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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딸에게 욕을 해요.

괴로워 조회수 : 1,498
작성일 : 2006-01-05 19:24:41
난 40대 중반.
대학도 나왔고 전문직에 종사하다 결혼했고
사는 것도 그냥저냥 사는 편이고
남편도 착합니다.

딸도 착한 편이지만 지금 중 2인데 나름대로 사춘기죠....
전교 5% 안에 들지만 노력형이어서 방학이어도 공부하느라고 바쁩니다.
그러면서 흑흑, 그 스트레스를 엄마를 통해 다 풀려고 하져...
근데 지금은 나도 월경전 증후군으로 뾰족해 있는 중인데
(전 증후군이 거의 수두, 마마, 불법 비디오보다도 더 무섭습니다.ㅠ.ㅜ)
이것이 날 건드리지 몹니까...
아직 생리도 안하는 것한테 생리증후군  말하기도 그렇고
나중에 저도 엄마도 그랬잖아 하면서 더 위세를 떨칠까봐
이런 이야기는 죽어도 네버~못합니다.
딸아이가 좀 개인주의적 성향이 많아요.
남들이 말하기는 나무랄데 없는 딸이라고들 하지만요.
입이 짧아서 많이도 안먹고 키는 나보다 훨 큰데 야리야리한 것이
내 속에서 어찌 저런게 나왔나 싶을 정도로 이쁩니다.
다리도 끝내주게 길고...암튼 눈이 시리게 이쁜 딸이져...

맛있는건 저에게 몽땅 몰아주건만...
어제 우연히 저만 빼놓고 다른식구들이 주전부리를 하고 있었어요.
저는 지 방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밥 먹은지 얼라 안돼서 나오면 줄려고 했거든요.
근데 나와서 보더니만 자기만 빼놓고 맛있는거 먹는다고...@.@ ...서운 서운...@##@%$^%^$...

오늘도 밥먹다가 조기 알이 그야말로 눈곱만큼 있길래  
계속 알 찾는다고 생선마다 뒤적거리던 지 동생 밥위에 올려 놓았거든요.
뒤늦게 발견한 동생이 알이다...좋아하는 소리 듣고
저는 밥 다 먹었는데 다시 또 서운해서
요즘 맨날 저만 빼놓고 엄마하고 **이하고만 맛있는거 다 먹는다고...@@...

그리구선 지 책상에 굴러다니던 펜을 청소하느라고 다 필통에 넣어두었더니
쓸데없는 것까지 다 넣어두었다고 지 책상 건드리지 말라고 틸틸거리지 몹니까...
기분 나쁘게 내 방에 들어오지 말라는둥...
그래서 참다못해 내가 소릴 질렀져.

아이구, 그래 이*아, 엄마가 뭘 그리 잘못 했냐, 청소하느라 거기다 넣어두었는데 그냥 빼면 될 걸,
니 책상에 굴러다니는 지우개 가루 청소기로 미느라 그랬다,
그걸 가지고 그리 *랄해야 되겠느냐, 너 참 잘났다아~~~

친정엄마가 욕을 무척 잘해서 내가 끔찍히도 싫어했건만
사춘기 딸과 부대끼다보니 내 입에서도 욕이 나오지 몹니까..@@..
안 그러려고 하는데 차암~괴롭네요.
딸은 학원갔습니다.
그래, 나 *랄해, 됐어?
하는 말을 남기고
찬바람 날리며 나갔습니다.
(참고로 딸아이 입에서 *랄이란 말이 나온건 오늘이 처음인거 같습니다)
(역시 많이 들으면 따라하게 되어 있나봅니다 ... ㅠ.ㅜ)
아~~~기분 정말 안 좋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시나요?
딸아이한테도 서운하고
나도 싫고 우울하네요.


IP : 219.248.xxx.12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식사랑
    '06.1.5 7:31 PM (211.213.xxx.12)

    딸이 이 추운 날씨에 울면서 문을 나섰지 싶어요. 반듯한 딸이지 싶은데... 어릴때, 특히 사춘기때는 얼마나 예민할지요. 습관이 되어 자주 상처를 주지 싶어요.

