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단상

승연맘 조회수 : 1,253
작성일 : 2005-11-25 05:23:14
남편이 관련대학원에서 전공을 하던 때라 작년에 황교수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실은 남편의 대리출석이었지만 난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고 이 방면에 일천한 지식을 갖고 있던 터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일목요연하게 조리있는 강의를 해서 감탄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각난다.

인상은 아주 맑고 단아했으며 자신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한 사람이었다.

강의가 끝나도록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을 했던 시간이었고 다른 학생들도

몰입이 되어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그놈의 윤리문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심각한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황교수는 아주 유연한 자세로 응답을 했고 (물론 답변은 예상대로였다)

덧붙여 연구에 사용된 난자는 100% 기증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날도 황교수는 연구외의 일정으로 혹사당하는 분위기였고, 주변에서 밥 한끼라도 먹는 것을

대단한 자랑으로 여길만큼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에겐 이것이 대단한 해악을 끼치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스케줄이 하나둘씩 이어지면서 아마도

꽤나 스트레스를 받은 듯이 보였다. 그날 황교수의 얼굴은 지칠대로 지친 듯한 피곤한 기색이 눈에 들어왔다.

서울대 이공대 교수만 꼽아도 모자랄 만큼 돌아가면서 술자리를 만들었고 외부인사들까지 언급은 말할 것도 없었다.

사석에서도 황교수에 대한 자랑이 늘어졌고 주변 사람들이 축제 분위기에 동화되는 것을 한눈으로 알 수 있었다.

아직 갈길은 멀고 험난한데...란 생각이 들었지만 관련된 학자도 아니고 학교에 몸담은 학생도 아닌 터라

묵묵히 지켜만 보다 나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도 MBC PD수첩을 시청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양측의 논리를 반박할 만한 뚜렷한 증거나 반론을 펼칠만한

지식이나 경험은 없지만 단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황교수의 진정한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그 토대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자식을 부모가 믿지 못하면 세상에 그 어느 누구도 믿어줄 사람이 없다. 조국은 그를 배신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난자제공의 투명성이나 그 간의 연구에 있어 윤리성에 대한 문제는 짚고 넘어갈 일이지만

지금 일일이 끄집어내서 우리 국내에서 뜯어 발기는 시점이 아니란 말이었다.

외국에서도 견제분위기가 무르익어 터지기 일보직전에 불난 집에 선풍기 돌린 꼴이니 사태는 이미 물건너 갔다.

참 통탄해 마지않을 일은 이게 국민들의 아이러브 황교수 어쩌구 해서 될일이 아니란 점이다.

공산당이 미워요, 싫어요...한다고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일이 아닌 것 처럼 지금 난자제공을 하겠다고 아우성

치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연예인한테 내가 지은 밥 사줄께요, 직접 구운 케익을 드릴께요...나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문제에 전혀...접근도 못하는 처지에 난자기증은 이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다름없다.

하다못해...일 터지고 나서 언론에서 이런 저런 공방을 벌이는 것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부건 정치인들이건 원래 하는 일 없이 세비 받아먹고 공치러 다니는 줄은 알았지만 판세가 뒤집힐

형국에 뒷북을 치는 건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황교수를 경호원 붙여서 신변보호에 전전긍긍하기 전에

연구 시간을 확보해주고 쓸데 없는 감투나 벗겨줬더라면 그나마 덜했을 것이다.

이제 이렇게 된 마당에 황교수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임상실험에 관련된 의료진이라도 더 지원해주는 것이

나라가 할일이다. 부동산만 말아먹는 줄 알았더니 과학계도 엿을 먹이는구나...우라질....  

