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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그리고 내 딸

......... 조회수 : 1,541
작성일 : 2005-11-28 16:46:56
김장때문에 엊그제 시댁에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혼자 계신 친정엄마에게 들렀다.

전화 통화 할땐 조금 아프다 하시더니 직접보니 입안에 혀가 다 갈라져서 음식을 못 드시는것이다.
친정에 들를때는 엄마 얼굴만 보고 얼른 와야지 생각하고 갔는데.....아이들 학원보강있어서
막상 엄마를 보니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아서 엄마를 모시고 딸아이를 데리고 시장엘 갔다.
조기도 사고 백합도 사드리면서 혀가 갈라져서 매운걸 못드시니 백합 끓여서 미역국 해드시라고 ..

엄마와 집으로 오면서 .....엄마 나랑 같이 살자...고 하니 아무 대답이 없으시다.
엄마..방 3개니까 손녀딸내미 방 같이 쓰면 되지 않냐고 했더니....알았다고 하신다.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꼭 모시고 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딸아이 표정이 계속 부어있다.
이유를 물으니...할머니랑 방 같이 쓰는게 불편하고 싫다고 했다.
친정엄마랑 하는 이야기를 다 들은 딸아이가 볼멘 목소리로 자기방인데 자기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 맘대로 결정한다며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한다.

예전에 난 외할머니를 무척 따랐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때보다 할머니 돌아가셨을때 더 많이 울고 슬퍼할정도로...
이런 나 이기에 딸에 반응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물론 딸과 의논 안한건 잘못한거 같아 차근 차근 달래가며 이야기했다.
혼자계신 할머니 불쌍하고 고생 많이 하셨고 혼자 계시다 돌아가시면 어떻게 하냐 등등....
하지만...딸아이는 고집은 완강했다.

좋게 이야기해도 먹히지 않는 딸아이..
자기 엄마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할머니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함께하기를 거부하는 딸아이가..
때려주고 싶을 만큼 넘 밉고 내배로 낳은것 맞나 싶게 냉정한게 한없이 서운하다.

어떻게든 엄마를 모시고 와야하는데....
생각지도 않은 딸아이에 반대에 부딪히고 보니...
올해가 다 가기전에 이 숙제만큼은 풀고 한해를 보내고 싶다.


IP : 222.118.xxx.1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11.28 4:56 PM (61.106.xxx.79)

    어쩐데요...너무 속상하셨겠다
    따님은 아직 할머니랑 정이 깊이 들지않아서 그럴거예요...같이 살게 되면 정이 듬뿍 들을텐데...
    할머니는 항상 손주들편이잖아요 ^^

    방문제는...정말 어째야할지..난감하네요

  • 2. 정말
    '05.11.28 5:03 PM (222.108.xxx.201)

    내얘기처럼 느껴지네요.
    근데 아이가 어릴때부터 함께 살아도 그건 또 생기는 문제예요.
    저희 이모가 언니네랑 같이 사시는데 아이들이 커가다보니 아이들방을 따로 줄 수 없어 고민하더라구요. 물론 성별이 다른 아이가 둘이다보니 더 그렇죠.
    저도 지금 엄마랑 같이 살아요. 방3칸. 한칸은 안방으로 엄마가 쓰시는데 아직은 아이가 어려그렇지만 아이가 좀 더 크면 문제가 되겠더라구요. 아이 가구를 따로 해줄수가 없쟎아요. 공간이 없구.
    한칸은 저희가 쓰고 하나는 컴퓨터방겸, 창고겸, 짐넣고 옷넣는 다용도방으로 쓰고 있는데...
    처음 저랑 엄마랑 살림 합칠때 주변에서는 다들 우려했어요. 편하게 살지 뭐하러 사위랑 같이 사느냐고 그러구. 지금도 그게 불편해서 저희집에 잘 안온다는 친척도 있구...
    그치만 저흰 그냥 편해요. 엄마는 직장다니고 엄마 운동 다니시고 엄마 생활하시고, 사위도 자기 직장 다니고 자기 취미생활하구, 저는 애키우고 살림하고... 그래도 혼자 멀리 계신다고 생각하는거보다 하루한번씩이라도 뵐 수 있고, 아프실때 챙길수 있으니 그것만 해도 제맘은 좀 낫네요. 엄마가 앞으로 천년만년 사실것도 아닌데..

