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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서 제사에 오지 말라고 하십니다.

정말 고민 조회수 : 1,391
작성일 : 2005-12-19 11:00:55
이번주 수요일이 시댁 할아버님 제사입니다.
제목 그대로 저희 어머님은 아버님 제사에는 와야하지만 다른 할아버지, 할머님들 제사에는
항상 오지 말라고 하시고 저희는 항상 간다고 해서 충돌을 합니다.
거리는 차로 왕복 6시간 정도 걸립니다.

어머님께서 오지말라는 이유는 항상 같습니다.
애들 아빠가 그 다음날 평상시대로 일찍 출근해야하니 피곤하고(출근 시간은 8시까지구요
집에서 30분 전에 출발합니다), 요즘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럽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한가지 이유는 시댁에서 보태준 것 거의 없이 저희가 결혼하며 둘 다 대학원 다니기 시작했고,
아이 둘 낳고, 집 얻고 등등 모든 것을 꾸준히 빚으로 하며 갚아나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드니 한번 내려왔다 가려면 경비가 많이 드니까 제사에 오지말라는 것입니다.
왕복 3시간정도 걸리는 곳에 서방님이 살고 있어 서방님이 상대적으로 저희보다 가까우니
절 할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

어머님께서 애들 아빠가 피곤할까봐 많이 걱정하시는 이유는 애들 아빠가 오랫동안
간염 건강보균자였다가 약 5년전 쯤 간염으로 판정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이나 저 애들 아빠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가 지극 정성으로 해주기도 하고, 남편도 원래 술을 안마시는
바른생활 사나이라 간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저희 부부가 꼭 제사에 가고자하는 이유는 애들 아빠는 장남이고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안계시니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버님 제사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면서
그 윗대 조상님들 제사에는 안 간다는 것도 잘못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조상을 잘 모셔야 남편도, 아이들도 다 잘될 것 같다는 마음뿐입니다

시댁에 그동안 정말이지 큰 일이 생겨 저희는 맏이로써 그 일 해결하느라 지금까지 근 2년을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큰 일뿐만 아니라 크고작은 일들이 몇번 더 있었을 때도 해결사는 항상 저희 부부였죠.
항상 먼 길을 자주 오가며 일을 해결했습니다.
이럴 때는 어머님께서는 당연히 저희가 일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애들 아빠에게 내려오지 말라고
하신 적은 한 번도 없으십니다.
그런 일을 해결할 때가 애들 아빠가 더욱더 힘들었고, 경비도 더 많이 들었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아버님 제사를 제외한 다른 제사때만 되면 번번히 강경하게 못 내려오게 하십니다.

저와 애들 아빠 생각은 집안일 해결하러도 그렇게 전국 돌아다녔고, 가끔 멀리 여행도 가고,
또 어머님께도 비교적 자주 내려가는데 어떻게 제사에 안 내려갈 수 있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는 아버님 제사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려와야 하지만 다른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는 힘들고 돈 많이 드니까 오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제 제사에 내려간다고 애들 아빠가 전화드렸더니 오지 말라고 하시고, 저를 바꾸라고 하셔서
9일 후에 있는 제사에는 내려오고 이번 제사는 오지 말라고 안 좋은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들 생각에는 어느 제사는 가고 어느 제사는 안 가는 것은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제사는 피치 못할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지만 미리 취사 선택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혼 한지 8년됐는데 그동안 아버님 제사 빼고는 매번 제사에 내려가는 것 때문에 어머님께
안좋은 소리 듣고, 미움 많이 받았습니다.

얼마전 생신에도 자식들 모두 극구 내려오지 말고 올 해만 그냥 지나가자고 하셔서 저는 맏며느리로써
찾아뵙고 미역국이라도 끓여드리리려고 했으나 서방님, 아가씨 모두 말려 정말 생신을
그냥 지나갔습니다.
자식들 말은 엄마는 맏며느리인 제가 뭔가 잘해보겠다고 어머님 말씀에 배치되는 행동을
많이 해서 제가 어머님을 무시한다고 여기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잘 해드린다고 해 드려봤자
어머님을 오히려 노여워하게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달 이런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잘해드린다는 생각에
어머님 말씀 어기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제사만은 꼭 내려가고 싶습니다.
단지 조상을 잘모셔야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뿐입니다.
어머님께 누누히 이런 저의 생각을 말씀 드렸는데 어머님께서는 항상 내려오지 말라는
말씀뿐입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조언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주위 몇몇 사람들에게 말해봤는데 다들 제사 안가면 보통 혼나는데
오지말라는데 뭐가 고민이냐고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 없습니다.
저는 제사 문화가 많이 퇴색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IP : 220.120.xxx.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12.19 11:11 AM (210.102.xxx.9)

    아직 연륜이 짧아 뭐라 말씀은 못드리지만
    원글님 생각이 참 바르신 분 같아서 그냥 못 지나치고
    도움도 안되는 댓글 하나 달고 갑니다.

    상황에 맞게 조금 융통성을 발휘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형식은 조금 빠지더라도 어머님에 대한 마음 씀씀이는 지금과 변함없이...

  • 2. 파랑새
    '05.12.19 11:19 AM (220.76.xxx.105)

    근데 정말 신기하네요.왜 가족들이 맏며느리 노릇 잘 하려는 걸 그렇게 막을까요? 나는 님 같은 며느리 얻었으면 좋겠는데... 어머님께 잘 말씀 드리세요. 제사에 참가하여야 맏며느리로서의 님의 마음이 편하다고요.

