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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자존심..

몰라 조회수 : 1,642
작성일 : 2006-01-12 14:12:46

  제가 올해 딱 마흔이예요

  남편이랑 저는 평소에는 잘 지내는데 어제는..(정말 생각하기도 싫다)
  대판했네요

  제 친한 친구가 있어요(여자)
  초교부터 대학까지 같은 학교, 같은 동네.. 친구들 사이에선 단짝이라고 알아주는..

  저나 그 친구나 비슷한 수준의 남자를 만나 서로 맞벌이 하면서 종종만나 넷이서
  맛있는데도 가고..여행도 가고 ,..그렇게 잘 지내왔어요

  5년전쯤 친구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더니 사업을 조그맣게 시작하였어요
  사업이 어느 순간부터 불처럼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최근 주식붐을 타고 100억대가
  넘는 거부가 되었답니다 (제 친구는 전업주부로..)

  최근에는 전세집에서 수십억대 강남 빌라로 이사를 가서 일하는 사람만 두명을 두고
  산답니다 (최근에는 서로 바쁘고, 점점 수준의 차이가 나니 만나기가 거려져서 제가 피했거든요)

  어제 친정엄마랑 통화하면서.. 친구집 말이 나왔는데 제 친구네 친정부모님이
  고향동네에서 딸자랑 하면서 딸이 사준 큰 아파트로 이사갔다고 자랑하더라는
  말을 들으니.. 울컥하더군요

  마흔인데도.. 대충 마음을 비웠다고 생각해왔는데도.. 나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고
  남편이 무능해 보이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을 몰아붙이고..  저 수양이 아직 덜되었나봐요
  
  남편한테 오늘 저녁에는 바로 사과할래요
  

IP : 210.95.xxx.19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2 2:18 PM (61.32.xxx.37)

    아이쿠.... 원글님
    그렇게 오래되고 같이 잘 지내온 친구가 불꽃튀게 잘되는 일이란게,
    사람 마음이 은근히 대단한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일인데요,
    그래도 무지무지 침착하시네요..
    저는 승질이 못돼서 아마 친한친구가 그랬다면 저 생병나서 드러누워 며칠동안 인터넷도 못할겁니다. ㅎㅎ

    남편분 잘못한것도 없는데 잘해주시구요,
    친구가 힘들때 아파하는 친구보다,
    잘되었을 때 함께 기뻐해주는 친구가 더 대단한 친구라죠?
    그만큼.. 힘들단 뜻인거같아요.

    그 친구가 사업쫄딱망해 돈빌려달라고 하면 그것도 곤난한 일이랍니다..

    그냥 내것만 바라보고 행복하게 사세요..
    저도 그러려고 노력중입니다. ㅎㅎ

  • 2. ㅋㅋ
    '06.1.12 2:18 PM (211.196.xxx.253)

    저도 그 맘 이해 만땅입니다.
    저도 그런 친구있습니다. 것도 한 둘이 아니지요. - -;;
    몇십억대 빌라사는 친구, 그런 빌라 살다 시부모주고 미국가서 사는 친구,
    벤츠타고 당기는 친구 등등..
    그래도 다 남의 남편이고, 날 쳐다보는 건 성실한 울 남편밖에 없습디다.
    그래서 고마와 하면 삽니다. ㅎㅎ

  • 3. ....
    '06.1.12 2:26 PM (61.79.xxx.66)

    친구 남편분은 정말로 실력이 있고 운이 좋은 사람이예요.
    저렇게 성공하는게 보통사람은 아니죠.
    제 주변에도 그런 친구 있어요.

    하지만 모두가 다 운이 좋고 실력이 좋을수는 없는거고,
    그만큼 피말리는 과정을 거친 댓가이니 축하해야죠.
    그래도 친구 덕분에 강남의 빌라도 구경하셨을거 아니예요.
    전 친구가 잘되서 그 집에 초대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자신이 자랑스럽겠는데요.

    근데요 사람은 참 거기서 거기예요(그 친구도 정말 행복해보여도 하루 하루 근심을 만들어서 살거예요.
    일하는 사람이 말썽을 부려서라도. 만약 정말로 그 친구가 행복하다면 그건 그 친구가 그만한 인성을 가졌기 때문일겁니다.(행복할수 있는 진정한 자격을 갖춘거지요).
    그리고 사업은 고비고비가 있어요.
    화이팅입니다.

  • 4. 저도
    '06.1.12 2:29 PM (211.178.xxx.219)

    그 맘 압니다.
    친한 과친구가 시집 하나 잘 가서 식구 다섯 거느린 병원 사모님이 되야서
    1억 5천 하는 외제차 몰고
    집은 뭐 잡지에 나왔다나요,멋지더구만요.

    그날 남편 들들 볶았어요.
    애고,내가 걔보다 못 한게 뭐야...
    미모가 안 돼
    키가 안 돼
    공부도 걔보다 훨씬 잘 했다구....

    울 남편
    S대 나오긴 했지만
    의사와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구요.
    뭐 전 절대 그 친구처럼 못 살아보지 싶어요.

    포기했어요.
    걍 너네집 예쁘다.
    니 차 멋진 데 함 태워주라

    친구중에 그렇게 잘 사는 애 있으면 좋지요뭐.
    없는 것 보다 낫지 않나요?

    비교하자고 들면 끝도 없고
    내 가진 것만도 충분히 감사할 만하고 고마운 일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쬐금은 쓰리죠뭐,수양이 덜 되어서....

