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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여러권의 책들에 대해 거부감이 심한 아이 (초고 중학)
내 아이가 어떤 책이든
척척 읽어내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나 어쩌겠어요...
아이들은 멀미를 내며 싫어하는데...
그러나 입장을 비꿔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지혜를 짜서 해결할 방법이 있답니다
제가 지금과는 달리
아가씨때는 뺀질이?과였답니다
제사가 있거나 엄마생신때나 김장만 되면
친구들과 어울리다 늦게 들어갔어요 ...(헉!! 왕4가지네?)
일하는게 싫어서 일부러 늦게간건 아니고
그날따라 나이트 클럽에 가서 춤추며 놀던지(놀든지? 가물가물~ 맞춤법좀 누가 알려주세요~)
아님 늦게까지 카페에 가서 친구와 수다를 떨던지
아무튼 엄마의 당부를 잊고
일이 다 끝난뒤에 집에 들어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도 김치를 담글줄 몰라요. 흑흑...
그런데 나이 30넘으니까
집에 남아서 용돈 받으며 사는게
쬐끔씩 눈치가 보이는거 있죠...(그때는 노처녀가 지금보단 적었죠...)
그러니 어쩌겠어요...
부모님 비위 거슬리지 않게 하는게
자신을 위한 길인걸...
집안일을 하지 않는 죄로
엄마 몰래 복지관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봉사는 하고 싶어서...)
평소엔 목욕봉사 말벗봉사를 하고
김장철엔 복지관 김장을 했습니다
복지관 바로 옆에 노인분들이 사셨고
요일을 정해 일반 노인들을 불러 점심을 대접하는 날이 있어서
김치 소비량이 많았어요
처음 김장 봉사를 하던날 고무장갑과 칼을 준비하여
복지관 마당에 도착했는데
세상에나...
소금에 절인 배추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더라구요
하지만 워낙 많은 봉사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부지런히 움직여서
생각보다 빨리 일이 끝났어요
며칠후 집에서 김장을 하는데
김장을 다 끝내고
엄마가 저더러 이번 김장엔 왜 엄살 피우지 않았냐고 물어오셨어요
헤~ 산더미같은 복지관 김치를 했는데
그깟 몇십포기 김장이야 소꿉놀이인데
무슨 엄살이냐고 반문하고 싶었지만
뺀질이가 몰래 봉사하는거 들키면 안되잖아요...큭큭
아이들이 두꺼운 책이나 여러권의 책들을
한번 재미있게 읽어내면
자신감이 붙어서
평소에 읽던 책들이
저~~~~아래로 내려다보이게 된답니다^^
그렇다고 아이 수준보다 너무 높은 책으로 시도한다면
오히려 책을 싫어하게 될수도 있으니
잘 판단을 내리셔야죠?
제가 아이들에게 시도했던 책은
'오싱'과 '노인과 바다' '토지'였어요
제 아이는 읽었지만 아이의 친구가 읽지 않아
제 아이와 미리 짜고선...(제 아이는 4학년 말에 읽고 진욱이는 5학년때 시도)
나: "진욱아! 너 이거 오싱 읽어봤니?"(네권짜리인데 한권만 보여주며...)
진욱: "아뇨"
나: "아줌마는 참 재밌게 읽었어
일본과 우리나라가 바로 옆에 있고 문화가 비슷해서 그런지 외국작품이란 생각이 안드네~~
"石봉이도 재미있었니?"
石봉: "그럼요.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한번 잡으면 다 읽을때까지
눈을 뗄수가 없던걸요..."
나: "그럼 내용은 어떠니? 쉽니?'
石봉: "네. 엄마. 쉬우니까 더 재밌어요"
"진욱이도 읽으면 참 좋아할거 같아요"
이렇게 해서 진욱이가 오싱 1권을 읽었어요
다 읽더니 끝이 나지 않았다며
2권도 빌려왔냐고 물어오길래 얼른 내줬죠...^^
2권을 읽더니 책표지의 안쪽을 보며
'어? 네권짜리네?'
반을 읽었으니
재미도 있지만 포기할수가 있나요?
숨겨두었던 3.4권을 모두 내주면서
아줌마는 3.4권이 더 긴장감 돌고 재밌었다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진욱이의 엄마께 전화해서
아이가 네권짜리도 척척 읽으니
칭찬좀 많이 해주라 하고...
남은 3.4권을 집으로 가져가더니
엄마께 실컷 칭찬 듣고
뒷얘기가 궁금하다며
책만 보더랍니다^^
노인과 바다도 진욱이게 읽게 하려고
이리저리 머리를 짰습니다
진욱이가 그다지 관심없어하는 내용이라서요...
갑자기 출판사가 생각나지 않는데요...
노인과 바다가 여러 출판사에서 나오는데
그림이 적당히 들어가고 활자가 좀 시원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느낌이 드는걸로 골라왔지요
(다음주에 출판사를 알아와서 여기에 올려놓을게요...)
또다시 두놈을 한자리에 앉혀눟고...
나: "石봉아! 네가 좋아하는 '노인과 바다'야
또 읽고 싶다고 해서 빌려왔어"
진욱아! 너도 이책좀 살펴볼래?
