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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철이 덜 든 걸까요?

미혼 조회수 : 1,661
작성일 : 2006-01-15 20:48:18
안녕하세요.
전  33살의 아직 미혼입니다..  요즘 참 답답하네요.
제 욕심이 지나쳐서 소박한 행복을 몰라보고 뜬구름만 잡고 현실에선 이루어지기
힘든 것만 바라보고 있는건지... 제가 어리석은 걸까요?

전 그동안 알뜰하게 해서 직장생활 몇년 밖에 안했지만 결혼할 돈은 모았구요
8천만원 정도 될거예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같이 있으면 편하고 좋아요.
저한테도 아주 잘하구요.
그런데 만나면서 마음 한구석엔 항상 짜증스러운 마음이 조금씩 있어요.
나이도 그 정도에 아무런 기반도 없는 상태고 앞으로 허리띠 졸라맨다해도
형편이 확 피지 않을 상황(그쪽 집 형편상)  내가 이사람과 살려면
물질적인 욕심은 완전히 버려야 내가 마음이 편할텐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아요.

예전에 책에서 소박한 행복이니 정말 진짜 행복은 부가 아니라는 글들 많이
읽고 그렇겠지 했지만 막상 나의 현실로 다가오니 그게 실천이 안됩니다.
내가 그사람과 결혼하면 백화점에서 옷사는거도 이제 딴세상 일로 생각해야
될거고 화장품도 제대로 돈아까워 못사고 맞벌이에 살림하고 아이키우고
하느라 내자신 가꾸지도 못할거고...   이런 생각에 답답합니다.
이런거  포기해야 되는 대신 다른 행복이 있을까요? 있겠죠.. 그러니까
다들 결혼하시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제가 돈쓰는거 좋아하고 사치하고 이런거 좋아하는 타입은 전혀
아니구요.   동경은 있는데 돈 아껴야 된다는 생각이 더 커서 못하는거죠.
그런데.. 이런거 다 포기하고 그사람하고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제가 진짜로 바라는 돈욕심을 채울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날때까지
결혼을 안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게 채워질때까지 그런 사람을 기다릴건가
아니면 나 스스로 돈을 한번 모아서 재산을 만들어볼것인가...
이런 생각에 마음이 복잡합니다.

제가 어리석은 걸까요?
저는 그냥 10년 20년 조금씩 모아서 집사고 뭐하고 하는 그래서 평생을
아끼고 아껴야 하는 그런  일상에서도 행복을 느낄수 있을지가 자신이 없어요.
그리고 전 속으로 은근히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습성이 있거든요.

저도 제 생각의 한부분이 비뚤어져 있다는건 아는데 저 자신이 그렇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건지 모르겠고 그래서 불안하니까
자꾸 돈에 집착을 하게 되고 그런거 같아요.
결혼을 포기해서라도 그런 행복보다는 돈이 더 좋다는 생각...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잘 포기가 안되요..
IP : 222.97.xxx.3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짜 짝
    '06.1.15 9:16 PM (218.145.xxx.133)

    만나시면, 다 감수해도 괜찮아 하실지도 모르지만,
    결혼생활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요소에서 맘에 걸린다면, 아마 결혼해도 수월하지 않을거에요.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다 다른데,
    원글님 경우엔 경제적 능력이 중요한거니까, 크게 잘못된건 아닌것 같아요.
    감수할만큼 사랑하지 않으시면 지금 결혼하지 마세요.

  • 2. 또래맘
    '06.1.15 9:17 PM (221.162.xxx.224)

    올해나이 같네요~ㅎㅎ
    제 짦은 생각엔....남자도 계시는데 이런저런 생각하시는걸 보니....
    그남자분이 결혼할만큼 확 땡기지는 않아보여요.
    정말 결혼할때되면 이판사판 눈에 보이는게 없어지더라구요... -,.- (일명 꽁깍지...)
    대부분 이렇게 결혼하시지 않나요??? (저만 그런가??? ^^;)
    근데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하면 가난해도 그럭저럭 살만해요...
    게다가 덤으로 사랑하는 아이들까지 생기잖아요.ㅎㅎ(그사람 닮은 아이들....생각만해도 가심떨리지 않으세용??? ㅎㅎ)

  • 3. 저도
    '06.1.15 9:50 PM (222.108.xxx.234)

