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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조건

나홀로 조회수 : 1,594
작성일 : 2005-11-22 16:00:35
40대 주부입니다.
돌연 남편이 이혼을 요구합니다.처음엔 몇일 지나면 제 정신 들겠지 했는데, 3개월이 넘었는데 완강하네요.
찬찬히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를 무시해서래요.
친정이 상당한 재력가이었는데 얼마전에 아버지가 사업을 망하면서 빚을 지고 쫄딱 망했어요.
그 때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외동딸이고 나이가 40이 넘었는데 경제적으로 별반 도움이 못 되는게 많이 마음이 아프고 부모님의 힘드신 모습을 보는 것도 괴롭고...
그 상황에서 제가 남편한테 그 화를 다 풀었어요. 지금생각하니 소리도 지르고 별것 도 아닌데 트집잡고 달달 볶고...
그래서 그걸 못 참겠다고 이혼 하자고 하는 것 같아요.
(혹시나 오해의 여지가 잇어서 그러는데, 돈 때문에 이혼을 요구하는 건 아니예요.(친정이 망한것과 관련))
자기는 참다참다 못 참겟다고 하지만, 한번도 나에게 진지하게 갈등을 이야기한 적도 없고요.
그리고 그 상황은 저한테 너무 힘든 시기였기에 그 정도로 나의 히스테리가 그 정도로 끝난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전 생각해요, 그럴때일수록 주위의 이해가 필요한 게 아닌가요?
제가 이성을 잃은 걸 부정하는 건 아니예요.저도 선을 넘어 필요이상 화를 내기도 했어요.
하지만 정말 못 견딜 것 같은 날의 연속이었어요. 차라리 내가 망해서 방 한칸 못 구하는게 낫지 나이드신 부모님이 그러시는 것, 뭇 보겠더리구요. 평생 여유있게 사신 분이라 상황도 못 받아들이시고...
당장 이혼하자는 것을 저의 설득으로 간신히 양가 부모님께는 알리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 3개월이상 완전 남남으로 한집에 살아요.
말은 당연 안 하고, 귀가시간도 엉망(새벽)이고, 연락전혀 없고, 각 방쓰고...
전 아이들에게도 지나치게 끔찍한 엄마라 이혼은 당연히 안 되요.
그리고 남편과의 이혼을 생각한 적도 없고요.
남편이 이렇게 계속 완강하면 그냥 이렇게 남처럼 평생 살까도 생각해봣어요.
전 아이들만 의해서 살 용의도 있어요.
그런데 아이들한테 너무 나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더군요. 싸늘한 분위기. 말한마디 눈길한 번 안 주는 상대, 휴일도 아빠없는 아이들, 같이 있어도 밥상을 마주안 하는 집..
아이들이 이런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이예요.
지금 전 남편을 설득할수도 없어요.
겨우겨우 안 건드리는 것으로 지금 상황이 유지되지,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당장 집을 나가겠다는 대세고, 저도 배신감에 대화하기도 싫어요.
가장 힘들때 저를 버렸다는 배신감에 참을수가 없어요.
시아버지께 알려 남편을 중재해 달라고 할까도 생각햇는데, 역효과가 날 것도 같고...
지금 이대로 시간이 지니면서 풀리는건 무리같은데,,, 답이 없네요.
부부클리닉을 가자고 했더니, 전혀 다시 잘 해볼 생각이 없기에 절대 안 간대요.
눈꼽만큼도 다시 고려해 볼 여지가 없다네요.
전 이혼은 전혀 못 해요.
어떻하지요? 매일 매일이 힘들군요.
  
IP : 218.152.xxx.24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위로를
    '05.11.22 4:19 PM (61.79.xxx.179)

