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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사랑합니다.

행복 조회수 : 1,895
작성일 : 2005-12-26 21:58:39
별거 아닌 자랑같지만 남편과 살아가는게 행복해서 적어봅니다.
제 나이 일주일있으면 35입니다.

95년 4월에 미팅으로 만나 6년 연애하다 2000년에 결혼했네요.
10년동안  한순간도 제마음을 떠나지 않는 사랑입니다.

처음 만났는데 다른 남자들과 다르게 톡톡거리더군요.
저한테 잘보이려고 하지도 않고 별 특별한 관심도 없이 그냥 친구대하듯이 하는
그리고 그후에 만날때도 항상 더치페이를 원하고 ..
그냥 무조건 잘보이려고 잘해주는 그런 남자들과는 사뭇 달라 보였고 개방적인 가치관들
농담따먹기가 아닌 진지한 학교내에서도 영화서클 회장을 맡을 정도로 저와는 너무 다른
환경과 성격이더군요.

저는 선생님이신 아버님 밑에서 학원도 잘못다기게 하시고 tv에서 남녀만 나와도 슬슬 피해야하는등
참 고리타분하고 억압(?)받는 집자체가 무슨 습기 가득한 어둑한 감옥같은 분위기에서 많은 피해의식과
그렇게 미워하던 아빠의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아 콤플렉스도 많고 오기도 가득하고 사람들과 만나는것도
항상 자신없어하는 그런성격이었지요.
제 소원은 아빠와 정 다른 사람을 만나는거 였어요.

제 동생 지금도 기억한다고 합니다.
미팅하고 집에와서 흥분해서 형부얘기를 꿈꾸듯 얘기하던 그표정을...

얄미운 자랑 시작하겠습니다.

저 지금까지 음식물 쓰레기 한번 버린적 없고, 재활용 한번 한적 없고,
화장실 청소 (특히 변기청소) 제대로 한번 한적 없고 , 4살된 아들 양치는 남편이 밤에 있는한
항상 남편 몴이였고...

제가 신혼때 강북 끝에 살았는데 직장 선배 집들이 때문에 인덕원까지 내려왔는데
그 똥차 르망을 끌고 선배 집까지와서 바로 나간다고 하니까 왜 나오냐고 사회생활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2시간 이내로 나오지 말라고 화내며 차안에서 책을 보며 기다리던 내 남자를
너무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사랑이 병이됐는지 남편이 퇴근후 약속을 잡으면 저 난리 난리 칩니다.
사람들과 만나고 있으면 올때까지 10번이고 몇번이고 전화합니다.
처음에는 애교로 끝은 협박으로 ..
솔직히 남편 그것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만 그리고 병이라고 하지만
너무 보고싶고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억울하기 까지 합니다.(진짜 병입니다.)

저또한 퇴근후 다른 약속을 못잡습니다.

빨리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봐야지 얼마있음 죽는 사람처럼 볼수 있는데 못보면 1분도 아깝습니다.
그저께도 퇴근시간보다 딱 두시간 외국에서 오랜만에 온 친구만나고 왔는데 몇분 단위로 전화며 문자며
..
남편 집에 오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안하길래 나랑 결혼한거 후회하냐고 물으니
밤에 제 등뒤를 꼬옥 안아주며 한번도 그런생각한적 없다고 뽀뽀해주더군요..



결혼하지 전날까지 아빠랑 싸웠습니다.
원래 말이 통하지 않는 아빠였지만 결혼 할때까지 속상하게 하셔서.
14평 아파트에 사면 얼마나 산다고 혼수 너무 비싸다느니 ..
축의금도 아빠주머니로 결혼전에 직장 다니면서 모은돈도 하나도 안주시고
저희 부모님은 모르시지만 월세로 시작했답니다.
아빠가 제돈만 주셨더라면 전세는 구할수 있었을텐데 지금까지도 아빠가 밉고 엄마를 힘들게 해서
더 미워 안보고 싶지만 제 남편 성격이 너무 활달해 그런 고리타분해서 아무도 곁에 없는 아빠
비위도 얼마나 잘 맞추는지 아빠 평생 보기싫어 친정은 아빠 없을때만 가끔 가고 싶었는데
아빠 억지 소리 들어주며 아빠와의 사이도 많이 좋아졌답니다.

자기는 양말한켤레도 돈 아깝다고  안사는 사람이 막내남동생(대학생) 설악산 콘도도 잡아주고 용돈주고
처제는 또 얼마나 사랑하는지 ..
그연세에 백화점에서 판매를 하시는 울 엄마께는 얼마나 활달하고 귀염떠는 사위인지

오늘도 엄마가 백화점 쉬시는 날이시라고  1시간 30분 되는 거리를 저 몰래 친정가서 자고 온답니다.
남편이 교대근무를 해서리 내일 쉬거든요.
몇번씩 전화해서 안무섭냐 안보고 싶냐 ...