    그런 성격이였고, 특히 친정에서 어렵게 커서 더 경제적 욕구 컸어요. 다만 돈이 한푼도 없는 남자랑 결혼했죠. 마이너스 상태로 결혼해서 전세금도 다 얻은돈으로 마련한거라 둘이 열심히 갚고, 다만 절 잘 따라주는 남자라 지금은 집도 사고 애도 둘입니다. 전 후회 안했어요. 돈은 벌면 되니까. 물론 돈이 없으면 싸울일도 많고 그렇긴 해요.
    그치만 나이 더 먹어 남자를 만나도 그남자들이 집사놓고 돈벌어놓고 기다리지 않던데요? 대부분 시작하는건 다 같아요. 젊어서 하나 나이먹어서 하나...
    오히려 나이먹을수록 선택만 더 어렵고 복잡해지죠. 너무 많이 아니까...
    제친구도 서른둘인데 결혼안하고 살고 싶데요. 그치만 벌어놓은 돈도 그리 많지않고 그돈으로 시작할 일도 적고, 그렇다고 이나이에 몸으로 하는일 찾고 싶진 않고, 결혼할 남자도 없고, 그렇다고 혼자살 딱히 뾰족한 방법도 없구...
    정말 콩깍지 껴야 결혼한다는 말이 맞나봐요. 저도 그렇고 주변도 그렇구...
    계산을 하려들면 끝이 없어요. 착하고 능력있고 경제력도 있고 다 갖췄으면 그 남자는 왜 나랑 결혼할까요 ? 더 좋은 여자 많을텐데...
    전 남편이랑 살면서 그랬어요. 이게 내몫이다. 돈이 없으면 같이 벌면되고, 그나마 마음이라도 편하니 다행이지...
    급하게 서두르진 마세요. 억지로 엮을 필요는 없어요.
    근데 돈이 있고 능력있는 여자가 되었어도 사십넘어 결혼하는 사람도 많아요. 외로와서...

  • 4. 그래도
    '06.1.15 9:52 PM (59.17.xxx.225)

    님은 돈 많이 모으셨네요.
    저도 같은 나이인데 모아놓은 돈 하나 없거든요.
    외국에서 살다 와서 돈 저축하고 할 여유가 없었죠.
    저도 현실감각이 부족한걸까요?
    돈 모아놓은것도 없으면서 또다시 어떤 새로운걸 배우려고 준비중이어요.
    나이먹어 돈 없는게 젤 서러운 법인데
    전 앞으로 많이 벌것 같거든요.
    제 스스로 자리가 안 잡히면 결혼에도 관심없구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혹은 제 욕심 채워줄 남자도 아니라면..전 결혼 안할거예요.
    절 아니까요.
    지금도 돈 없으면 무지 짜증나는데 결혼해서 애까지 있고..돈도 없으면
    제 성질..제가 감당 못할 것 같거든요.

  • 5. 현실적인
    '06.1.15 10:09 PM (219.255.xxx.237)

    고민을 하시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혼이 아직 아닌듯 싶어요.
    저도 그렇고 주위의 결혼생활이 풍족하게 집 장만하고, 집안에 돈있어서, 남편이 억대의 연봉을 받는거 아니라면 정말이지 결혼은 80%가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납니다.
    친인척 경조사, 아이들 병원비, 정말이지 써보지도 못하고 나가는 돈일색입니다.
    물론 아이들이 있지요, 하지만 정말 내 얼굴에 내가 아플때 여기에 돈 투자 못합니다.
    그럴때 정말 서럽습니다.
    제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얼마전에 아이옷을 입히는데 정말이지 옷이 왜이렇게 구질구질해 보이는지
    정말이지 화가 막나서 이불뒤집어쓰고 울었습니다.
    저축, 집장만 이런거 꿈도 못꿈니다.
    여기 글올리시는 분들보면 사진한쪽보고 결혼하면 저렇게 살거란 기대는 버리세요.
    님이 더욱이 돈에 대한 생각이 이렇게 분명하시다면 결혼하시면 정말 현실입니다.
    저도 10년을 돌린다면 결혼은 정말이지 안하고 싶어요.

  • 6. 결혼은
    '06.1.15 10:13 PM (59.11.xxx.75)

    돈 없는 사람과 사느냐 돈 많은 사람과 사느냐의 선택이 아니라
    결혼을 하느냐..싱글로 사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저는 나름 사랑했고 집도 다 사 놨고 벌이도 괜찮고 성실한 남펴과 아이들 낳고 살고 있지만
    다시 결혼할거냐..물어본다면 No! 입니다.

    결혼한 것 자체를 후회하고 남편과 아이들에 매여사는 삶 자체가 창살없는 감옥같아요.
    언제나 자유가 올지... 할머니가 되어서야 그렇게 되는건지.. 그 때가 되면 애들한테 다 털리고
    돈 없는 노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안 해 보면 후회하는 게 결혼이라지만 막상 해 보니 내 자신의 인생이나 하고픈 것이 없어지고
    가족한테 혹사당하는 것 이외엔 암 것도 없더라구요.

    혼자서 하고픈 것 하고 원없이 좀 살았으면 좋겠네요. 님처럼. 남자? 중요한 것 절대로 아니에요.

  • 7. 저도
    '06.1.15 10:31 PM (221.148.xxx.207)

    원글님 같았어요. 30넘어 결혼했어요. 10년 넘게 외국회사 다니고 월급도 대기업 과장 이상이고 비슷한 노처녀끼리 외국 여행다니고 맛있는 것 먹고 나 자신이 경제적 능력이 있다고 믿으니까 웬만한 남자들 답답하고 한심했어요.
    중매로 남편과 결혼하고 애낳고 삼년후에 회사도 관두고 애봐주는 사람 문제때문에... 한 3년은 힘들더라고요 전업주부 생활이 정말..
    40대 중반인 지금 너무 다행이다 싶어요. 결혼해서. 남편이란 존재가 너무 감사해요. 남자는 중요하지
    않지만 남편은 정말 중요한 것같아요. 저처럼 나이들면 느끼실 거예요.