  • 3. 이사를
    '05.11.28 5:06 PM (220.85.xxx.17)

    방이 4개인 집으로 이사를 고려해보세요.
    친정엄마도 손녀딸과 함께 방 쓰는걸 원치 않으실거예요.
    이왕이면 친정엄마가 오셔서 맘 편하게 계실수 있게 환경을 만드신후 모셔오는게 어떨까요.
    아가들도 젊은 엄마, 아빠 또래나 좋아하지 늙고 초라해진 할머니, 할아버지들 싫어 한다잖아요.

  • 4. 이사를
    '05.11.28 5:07 PM (220.85.xxx.17)

    제 어린시절에도 친 할머니 가끔 오시면 제방에서 주무셨는데
    할머니 코고는 소리에 잠을 설치곤 했었지요.
    어쩌다 몇일이니 참고 말았지만, 계속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아마 불평했을겁니다.
    물론 할머니도 손녀딸이 불평하면 눈치보이실테구요.

  • 5. 따님과
    '05.11.28 5:09 PM (210.109.xxx.43)

    진지하게 한번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만약 엄마가 늙어서 네가 엄마랑 살고 싶은데 네 딸이 엄마랑 방 같이 쓰기 싫타고 하면 넌 마음이 어떻게냐고... 미리 너에게 의논을 하지 않고 엄마가 결정한 건 미안하지만 엄마도 너에게 조금은 섭섭하다고 하면 이해해주지 않을까요?

  • 6. 아이의사
    '05.11.28 5:17 PM (61.77.xxx.14)

    정말 무시하면 안됩니다.

    뭐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라서 그런종류가 아니고 ,
    아이가 싫어하는 내색이 할머니를 더 못견디게 할거예요.

    제가 좀 살아보니, 모든 일은 때가 있더군요. 가족 구성원들 합의같은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시기가 있어요. 그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면 그게 때인것 같았어요(그때는 님 따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거예요, 지금은 님한테 때가 아닌것 같아요.무리하지 마세요,내 자식과 가정이 평안한 상태에서 어머님을 돌보세요.내 가정이 평찬하지 않으면 어머님을 돌보는것 자체가 사치스러울수도 있습니다.

    님 효성이 크시네요.

  • 7. 어머님댁을
    '05.11.28 5:27 PM (210.106.xxx.113)

    가까운 곳으로 옮기기는 어려우실까요..
    친정엄마도 사위가 어려울수 있고 나름 불편한 점이 여러가지 있을 수 있겠네요
    저는 엄마와 합치기 보다는 아래윗집이나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옮기시는 게 좋을거 같네요

  • 8. ...
    '05.11.28 6:02 PM (222.118.xxx.230)

    흠... 사춘기 딸 입장엣 생각해보면
    우리도 옛날에 그랬잖아요.
    혼자만의 공간 갖고 싶은거...
    언니가 시집 가니 얼마나 좋던지(혼자 방 쓰게 되어)
    좀더 큰집으로 이사가거나
    친정어머니를 원글님 댁 가까이 모셔오는게 낫을것 같아요.

  • 9. .....
    '05.11.28 6:12 PM (220.90.xxx.241)

    제가 대학생때 80넘으신 할머니가 큰엄마랑 싸우고 갑자기 옷보따리 하나들고 우리집으로 오셨어요.
    제방 할머니랑 같이 썼어요..성격이 둔한지 불편한것 모르고 자그마한 할머니가 귀엽기만(?) 했어요.

    친정엄마는 갑자기 모시게된 시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셨지만 저는 생전처음 같이 살아보는
    할머니가 좋더군요.그렇게 제 방에서 살다 단독주택이라 할머니방 따로 짓고 3년 우리랑 같이
    살다 돌아가셨어요.

