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불량 테잎 구입기..

잘못된 선택 조회수 : 364
작성일 : 2005-12-29 08:33:43
어제 요 밑의 어떤 님의 글을 읽다가
생각나서 저의 경험담을 올릴까 해요.

얼마전 남편이 퇴근길에 전화가 왔어요.
약간 쑥스러운 웃음을 날리면서
지금 뭐하냐, 애들은 오늘 잘 놀았냐하며
갑자기 집 근황을 상세히 묻더니
집에 비디오 잘 나오냐고 묻더라구요.
(얼마전 고장난다고 이야기 한 적 있음)

비디오 고쳤다고 했더니
상태 한번 확인하고
애들 일찍 재울 준비하라네요.

왜냐고 물었더니
오다가 변두리 길가에서
차량 세워놓고 불법 비디오 테잎 파는 곳에
들러서 아주 재밌는 (?)테잎 석장에 만원이라는
파격가에 구입해서 간다고
아저씨가 정말 재밌다고 추천한 거 샀다고
자랑을 하며 실실 웃었어요.

정말 싱겁다고, 그렇게 할 일 없으면
일찍 와서 애나 보라고 큰소리쳤지만
갑자기 그런 테잎을 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왠지 보고 싶은 충동감이 팍팍 일어나더라구요.

드디어 남편 도착하고
저녁 먹고
아이들 재우느라 한바탕 소동이 일고
테잎 볼 만반의 준비 갖추고
둘이 쳐다보며 실실 웃고.
하여튼 여타의 과정 거치고
테잎을 넣었습니다.
(제목은 환상적임).

남편이 계속 저보고
보고 싶으면 보고싶다고 하지
볼거면서 괜히 성질 낸다고
놀리는 거 감수하고
재생 버튼 눌렀는데
이상하게 공테잎만 돌아가는 겁니다.

어, 이상하다
처음부분이 녹화가 안 됐나 싶어
빨리 감기 돌리고 했는데도
계속 화면은 안 나오네요.

당황한 남편
그럴 리 없다며 다른 테잎 갈아 끼우고
돌려도 똑같은 상황.
3개를 다 확인해봐도 그냥 공테잎이네요.

그 허탈함은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남편 심하게 좌절하고
아저씨 찾으러 간다고
지금가면 만날 수 있을거라고
가서 따지고 환불 받는다고
길길이 뛰는 거
누가 생각해도 웃기는 상황이라고
가서 뭐라고 이야기할 거냐며
주저앉히고 보니
웃음이 막 나는겁니다.

테잎 보겠다고 사오는 사람이나
그걸 속이고 빈 테잎 파는 아저씨나
거기에 동조해서 분위기 조정하는 나나
셋 다 공범자 아닌가요?

그날 하늘이 내려앉는 허탈감은
아직도 못 올리고 있답니다. 어이구...

추신: 혹 이상한 이야기했다고 화내지 마시고
      그냥 웃고 넘어가 주세요.
      계속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 올립니다.


IP : 218.54.xxx.19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12.29 9:15 AM (221.164.xxx.95)

    ㅎㅎㅎㅎ 기대가 무너지고~열 받아 찾아나선 남편분은 ..어찌 되었는지요? 후기를 부탁해요~그 뻥친 아찌 붙잡아 무릎 꿇고 싹싹~~빌게 만들었는지..??? 그 날밤 두분이서 우아하게 손목만 잡고 잘 주무셨는징ㅎㅎㅎ 후기를..

  • 2. @@
    '05.12.29 9:29 AM (222.101.xxx.119)

    푸 ㅎㅎㅎ

  • 3. 하하..
    '05.12.29 10:47 AM (219.133.xxx.240)

    저도 후기궁금...그래도 ..손만잡고 주무시지는 안했을것 같은..흐흐...

  • 4. 원글이
    '05.12.29 4:01 PM (211.215.xxx.47)

    어쩌지요? 후기 적을 게 없는데요.
    준비과정에 너무 힘썼더니 피곤하여 그냥...
    무엇이든
    과정이 너무 복잡하면 결과는 좋지 않답니다.
    제가 이번일로 얻은 경험이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2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5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1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0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2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8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0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78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5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0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0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8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2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