    저도 사업하는 친정아버지를 둔 덕에 그런일을(특히 저 결혼후엔 본격적으로 일을 저지르셨죠) 몇번 당해봐서 얼마나 괴로운지 조금은 아는 사람입니다.
    남편한테 좀 창피하긴하지만 너무 괴로운지라 남편은 보이지도 않죠.
    또 저희 남편은 어려워서인지 귀찮아서인지 강건너 불구경... 별로 관심 없는거 갖기도 하고...
    것두 서운한테 이혼까지...
    너무 하시네요.
    게다가 애들까지 있으시다면 부인께 본인의 심정을 말씀하시고 참으셔야지 고통스럽다고 그만둔다면 그게 부부인지...
    이 글을 읽고 갑자기 제 무심한 남편한테도 고마운 맘이 드네요.
    이혼하시지 말고 시간을 가져 보세요. 님도 잘못하신점 반성이 되실거고 남편분도 화난 맘이 좀 가라앉지 않을까요? 절대 도장찍지 마세요.
    부모님도 그렇게 되셨는데 님까지...애들은 또 무슨 죄입니까?
    님도 부모님일에 괴로우시지만 본인 집안에 중심을 잡고 평정심 갖도록 노력하시구요.
    모든게 지나고 난뒤 우울해지시지 않을까 걱정되요. 한꺼번에 큰일을 겪게 되셨으니까요.
    무슨일이건 힘든일을 잊어버릴수 있도록 다른일에 집중하도록 찾아보세요.
    님 글에 제가 다 맘이 아프네요....ㅠ.ㅠ
    사람도 돈도 믿을게 없어요...

  • 2. 형기맘
    '05.11.22 4:31 PM (211.114.xxx.146)

    물려받는게 더 많은가요? 그런거 아니라면 동서 불러서 음식도 같이 만들고
    설겆이도 시키세요. 한사람은 음식정리하고 빈접시 내오고 상닦고 개고
    옮기는건 남자들 시키구요.

  • 3. 혹시..
    '05.11.22 5:04 PM (218.153.xxx.212)

    남편분이 다른여자 있으면서 이혼 핑계를 원글님이 히스테리 부린걸로 밀어붙이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면 그런정도 일로 그렇게 완강한 건 좀 이상하게 보입니다. 한 번 알아보시구요, 방법을 다른쪽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 같기도 하네요.

  • 4. 저도...
    '05.11.22 5:15 PM (163.152.xxx.46)

    혹시.. 님과 같은 생각이요. 핑계 같아요.

  • 5. 마음아파요.
    '05.11.22 5:54 PM (221.164.xxx.70)

    울 언니는 그래서 "이혼"을... 용감하게 애 3명 데리고 ..위자료도 없이 20년 되었네요.이 악 물고 잘 살아서 이젠 결혼도 시키고..아직 싱글-결혼이 징글징글 하답니다.남자가 이유야 뭐든 집에도 안들어오고 요구는계속되고..그냥 버티다가 왕 짜증에 그냥 했나봐요.친정에 의논한마디 없이..님 참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살건데 우짭니까? 어디 하소연할곳도 없이..(울언니 과거 그 아저씨는 언니 집 나오고 3일만에 "썌 여자 집에 들어와앉혔다데요.시집도 모두 동조 분위기고) 님 ..냉정하게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세요.

  • 6. Cello
    '05.11.22 5:56 PM (59.186.xxx.159)

    죄송하지만 저도 혹시..님과 같은 생각이 들어요. 뭔가 남편분께 갑자기 이혼할 이유가 생긴게 아닌가 싶은데, 여자문제나 돈문제요. 갑자기 로또가 당첨되어 -.- 그게 처갓댁으로 들어갈까봐..라는 생각도 얼핏 들었지만..그건 정말 소설같은 소리 일꺼고..다른 여자가 있을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여요.

    댓글 달려고 로긴했는데요, 제가 요즘 남편 직업상 별의별 이혼 케이스를 다 접하고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조언 드리고 싶어서요. 물론 잘 해결되서 다시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지만, 만약을 위해서 말입니다. 지금 재산관리를 어느분이 하고 계시는지요. 이혼을 하는 경우,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명의가 남편분으로 되어있으면 공동명의로 바꾸시고, 통장 등 관리 잘 하세요. 지금은 치사하고 구차해보여도 만약 이혼하게 되면 생각이 달라질겁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잘 되시길 바라네요. 제가 위와 같이 말씀드리긴 했지만 너무 계산적으로 행동하셔서 두 분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안되니까 적당히, 그냥 염두에 두고 계시라구요.