  

  
IP : 59.7.xxx.14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lumtea
    '05.11.25 7:46 AM (211.117.xxx.66)

    아...그렇군요. 저같은 사람은 방송서 나오는 것만 다로 알고 사니깐, 그저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구나 그렇게만 생각을 했었죠.
    정말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연구원들은 자발적인 기증이었고 황교수도 나중에 알았다는데-헬싱키 선언의 내용중엔 연구원은 그러면 안 된다고도 하던데(상급자로부터 강요받을 위험이 있어)- 그 당시엔 연구에 필요한 난자가 많이 모자랐다고도 하구요.
    예전에 황교수가 엠바고 안 지키는 건 우리나라라고 한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번 일도 그런 맥락인 것 같아 씁쓸하네요.

  • 2. 씁쓸
    '05.11.25 8:17 AM (70.162.xxx.192)

    난자 기증은 어떤 사람들이 하는 건가요?
    무지 아프고 고생스런 과정이 수반된다고 들었어요.
    마지막 월경 후 한달동안 호르몬을 복용해야 하고 전신 마취를 해야 하고
    난소에서 난자를 뽑을 때 난소혹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되고 아주 많이 아프다구요.
    왠만한 생각으론 하기 힘든 일 같이 느껴집니다.

    그럼 난자 매매는 어떤 여자들이 하게 되는 걸까요?
    미국에서 난자 증여(?) - 정확한 표현은 모르겠으나 700만원 800만원 한다고 본 것 같은데
    어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는지...
    결국 돈이 궁한 사람들이 불법적으로든 합법적으로든 그런 일을 하게 되는 거고
    나중에 그 사람들로 인한 연구 수혜는 돈 많은 사람들이 받게 되는 거군요.

    저는 미국에 잠깐 나와 있는 형편이라 한국의 분위기, 처음부터 끝까지의 자세한 자조지정을
    모르지만 황우석 박사의 연구 뿐만이 아니라 이런 전반적인 연구에 대해 참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결과만 좋으면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불협화음이나 희생은 각오해야 한다는 생각도 그렇구요.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기증했다고 하더라도 우리 여동생이거나 딸이라면 참 걱정스러울 것 같고
    그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했다 하더라도 차후 연구직에 종사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지킬 것은 제대로 지키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 3. 이번에
    '05.11.25 8:28 AM (222.238.xxx.122)

    윤리 문제가 불거진것은 결정적으로 미국의 새튼 교수와의 결별이 계기가 된것으로 압니다.
    이것은 자칫 반미 감정으로 번질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1.미국은 난자매매가 법적으로 허용된다더라.
    2.미국 니들은 윤리적으로 깨끗하냐?
    3.윤리문제 들먹이는것은 미국에게 휘둘리는짓이다..
    4.황교수에 대한 비판은 매국노다 등등의 것으로 압축되는거 같습니다.

    엠비씨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4번 문제에 대한 감정 과잉같구요.

  • 4. 결국
    '05.11.25 8:50 AM (220.102.xxx.101)

    윤리 문제 거론도 성립되지 못하는 우리나라 현실 때문이 아닐런지죠.
    우리가 어디 인권 보장받고 사나요. 제발 SOFA나 개정됐으면 좋겠어요.

    미국과 관련된 이런 저런 문제가 쌓여있는데, 우아하게 윤리 문제만 따지자고 한들 먹힙니까?
    그러니 학자의 연구 활동 평가나 윤리 해석을 하고 있을 여유(?)가 없고, 반미 감정으로까지 번지는 것이죠. 그리고, 식약청은 쏙 빠졌네요?
    결국 우리들끼리 싸움질하다가, 누구든 희생양 하나 앞세우고 슬그머니 끝나는 건 아닌지....

  • 5. 화나
    '05.11.25 9:15 AM (58.140.xxx.20)

    전 아예 pd수첩 안 봤읍니다.
    그 방송자체가 그리고 mbc가 괘씸하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 6. 피디수첩님...
    '05.11.25 10:10 AM (222.118.xxx.13)

    에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황교수님에 대한 많은 글중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글 입니다.

  • 7. 업적과 상관없이.
    '05.11.25 10:13 AM (61.72.xxx.161)

    갠적으로 황우석 박사 존경하고 자랑스러습니다.
    그러나 지금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들에 대해선 우려가 됩니다..

