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가보면 아이들 논술지도에 대한 책들이
참 많이 나와 있어요
하지만 전 이제까지 논술책을 한번도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네요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해서
대충 넘겨본적은 있는데
좀 딱딱한듯해서 읽기가 싫더라구요
전 石봉이의 글짓기 지도를 아주 쉽게 했어요
음~~ 따로 글짓기지도를 했다는건 아니구요...
독서일기를 쓰면서
그저 아이 생각을 끄집어내는데만 신경썼어요
(아, 그러고보니 4학년 여름방학때 일주일간
도서관에서 행사하는 독서교실에 보낸적은 있네요...)
그리고 아이가 원고지를 썼을때도 항상 잘 썼다고 칭찬만 했지
맞춤법이라든가
어색한 문맥손질?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정말 아이가 처음부터 잘 썼던건
저얼때~~ 아니랍니다.
글씨 날라가고 맞춤법 틀리는건 기본이고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그런 글들이었어요
요즘이 방학이라서 책읽기엔 딱 좋은데
아이 독서에 얼만큼 신경쓰세요?
일년중 겨울방학만큼 독서지도에 좋은 때는 없을거예요
여름방학때는 놀러다니느라 바쁘고
날씨도 더워서 힘들겠지만
겨울이야 주로 집에 있을때가 많고
또 2월달도 여유있는 학교생활을 하고
봄방학까지 있어서
1,2월 두달이 독서교육에는
황금시기라 할수 있지요
이런 황금같은 시기에
독서일기도 쓰게 한다면
아이의 글짓기실력은
엄마도 모르게 쑥쑥 자라나게 된답니다
전부터 石봉이의 공부와 독서에 대한 글을 쓸때마다
반복되는 이야기인데
石봉이는 3학년초부터 4학년초까지
만화책만 420권읽고 (수준낮은 유치한 내용과 과학학습만화로. 이 때에 역사만화는 안읽혔어요)
비디오(주로 디즈니사꺼)는 80편을 빌려다 보게 했습니다
만화책을 실컷보게 한뒤에는
1~3학년 수준의 줄글책(글씨 크고 그림 많고 두께 얇은책)을
몇권씩 섞어서 빌려왔구요
4학년 2학기때는
3~4학년 수준의 줄글책도 조금씩 섞어서 빌려왔어요
그리고 독서일기지도는
4학년 여름방학때부터 시작했어요
일부러 글짓기지도의 개념으로 시작했던건 아니고
아이가 생각을 잘 끄집어내는 훈련이 목적이었지요
목요일은 독서일기를 쓰고
토요일에는 동시일기(언젠가 동시일기지도에 대해 올린적이 있어요)를 쓰게 했어요
아이친구까지 두명 데려와서 했는데
처음엔 어떻게 지도할지 참 막막하더라구요
가진건 용기밖에 없는데....
일단 아이들 수준보다 훠얼씬(두단계정도 내려서) 낮은 책중에서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있어하고
재미있어하는 분야의 책을 선정했어요
그래야 아이들 생각이 그대로
통통 튀어나온답니다
전 책 선정할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책 선정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도서관에서 한참동안이나 서성이면서
쉬운걸로 두세권으로 골라옵니다
집으로 오면 제 아이에게
두세권의 책중에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적당한 책을 골라보라고 시킵니다
아이들 셋이 다 돌려가면서 읽은뒤
다 모였을때 혹시라도 잘 생각이 나지 않으면(전날 읽었을 경우)
다시 훑어보라고 하구요
그다음 일기장에 책소개에 대해 쓰라고 합니다
거창하게 소개하기보다는
이 책을 친구에게 읽어보라고 권할때
어떤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며
그 생각을 있는 그대로 쓰라고 했어요
그다음엔 가장 인상깊은 내용이나
감동받은 부분 또는 재미있었던 부분
또는 책을 평가하는 내용을 쓰라했어요
평가라는 단어는 아이에게 쓰지 마시구요
그냥 이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써보라고 했지요...
다 쓴뒤에는 자기가 쓴글을
한명씩 돌아가면서 읽어보라고 했어요
처음엔 쑥쓰럽다며 도저히 못읽겠다고 하여
제가 읽어주기도 했답니다^^
(반발도 있었어요. 하지만 친구의 생각을 들어보는게
중요하다고하면서 절대 비교하는게 아니라고 했어요)
다 읽고나면
제가 한명한명의 글에 대해 평가를 해줍니다(말이 평가지 그냥 칭찬이지요)
책 소개의 어떤부분이 참 잘되었다고 하든지 (잘된건 절대 아니지만)
어쩜 이런 생각까지 해내느냐고 하든지 (시시한 생각이지만)
생각이 참 깊다고 하든지 (첫술부터 깊을리가 있나요...)
무조건 칭찬할것을 찾아내어 (일부러 만들어내야 한다는...)