전에는 이책이 그냥 글씨만 빡빡하게 나왔었는데
워낙 내용이 좋은 거라서
이 출판사에서 이렇게 글씨도 크고 그림도 그려서 출판했다는구나
여러 아이들이 읽을수 있도록 쉬운 느낌이 나게 한거지...
아줌마는 이렇게 쉽게 읽을수 있게 나오는 책이 좋더라~~"
진욱: .....
나: "진욱아 왠지 끌리지가 않니?"
진욱: "네...(모기만한 소리)"
나: "그럼 오늘은 네가 읽을수 있을만큼만 읽어보렴
많이 정하지 말고 적당히 쪽수를 정해볼래?
石봉이는 이 책을 통해 인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독후감도 썼더라
아줌마가 만화책과 쉬운책 위주로 빌려오긴 하지만
좋은 내용의 책을 이렇게 아이들이 읽을수 있도록
신경써서 출판한거라 네가 한번 읽어 보았으면 해서...
쪽수를 많이 정하면 질려서 안되니까
조금만 정해서 읽어보자...
3일간만 읽어보고 더 읽을건지 정해보자..."
3일후에는
"벌써 이만큼 읽었니?
조금씩 읽으니까 벌써 반이 넘었구나!
며칠 더 걸리긴 하겠지만 너무 어렵고 읽기 싫으면 포기하렴"
하지만 포기할수 있나요?
3일간 읽은게 아깝고 지금처럼 읽어내면 칭찬도 들을텐데...
다 읽은뒤
"이 책은 깊은 내용이 들어있는데
네가 이걸 다 읽어내다니...(감격~~)대단하다~~
애 많이 썼다~~
네가 생각이 깊은 아이니까 다 읽어낸거지
단순한 아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
우리 진욱이는 뭐든지 할수 있는 아이구나~~
그래. 네가 이 책을 읽어봐서 알겠지만
어렵다고 생각되는건 이렇게 한발 한발 조금씩 가다보면 다 해결되는 거란다
어때? 책읽기에 더 자신감이 붙었지?"
(아! 여기서 만일 아이가 어려워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읽기 싫다고 하면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줘야겠죠?)
철봉이(지금 고1)에게 청소년 토지를 읽게 하고 싶은데 (중2때)
워낙 여러권짜리라서 할수없이 또 거짓말을 하기로 했어요
"철봉아! 이 책이 그 유명한 '토지'란다
드라마로도 나온적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내용을 알고 있지...
책좀 살펴보렴. 그림도 있네? 책 크기도 크지 않아 적당하고...
어려운 단어는 풀이도 해놓았네?
한국 현대문학의 진수라 할수 있는데
시대 배경이 좀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한번 읽어보는 거다~~
읽다가 이해되지 않으면 엄마랑 이야기좀 하고...
다른 사람들이 거의 알고 있는 내용을 너만 모른다면
쫌 그렇잖니?"
(철봉이가 공부를 포기하던 시절이었죠...)"
다 읽더니
"엄마! 이거 한권짜리가 아니네?
뒷편도 빌려오셨어요?"
"그래 내용은 어떠냐? 재밌냐?
두둰짜리인데 네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한권만 먼저 읽어보라 한거야"
"그런데 엄마 내용이 생각보다 시시한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토지를 꼭 읽어보라고 했는데
왜 다들 토지토지 하는건지 모르겠네요"(토지의 절반을 읽은줄 알고서...)
"음... 그래. 엄마도 토지가 1권은 좀 시시한것 같아
그런데 진짜 내용은 2권에 다 들어가 있어
2권은 얼마나 재미있는데...
2권 읽어보면 왜 다들 토지토지 하는지 알수 있을걸?"
2권을 다 읽더니
책표지의 안쪽에 6권까지 안내가 된걸 보았나봐요...
"엥? 엄마! 6권까지 있는거잖아요?
왜 저한테는 2권까지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 엄마는 두둰짜리인줄 잘못 알았구나~"
"엄마 그러지 마세요
엄마가 두둰짜리인지 여섯권짜리인지
그것도 몰랐다면 말이 안돼요"
"에궁... 이거 다 들켰네...
야! 딱 까놓고 말해보자~~
너 이게 여섯권까지 나오는 거라면 읽으려고 시도나 해보겠니?
겁부터 먹을거 아니니?
네가 편하게 책을 대할수 있도록 엄마 나름대로 지혜를 짜낸거야
엄마는 어떻게 해야 너네들이 좋은책을 읽을수 있을지
이리저리 궁리만 한단다. 어쨋든 본의 아니게 거짓말해서 철봉이에게 미안하구나
그 뒷얘기 읽기 싫으면 관둬라
나는 읽으면 읽을수록 뒷얘기가 궁굼하던데..."
"아니예요. 엄마
저도 뒷얘기가 궁금해요
계속 읽을래요"
두둰읽고 포기하기는 어렵잖아요
더구나 남들이 다 아는 내용이라 하고
선생님들도 권하는 책인데...
나중에는 12권까지 다 읽었어요
또하나...
김규환씨의 '엄마! 저는 해냈어요
다들 아시죠?