  • 5. 첨으로솔직히
    '06.1.12 2:38 PM (61.74.xxx.27)

    제 남편도 자기대에 자수성가한 사람 축에 끼는데요(40초반)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뿐 님 친구분도 고생많이 하셨을 겁니다.
    그런 딱부러진 남자들 성질 온전한 사람 거의 없어요.
    꼭 바람을 피우고 가사에 무관심하고 이런게 아니라..성격 자체가 무지하게 냉정하고 독합니다.
    정나미 떨어지고 산지가 한참된답니다.
    본인도 잘 압니다 자기 성격 정떨어지는 거..
    남편과 같은 업종의 대박난 사람들 그래서 50%가 이혼남이요(와이프한테 이혼당한)
    나머지 50%는 기러기 아빠라 해도 무방합니다.(잠재적인 이혼남) 물론 거칠계 낸 통계이지만서두..
    그래서 요즘 울남편이 제일 무서운 게 바로 저랍니다.
    애들데리고 미국가서 자기 버릴까봐..
    친구가 매우 잘난척하고 아니꼽게 굴지만 않는다면
    친구 버리지 마세요..죄없잫아요..그리고 인생 길더라구요..도움은 서로서로 받게 되더라구요..

  • 6. 그냥
    '06.1.12 2:54 PM (211.229.xxx.72)

    확 인정해버리세요..
    공연히 비교하구 만나면 자존심 상할까 싶어 만나기 주저하기 보다는
    그런 상황자체를 인정해버리시면 맘도 편하구 관계도 좋아져요.
    물론 그 친구를 놓치기 싫구 친구가 잘난척 하지 않은 경우의 이야기 입니다만..
    저도 그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남편만 월급장이이구 다른 친한 친구들은 월수가 저보다 훨씬 많죠.
    더구나 시댁이 부자라서 첨부터 기반 닦아서 시작한 친구는 저랑 비교가 안되게 넉넉한데
    다행이도 그친구들 맘은 변함 없어요.
    그래서 전 그래요 야 넌 남편이 돈 잘버니까 네가 밥사 난 차산다..
    그렇다구 일방적으로 얻어먹거나 신세만 지지는 않아요.
    뭐 이런식으로 확 인정해버리구 똑같이 친하게 지내니 맘편하더라구요.
    그러구 나서 얘기해보면 역시나 살면서 느끼는 행복이나 불행의 양은 비슷한것 같아요. 내용은 틀리지만.

  • 7. 라일락향기
    '06.1.12 7:49 PM (59.10.xxx.139)

    인생은 새옹지마이고 가죽쌈지에 들어 있는 복은 아무도 모른대요.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데 단짝 친구가 그리 잘 되었다니 샘나는 것이 본능이지요.
    하지만 그 본능을 다스리는 것이 이성이요 지성이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친구 분의 복은 부자이고 원글님은 그런 친구를 가진 복이 아닐까요?
    마음 너그러이 가지세요.

  • 8. 모두 맞는말
    '06.1.12 11:39 PM (204.193.xxx.8)

    사업이 잘 된것도 주식투자가 잘 된것도 모두 그분의 실력입니다.
    그 중간과정에서 친구부부가 어느정도 공부하고, 노력하고, 실패하고, 좌절했었는지 아무도 모르죠.
    크게 이룬만큼 희생하고 잃은 것도 많이 있을겁니다.
    드러나는 겉모습이나 결과만 보고 너무 속쓰려 하지 마셔요.^^;;;

  • 9. 어휴
    '06.1.12 11:49 PM (211.213.xxx.208)

    그러시는 건 당연하죠..
    저같아도 당연 멀리하겠어요..
    하지만 그 쪽도 결코 100%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걸 잊지마세요~
    님은 더 행복하게 잘 사심 되요~ ^^

  • 10. 고민녀
    '06.1.13 12:20 AM (211.193.xxx.20)

    최근 저희 아빠와 똑같이 사회에 발을 디딘분이 고위직 임명건으로 언론에 오르내리셨어요.
    인사이동때면 여럿 오르내리십니다. 부모님 심정은 오죽하시겠어요.
    뉴스를 보면서 엄마는 많이 속상하셨나봐요 남들은 다 잘되는데 우린 이게 뭐냐구.
    제 주변에 재계순위 몇위의 집안사람들이나,
    부모잘만나서 하고 싶은거 다하며 호강하는 사람들 보면 부럽기도하고
    한편으론 다 전생에 내가 지은 운명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내 처지를 비관할때면 남들처럼 잘살지 못할거면 왜사나 싶을정도로 한도끝도 없잖아요.
    저녁에 엄마랑 티비에서 한평생 홀로 모진고생 다하며 살아온 할머니 보면서,
    아빠가 아플때 죽지않고 살았으니까 엄마가 결혼해서 돈벌러 안나가고 지금껏 살아온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대시 태어나면 부잣집에서 태어나서 멋지게 살아보자구 모녀는 종종 얘기합니다 ^^
    월급받는건 뻔하구, 몇백억 로또당첨이 되지 않는한 절대 변하지 않는 생활이니까
    엄마는 열심히 아끼고 쪼개고 또 쪼개고 또 저축하고 통장보면서 맨날 고민하세요.
    으리으리하게 잘살때는 엄청 무시하더니 말년에 망해서 초라해진분들이 부모님 주변엔 여럿 계시거든요.
    그런거보면 사람일은 정말 알수없어요. 그저 착하게 성실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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