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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상담
발단은 생태찌개 였어요
모처럼 남편이 일찍 들어올 꺼라고 해서 생태찌개 끓일려고 준비했죠.
평소 늦게 들어와서 저녁을 같이 먹는 일이 드물거든요
임신했을 때도 혼자 김치 하나 놓고 저녁먹거나 빵으로 떼웠죠.
밥 한번 안사줬었어요.
물론 시간이 없어서 그런거 알지만 틈틈히 친구만나 술마실 시간은 있더군요.
이제껏 그런것에 불만 없었어요.
근데 tv에서 맛있는 생태찌개를 보고
정말 밥다운 밥을 먹은게 언제인지 (주말엔 시댁에 주로 갑니다) 생각이 안나더군요
나 혼자 먹자고 찌개 끓여 먹기 너무 힘들쟎아요.
남은 음식처리하기도 그렇고
겨울 되고 부터 김치찌개와 김치볶음밥 먹고 살고 있죠
이젠 정말 물리더라구요.
또 할 얘기가 있었어요.
아기문제, 제 취업문제 둘 째 문제 , 시댁 눈치...이유없는 두통때문에 혹시 뇌졸중 신호 아닌가 하는 두려움(친정엄마가 뇌출혈이라 너무 걱정되었어요)
말 할 시간이 없쟎아요.
근데 갑자기 친구와 약속이 생겼다고 전화왔어요.
어차피 먹을 밥. 저 귀찮게 안한다고 친구랑 먹겠대요
출판사 다니는 친구가 가끔 책같은 거 갖다줘요(전혀 필요하지 않은)
밥 사라고 했다고 밥만 먹고 온다더군요.
안됀다고 해도 밥만 먹고 온다길래 그러라고 했어요.
올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고 술한잔 했는데 2차 간다는 전화가 와서 포기했어요.
눈 앞에 맛있는 생태찌개가 어른거리면서
이제껏 내게 해준게 뭐있나? 정말 임신했을 때도 먹을 거 투정안했던 난데...지금 너무 지쳐있는데... 너무하다고 생각이 들어 화가 났죠.
1시 반에 들어와 책을 보여주더군요. 치우라고 했더니 씻고 혼자 들어가 잘도 자더군요.
그 때 미안하다 한마디만 했었대도 밤새 그렇게 분하고 억울하지 않았을 텐데...
다음날 전화해서 일찍 오라고 해서
'하고싶은거 다해라. 단 애를 당신이 봐라'<--이거 평소에 그사람이 하는 말이거든요. 하고 싶은거 해라(애는...모르겠다)
또 미안하단말 안하고 자더군요.
다음날 저녁먹고온다고 전화했길래 '저녁안먹고 기다리고 있다'했더니'알았다'고 끊고
또 1시반에 오더군요. 술마시고
11시반에 전화 10통 정도 했는데 받지도 않고
그리고 들어와 아무말도 안하고
그래서 목소리가 점점 커져 상소리까지 하니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하더군요.
그랬겠죠.
술마시고 들어온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제까지 아무말 안하다가 새삼스럽게 화를 내니 이해가 안갔나 봅니다.
'아무말 안하던 사람이 일찍 오라고 하면 한번쯤은 일찍 와야 되는거 아니냐?'했더니
'내가 뭘 그렇게 놀러 다녔나고 합니다'
'왜 미안하단 말도 안하냐?'
'미안한데 그렇게 화낼정도는 아니다'
내맘은 임신했을 때도 한 번도 일찍 오란 말을 안했던 내가 오라고 했는데 갑자기 찾아온 친구만나야 할 정도로 내가 그정도 밖에 안돼냐...
그리고 당일 사과을 했으면 풀어졌을 걸 사과는 커녕 다음날 또 술마시고들어오냐
그사람 맘은 회사에서 마시는 술은 일의 연장인데 ...친구는 한 달만에 만난건데 그거가지고 그러느냐
정말 첫날 사과 했으면 이렇게 까지 화가나고 분하진 않을 꺼예요
그 얘기를 여러번 했는데도 한 번도 미안하다고 안하고 '미안하긴한데 너무한거 아니냐' 이렇게 나오더라구요.