    제 생각은,
    1)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어서 결과에만 열광하는 사회적 분위기.. 이게 제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황박사와 연구를 함께하는 모든 분들의 노고와 과정에 대해 응원하고 지원하되,
    외부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수많은 감투를 씌워 영웅으로 만들고 절대시화하는.
    결국 황박사님도 피해자이지 않을가 하는...

    2) 연구목적이 옳다고 난자매매가 아무런 검증없이, 기준없이 이뤄지는게 옳은걸까요?
    어떤 경우라도 목적에 맞는 절차와 과정은 투명하고 검증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과 기준이 공개적으로 적법하고 윤리적으로 이뤄지도록 공정한 기관에서 처리해야겠죠.
    우리나라는 기준도 없을 뿐더러 설령 그러한 기준이 있더라도 공정하게 처리할 기관 내지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명예욕과 물욕, 지위욕에 빠져서 대충 유야무야 하는...

    3) 애국심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
    방송이 잘했다든지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사태의 본질이나 왜?? 라는 것에는 의문점을 안가지고 황박사님을 매도한다고만 믿어
    분노하는 우리 국민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냉정하게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지금 기준을 가지고 앞으로 잘하게 명확하게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황박사님과 연구팀의 업적이 이러한 것들로 훼손되지 않게 할려면 정부나
    과학기관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러한 생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언론도, 네티즌도 모두들 오로지
    황박사님 살리자! 이런 감성적 포인트로만 나가네요..

    이게 애국심일까요? 애국이라는건 국제사회에서 우리 나라가 정당하게 인정받는 토대를
    모든 분야에서 쌓을수 있게 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잘못한 부분이 있어도 우리 나라 과학자니 무조건 감싸야 한다...이게 맞는걸까요???

    여러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갠적으로 제일 불만인거는 찌라시에 다름없는 저놈의 언론들..
    국민들을 아주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일순간에 영웅으로, 일순간에 부도덕자로, 언제나 문제의
    본질보다는 선정적이고 즉각적인 기사로 국민들을 호도하는 언론들에게 열불이 납니다..
    발로, 가슴으로 제발 뛰고 기사 좀 쓰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보내주는
    보도자료 베끼지말고....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뒤에 가려져있는 진실을 읽을 줄 아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8. .....
    '05.11.25 10:33 AM (221.156.xxx.177)

    줄기세포 연구를 정말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황교수님의 발표를 들으니 가슴이 미어져 울었습니다. 병을 고쳐 오래 살겠다는 생각보다 잠시 건강했으면.. 한가지 희망으로 연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대자면 줄기세포 자체도 안된다..고 하지만 이번기회에 윤리적인 토대위에 연구가 위축되지 않았으면 바램입니다.

  • 9. 암울..
    '05.11.25 11:00 AM (61.79.xxx.148)

    전 우리나라 많은 과학도들이 이 상황을 보면서
    한국에서 희망을 잃을까봐 두렵습니다..

  • 10. 이해가...
    '05.11.25 11:31 AM (141.223.xxx.82)

    저역시 이번 문제의 시작은
    새튼의 결별이었던거 같은데...

    pd수첩이 나서지 않았어도
    새튼을 통해서든, 황교수님을 통해서든

    (윤리적 문제,난자 매매가 확실시 되는 시점-서구인의-에서
    새튼의 결별 이유에 대해 공식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상황이었으므로...
    황교수님의 시인표명 자체로도 큰 파장이 될 수 있었겠죠.)

    조만간 터질 문제였는데...

    황교수님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을 생각해보면...
    욕 먹을 짓이라는거, 매장 당할수도 있다는거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pd수첩은...왜...
    스스로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든건지...이해가 안돼요.