한국의 명장...티비에도 나왔었고
전 대충 티비로만 봐서 자세히 알지는 못했어요
그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용기를 갖고
쉼없이 노력 하여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되고
명장이 되기까지 자세히 읽고나니
아이에게도 꼭 읽게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그런데 쫌 두껍더라구요)
일단 아이에게는 이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또 한번 읽어야겠다고 하며
아이가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야기해주기도 했어요
"철봉아! 이책 참 감동적이네 재미도 있고
엄마가 두번씩 읽는 책은 좀 드물잖니?
너도 한번 읽어볼래?"
"그런데 엄마 책이 너무 두꺼워요"
"그래 두껍긴한데 너무 재미있어서 너도 조금만 읽어보면
끝까지 책을 내려놓지 못할것 같아...
그럼 엄마가 정해주는데까지 읽어보고(아이가 정해도 됨)
그래도 두꺼워서 부담스러우면
읽지 않아도 돼"
책의 맨앞보다도 첫부분이긴 하지만 아이가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을 제가 정해주었어요
강원도에 눈이 많이 와서 이웃집과의 사이에 실을 미리 매 놓고
그 실을 따라서 눈굴을 파놓고 왕래한 이야기등과
시골에서 고생한 이야기와
대우중공업의 직원식당 구정물에 둥둥 떠다니는 두부를 먹은 이야기등...
막상 아이가 읽어보더니참 재미있다며
다 읽고서 또 읽고
몇달 지나서 또 빌려오라하고...
언젠가 石봉이가 제게
웃으면서 엄마는 거짓말쟁이~~라고 하길래
이런말을 해주었어요
아주 높은 산에 올라갈때 초보자들은
내려오는 사람을 부러워하며
꼭대기까지 많이 남았냐고 물어보는데
한결같은 대답은
'얼마 안남았어요 힘내세요.'
'조금만 더 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내가 정상까지 오르면서
그 사람들의 말이 거짓말이라는걸 깨닫게 되는데
이제까지 올라온게 아까워서 할수없이 계속 올라가게 되지...
정상에 오르게 되면 말할수 없을만큼
벅찬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사는것에 대해 자신감이 생기고...
그런데 우습게도
정상에서 내려올때는 나역시 거짓말장이가 되어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대답을 하게 된단다
왜 그럴까?
아주 힘들었다고 많이 올라가야 한다고
해야 하잖니?
상대방을 위한 진심어린 거짓말은
그 사람을 올바르게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단다...
그러나 거짓말을 할땐
내 이익을 위해서 하는건지
정말 상대방을 위해 꼭 하는건지
깊이있게 생각해보고 결정해야겠지?
1. 보들이
'05.12.29 10:00 AM (221.155.xxx.35)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그냥 반가운 마음에 답글 달고 갑니다 ^^*
전 요즘 아이에게 마법의 시간여행 사줬어요
지금 먼저 한글로 읽히고 흥미붙인후에 원서로 읽으려구요( 과연 그런날이 올까요 ^^;;;)
그런데 옆에서 저도 덩달아 같이 읽는데 쫙 빠져드는 느낌이네요 ^^2. 미네르바
'05.12.29 3:02 PM (222.96.xxx.199)^^
방가방가
정말 오래간만이죠?
한동안 82cook 보고만 나갔답니다.
2005년도는 정말 제게 다사다난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한 해였어요.
그러다보니 자연히 아들 공부를 못봐준 것 같습니다.
영어만 문법을 한번 훑어본 정도고
수학은 완전히 버려놨습니다.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만 주고 그 다음 과정은 알아서 하게 두었죠.
그 와중에도 책읽는 가족으로 뽑혀 상장과 부상 등을 받았지만 ...
제일 중요한 것을 놓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수학!
어휴!
어떻하나 고민 만땅인데 다시 차근 차근 해야겠지요.
책 어려운 것, 님 방식으로 시도 해보겠습니다.
2006년 행복하세요.3. 石봉이네
'05.12.29 4:35 PM (220.125.xxx.251)보들이님! 여전히 아이교육에 열성적이시네요~~
마법의 시간여행이 그리도 재미있나요?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물론 한글로요^^
미네르바님
많이 바쁘셨나봐요
책읽는 가족으로 뽑히셨으면
82에 제일 먼저 보고를 하셔야지용~~호호호
축하드립니다. 제가 받을땐 무사이 없었는데
미네르바님은 부상까지 받으셨군요
그리로 이사갈까요?
걱정 마세요. 수학도 책 읽는것처럼 차근차근하다보면
금방 따라갈거예요
전 영어땜에 마음이 아파요~~
작은놈의 평균성적을 영어가 다 잡아먹어서
등수가 휙 밀리네요
나름대로 제 아이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정하긴 했는데...
열심히 해봐서 좋은 결과 나오면 82식구들께도 소개할게요4. 빠삐용
'05.12.29 5:25 PM (211.178.xxx.41)선택의 의미로 쓸 때는 '든'이 맞습니다. ex) 먹든 말든 네 맘대로 해!
'던'은 과거의 일을 얘기할 때고요... ex) 그렇게 말했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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