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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니 땜에 맘상할라 그래요

아휴정말 조회수 : 1,651
작성일 : 2006-02-06 20:24:19
시댁이 먼 지방이라 명절 때는 아이 때문에 기차를 타고 내려갑니다. 자가용이 없기도 하고, 애가 하도 활달해서(??) 입석이 없는 새마을호나 KTX를 타고 가죠. 가방을 아무리 작게 싸도 애 옷만 해도 한 짐이예요. 저랑 신랑은 그냥 한가지 옷으로 버티는데도요..

암튼 그래서 집에 올 때도 아무것도 안 싸가지고 옵니다. 먹을 사람도 없지만 들고올 수가 없어서요. 그래서 이번 설도 그냥 애랑 짐이랑 들고 올라왔는데 어머님이 가래떡을 택배로 보내주셨네요. 제가 3일 동안 출장이 있어서 몰랐는데 냉장고에 들어있더라구요. 아마 신랑이 택배로 받아서 냉장고에 넣었나봐요.

그런데 냉동실에서 웬 고기 덩어리를 발견했어요. 낯이 익더라구요. 왜냐면 시댁의 김치 냉장고에서 굴러다니는 걸 어머님이 어떤 할머니가 옛날에 줬는데 뭔지도 모르겠다고 하셨거든요. 시댁에 두분이 사시면서 냉장고 하나, 김치 냉장고 하나, 작은 김치 냉장고 하나.. 그리고 뒷베란다에도 먹을 것이 가득가득이예요. 그러니 신선하게 제 때 먹는 것이 거의 없고 냉동실에서 오래 되었거나 시들시들한 게 많아요. 어디에 뭐가 있는줄도 모르시죠.

암튼 그 고기팩이 우리집 냉동실에 있는 거예요. 먹지도 않으시면서 왜 우리한테 주었을까요? 우리는 애기도 있는데..

여름에는 곯은 토마토를 우리 애기 갈아주라고 하셨거든요. 갈아먹으면 곯아도 괜찮다고 하시면서요.

고기에 뭐라고 써 있냐면요. CHUCK EYE ROAST STEAK
USDA CHOICE OSAN AFB 라고 써 있어요. 날짜는 아마 2005년 7월?? 냉동실에 있는데도 색이 누렇게 부분적으로 변했고 비닐팩도 조금 뜯어졌어요. 아마 택배로 왔으니 한번 녹았겠죠.

형님네는 아이도 없는데 왜 안 보내셨는지. 더 좋은 걸 보내셨는지..

전화해서 어떻게 요리해서 먹는거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참았어요. 그냥 쓰레기통에 버릴려구요.

집에서 먹다먹다 남은 것들 조금씩 조금씩 싸서 보내주시는 걸로 음식 처분을 하시는걸까요? 음...

그냥 가래떡 많이 하셨다고 그것만 보내주셨으면 기분이 더 좋았을텐데요.
IP : 211.207.xxx.20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뽀하하
    '06.2.6 8:36 PM (221.157.xxx.251)

    버리기는 아깝고 처분용으로 보내셨나보네요...그냥 버리세요..

  • 2. 함부로
    '06.2.6 8:39 PM (125.31.xxx.96)

    아무리 냉동시켰던 거래도 함부로 드시지 마세요...
    윗분 의견처럼 그냥 버리시는 게 좋을 듯.

  • 3. 공주맘
    '06.2.6 8:39 PM (61.255.xxx.238)

    경험상.. 노인네 들은 생각 하시는게 우리랑 틀린거 같더라구요..
    당신 젊엇을때는 당장 먹는게 젤 큰 일이여서 근지 음식이 조금 상하거나 유효기간 그런거 감각이 없는거 같더라구요 .. 설사 진짜로 못 먹는걸 보내 주셨겠어요.. 당신들은 아끼고 아끼다 떡 보내 주실 때
    같이 보내 주셨다 하고 생각하세요..

  • 4. 공주맘
    '06.2.6 8:40 PM (61.255.xxx.238)

    참.. 글구 나중에 통화 할 일 있음 잘 먹었다 인사 하시고
    맘 편히 버리세요...
    서로 맘 상해서 좋은거 없잖아요...

  • 5. ...
    '06.2.6 8:44 PM (203.130.xxx.101)

    신경쓰지 마세요
    나이가 들면 판단력이 흐려져서 더 그러실거에요
    제 시어머니는 남들에게 맛있을때는 절대 안주고
    약간 상한 식혜같은거 한보따리 싸주더라구요
    당신 자식들에게는 안그러시면서...
    우리 엄마는 절대 좋지 않은 물건 남 주지 못하게 하시는데...
    가장 좋은 것..아니면 남 못주게 하시는데
    어쩜 그렇게 비교가 되는지요
    가장 좋은 걸로 남 주는거...가장 나쁜것 남 주는거...
    우리 시어머니 너무 싫어요
    너무 이기적이구 당신 자식들만 최고이구...

  • 6. 경록맘
    '06.2.6 8:49 PM (222.115.xxx.152)

    저희 시어머니께서는 항상 좋은건 시누만 싸주시는데......