그 무뚝뚝하고 미운 아빠한테도 전화해서 요번 망년회겸 새해 맞이는 처가집에서 한다고 기다리시라고
하더니 못참고 오늘 또 가버렸네요.
토욜날 갈건데 왜 갔냐고 했더니 그렇게 말할까봐 얘기안고 왔다네요.

하루라도 남편 자랑을 안하면 입에 가시가 돗는 저 직장에서도 부러움에 대상이고 질투의 대상이지요.

솔직히 남편 객관적으로 보면 단점도 많죠.
어릴때 화상을 입어서 머리와 손과 옆구리에 흉터가 심해요.(그런데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남편을 사랑해요)
결혼할때 돈이 전혀 없었죠. 시댁에서 몇백도 못 받았을 정도니까요.
대구 사람이라 말도 빠르고 약간 더듬기 까지 하네요.
목소리도 미성이라 낮에 집에있을때 부동산같은데서 전화와서 받으면 ``사모님 좋은 땅있어요``ㅋㅋㅋ   한다네요.

처음 만나을때 부터 지금까지 어디서나 저는 꽁주로 불리운답니다.
아무리 화가나서 싸울때도 꽁주가 어쩌고 저쩌고 ... 옆에 잎던 동생이 화가나도 꽁주라고 부른다고
웃기다고 합니다.
싸움이 될리가 없지요.

지금쯤 친정에서 식구 모아놓고 열심히 수다 떨고 있을 내 남편을 사랑합니다.


IP : 211.195.xxx.14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참말로
    '05.12.26 10:05 PM (59.24.xxx.179)

    지금 염장 지르신거쥬.? ㅋㅋㅋㅋㅋㅋ 넘넘 보기 좋은부부시네요..
    항상 날 고생시켜서 미웟던 당신엿는데..
    항상 날 울리는 당신엿는데..
    원글님 읽고 참으로 느낀바 큽니다..
    우리여보야도 이쁜당신으로 오늘부터 봐줘야겠습니다..ㅎㅎ

  • 2. 후후
    '05.12.26 10:33 PM (58.102.xxx.221)

    부럽고, 보기 좋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조금 늦으면 계속 문자에 전화거는 것은 어른답지 못한 행동인데요.
    물론 사랑해서이겠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구속이 아닐까요?
    저는 연락없이 늦으면 전화해보지만, 나머지는 알아서 들어오리라 믿고 전화안합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로 회식하고, 집에 아주 늦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리고
    남편이 님의 가정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애쓰는지, 정말 보기 좋습니다만 ^^
    그 만큼 님도 남편의 가정을 위해 남편만큼 하시지요?

    사랑이란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마운 만큼 나도 노력해야 하는 것이니깐요.
    아마 남편 자랑하느라, 님이 시댁에 하는 것은 안 적었겠지요?

  • 3. 행복
    '05.12.26 10:49 PM (211.195.xxx.146)

    그러게요.. 제 문제를 잘 찍어주셨네요..
    저도 (제 병적인 집착이라고 하지요..)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당장은 남편을 구슬리고 애교로 넘어가고 사랑이라는 단어로 잘 넘어가고는 있지만 진짜 병원에 갈 정도로 심해요..
    처음에는 애교로 살살하다가 나중에는 저 또한 놀랄정도로 우울해지고 폭발할것같은 심정이되지요.
    엄마도 그런 저를 걱정하실 정도네요.
    핑계같이 들리시겠지만 제 여동생(아직 미혼)도 저와 비슷한증상이랍니다.
    남자친구를 자기 맘대로 할려고하고 그게 자기맘처럼 안되면 난리 난리 욕까지 하면서 달려든다네요.
    남친이 그걸 다 받아주고 화한번 않내면 감동하면서 찡하고.. 또다시 ...정신#자 같죠?
    근데 엄마 하시는 말씀이 네가 그렇게 미워하는 아빠랑 성격이 딸 둘다 똑같다네요.
    옆에 사람 사랑이라는 족쇄로 들들 볶고 함부로 하는게 영락없다고 합니다.
    진짜 핑계지만 그렇게 아빠 성격을 싫어했는데 어쩔수 없나보네요..

  • 4. 또 와~
    '05.12.26 11:05 PM (220.85.xxx.189)

    오늘 염장글이 많구만요...하여간 행복하시다니 보기 좋군요. 끝까지 사랑하시길.