  • 11. ****
    '05.11.25 12:27 PM (210.118.xxx.12)

    전 개인적으로 PD수첩에서 조금더 시간을 가지고 과거와, 미래를 확실히 조명한 방송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외국에서 윤리문제에 많은 의견이 있을때, 꼭 국내에서 다른것 다 제쳐두고 난자부분만 가지고
    한쪽의 시각으로 방송을 했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황교수님이 먼저 해명(?)을 할수있는 시간조차도 박탈해버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참 황당했습니다.
    황교수님를 신으로 만든것도 언론이고, 황교수님을 부도덕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것도
    언론입니다.
    정말 우리나라 언론 ,,, 어떻게 해야 하는지...

  • 12. 다같이
    '05.11.25 1:14 PM (218.145.xxx.152)

    다같이 박수만치고 열광하는 때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런 저런 것들을 점검해볼 때가 된거죠
    제대로 더욱 앞서나가기 위해
    한발짝 쉬어간다 생각하면 될 듯한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873 하루에 몇시간쯤 주무세요...? (특히 직장맘님들...) 12 잠팅이 2005/11/25 1,088
43872 이유식만들때..질문요... 4 . 2005/11/25 159
43871 병원엘 가봐야 하나... 우째야 할까낭?????? 4 걱정태산 2005/11/25 544
43870 MMF 가 뭐죠? 4 우유 2005/11/25 388
43869 도대체 missyUSA가 왜이렇게 된건가요? 4 궁금 2005/11/25 1,370
43868 적립식펀드로 손해보신분~~~~ 11 펀드 2005/11/25 1,702
43867 자동차 보험 비교견적 사이트 추천 대환영.. 2005/11/25 69
43866 둘중 어떤게 좋을까요? 1 걱정맘 2005/11/25 221
43865 전기료 보통 얼마들 나오세요?@@ 12 놀란토끼 2005/11/25 760
43864 오색황토 어떤가요? 꼭좀... 주문상태거든요.. 3 황토팩 2005/11/25 247
43863 분당 산후조리원 추천 부탁드립니다. 3 둘째맘 2005/11/25 170
43862 82쿡 회원님에 아이디중에서...... 8 아이디..... 2005/11/25 961
43861 다들 너무 부지런 하신 것 같아요.... 3 이채 2005/11/25 751
43860 베니건스에서 싸고 맛있게 먹을수있는법좀 가르쳐주세요 5 수현 2005/11/25 627
43859 저도 과외비 질문좀.......... 1 과외비 2005/11/25 401
43858 영웅을 영어로 이름쓸때 어떻게 되지요?(hero말구요..) 8 영웅 2005/11/25 1,127
43857 저소득층 교육비혜택 받고계신분이나 잘 아시는분 도움좀.. 2 궁금해서요... 2005/11/25 261
43856 오프라인 매장 서점 2 궁금이 2005/11/25 240
43855 노트북 성능 좀 봐 주세요. 급질이예요. 5 ... 2005/11/25 132
43854 흑염소가 임신에 도움되나요. 7 예비맘 2005/11/25 1,154
43853 선배님들 좀 조언해주실래요.!!! *^^*임신과 주의사항에 대해 6 바램 2005/11/25 380
43852 인터넷에 사진 올리는 방법을 쉽게 알고 싶은데요 1 julia 2005/11/25 128
43851 황우석 교수에 대한 단상 12 승연맘 2005/11/25 1,253
43850 아기들 손빠는데 바르는 약 구하고싶어요 6 궁금해요 2005/11/25 197
43849 와플기 기능이요... 4 와플기.. 2005/11/25 194
43848 망원역(합정역)근처의 음식점 추천 3 궁금 2005/11/25 200
43847 7개월 아기 중이염 수술 두차례... ㅠㅠ 11 유리공주 2005/11/25 644
43846 중3짜리 과외비.. 13 과외 2005/11/25 1,514
43845 퍼왔습니다. 헬싱키선언에 대해.. 19 헬싱키선언?.. 2005/11/25 797
43844 제가 아깝다네요 9 에궁 2005/11/25 1,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