  • 7. 나이드신
    '06.2.6 9:10 PM (200.63.xxx.58)

    시어머님은 나아요..전 형님(동서)이 그러세요..어쩌다 생색내고 주면 정말 기가 막히지요..1999년 연도의 청국장가루..색깔이 눈으로 봐도 까매진 삼겹살...암소리 안하고 그냥 버려요..그리고 잘먹었다는 인사는 못하지요..

    며칠전엔 본인 남편(제겐 시숙) 생일에 냉채를 해달라고 하시며(가까이서 살고 있음) 냉채재료와 맛살을 보냈는데...맛살이 2000년도것이예요.

    그 날짜의 음식을 가지고 계신거 자체가 이해할수 없는부분이예요.

    바로 버리고 집에 있는 맛살 넣어서 만들어다 드렸어요.
    남편생일축하해주러 오신 손님이 그런 음식 드시고 탈이 라도 나시면 어쩌려고 그러시는지...
    이건...정말 개념이 없으신거예요..

    이해도 안되고 설명도 어렵고..
    그냥..그런사람인가보다...한쪽으로 제껴놓고 말지요

    님도 어머님은 그러신분이다..그리 생각하고 고기는 버리고 마세요
    계속 주시면 계속 버리고...

    물론 따끔한 한마디 말도 좋지만 시댁은 아랫사람이 뭔 말을 하면 꼭 안좋게 결론이 지어지더라구요.
    저도 다 경험에서 온거랍니다.

  • 8. 헉!
    '06.2.6 9:10 PM (218.51.xxx.40)

    우리 시가 얘기 하는 줄 알았어요..울 시가도 두분만 사시는데도 투도어 젤 큰 냉장고 하나, 원도어 사이즈 대빵 큰 거 하나, 미제 김치냉장고틱한 거 하나, 딤채 젤 큰 거 하나..그나마 냉장고 하나 처분해서 이정도구요..매일 뭘 사다 쟁여놓는 것이 병적인 것 같구요..넣두면 뭐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시는 듯..그래서 명절에 내려가면 우린 냉장고 처리반이 됩니다..첨엔 무지 기분나빠도 걍 싸주는데로 받아와서 버렸는데 이젠 싫은 건 싫다고 하고 내가 가져오고 싶은 것만 가져옵니다..연륜이죠..크~

  • 9. 허거걱,,,
    '06.2.6 9:21 PM (145.53.xxx.38)

    저두요
    울시엄니도 냉장고 열어보면 장난이 아니에요.
    뚜껑 안덮은채로 음식넣어두는건 기본이구요
    냉동실은 봉지에 넣어서 아무렇게나 넣어두기때문에
    찾기도 힘들고,,,넣어둔지 얼마나 된지도 모르고 그냥 먹어야돼요 ^^

  • 10. 저요. 저요
    '06.2.6 9:54 PM (218.50.xxx.216)

    고민하지마시구 그냥 버리세요.
    물론 어머님한테 내색하실 필요 없구요. 그런거 끓여놓으면 색깔이 완전 선홍색이 되어서 혹시 상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도저히 먹지못해요.

    그세대 어머님들이 옛날에 먹을것이 지금처럼 흔치 않은 세대인데다 냉장고며 조미료 이런것을 처음 접해본 세대라 그런지 그렇게 쟁여놓는 분들 주위에 많은것 같습니다.
    어차피 못 고치실거예요. 전 명절음식조차 들고와서 그냥 다 버립니다.
    정말 아무도 안먹어요. 아니 손도 안대요.........어쩔수가 없답니다.

  • 11. 하루는
    '06.2.6 9:59 PM (222.238.xxx.212)

    우리 시어머니가 얘, 이거 언제까진지 한번 봐라..난 눈이 잘 안보여서..
    그러시는데 그때 알았어요..눈이 잘 안보여서 유통기한 지난것도 냉장고에 있다는 걸요..
    돋보기끼시고 요리하지 않으니 모르시고..버리는것 아까와서 쌓아두다 보니 지나버리고..
    그리고 언제건지 잊어버리시고..
    지금은 가끔가서 어머니 유통기한 지난것 꺼내놓을까요?하면 그래라..내가 못버려 병이다..
    이러셔요..

    전 아직 시어머니 나이가 되려면 아직 한창 남았는데 우리집 냉장고도 그래요..유통기한 지난 토스트용 치즈며..피자소스..등등
    밀가루같은것은 유통기한 1년 지난 것이 기본이예요..어흑 ㅠㅠ

  • 12. 때론
    '06.2.6 10:11 PM (211.198.xxx.2)

    깊이 생각 안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형님네는~ 도대체 우리는 애도 있는데~ 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사람까지 싫어집니다.
    어머니께선 아마 아꼈다 주신 것 같아요.
    님께서 보시기엔 굴러다니 거 처분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거에요.
    제가 시골 살아서 압니다.
    노인분들 별거 아닌 것도 자식 줄거라고 열심히 말리고 다듬으시는 거 많이 봤어요.
    가래떡 보내시는 정성 있으신 분이라면 그럴 일 없으실 거에요.
    맘 푸시고 감사히 잘 먹겟다고 전화 드리세요.
    전 그런 시어머니라도 계신 님이 부럽습니다.
    전 10년이 넘도록 시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한 번 먹어 본 적이 없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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