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꼼꼼한 사람보단 꼼꼼하지 못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잖아요.
특히 돈관계는요.
결혼하고 나서 같이 새로운 가정을 세우고
또 월급관리를 하면서 자연스레 제가 생활비며 각종 이것저것
맡아서 하고 신랑은 용돈 받으면서 쓰죠.
일주일에 오만원...
사실 넉넉히 주고 싶어도 같이 맞벌이 한다고 하지만
벌이가 넉넉치 못하거든요.
정말 쪼개 살면서 열심히 모아야 할 상황이라
신랑 지갑에 용돈 두둑히 넣어주고 싶어도
마음처럼 현실적으로 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어느땐 편지도 써서 같이 주고.
고생많다는 소리 하면서도 주고.^^
지갑에 알아서 넣어주기도 하구요.
그러다가 며칠 전.
용돈 주는 날이라 알아서 신랑 지갑에 넣어주려고
지갑을 열었는데 새 농협ic 카드가 있는거에요.
우리 부부 국민은행을 주 거래로 하고 있어서
농협은 전혀 없거든요.
순간 어거 뭐지...ㅠ.ㅠ 갑자기 이 사람이 혹시 농협에 뭐 대출을 받거나
뭐 이상한 돈 빚낸거 아냐...이 생각부터 나더라구요.ㅋㅋ
하긴 제가 신랑을 너무 넘겨 짚긴 했어요.
그래도 전혀 거래하지 않는 농협 쪽에 ic카드가 보이니까 불안 하더라구요.
또 신랑이 금연 하기로 저랑 약속해놓고 매번 몰래 피우다 들킨게 몇번 되어서요
가끔 신랑 옷이나 차 검사 하거든요. 담배 검사.ㅋㅋ
담배 나오면 무조건 압수~~
그 날도 차 검사 하면서 담배 발견~~ 무조건 압수~
그리고 그 좁은 방.. 어디 숨길 공간도 마땅히 없는데도 제가 아주 잘 숨겼지요.
신랑에게 ic카드에 대해서 꼬치꼬치 물었답니다.
이게 뭐냐. 농협 거래도 안하는데 왜 만들었냐~
신랑이 이리빼고 저리 빼고 막 그러는데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면서
꼬치꼬치 물었더니..
신랑 곧 울것처럼.
" ~~야 너무 하는 거 아냐? 맨날 담배도 숨기고. 그리고 나도 비상금 좀 모아볼라고
농협 통장 만들었다. ㅠ.ㅠ 비상금 만들 돈도 없지만... "
" 아니 우리 거래하는 은행 놔두고 왜 또 생뚱맞게 농협이야?"
" 거래은행에 또 다른 통장 만들면 자기 가계부 쓸때마다 인터넷에서 통장확인 하는데
다 뜨잖아~ㅠ.ㅠ 나도 생각못하고 거래 은행에 만들려다가 친구가 그말 하길래
맞다...그래서 농협에다 만든거라고~~~"
" 아...그래? 그렇지..ㅋㅋㅋ 근데 용돈이 얼마나 된다고 비자금이야~
비자금 만들 돈도 없겠다."
"그래도 비자금 있어야 한단 말야. 몇천원이라도 조금씩 모을라고 그랬는데.."
" 맞아 맞아. 그렇긴 해..남자들도 용돈 조금씩 모아가며 비자금 모아야 한다니까~
잘 했어 . 근데 말야 통장 같은거 함부로 차에서 굴러다니게 하지 말어.
통장 관리도 잘 해야지. 열심히 모아~"
" 췟. 이게 머냐고. 비자금은 말 그대로 비자금인데 자기가 다 알면 뭐냐고이게."
" 에이..괜찮아. 나 암것도 몰라..대신 통장관리 잘해~ 그리고 열심히 모아~^^"
" 내 담배 내놔~!"
" 담배 ? 무슨 담배?"
" 자기가 감춘 것만 해도 한 보루는 되겠다. 도대체 어디다 감췄어? 아무리 찾아도 없어
감출데도 없는데 어디다가 감춘거야?"
" 몰라..나도.."
그날 결국 몰래 만들었던 비자금 통장 억울하게 들키고 그 대신 신랑 제가 몰래 감춰둔
담배 하나 찾아내더니 좋다고 난리네요.
눈 똥그래 가지고 나머지 어디다 숨겼는지 서랍이며 씽크대며 찾다가 제가 쳐다보면
씨~익 웃는데 저도 웃겨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신랑은 아직도 모르죠...나머지 담배가 등잔 밑이 어두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ㅋㅋㅋ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억울한 신랑.
ㅋㅋ 조회수 : 1,015
작성일 : 2006-02-10 12:42:50
IP : 211.221.xxx.11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6.2.10 1:38 PM (203.90.xxx.216)참 알콩달콩 재밌게 사시는 거 같네요.
2. 그집남편
'06.2.10 1:58 PM (222.103.xxx.123)착하네요 ㅎㅎ
도둑이 제발저리다고..엉뚱하게 자기가 먼저 화내는 사람 있걸랑요^^
알뜰살뜰 살림하고. 건강걱정해주는거 인정하고 알아주는 남편분과 오래오래 화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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