제때 사과 안해서 일이 커진게 이제껏 부부싸움의 원인이었죠.
항상 잘못을 해놓고도 잘못이라 생각 안하다 동네사람 다 깨울정도로 시끄럽게 소리지르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미안하다'고 말해 더 열받게 하는 겁니다.
어제 밤 한 숨도 못자고 지금도 잠이 오질 않네요.
미안하다란 말하는게 그리 힘든가요?
아님 그런 말도 요구 해선 안되나요?
아님 내가 화내는게 부당하나요?
머리가 어지럽고 정리가 안되요.
어찌해야 마음이 가라 앉을까요?
1. 처음부터
'06.2.3 10:17 AM (210.118.xxx.2)참지 말으셔야했어요.
참고 인내하다보니 신랑분께서도 그게 응당 당연한거려니 생각이 들었나봅니다.
남자들은 단순해서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으면 잘 모르거든요.
임신한 기간동안만이라도 티를 내시지 그러셨어요..에휴.
많이 속상하셨을것같네요.
대신 윽박지르지 마시고, 난 이러저러해서 당신이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조근조근하게 말씀하시는게 어떨까요..아니면 편지라도..
13개월 아기라...정말 많이 힘드실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들이 필요한게 따뜻하고 애정어린 관심인데..왜 그 쉬운걸 못해주는건지...2. 글쎄
'06.2.3 10:18 AM (222.108.xxx.66)울남편도 그래요. 그래서 결혼 6년되는 지금은 남편이 집에 오면 압력솥에 밥 앉힙니다. 밥미리 해두면 안오고 그밥 저랑 아이랑 한 3일을 먹어야 됬거든요. 당연 반찬도 오면 시작합니다. 생선굽고, 찌개나 국 끓이구...
울남편은 왠 약속이 그리 많은지 일주일에 2번정도 집에서 밥먹어요. 평일 1번, 일요일 1번.
그리고 지금 아마 아이 키우고 여러가지 힘이 든데 남편이 전혀 도움이 안되서 더 예민해져서 싸움이 됬을거예요. 울남편은 동네 소문날 정도로 좀 심한 정도지만 대부분 남자들이 많이 그런거 같아요.
여행가도 좋다. 아이는 데리고 가라. 아이보는게 뭐 힘드냐. 나도 집에서 애나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신혼초 울남편이 잘 하던말. 뭐라고 하면 "배가 불러서..." 제가 등따시고 배불러서 그런 소리 한다는거죠.
살다보니 싸우는 횟수도 줄어드네요. 그만큼 포기한건지...
그리고 남자들 사과 잘 안해요. 저도 처음 결혼해서는 절대 이해못했어요. 여자는 안그러쟎아요. 근데 남자는 사과하거나 고개 숙이면 큰일나는줄 알아요.
근데 울남편 보니까 절대 사과는 안해도 다음번에는 좀 고치더라구요. 물론 늦게 오고, 친구 좋아하고 이런건 안 고쳐져요. 다른 일에서 좀 고쳐진다는거지...
지금 저는요, 먹고 싶은거 있음 혼자라도, 아니면 친구불러서 라도 사먹구요, 가고 싶은데 있으면 아이데리고 신나게 다니구요, 혼자 즐겁게 살려고 노력중이예요. 남편 기다리다가는 굶어죽을거 같아서요.
다 스스로 사는 법을 터득해야 서로 편한거 같아요.
그리고 친구좋아서 만나고 다니는 남자. 자기가 매일 늦는줄 몰라요. 그리고 한사람만 만난것도 아니고 오늘은 얘, 내일은 쟤 저렇게 만났는데 만나자는데 어떻게 거절하느냐고 그러구요. 누군 먹고 싶어 술먹은줄 아냐, 나도 피곤하다 그러구요.
