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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시어머님...

답답.. 조회수 : 1,062
작성일 : 2005-11-28 09:25:13
속이 답답해서 여기다 하소연이라도 하고 풀려고요..

이제 결혼한지 1년반 된 새댁입니다.

일전에 이곳에 제삿날계산 때문에 글올린 적이 있었는데,
아버님이 올해 음력4월1일에 돌아가셨거든요, 그니까 제사는 3월30일에 준비해야 맞습니다.

내년 달력을 놓고 제삿날을 꼽는데, 어머님께서 자꾸 제삿날을 틀리게 계산하셔서(3월29일)
답답한 마음에.."어머님 제가 알아봤는데, 그날이 아닌것 같은데요"
하고 다시 일러드렸는데, 오히려 저를 이상한 애 취급을 하시더군요,
올해 음력3월이 짧은달이라,29일까지 밖에 없어 어르신들이 충분히 혼동을 하실 수 문제긴 합니다만,

잠시 후 집에 이모님이 들르시자,
"언니,울며느리가 나보고 제삿날이 틀렸다고 자꾸 그러네, 우리가 맞지? " 하시며 두어른이 저를 몰아세우셔서 그만 두손 들고 말았습니다. 두분 다 누구도 못 말리는 자매지간이시기 때문에..

뭐 어머님이 그렇게 고집을 피우시니 제사날이 하루 땡겨져도 말씀대로 따르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닌걸 아니라고 하지못하고...엉뚱하게 저만 바보로 몰아세워지는 꼴이 되니
쩝... 기분이 유쾌하진 않네요.

역시,시댁과 친정에서 각각 제 목소리는 틀려지기 마련인가봅니다.
친정이었으면 제가 하고싶은말은 다 했을텐데..ㅎㅎ
시어머님은 언니말고 다른사람말은 전혀 귀담아 들으려 하질 않으시거든요.

그냥,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뭐 그런식으로
시댁에서 팥으로 메주를 쑤시던 어찌하시든 가만히 있을껄 싶기도 하고,

결혼한지 얼마 안됐지만, 첨엔 잘 몰랐는데 지내다보니,
시댁과 음식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고,
지내면 지낼 수록 닮은 부분보다 안 맞는 부분이 더 많아지는것 같으니 어쩌면 좋죠?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이 될 줄 알았는데, 첨엔 정말 아무것도 몰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제입에 전혀 맞지않는 음식을 싸주시며 가져가라 하실때나...
휴일에 아들은 무조건 푹 쉬어야하고,
며느리는 맞벌이하느라 밀린 집안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시는거나,
스스로 여자로 태어난건 죄라고 생각하시는거나...

요즘 세상에 남자는 새로한 밥주고, 여자는 찬밥먹는 집, 또 있습니까?

물론 아들귀히 여기는 어머님의 맘을 전혀 이해못하는건 아니지만...
아들밥은 좋은밥 떠주고,
자신은 밥상도 아닌 부엌 구석에서 밥통에 눌은 밥에 물부어 주걱으로 긁어 잡숫고 계신걸 보면
정말 가슴이 답답하지요,
저도 나이가 들면, 자식을 낳으면 그런 어머님 모습이 될까요? 그렇진 않을것 같은데...
은근히 어머님은 그런모습을 제게 보이시며 여자는 이렇게 살아야한다고 강요하십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그냥 가슴이 답답해서 이곳에 이렇게 풀고 갑니다.


IP : 211.204.xxx.11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며느리
    '05.11.28 9:40 AM (211.204.xxx.39)

    당연히 서로 다르지요
    나이드신분들 절대 안변해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살지요
    어머님 앞에선 네 네 하고 님 은 다르게 사셔야지요

    요즘은 자식보다 남편과 내가 먼저란 생각을 가지고 나도 좋은거 먹고 입는다는걸 보여줘야 나중에 대우받아요

  • 2. 저희
    '05.11.28 10:19 AM (222.108.xxx.161)