  • 7. 저도2
    '05.11.22 6:09 PM (211.55.xxx.254)

    저도 혹시님같은 생각이 드네요.
    아니라면 이번일이 있기 훨씬전부터 님에게 질렸는지도(???) 모르고요.
    원만했던 관계가 이번일로 남편분이 이렇게 나온다는건 이해가 안되요.

    저는 님자신을 먼저 추스리고 , 남편분과는 무관하게 님자신을 돌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님에게 합리적이지 못한면이 있었다면 , 이번기회에(못할게 없을정도로 힘든상황)확 바꿔보세요.
    그리고 , 님 잘 먹고, 화장도 잘하시고, 사우나도 가셔서 님 본인을 챙겨보세요,독서도 하고.
    애들에게도 평상심을 찾으시고,
    그리고 친정일은 일단 님과의 연결고리를 당분간 끓어보시고,온전히 하루를 님자신만의 위해 써보세요,

    님이 즐거워지신(평정을 찾은다음에) 다음에 남편분과의 조그만 접촉을 시도해보세요.
    조금씩 님이 밝아지고, 평온해보이면 남편분은 호기심에라도 님에게 다가올겁니다.
    남편분도 생각할시간을 주고요.

    여전히 예쁘고 , 맘까지 사랑스러운(과거에는 히스테릭틱했지만) 여자가 있고 .그리고 사랑하는 애들 엄마라면 왜 맘을 안바꾸겠습니까?

    맘을 단단히 먹고 , 욕심을 버리시고 님 자신을 돌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힘내세요......힘든일이 있어 내게 깨달음을 주고 인생을 배우게 하는 중일겁니다,

  • 8. 저도2
    '05.11.22 6:21 PM (211.55.xxx.254)

    근데 남자 입장에서 이런저런 이유없이 이혼을 요구한다면
    그건 너무 히스테릭한 모습으로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차라리 저런 엄마라면 없는게 나을거라고 생각할때)걱정해서 .
    아니면 너무 어려운 친정으로 돈이 무한정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일지도 모르겠네요.
    님이 대처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해서 적어보네요.

  • 9. ...
    '05.11.22 7:21 PM (194.80.xxx.10)

    위에 적으신 상황으로만은 뭐라 판단이 안되는군요.
    하지만 친정 일로 님이 히스테리 부린 것에 질려서 이혼을 요구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전부터 알게 모르게 쌓여온 두분 사이의 갈등이 있었는데
    그게 그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것은 아닌지요.

    원인이 될만한 일을 잘 생각해보세요.
    평소에 남편을 무시한 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원인을 알아야 다른 사람들드 해결책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 10. ..
    '05.11.22 8:20 PM (220.125.xxx.253)

    점 세개님처럼 제가 보기에도 님께서
    남편분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잘 모르시는것 같아요
    저역시 이혼해봤는데 첫남편 제가 왜 이혼했는지 모릅니다
    생각하는게 너무 틀리고 꽉 막힌 사람이라서
    대화할 생각 전혀 해보지도 못했어요
    그저그런 대화는 했지만
    진정으로 제대로 대화해보지 못했다는 거지요
    그래도 주변에선 아주 금슬좋은 잉꼬부부로 알고 있었어요
    아기없는것만 빼고는 더 바랄게 없다고 생각들 했지요
    갈등이란게 하루아침에 쌓이는게 아닌것 같아요
    전남편 결혼유지하기 힘든 사람이었는데
    근본적으로 그런건 모르고 자기생각만 하며 살았어요
    저 그남자와 살면서 가볍게 한번 싸운게 다예요
    대화가 통하지 않는데 싸우면 에너지만 소모되고 나만 이상한 사람되는것 같고...
    정말 상대방이 질리게 싫으면 싸움도 필요없는것 같아요
    그때 전남편의 가장 싫었던 점은 자기가 하는건 무조건 다 이유가 있어서라는 식으로 하면서
    그걸 전부 제가 받아들이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점이었어요
    그러면서 제게는 최선을 요구하고...
    받아들이는것도 하루이틀이지...

    제 생각에도 아직 원인이 파악된것 같지 않네요
    그리고 진심으로 남편에게 미안해했는지도 생각해보세요
    그러니까 님께서 히스테리적으로 나오는걸
    님께서 당연시했던것에 대해
    남편이 얼마나 질렸을지 그 심정을 한번 생각해보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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