  • 10. 같이 살다보면
    '05.11.28 8:06 PM (222.233.xxx.60)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하나 둘 생길꺼예요.
    님 댁 가까운 곳에 따로 모시고 자주 뵙는게 어떠실까요?

  • 11. 원글님맘동감..
    '05.11.28 10:14 PM (220.73.xxx.39)

    전 원글님이 너무 부러워요.. 저도 혼자계신 친정엄마가 너무 마음이 아픈데.. 전 신랑이랑 시댁(외동아들) 눈치가 보여 같이 못살아요..

    따님 마음은 알겠지만 몇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참 서운하실것 같아요..

    우리세대는 자식기대도 안하고 마음준비 경제적 준비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부모세대는 그런 준비들을 하기에는 너무 자식만 보고 사셨으니깐...
    만약.. 내가 남편 잃고 혼자되어 아프고 혼자사는 데.. 내 손녀가 그랬다면...
    님.. 따님에게.. 지금의 입장을 현재의 원글님과 따님 관계로 한번 설명해봐주세요..
    엄마가 아빠 잃고 이렇고 이런데.. 너도 마음이 아프겠지.. 몇년만이라도 이해해주면 안될까 하면서..
    그러고도 안되면 따님에게 좀 못되게 굴고..나중에 엄마도 혼자 지낼려면 너한테 정떼야지 해보세요..
    (좀 그런가..) 그러면서 따님에게 너도 섭하지.. 하지만 너도 할머니 엄마를 그렇게 생각한다면 엄마도 @@(따님 이름)를 그렇게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하고..

    그렇게 해도 안된다면.. 휴.. 방법이.. 님..

  • 12. 흠..
    '05.11.28 11:44 PM (219.240.xxx.45)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어머님은 님에겐 엄마지만 따님에겐 할머니입니다.
    엄마와 할머니는 다르지요.
    어떤 어머니는 자기 딸은 이뻐도 손주는 안 이뻐합니다.
    내 딸이 더 중하다는거죠.

    님에게도 의사가 있듯이 딸에게도 의사가 있을 겁니다.
    그걸 어거지로 꺾으려고 하면 속에 불만이 차겠지요.
    차분히 앉혀놓고 말해보세요.

    너는 엄마가 잘해주면 좋지? 널 낳아서 키우고 때가 되면 밥해주고,
    너 아프면 매일 간호하고..
    너에게 내가 해줬듯이 할머니는 엄마를 그렇게 키웠단다...
    너,엄마가 늙으면 엄마 쳐다도 안보고 그런 건 아니겠지?
    네가 엄마를 사랑해주면 엄마는 너무 기쁘듯이,할머니에게 엄마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은 아주아주 당연한 거란다...

    처음엔 완강해도 차분히 말하다보면 아이도 서서히 알아들을 겁니다.

    네가 만일 어른이 되고 엄마가 할머니 되었을 때,
    엄마가 할머니라고 쳐다도 안보고 집에 오지도 못하게 하면
    엄마가 어떨까?
    널 기른 걸, 엄마가 후회하지 않을까?

  • 13.
    '05.11.29 1:01 AM (210.117.xxx.39)

    딸마음이 딸이 아는데...
    아님 원글님 따님도 나중에 원글님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질거에요...
    지금은 아직 어리고 요즘 추세랄까 그런게 좀 이기적일수도 있지만,
    나중에 크면 그때의 뾰로퉁함을 후회할거에요...
    물론 친정엄마에겐 죄송하지만 가까운곳으로 모시면 안될까요?
    그리고,가족회의도 한번 해보시구요...
    근데 좀 씁쓸해지네요...내부모 모시는데 가족회의까지 한다는것이...
    저도 장남 며느리인데...친정부모님이 아니라 시부모님이라면 어떻게 할까하는
    생각도 들구...답이 없네요....죄송~

  • 14. 이해
    '05.11.29 6:46 AM (222.238.xxx.74)

    아이입장에서는 그럴수 있겠네요.
    자기가 희생하고 피해를 본다는 생각이 우선들수 있겠어요.
    아이도 좋고,친정엄마도 좋은 방법을 강구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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