    시어머니 생활이 그래요. 부엌 한 구석에서 대충 밥먹으면되고 밥상에서 먹을때도 밥그릇 내려놓고 드시구.. 도무지 서울서 자란 저는 이해할수 없는 모습이였죠. 지금은 자꾸 제 목소리가 커져요. 어머니 밥그릇 올려놓고 드세요, 어머니 상을 두개펴서 방에서 다 같이 먹어요.. 저는 밥그릇 내려놓거나 들고 밥먹어본적 없어요...
    옛날 시집살이를 하셨던 분이라 그런지 다른건 그러려니 하는데 이밥상 문제는 좀 그래요. 며느리까지 덩달아 밥상을 제대로 못차려 먹게 생겼거든요. 전 시댁서도 꼭 작은 밥상 하나 펴는게 싫어서 제자리 앉을곳이 마땅치 않으면 안먹고 부엌에 서있어요. 자리나면 그때 먹는다구.
    더 웃긴건 우리형님. 제가 상 두개 펴면 귀챦다고 그냥 대충 먹으라구 그러네요. 그깟 설겆이 얼마나 된다구...

  • 3. 저도
    '05.11.28 10:22 AM (61.84.xxx.107)

    처음에 남은밥, 식은밥을 주시더라구요
    너랑 나랑은 이밥 먹자, 하시면서요.
    저 찬밥 싫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말씀 드렸어요.
    어머님, 저 찬밥 싫어요. 저도 저밥 먹고 싶어요.(애교 버전으로)
    처음에는 괘씸하다 생각하셨겠지만 지금은 당연히 제 밥도 따신밥 담아주십니다.

    서로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속으로만 섭섭다 하지 마시구요.
    제가 할말 다 해서인지 저희 어머님도 저에게 편하게 말씀 다 하시구요.
    할말 다 한다지만 또 거를 건 걸려야 하는 잔머리 내지는 마음씀도 필요하겠죠^^

    우리 편하게 살자구요.
    어른들께서 저를 가슴 답답하게 하셔도
    저 그냥 먼 산 한번 쳐다보고 한숨한번 푸욱 쉬고 끝냅니다.
    맘 편해선지 대신 살이 안 빠집니다.

  • 4. 시집
    '05.11.28 10:35 AM (59.186.xxx.80)

    시집이라는게 그렇더라구요.
    친정에서라면 바른말 팍팍 했겠지만, 시댁에서는 조용히 있습니다.
    제사날이 하루가 당겨지던 미뤄지던 간에 입 꼭 다물고 있구요.
    시집 쪽 일은 다 남편에게 미룹니다.

    글구 저희 시어머니도 당신 밥을 아들 밥보다 늦게 푸시더라구요.
    저희는 밥그릇 서열을 상당히 중시하는 집안이라.. ^^
    제가 푸면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큰아들), 제꺼, 시동생, 동서 순입니다..
    아참, 그리고 아이들꺼는 중간에 풉니다...

    시어머니가 한소리 하시더라구요.
    여자들 밥은 나중에 푸라고.. 가장들 밥 먼저 푸라고..
    제가 그랬습니다.
    "어머님이 푸실땐 그렇게 하셔도 제가 풀땐 그렇게 못하죠."
    그 후론 쭈욱 시어머니가 푸십니다..
    간혹 동서가 푸면 밥그릇 잡히는대로 풉니다.. ^^ 아주 현명합니다.. 사실은 개념이 없는거죠 ^^

    과일깍은 조각도 항상 여자들앞에 두시는데요.
    전 남편이랑 시동생한테 줍니다.
    집에서 좋은거 드시니 본가에 와선 이런거 먹으라고요.
    시부모님이 못마땅해하시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적응하십니다..

  • 5. 기일..
    '05.11.28 12:52 PM (61.33.xxx.60)

    올해 음력4월1일 이면
    음력 3월 29일날이 기일맞습니다.
    원글님이 착각하신것같아요.

  • 6. 윗분..
    '05.11.28 1:38 PM (211.204.xxx.113)

    기일은 돌아가신날 기준이기때문에
    내년 달력을 보시면 3월30일에 제사준비를 해야하는거랍니다.

    또 후에 음력으로 3월이 짧아져 29일까지밖에 없는 달이 오면, 그땐 29일에 지내야하는게 맞구요

  • 7. 총정리
    '05.11.28 7:58 PM (218.153.xxx.47)

    올해는 음력이 3월 29일까지이고, 내년이 3월 30일까지이면 내년은 30일 지내시는게 맞습니다. 시어머님이 착각하신거네요^^ 작든 크든 그믐에 지내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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