  • 3. 진짜 효는
    '05.12.19 11:21 AM (66.167.xxx.246)

    돌아가신 한번도 뵙지 않은 조상을 섬기는 것보다, 내 남편을 낳으신 살아계신 어머님의 뜻을 받드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살아계신 어머님이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따르는 것도 자식된 도리고, 또 조상께 더 좋은 모습일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저의 돌아가신 친정아버님은 제사란,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있는거라고 믿으셨어요. 그래서 언제나 제사음식도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위주로, 서로 오랜만에 얼굴 보고 익히는 것을 주로 삼으셨고요. 제례란 것도 결국엔 살아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형식이거든요.

    어머님 살아계신 동안엔 어머님 뜻을 받으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4. 비슷한 생각
    '05.12.19 11:21 AM (220.73.xxx.110)

    아마.. 경비 때문에 그러시는 거예요.. 나이 드시면서 경제적 여유가 빠듯하신분들은 그런 생각을 하세요.. 님이 생각하시기에는 다른 일에도 경비가 들었는 데.. 하시겠지만 아마 직접 오랫동안 제사를 지내 오신 시어머니에게는 그 윗할아버지나 할머니 제사가 그다지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셨을 꺼예요..
    다른 대소사의 경우는 예상치 못하며 일어난 일이니깐 큰아들 도움이 필요하지만 오랜동안 혼자 제사를 지내 오신분들에게 제사는 그저 일년에 몇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며 그다지 큰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제사문화가 퇴색했기보다는 시어머니에게서는 오랜기간동안 몇 십년 그저 하시는 일같이 퇴색되었을 겁니다.. 일년에 명절포함해서 대 여섯번 씩 20년만 해도 100번 넘잖아여~ 특히 님이 말씀하시는 조상을 잘모셔야 일이 잘풀린다고 하신말은 시어머님입장에서는 그전부터 열심히 제사 지내도 잘되는 일이 잘 없으니깐..점점 형식으로 무디어 질수 있을 껍니다.. 아마 조금은 그런 생각도 어머님께서는 드셨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아드님 내외가 일부러 경비 들면서 올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 5. 며눌
    '05.12.19 11:22 AM (211.107.xxx.24)

    어머니 말씀대로 하시는게 좋아요..
    아무리 이치에 맞지 않아도, 어머니 뜻 거스리면,
    며느리가 잘해도 안 좋게 보이거든요..
    뭐든 어머니 뜻대로 하심이....
    저도 그럴 때 많아도 그냥 하시자는대로 합니다.. 그게 집안 편하니까요..

  • 6. 제가
    '05.12.19 11:30 AM (211.55.xxx.163)

    생각할때
    제사에 꼭 참석한다는거는 그건 평상시 생활도 심리도 많이 안정되어있다는 뜻일겁니다.
    안정된 감정에서 만사 일이 잘 되는 거지요.(부부사이가 않좋다더지, 애들걱정이 크다든지, 회사에 일이 꼬인다던지등등을 경황이 없는 상황으로 평상일을 받아들인다면 제사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할 겨를이 없는 거겠지요. 이런경우 제사를 못모시겠지요.

    하지만 제사를 모심이 이러한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라면 제사를 안모심이 차라리 그 집에 일이 더 형통할지도 모르죠.)

    절이나 교회에서도 남편이 반대하거나 , 애들 밥을 차려주지 못하는 상황이면 나오지 말라고 합니다,.
    즉 기도나 제사도 다 일상의 평안한 기반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뜻하지요.
    님이 제사에 못감으로써 나오는 갈등과 불안감이 님에게 안좋게 작용하는거지 , 제사에 안간 자체는 님에게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거라 생각이 되네요.

    제가 40년을 살고 어렵게 ,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잘 전달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마음의 평안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 잘될것 같으네요 . 님 맘이 좋으셔서.

  • 7. ㅠㅠ
    '05.12.19 10:14 PM (211.192.xxx.204)

    저랑은 반대시네요.
    저희 시댁에서 맨날 하는 소리가 '조상 제사를 잘 모셔야 밑의 후손들이 잘된다'인데..
    전 정말 이 소리 듣기 싫거든요.
    ㅠㅠ
    그럼 저희 시댁은 지금쯤 떵떵거리며 살고 있어야 할텐데.................
    아버님으로부터 3대조까지 지내는데.. X뿔 잘되긴 뭐가 잘되요.ㅠㅠ
    우리 시부모님.. 결혼한 자식 둘이나 있어도 근 10년간 손주는 한명도 없고..
    내집도 없이 사시고.. 가족들도 일찍 죽거나 혼자사시는 분도 있고...
    ㅠㅠ
    전 그래서 도대체 왜 제사를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던데...

  • 8. 어머님은
    '05.12.20 4:32 AM (204.193.xxx.20)

    "조상을 잘모셔야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뿐입니다." 의 생각이시면 우선 시어머님을 잘 모시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싶네요.
    시어머님 말씀을 잘 들으세요.

  • 9. dd
    '05.12.20 8:31 AM (211.205.xxx.13)

    복받고 싶어서 제사를 모시려는 마음만 있고 남편의 건강이나 피곤함은 안중에 없으신가요?
    오지 말라는 시어머니와 대립하면서까지 제사에 참석하려는 의도가 봉제사기자손 때문이라면 남편 없이 혼자라도 갔다오세요.
    시어머니도 님때문이 아니라 남편때문에 오지 말라는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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