싼 아동 강제 노동을 고치게 되면, 초콜릿 원료 확보 과정에 조금의 비용이 더 들고 결국 지금의 초콜릿 가격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소비자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는 마음만 갖는다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시장지상주의의 신자유주의 세계 속에서도 국경 밖의 어린이들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 이하 인터뷰 전문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답변 : 국제노동권리기금(ILRF) 테리 콜링스워스 사무총장
-지난 월요일에 첫 공판이 열렸고, 여기서 테리 콜린스워스 사무총장도 그 자리에서 발언을 했는데,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밖에서 시위가 진행됐다고?
"밖에서 많은 학생들과 소비자들이 시위를 벌였다. 네슬레와 카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같은 초콜릿 기업들이 지난 수년간 초콜릿 원료가 아동의 노동 착취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통제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아동을 노예로 이용하지 말라고 외치고 있었다."
-언론의 관심은?
"2월14일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미국의 언론들이 대단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와 미디어 사이에서 아동을 노예로 이용한 초콜릿을 연인에게 주고받지 말자는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해인가?
"그렇다. 2005년 7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몇 년 전부터 다국적 초콜릿 업체들의 아동 노예 노동 문제가 제기됐었고, 업체들은 2005년 7월까지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됐는데도 초콜릿 업체는 문제를 거의 시정하지 않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업체들도 인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가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피고는 다국적 초콜릿 업체이고, 원고로 참여한 이들은 이제 성인이 된 아프리카 말리인들이다. 이 사람들은 12살 때 인신매매범에게 코트디부아르로 팔려가 새벽에서 밤까지 강제노동을 당하면서 코코아 재배를 해야 했던 이들이다. 이번에 피고가 된 네슬레, 카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등 업체는 아동 노예를 사용한 코코아 원료를 미국, 유럽 등에 공급하는 주요 기업들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인신매매와 착취피해 문제를 아프리카가 아닌 미국에서 제기하는 것이 가능한가?
"미국의 기업이나 기관이 인권침해를 일으켰을 때, 피해를 입은 타국 국민들이 미국 법정으로 이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아동 노동, 인신 매매 등의 문제가 처음 알려진 게 언제인가?
"많은 단체에서 이 문제를 조사해 왔는데,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약 10년 전쯤이다.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6년 전에 구체적인 증거가 미디어로 소개되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이 때 우리 단체는 이들 업체에 문제의 시정을 요구했고, 업체는 불매 운동을 피하기 위해 시정을 약속했었다. 당시 업체들이 시스템을 고치려면 5년의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고 그것이 바로 지난해 7월이었는데, 우리 단체의 조사 결과 문제 시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강제 노동을 당하고 있는 아이들의 나이는 대체로 어느 정도인가?
"대부분은 11살이나 12살에 노동을 시작해서 농장에서 도망칠 때까지 강제노동을 당하게 된다. 심각한 것은 이런 아이들이 말리와 같은 이웃국가에서 인신매매돼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말리인들도 인신매매돼 이곳으로 들어오게 됐던 이들이다. 강제 수용돼서 노동을 할 때에는 잠을 잘 때에도 총을 든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이다. 이들은 15살, 17살, 18살 때 각각 도망쳐 나왔다. 그들에 의하면 대부분 아이들은 12살 무렵에서 도망칠 때까지 감옥 죄수들처럼 강제노동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를 이런 식으로 확보하는 다국적 초콜릿 기업 가운데 3개 기업만을 소송했는데?
"전 세계 초콜릿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3대 기업을 소송했다. 네슬레, 카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이 그 세 기업이다. 이들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문제를 고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문제를 바꿀 능력이 있는 기업이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문제를 인정하고 시정하겠다며 약속까지 했었다. 결국 이들 기업은 이 문제가 잠잠해지고 잊혀질 때까지 시간을 끌고자 했을 뿐이었다.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소비자들이 연인에게 초콜릿을 줄 때 이들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들 기업에 엄청난 충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매 운동도 좋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시정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이들 기업에게 직접 알리는 것이다. 해당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일에 동참해 준다면 정말 좋겠다."
-시장 논리가 세계를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주체인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이런 운동을 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고 보시는지?
"지금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가장 싼 가격으로 초콜릿 원료를 구하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이며, 이런 값싼 원료 확보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 싼 가격으로 초콜릿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려 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당장은 사실일 수도 있다. 값싼 아동 강제 노동을 고치게 되면, 초콜릿 원료 확보 과정에 조금의 비용이 더 들고 결국 지금의 초콜릿 가격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소비자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는 마음만 갖는다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시장 지상주의의 신자유주의 세계 속에서도 인간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다고 믿는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작성일시 : 2006-02-13 오전 12:12:45
편집일시 : 2006-02-13 오전 7:29:41
승인일시 : 2006-02-13 오전 7:29:48
입력 : 2006년 02월 13일 09:02:35 / 수정 : 2006년 02월 13일 18: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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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발렌타인 초콜릿, '쌉싸름한' 아동착취의 산물 [펌]
초코 조회수 : 291
작성일 : 2006-02-13 21:28:30
IP : 211.192.xxx.19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에고
'06.2.14 4:10 PM (211.210.xxx.224)다이아몬드도 초콜릿도 다 이렇군요.
우리가 신는 운동화같은것들도 다 아동착취로 만든다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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