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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에...

시골아낙 조회수 : 320
작성일 : 2005-12-10 12:46:43
오늘도 눈이 온 뒤라 그런지 바람이 쌩쌩부는게 여간 매섭지가 않습니다.

바쁘게 사는 도시생활을 접고 이 곳 시골로 들어올때만하여도 아는이 없는곳에서 어떻게 살까하는 마음이 컸었는데 이제는 이 한가롭고 여유로운 삶이 자꾸 나를 편안한 아줌마로 만들어갑니다.

아줌마들이 제일 어려움을 느끼는 시집살이..그리고 흙에서의 전원적인 생활만 생각한 마음과는 정반대인 육체적인 어려움까지..

오늘 나는 한 여름 뙤약볕의 수고로움을 뒤로하고 한가하게 앞산을 바라보며 산다는것을 생각해봅니다.

내 삶의 소중한이들은 도시에 살면서 하루하루 일어난 일들을 시시콜콜 이야기해옵니다.
그 시시콜콜한 이야기 중에서도 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일들도 묻혀서 따라옵니다.

어제는 사촌여동생의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산골의 바람만큼이나 나를 아프게합니다.
참 힘들게 살았는데...
시집 잘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부유함은 한낱 모래와도 같이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버리고 많은 마음
고생을 하고 산다는 소리가 자꾸만 이 산골까지 묻혀서 들렸는데..
고만고만 자라는 아이들과 어떻게 살아갈까를 생각하면서 사람의 삶이 참 어렵고 힘들다는것을 느낍니다.

나도 모든 힘듬을 뒤로하고 이 산골로 들어와 편안한것을 찾는 내 안이함을 많이 뉘우치면서 살아가는 산골아낙이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편안합니다.

어른들과 같이 살면서 힘들다고 느끼면 한없이 힘들어지기에 가족이니까 누군가는 책임져야하는 대한민국의 아들의 비애를 온 몸으로 부딪치면서 이제는 힘없이 늙어만가는 시부모님이 후일의 나의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이해가되어가는 며느리가됩니다.

그리고 힘들게 살아가는 남편도 이해되는 그런 바람부는 날입니다.
지금 연탄보일러를 넣어 아내가 떨지않게 생활하라고 이 바람부는 날 땅을 파고 시멘트를 개는 남편이
참 좋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이 바람을 맞고 걸어서 올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맛난 점심을 준비하여야겠습니다.
김장김치와 아버님께서 장날에 사오신 자반고등어 한 손 굽고 구수한 된장찌게를 준비하여야겠습니다.
이 바람부는 날에.....행복한 하루를 보내기위하여....
IP : 221.168.xxx.12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Ellie
    '05.12.10 3:41 PM (24.162.xxx.33)

    시골 아낙님의 글은 첨음 보는것 같아요.
    늘 사랑과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곳이 누드배 농장인 것같습니다.
    일단 고인의 명복을 비고, 남아 계신분도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두분이 은근히 닭모드 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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