싸우자면 끝이 없습니다.3. 지금이라도
'06.2.3 10:29 AM (70.19.xxx.91)남편 요리 잘하셔야겠어요... 전 지금은 남편이 일로 사람을 만나서 유명한 스테크집을 가도 제몫을 싸올 정도니까요... 자랑이 아니고, 그동안은 얼마나 속을 썪었겠어요~~ 남자들 그냥 하는 말이나 윽박 지른다고 말듣지 않더라구요. 조근조근 화내지 마시구, 조리있게 조용히 이래이래이래서... 정확하게 얘기 해줘야해요. 버릇됩니다. 우리 여자들은 왜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잘 챙겨드세요. 저두 마찬가지지만, 그럼 우리만 손해죠뭐... 서서히 방법을 바꿔보세요. 홧팅입니다...^^
4. 코스코
'06.2.3 10:31 AM (211.196.xxx.238)오래전에 읽었던 웃긴책중에 나온말이있어요, 간단하게 적어보면
남자는 무진장~ 으로 바보다
여자를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냥 입을 다물고 있으면 남자는 절대로 눈치채지 못한다
눈치를 채도 안그런척 하고 넘어간다
그래야지만 여자앞에서 살아남을수 있다
그걸읽고 웃기도 했지만 진실이 들어있는거 같기도 했어요
다음번에는 일이 더 커지기전에 미리미리 말씀하세요
아마 남편분은 원글님이 일찍들어오라고 하는말을 그저 '일찍들어오라' 라고만 들었지
'내가 당신을 필요로 하고 있고, 할말도 많이있고, 당신과의 시간도 가지고 싶고....'로
듣지 않으셨을꺼에요
남편에게 말하지 않으면서 내맘을 알아주고 이해해달라고 하는것은 무리입니다
처음부터 원글님이 남편에게 일찍들어오라고한 이유를 조금이라도 말을 했다면
별일 아닐수도 있었네요
남편분이 섭섭하게 하셨기는 하지만
작고 사소한일들로 부부싸움하다보면 이혼이란소리 금방 나오게 되요5. 눈물....
'06.2.3 10:37 AM (221.142.xxx.91)원글님 글, 답글....모두 가슴 아픈 이야기군요. 가슴이 멍~~~ 합니다.
코스코님의 말이 맞으십니다.
여자, 남자의 구조가 달라서....생각이 다르더군요.
아무쪼록 /나/를 사랑해서
넘치는 나의 사랑이 남편과 자녀분들께....
그리고 옆집에...온 마을에...대한민국 전체에....그리고 우리 지구 전체에...
저와 모든 이의 작은 사랑이 가득차길 기원합니다.6. 방법을
'06.2.3 10:39 AM (218.153.xxx.43)지금 13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는 맞벌이 입니다
대안을 찾아셔야 되요
제가 남편과 찾은 대안(합의점)은
"남편은 일주일에 두번 술 마실 수 있다
단, 약속을 어길시에는 그 시간만큼 주말에 나에게 자유시간을 준다(->제일 무서워하죠)"
이거였어요
이런 규칙을 정하고 나니 별다른 트러블이 없습니다
두번은 맘껏 놀고 나머지 5일은 나랑 보내고...
어때요? 한번 합의점을 찾아보세요7. 술주보 마눌
'06.2.3 10:44 AM (221.152.xxx.140)저 결혼한지 14년째예요
저희 남편 술 주보라 직장 다니는 동안 일주일에 하루 일찍 들어 왔어요
무슨 술이 그리도 좋은지,
오죽하면 술 같이 마시는 그 상대랑 동성연애하냐고까지 했을까요
지금요 세월이 약인가 봐요.
자기도 어느정도 인생의 실패를 맛 보고는 전 처럼 무작정 술독만 파고 들지 않아요
저요
지금은 너무 안쓰러워
술독 파도 좋으니까 전에 처럼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측은지심 들거든요8. 원글이
'06.2.3 10:51 AM (61.102.xxx.109)감사드려요.
조언주신분 모두
제가 너무 경솔하고 표현이 부족했네요.
저라고 자신을 챙겨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오늘 들어오면 차분하게 얘기해 볼까요? (차분하게 말하면 도대체 대답을 안해서...)
아님 그냥 넘어가고 다음번에 정확하게 제 의사를 말할까요?
고래고래 소리지른 제가 너무 한심해요.