밝은 얼굴과 큰 목소리로 칭찬을 해줍니다
이때 누구것이 제일 잘되었다고는 절대 하심 안되어요
자기들도 속으론 알고 있지만요
특히 친형제를 데리고 할때는 더더욱....
(다른 아이의 글까지 접하게 되니
저절로 생각의 폭이 확장되지요)
그저 이 아이는 이 아이대로 참 잘했고
저 아이는 저 아이대로 참 잘했다고
오버하면서까지 연기?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것 또하나!!
절대 맞춤법 손대지 마시고
매끄럽지 못한 문장도 손대지 마세요
아이가 글씨에 신경쓰게 되면
생각하는 힘이 떨어진답니다
책 많이 읽고 글을 쓰다보면 저절로 해결되는 거니까
걱정 마시구요
이렇게 하다보면
아이들은 책을 읽을때 더 집중을 하게 되지요
생각도 더 끄집어 내려하구요
이런식으로 5학년초까지(10개월정도) 지도했는데
글실력이 놀랍도록 많이 발전되었어요
학교에서 글짓기숙제가 있을때는
石봉이가 쓴 글을 무조건 칭찬만 했어요
칭찬만 해대니
처음엔 자기글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가도(잘 못쓰는거 아니까 창피하겠죠?)
나중엔 칭찬받고 싶어서 일부러 보여주기도 하지요~~ㅎㅎㅎ
글짓기 숙제를 할때는
이렇게 지도했어요
독후감이란건 네가 독서일기를 쓴것과 똑같은 거라고
다만 줄거리에 대해 좀더 자세히 쓰고
그 줄거리 중간중간에 생각이나 느낌을 더 적을 뿐이라고...
그리고 글짓기는 맨 앞에 이 책을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
또는 친구에게 책소개를 한다는 느낌으로
그 소개를 간단히 하고
가운데는 줄거리쓰고 중간중간에 네 생각이나 느낌쓰고
끝에는 네 생각을 정리하면 되는 거라고...
일단 독서록을 계속 써왔기에
좀 더 길게 쓰기만 하면 되는거니
부담 가질 필요가 전혀 없는거라 하니
아이도 짜증내거나 힘들어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아이가 쓴 원고지를 제가 읽고나서
앞 중간 뒤를(서론 본론 결론)적절하게 잘 썼다고 칭찬했어요
원래 글짓기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물론 쓰기전에 한번 말해준거지만...)
나중에 작가?해도 되겠다고 오버하며 칭찬합니다
石봉이가 5학년초엔 글짓기로 우수상을 받았어요
(6.25관련글인데 아이가 창작을 했어요. 그 점은 저도 놀랐죠
앞뒤 문맥이 너무 맞지 않았지만
고쳐주거나 지적하지 않고 무조건 잘 썼다고만 칭찬했지요)
그래도 아이의 생각이 그대로 묻어나서 상을 받게 되었나봐요)
5학년 여름방학때는 학교서 독서교실을 열었는데
거기서는 최우수상을 받았구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서 학교로 전화하여
최우수상이 한학년에 몇명이냐는 전화까지 했다는...ㅎㅎㅎ)
이때는 문맥이 자연스러워졌어요
많은 독서를 하다보면
문장이 저절로 매끄러워진다는 말을 확인한 셈이죠
(나중엔 아이가 맞춤법 틀린걸 찾아달라고 했어요
아이가 원하기에 맞춤법은 알려주었지만
문장은 절대 손대지 않았어요)
아이친구도 우수상을 받은적이 있구요
또 한친구는 상은 받지 못했지만
독서록을 써오라 했는데
너무 잘 썼다며
선생님께서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고 해요
독서지도 논술지도가
알고보면 그다지 어려운게 아니랍니다
정말 어려운건 아이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엄마의 생각이랍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잘한다고 칭찬하게 되면
또 칭찬받으려고
더 잘하려 들거든요
하지만 엄마들은 아이가 쓴 글이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다고 여기니까
칭찬은 커녕 지적하게 되고
나중엔 할수없이 논술교실쪽을 두드리게 되는 거지요
글을 잘 못쓰는 아이는 한명도 없습니다
아이가 쓴 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아이 심리에 맞추어
칭찬하는 훈련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글짓기지도에 대해
다시 정리해보자면...
아이들은
만화책이든 줄글책이든
쉬운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주고 받다보면
나중엔 저절로 표현을 잘 하게 된답니다
물론 아이가 생각을 조금이라도 표현했을때
마구마구 칭찬해야겠지요?
'생각이 참 깊구나'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했니?'
'정말 네 생각이 기발하다'
'역시 넌 생각하는 힘이 넘치는구나'
'정말 좋은 생각이다'
'엄마도 너와 같은 생각을 했는데 역시 넌 내 아들(딸)이야!!'
