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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요..

딸이자 엄마 조회수 : 1,456
작성일 : 2006-02-11 14:25:58
아래에 외할머니와 어린이집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 고민하는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답글 달아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제가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며칠을 고민하고 엄마와도 언짢은 고성들이 오가고 하다가 결국은 다시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엄마의견을 따라 어린이집 그만두었을때도 마음이 힘들었는데
강한 엄마 뜻 꺾어가며 내 고집대로 하면 좀 편해질까 했더니 여전히 괴롭습니다..

엄마가 저더러 모진년이라고 하십니다.
친정아버지 돌아가신 후 저희 엄마 웃는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날마다 울고

그렇지만 저희 아이를 보면 웃는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마음이 허할때 태어난 새생명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아이에 대한 사랑과 애착 조금 더 보태면 집착이 엄마인 저보다 더 강해요..

또 갓난아기때 제가 불면증과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 아기를 돌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
엄마가 한달을 키워주셨지요.  어쩜 그래서 더 애정이 깊은지도 모르겠어요.


엄마 말로는  OO키우다 보면 몸은 힘들어도 재롱보며 웃을 일도 생기고
아이키우며 바쁘다 보면 아버지 잃은 슬픔도 차차 잊어지겠지...했는데              
제가 말로는 다 할 수 없이 괘씸하답니다.

그 어린것이 그런데 가서 배우면 뭘 얼마나 배우며
뉴스같은데 보면 그런데서 어린애들이 스트레스 받아 원형탈모증 걸린 애들이 부지기수 라며..

날씨 따뜻해지면 데리고 나가 놀이터에서 그네도 태워주고
장에 나가 오뎅도 사먹이고 얼마든지 반달같이 잘 거둬 키워줄터인데
저와 제 남편이 굴러오는 복을 차버린다고 하세요..  

친정엄마랑 얘기를 하다보면 마음이 답답해져요..
정말 엄마 말처럼 아이가 심하게 적응못할까 겁도 나구요..

남편과의 관계도 그렇고
제발이지 저희 뜻대로 오전에 차태워서 보내주시고
오후3시경 아이 받아서 제가 돌아오는 5시경까지만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절대로 그렇게는 못하시겠답니다..


아침에도 죽이되든 밥이 되든 먹여서 보내고 이왕 보낸거 한 두 시간 더 있는다고 큰 일 나는 거 아니니
종일반으로 하랍니다.. 본인은 손을 딱 떼시겠다구요..

엄마 도움이 없다면 제가 시간에 동동거리며 힘은 더 들겠지요..
그렇지만 그런거는 별로 걱정이 안되요.. 남들은 둘도 셋도 키우며 직장생활 해내니까요..

정말 이번일로 엄마와 저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골이 생겨버리는 건 아닌지..
아버지 잃고 슬퍼하는 엄마에게 제가 정말 가슴에 대못을 쳐버린 걸까요?

그리고 전에 육두문자 쓴다고는 했지만 아이한테 그러시는 건 아니에요.
화나실 일 있을때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고 다 쏟아내는 과정에서 그럴때가 있어요..
아이에 대한 사랑은 정말 누구못지 않게 깊은 친정엄마인데..

제가 잘못하는 걸까요?    





IP : 219.255.xxx.20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당사자인
    '06.2.11 2:56 PM (210.221.xxx.34)

    아이에 대한 생각은 해보셨나요
    지난 글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이가 몇살인지도 잘 모르지만
    어머님과 따님의 신경전에서 아이만 왔다 갔다 하고 있군요..

    아이가 누구와 있을 때 어디에 있을 때 더
    편안해 보이고 즐거워 하는지를 우선으로 따져보고 결정하겠습니다..저라면..

    그리고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한번 내려진 결정에
    후회하고 돌아보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아이를 위해서 한 방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5살 까지는
    엄마나 그 다음 할머니 정도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님께서 애를 좋아하시고 잘 봐주신다면요.

  • 2. 독립
    '06.2.11 3:26 PM (211.203.xxx.204)

    남편과의 트러블이 있다면... 친정엄마와의 거리를 적당히 두는것이
    좋을것같아요.
    둘 사이에서 원글님만 피곤해지실거고..그러면 자연히 둘다와의 관계가 불편해지겠죠.
    친정엄마가 아이를 이뻐해주고 사랑해주시는것은 좋지만..
    다른취미생활로 외로움을 해소하셔야지..집착이 될시엔 모두가 힘들죠.
    그냥 어머니가 홀로서기를 할때까지..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어머니의 기대치를
    떨어뜨려놓는것이 좋겠어요.

  • 3. ..
    '06.2.11 4:29 PM (221.138.xxx.2)

    님 원래 글 읽었던 사람입니다
    정말 마음 많이 아프시죠?

    그래도 이미 결정내린거 그대로 밀고 나가세요.
    저도 아이 키울때 친정엄마가 이래저래 간섭을 하시는 편인데, 제 생각을 주상하면 화를 내시곤 해요.
    그래도 이제 아이 엄마는 님이시니까 님의 결정이 가장 존중 받아야 하겠죠.

    그리고 어머님의 노여움은 언젠가는 풀릴 거예요.꼭.

    어찌보면 아이가 할머님의 위안이며 삶의 중심이 되실 수 있지만,
    그 아이도 곧 할머니나 엄마 품에만 있을 시기를 벗어날텐데.... 그 때는 또 힘들어서 어떻게 한데요.

    이제 누구의 딸이기 전에, 한 아이의 엄마로서,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여력을 갖춰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어머님이 계속 듣기 불편한 말씀을 하시더라도, 계속 설득하고 참을 줄 아는 인내심도 함께요.

  • 4. .
    '06.2.11 4:37 PM (218.145.xxx.100)

    친정어머니께서
    아이 조금씩 봐주겠다고 하시며 인천에서 집근처로 이사온 일은
    남편과 상의한 일인가요?
    무언가 결정을 내릴 때 부모보다는 부부의 생각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가정이 평안합니다, 어찌 되었건.

    내 남편도
    아내인 나의 생각을 부모의 생각보다 우선으로 고려해주길 바라잖아요.
    남편이 나서서 친정 어머님께 맡기자고 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저도 오래 전 친정에서 두 아이를 키워 조금은 상황을 압니다.

    82에서 읽은 어느 분의 주례사에도
    가정이 평안하려면 우선 순위가
    첫째가 부부
    둘째가 부모
    그 다음이 자식이라고 했어요.

    기러기 아빠는
    자식을 제일 우선으로 한 결정이라고 염려하셨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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