  • 8. ..
    '06.1.15 11:10 PM (220.72.xxx.239)

    저축 많이 하셨네요. 부럽습니다.

  • 9. .
    '06.1.16 1:51 AM (211.104.xxx.200)

    예전에 알던 31살 남자가 님같은 여자 보고 머리가 깨었다, 똑똑하다 했습니다. ㅎㅎㅎ

    저도 30줄 들어 결혼을 했는데요,
    제가 보기엔 님 아직은 결혼할 때가 아닙니다..
    결혼할 때가 되면 나중에 발등을 찍건 어쨌건, 그 사람과 결혼을 해야만 하는 이유들이 나자신에게 줄줄이 생깁니다. 님은 그런 성격도 아니신 거 같고, 그런 단계도 아니시라고 여겨집니다.

    저도 경제적인 능력이 너무 없는 사람이 은근히 속으로 무시됩니다..
    능력있는 사람들은 모두에게 똑같은 주어지는 젊은시절에 노력하며 살아온 게 다르잖아요.
    그래서 저는 외국계기업에 다니면서 남들보다 아주 조금 더 버는 회사원에 집안이 넉넉할 뿐이지만 남편은 반드시 전문직을 원했구요, 집안은 가난하지만 똑똑한 사람 만나 결혼 했어요. 저보다 온화한 남편의 인격이나 사고방식도 그렇지만, 남편의 직업 하나만으로도 제가 제 남편 존경할 가치가 있다 봅니다.
    특별한 말빨이나 재주 없으면 남들 잘때 공부하고 노력한 사람들이 경제적 능력이 생기더군요.
    그건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요.

    돈이 많은게 좋으냐 아니라도 소박한 행복 괜찮느냐, 라고 묻기에는 너무 복잡다단한 게 결혼이에요. 아주 높은.. 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애정과 돈이 결합이 되어야 행복하지, 그 둘 중에 어느 것도 너무 처지면 같이 살기가 무지 힘들 거 같아요.

    저는 다른것보다도, 그쪽 집안 사정상.. 이라는 말이 좀 걱정이 되네요.
    남자가 능력 있다해도 그 경제적 능력이라는게 아주 특출나지 않으면, 시댁으로 돈이 자꾸 흘러가게 되어 기반잡기가 어렵거든요. 돈뿐만이 아니라 마음에도 상처입고 진짜 기분드럽고 머리아프고 짜증나고 남편하고도 틀어지고 하는게 시댁으로 가는 돈문제입니다.

    일단 님의 경우에는 돈이 주는 행복 쪽으로 기울어지는 거 같고, 그걸 나쁘다고 할 순 없을 거 같네요.

    그렇다 하더라도요,
    최고의 결혼은 돈과 사랑이 모두 있는 경우,
    두 번째는 돈은 없지만 사랑이 그득한 경우,
    세 번째는 사랑은 없지만 돈은 많은 경우,
    최악 혹은 하지 말아야 할 결혼은 돈도 사랑도 없는 경우라고 하데요.

    세 번째가 두 번째로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사랑이 없는 결혼은 좀 위험합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경우 남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아주 황당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새로 괜찮은 남자는커녕 멀쩡한 남자 만날 확률도 점점 희박해집니다..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횡설수설 하고싶은 말을 했네요.. 그만큼,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솔직한 조언이었어요..

  • 10.
    '06.1.16 10:02 AM (59.5.xxx.131)

    저는 원글님과 나이가 같고, 전문직이고, 모아 놓은 돈은 원글님 보다 좀 많은 상태인데,
    원글님과 비슷한 고민을 몇 년 동안 하다가, 결국 작년에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제가 원글님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제 남자친구였던 사람이 경제적 능력은 없었고, 집안도 어려웠지만
    그쪽 집에서 저희에게 경제적으로 기대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고,
    (저희가 스스로 챙겨 드리는 것은 챙겨 드리더라도),
    저는 남자친구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해도, 무시하는 생각은 절대 안 들었어요.
    경제적인 면을 제외한 다른 모든 면에서, 참 존경했죠.

    암튼, 지금은 헤어진 걸 후회해요.
    그냥 그 사람이랑 결혼을 해서, 내가 주도적으로 돈을 모아 가면서 살면 충분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사람은 똑똑하고, 정말 착하고, 날 믿어주니까, 경제적인 면에서 내가 시키는 대로 (말이 좀 그렇지만... ^^;;) 잘 따라줄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게 조금씩 모아가면서 살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지금 많이 해요..

    사실 뭐 저희 집도 잘 사는 것이 아니고,
    양쪽 모두 왠만한 조건 다 갖추고 결혼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뿐더러,
    나이가 나이인 만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더군요.
    잘 사귀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얘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요.

    제가 일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헤어지지 않겠다는 생각이지만,
    원글님의 경우는, 지금부터 남자친구를 무시하는 생각이 든다면,
    계속 사귀시는 것을 잘 재고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벌써부터 그러면... 결혼 생활이 서로에게 정말 힘들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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