'(입벌리고 눈을 가늘게 뜬채로)너무 멋진 표현이구나 엄마 감동 먹었다~~'
'우리 딸(아들)이 알고보니 마음이 참 따스하구나'
'네가 이토록 남의 마음을 배려하는지 몰랐다'
저학년때 생각을 끄집어내는 훈련을 하다가
3.4학년이 되면
일주일에 한 두번 독서일기도 쓰게 해보시구요
(독서량이나 아이 성격에 맞추어 시기를 조절)
독서 일기를 쓰다보면
독서록 숙제를 할때도
금방 뚝딱하고 쓰게 됩니다
그리고 일기 쓸 내용이 없을때는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생각하며
독서일기를 쓰게 해도 좋아요
제 아이 친구는 아예 여름 방학때
독서일기가 쓰기 쉽다면서
일주일에 세네번 써가니까
선생님께서 칭찬을 해주시더래요
독서일기가 힘든데 이렇게나 많이 썼느냐고 하며
여름방학때 책을 참 많이 읽었구나 하면서
칭찬을 하셨답니다
그러다 2학기때는 너무 독서일기를 자주 쓰니까
이제는 생활일기를 좀 쓰라고 하셨답니다
글짓기 숙제를 할때도
아이수준보다 많이 쉬운 내용이면서
아이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정해서
먼저 엄마가 읽어보세요
(글짓기 할거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부담되니까요...)
읽으라고 할때도
네가 좋아하는 내용같다고 하시거나
참 재미있는데 읽고 싶으면 읽으라고 하시든지
아무튼 아이가 책에 관심을 끌수 있도록 유도하세요
다 읽은뒤에는 아이에게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느냐고 물어보시구요
아니면 마음에 드는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그리고 그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고 물어보시구요
아이가 다 이야기를 하면
어쩜 그렇게 내용을 잘 기억하느냐고
깜짝 놀랐다고 하세요
그리고 생각주머니가 참 크다고 칭찬해주세요
아이가 칭찬을 받아 방방 뜨게되면
'너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면
참 훌륭한 독후감이 되는거야~~'
'독후감이란건 너처럼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생각을 잘 표현하는 아이들이
잘 쓰더라~~~~'
'너무 길게 쓰지 말고 길면 힘이 들거든...'(어차피 짧게 쓰니까)
아이가 글짓기를 끝내면
절대 맞춤법 지적하지 마시고
앞부분과 뒷부분엔 이렇게 쓰는 거야~라는
말도 하지 마시고
무조건
'참 잘썼다'
'우리 딸내미(아들내미)가
이렇게까지 글짓기를 잘하는지 몰랐다'
'어릴때 너처럼 생각 표현을 잘 하는 아이가 나중에
훌륭한 작가가 된다고 하더라~~'
아무튼 마구마구 칭찬만 해주시는 겁니다
그리고 미리 친구건 동기간이건 옆집 아줌마건
누구에겐가 두명정도에게 양해를 구하세요(미리 짜야죠?)
두명에게 하라는건 반복하면 아이가 더 좋아하니까
그만큼 효과가 있어서요~~
집에 놀러오게 하든 아니면
전화를 하든
요즘 아이의 글짓기 실력이 참 많이 늘었다고 하시고
어쩜 그렇게 생각을 잘 표현하는지 신기하다고 하세요
(아이의 생각표현 한 부분을 조금 인용하시고...)
상대방도 맞장구를 치게 하구요. ㅎㅎㅎ
아! 혹시 원고지를 보여주시는건 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먼저 원고를 보여드려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해서 좋다고 할때만 보여주세요
조금이라도 거절하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이 있다면
절대로 보여주지 마세요.역효과가 날수도 있으니....
칭찬하는게 어색하다면
제 글 중 칭찬하는 부분을 따로 적어서
미리 소리내어 연습해보세요
깜짝 놀란듯한 표정 감동먹은둣한 표정도
거울보고 연습하시구요.
독후감 숙제를 어찌지도할지 몰라
힘들었던 엄마들은
이번 겨울방학때 연기?공부 한 번 해보는 마음으로
열심히 칭찬연습을 한 뒤
실전에 들어가보시기 바랍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글짓기지도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초등교육)
石봉이네 조회수 : 489
작성일 : 2006-01-18 10:55:36
IP : 59.31.xxx.8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미네르바
'06.1.18 1:27 PM (222.96.xxx.252)^0^
요즘 실의에 빠져있는 미네르바입니다.
아들 공부 안하고 저랑 열심히 겨루고 있습니다.
이론은 칭찬하라 아는데 쉽지가 않아요.
뒹굴둥굴 놀려고만 드는 애를 보면 저도 모르게 울화가 치밀어요.
지금 잠시 누구 만나러 나가야 하는데 나갔다와서
님 글 다시 한번 정독해야겠어요.
그리고 프린트도 해야겠네요.
에구 쉽지 않은 길이여!
아이 교육의 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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