  • 5. 행복2
    '05.12.26 11:52 PM (58.102.xxx.76)

    그 사랑이 아름답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소서...

  • 6. ...
    '05.12.26 11:57 PM (203.228.xxx.132)

    많이 사랑하시는거 물론 너무 좋은 거지만 남편분이 때로는 힘들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편분도 사회생활을 하시는 분이실텐데...
    때로는 여유롭게 옆에서 지켜보시면 아내의 남편사랑이 더욱 돋보일거 같아요..^^

  • 7. 너무
    '05.12.27 12:46 AM (221.145.xxx.209)

    나만 바라보고 있음 좀 피곤하지않을까 걱정이 되네요..토요일 일요일 내내 같이 있다 남편이 월요일 출근하면 좀 한가로운 느낌들고 좋던데요...나만 그런가?. 저희는 이웃에게 정답게 보이는 부부 정도입니다만.

  • 8. 또뚤맘
    '05.12.27 1:23 AM (211.242.xxx.145)

    행복하세요

  • 9. ..
    '05.12.27 9:52 AM (211.253.xxx.18)

    님이 행복해 하고 남편을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개인생활도 존중해 주면 어떨지요.
    내가 누군가와 오랜만에 만남을 갖고 있을 때
    그렇게 전화하고 재촉한다면 숨이 막힐 것 같은데...여유를 가져보시는 게 어떨지...

    님의 앞날에 계속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 10. 행복
    '05.12.27 10:05 AM (218.147.xxx.127)

    네 고맙습니다. 저도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시 핑계이지만 아빠의 사랑을 못받아서인지 그리고 엄마처럼 살기 싫어서인지 제 위주로 제 마음데로 하고 싶어합니다.
    여러분도 항상 행복하세요..

  • 11. 있잖아요,
    '05.12.27 10:11 AM (211.176.xxx.59)

    정말 부럽고요. 행복해 보이시는데요... 한가지만 말하고 넘어가려고요. 남편분 약속있어서, 다른사람들과 있을때 그렇게 전화해대면요. 주위사람들이 욕합디다. 제 남편이 좀 활달하고 아는 사람도 많아서 저랑 같이 다른 사람들 만날때가 많거든요. 근데, 어떤분 와이프가 그렇게 전화해댄대요. 좀 그렇다면서, 얘기합디다. 님도 남편분 그리 사랑하신다면, 그런점은 정말 자제를 해주세요. 남편분의 사회생활이 위축된다면.. 좀 그렇잖아요?

  • 12. 사랑한다면
    '05.12.27 12:13 PM (210.106.xxx.135)

    저요. 약속이 뭐 있고, 언제 들어오는지만 이야기하면 전화 안합니다. -.- 님이 사랑하시는 남편 바보 됩니다. 제가 사회생활 해 본 바~ 전화 안해주는게 사랑이더이다. ㅋ

  • 13. ...
    '05.12.27 7:31 PM (220.121.xxx.98)

    남편분 대단하시네요.
    나같으면 숨막혀서 죽을 것같은데...
    원글님, 그건 사랑이 아니라 속박이고 구속인 것같습니다.

    제가 아는 여자분이 있는데요.
    지금은 아주 부드러운 분인데 젊었을 때는 완벽주의자였대요.
    결혼하고 얼마 있다가 남편에게 물었대요.
    행복하냐고.
    이분은 자신이 있었죠.
    잘해주고 있으니 남편은 행복해할 거라고.
    하지만 남편은 얼른 대답을 못하다가 한참후에
    자기는 죽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하더래요.
    뜻밖의 대답에 그분은 화들짝 놀랐죠.

    원글님, 남편분이 정말 행복해할까요?
    대개의 경우 그런 방식의 사랑은 감당하기 힘들 것같아요.
    그분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웬만한 사람은 숨막혀서 질식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영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요.
    원글님도 남편분도 그런 영역을 만드세요.

  • 14. ^^
    '05.12.27 11:47 PM (219.240.xxx.45)

    어렵게 자란 님이 행복하시다니 너무 다행이고 기쁩니다.
    님에게 꼭 맞는 좋은 남편을 만나셔서 너무 다행이에요.

    단, 하나만 조언 드리자면요...
    사람은 지금 행복한 것이 계속 유지되려면
    성숙해져야합니다.
    내 행복이 남편에게도 행복해지기 위해,님이 성숙한 인격으로 나날이 조금씩
    발전해나가야한다고 봅니다.
    성숙된 사람일수록 남을 구속하기보다는 그를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내가 행복해지는
    것을 선택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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