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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우울하네요.

답답.. 조회수 : 1,049
작성일 : 2006-01-18 14:42:49
연애라는 것이 이렇게 힘들줄 몰랐어요.
만난지 3년 반.. 알 것 모를 것 다 알고 만난 시간도 적지 않은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제가 지쳐갑니다.
정말 처음 만났을 때부터 눈치 빼꼼이었던 사람인데
왜 저한테만 이렇게 둔팅이 곰팅이처럼 구는지 알 수가 없어요.
하나서부터 열까지 다 제가 말하지 않으면 모르나봐요.
지난 일요일에는 제가 아침부터 몸살 때문에 아파서 누워 있었어요. 남자친구도 알고 있었구요.
걱정하는 목소리로 이야기하길래 그냥 괜찮다 했습니다.
이 사람, 아침에 집 식구들이랑 교회 다녀오더니 전화를 해주더군요.
근데 아프냐, 어쩌냐 묻더니 알았다며 그냥 전화를 끊더군요.
저는 내심 남자친구가 와주기를 바랬습니다.
집에 들락날락 안한 것도 아니고 저희 집 식구들도 전부 알고 편히 왔다갔다 하거든요.
아프다고도 했고, 원래 만날 약속도 있었으니까요.
근데 그 날 안왔습니다.
월요일 저녁에 이야기를 했어요. 사실 어제 좀 서운했다고. 나 아픈데 잠깐 와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랬더니 하는 이야기가 "오란 이야기 안했잖아" 입니다.
순간 어이없더군요.

만나는 약속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전부 제 이야기, 제 의사에만 따릅니다.
제가 이야기를 하면 웬만한 것은 다 들어줘요.
고집도 있는 편이지만 그냥 90% 정도는 맞춰줍니다.
원래 수동적인 사람도 아닙니다.
집에서도 자율적으로 컸고 정말 다른 일이나 그런 것에서는 리더쉽있게 행동합니다.
연애 초기에는 저를 존중해주고 저를 아껴서 그런 것인지 알았어요.
월요일 저녁에 내가 애 키우는 기분이다, 라며 제가 이 문제로 화를 냈더니
내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답니다.
자기를 가르쳐달랍니다.
아니, 연애 초도 아니고 정말 너무 한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사람, 포기해야 하는건가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애를 키운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다른 부분에서는 문제 될 것이 없어요.
하지만 이런 것... 제가 웃고 넘겨야 하는건지, 정말 "제 의사 표현 확실히 해가면서" 가르쳐야 하는건지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IP : 221.139.xxx.9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결혼하면
    '06.1.18 2:50 PM (222.101.xxx.127)

    결혼하면 더하답니다..큰아들하나 더키운다는 생각을해야 편하죠..ㅎㅎㅎ

  • 2. ..
    '06.1.18 3:11 PM (61.102.xxx.94)

    중요한건 님이 남친의 그런 성격을 얼마나 참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고집센 남자와 사는 것이 어쩌면 더욱 힘든 일일 지도 모르니까요.
    님이 리드하는데로 따라오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안하는 남자들도 많구요.
    제가 리드 못하는 그런 남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습니다.
    연애할때 서운한 점 너무 많고 솔직히 좀 얕잡아 보기도 했죠.
    무엇보다 둘 관계에 진전이 더뎌서 결혼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렸죠.
    그런데 살아보니까 정말 결혼 잘했다는 생각 많이 들더군요.
    어떤 남자도 가르치면서 살아야 하지만 대부분 가르쳐도 소용이 없는데 울 남편은 가르친 대로 조금씩 저한테 맞춰갑니다. 저도 여우과가 아니라 저 편한대로 몰아가진 못하지만
    맘만 먹으면 정말 편하게도 살 수 있는 남자입니다.
    님이 정말 못참는 부분이 아니라면 살아본 바로는 너무 주체적이여서 아내의견을 무시하는 남자보다는 백배 낫습니다.

  • 3. 결혼8년
    '06.1.18 3:33 PM (211.224.xxx.95)

    아직도 멀었습니다.
    남자들(우리남편만 그런지는 몰라도)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야합니다
    우리신랑도 내가 얘기 안하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것도 금방 잃어버려서 또 가르쳐야 합니다.

  • 4. 가르치면
    '06.1.18 4:32 PM (218.154.xxx.11)

    그대로 따라 준다니 별 문제 없는 것 아닌가요?
    알아서 하는 남자 얼마 안되던데요.
    자기 고집대로 지 마음대로 하는 남자보다 훨씬 낫네요.
    우리 남편은 평생 지 고집대로 하고 삽니다.

  • 5. 심지어
    '06.1.18 4:33 PM (211.169.xxx.138)

    유머 한자락 얘기해주고
    해석해줘야 아하 한답니다.
    남자들이 곧이 곧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못 알아들어요.
    머리 나쁜거랑은 달라요.

  • 6. 따라준다면
    '06.1.18 7:11 PM (221.146.xxx.146)

    뭐 다른 맘이 있는게 아니고
    성격이 그런 것 같은데요

    배우자의 성격은 동전하고 같답니다.
    장점이 곧 단점이고 단점이 곧 장점이죠.

    강하게 리드하는 남자는
    상대방 말을 잘 않듣고
    유하게 받아주는 남자는
    일일히 해줘야 하고

    집안일 도와주면 잔소리하기 십상이고(할래서가 아니라 내용을 아니까)
    안도와주는 남자는 얼렁 뚱땅 넘어가기 좋고,,,

    내 마음에는 못 채우는게 배우자죠

  • 7. 차라리
    '06.1.19 12:30 AM (211.206.xxx.182)

    님의 남자 친구가 훨 낫습니다. 결혼 10년 넘으면 아예 잔소리는 그냥 노래로 듣습니다. 흘려 버리는 거죠. 그래도 얘기 해 달라는 거는 시정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건데. 그게 더 낳아요. 결혼 하기 전에 많은 대화로써 해결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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