    딸이 오기 전에 ...올 시간에 마중나가면 어떨지요? 그리고, 사과하시고... '너가 컸다고 엄마가 투정을 다 부리는구나...등등'하면서 오늘 내로 풀었음 좋겠어요.

    아주 사소한 섭섭함도 참 오래가던데요... 딸이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2. 제 딸도..
    '06.1.5 7:34 PM (59.27.xxx.55)

    중 2에여..
    제 딸은 사춘기가 재작년에 심하게 왔어여.
    딸하고 싸우느라 제가 우울증이 올 정도로요.
    그 고비가 지나니 지금은 친구같이 가깝고 집에서 유일하게 같은 여자라고 잘 뭉칩니다.
    지금도 김치 볶음밥 만들어준다고 부엌에 있네여.
    그 시기가 지나야 되겠더라구요..
    기운 내세여~

  • 3. 딸이란..
    '06.1.5 7:39 PM (220.117.xxx.165)

    제가 별일 아닌 것으로 까탈부릴 때면 저희 친정 어머니가 딸은 하나는 많고 반쪽은 모자라서 안 되고
    없는 것이 상팔자란다. 하시며 푸념하셨거든요.
    너도 시집가서 꼭 너 같은 딸 하나 낳아라 하셨는데 그게 그리 무서운 말씀인 줄 이제야 깨닫네요.

    남이 보아서 나무랄데 없는 제 딸아이도 자주 종종 저와 부딪치는데
    그럴 때면 저는 그래 많이 배우고 교양있는(?) 내가 참자 합니다.

    원글님도 딸 아이에게 먼저 말 걸고 사과해보셔요.
    아이도 분명 제가 잘못했다고 사과할거예요.

  • 4. 저도..
    '06.1.5 7:44 PM (222.236.xxx.242)

    저도 그렇답니다.

    저도 40대 초반에 현재 전문직 종사하고 있고, 밖에서 보면 이런 저를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저도 퇴근 후 딸아이가 속을 뒤집어 놓으면 욕이 튀어나오곤 하죠.
    님이 하신 수준의 욕이죠.

    중 1인데,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그만 화풀이를 욕으로 하는 것 같아요.

    하고나선 머 이런 콩가루 엄마가 있나 하고 후회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저를 다스리려고 합니다.
    종교를 가져보려고도 하고 미술상담으로 마음의 평온을 얻으려 합니다.

    딸아이를 곱게 키워야하건만 제성질에 욕이 튀어나오니 정말 싫습니다.

    조용히 저 자신을 달래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겠죠.

  • 5. ㅋㅋ
    '06.1.5 8:28 PM (58.234.xxx.34)

    음식끝에 마음상한다고,,,따님도 아직 어리니 그럴만도 하네요,,,
    엄마가 조금만 이해하세요,,,

  • 6. 휴~
    '06.1.6 12:16 AM (221.156.xxx.177)

    저도 중1 딸아이에게 순간적으로 욕이 나와요. 그러구 미안하다고 말해요. 사춘기 아이들 정말 힘드네요.
    부모님이 욕 한마디 안하고 키웠는데도 저는 욕을 하니.. 어느땐 괴로워요. 조금 더 크면 괜찮을까요.

  • 7. 저도
    '06.1.6 12:57 AM (59.12.xxx.141)

    그런편입니다.
    이제 5학년인 딸때문에 자꾸 *소리가 나오지요.
    아직은 아이가 크게 거부감을 나타내지는 않는데
    어떤때는 애정표현의 한 방법으로 들리기도 한다고
    저를 비꼽니다.ㅎㅎ

    제가 두려운건 그러다가 아이가 따라 배우지는 않을까 하는거거든요.
    요즘 아이들 남자나 여자아이나 놀이터같은데서 보면 지들끼리
    욕 서슴없이 해댑니다.
    저학년때에 고상한 엄마의 아이가 있었죠.
    아이 엄마는 자기 아이가 최곤줄알고 자랑도 많이하곤 했는데
    그 아이 화났을때에 내뱉는 욕들이 가관이더근요.
    아하..저엄마는 화났을때 아이한테 저러는구나..

    집안에서 하던 말들이 결정적일때 그렇게 샙니다.
    말조심하는거 뭣보다 우선이지요.
    나가서 질질새고 다닐까봐..
    다 들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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