정말 별것도 아닌 문제 가지고
제 말 들어주시고 조언 주셔서 위로가 됐어요.
감사해요9. 마져요
'06.2.3 10:51 AM (218.232.xxx.25)저흰 맞벌이에 애까정 있다보니 정말이지 저의 개인 시간이 없습니다,
윗분 말대로 규칙을 정하세요,
우린 신혼초부터 규칙을 정했져,, 내가 밥하면 당신은 설겆이,, 설겆이가 싫으면 벌금 5000원,,
집안일 하기로 했는데 안하면 그에 해당하는 벌금,,
이 벌금이 다 용돈에서 나오는거라 안하고는 못 배기져,,
그리고,, 가끔 너무 가정적으로 변했다고,, 그리고 당신이랑 결혼해서 행복하다는 둥,, 붕붕 띄워준답니다.
벌금 모아진걸로 선물을 사주기도 하구,, 다시 포상을 해주기도 합니다,,10. 예전에
'06.2.3 11:02 AM (125.129.xxx.41)제 남편과
한판 열나게 따지는(?)중에 그러더군요
왜 여자는
한가지 주제로 안 싸우고,
예전 일들이 나오냐고,
그 때마다 달랐기 때문에
뭉뚱그려 잘못했다고 하기도,
잘했다고 하기도 어렵고,
남자는 단순하니까
한번에 하나씩만 가지고 따져달래요
님 이해가 충분히 가요
남자 참 답답하죠11. 편지
'06.2.3 11:05 AM (211.44.xxx.45)편지를 쓰세요. 마음에 와닿아서 부인한테 미안할 정도로..쓰세요.
남편분 좋은말로 타이르면 잔소리인갑다하구.. 싸우자고 달려들면 피하기만하구..
아마두 원글님 소리가 남편분의 가슴에 안와닿나보네요.
어느정도의 기본은 지켜달라고하고.. 꼭 지켜나가도록 감시 게을리하지마세요.12. 득도?!
'06.2.3 12:00 PM (220.230.xxx.125)결혼 4년차 돌되는 아기있는 전업3년차 되는 맘인데요~
정말로...남자란 겉으로 표현하기전엔 절대로 상대방을 알아주질 못하는 존재요~자기들 또한 속으로만 생각하면서도 겉으론 표현을 안하는 존재더라구요.
전 처음부터 하고 싶은건 다해라~단, 나도 그에 상응한 자유와 시간을 갖겠다고 선언하고서
바로 액션을 취했었답니다. 아기낳고선 정말로.....우리남편이 달라졌어요?! 정도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잘하는 편이지만....각각 인정하는 수준이 다른지라....
일주일에 한번 하루는 저만의 자유시간을 갖는답니다. 아기는 남편이 보구요~
님도 그렇게 한번 해보세요.얼마나 아기보는게 힘든건줄 알더라구요.
절대로 잔소리하면서 싸우려 들지 마세요~쿨하게 행동으로 바로 보이면 알게 되더군요~13. 상큼이
'06.2.3 12:33 PM (210.123.xxx.96)해결법에 집중하라. 미운맘보다는 대안이나 해결책에 머리쓰세요.
그런다고 이혼할수는 없고,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그생각하세요14. 이해불가
'06.2.3 1:16 PM (221.164.xxx.115)애 3명 낳고 20년을 살아도 이해못할 사람 ~ 울 남편이랍니다. 남자,여자 뇌- 속이 달라도 너무 달라요.포기+ 달관..득도의 경지에 이르면?
15. 노력하죠
'06.2.5 7:55 AM (134.147.xxx.251)매번 저혼자 심각해하고 어쩔수 없이 화풀려서 평소와 같이 지내면 남편이란분은요,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지내요..그리고 문제의 선후를 구분도 못하고..짚어줘야 알고..이해시키는 것도 너무 힘들고..그리고 이해가 된다고 해도 그 순간 뿐이예요..왜 꾸준히 지속성을 갖지 못하는지..
뇌속이 얼마나 다른지 저희 부부도 열어봐서 조금씩 이해하도록하는 배열을 해줬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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