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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면 가능할까요
결혼 9년차여요.
제가 신체적으로 결함(!)이 있어, 아이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
남편은 이 사실을 알고 결혼했고, 7남매의 여섯째인 남편은 가난하고 지긋지긋했던 어린시절이야기를 하며, 아이들 없이 우리둘만 행복할 자신있다고 저를 위로했어요.
임신이 불가능한 것과는 상관없이, 서로 사랑했기때문에 결혼했고, 저희는 지금도 행복합니다.
모두 다 알고계시는 S전자 연구원이어요. 지금 이시각 몇시인지 아시죠?
어제(일요일) 아침 출근해서 못들어왔어요. 아침에 들어와서 샤워하고 옷만 갈아입고 또 나갈 거예요.
엉엉.....불쌍해 죽겠어요.
집근처 영어유치원에서 저는 아이들 영어가르쳐요.
몇개월째 제가 남편에게 말하고있어요.
회사 그만두라고요....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고 상용화되면 좀 나아질 거 라고하는데,
매번 그런식이거든요. 이것 끝나면 나아지려나....하면 또다른거 시작이고....그것 끝나면 다시 시작...
남들은 몰라요. 연봉 많다고 부러워하죠? 연봉이 1억이면 뭐하나요?
그거, 피말리고, 과로사라는 이름의 유령 곁에서 생명내맡기고 받는 돈이예요.
저는 이렇게 더 살고 싶지 않거든요.
남편도 지긋지긋해해요.
우리 이쯤에서 이생활 청산하자고 저는 결심했어요.
남편이 결심하지 못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저희, 지금사는 집 팔고, 예금, 우리사주 몽땅 처분하면 5억정도 될것같아요.
제가 미국시민권자거든요. 남편과 미국 들어가서 그냥 편안히 살고 싶어요.
아이들 교육문제로 걱정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 중소도시로 들어가서 작은 집 얻어서,
저희 부부 공부하고싶은거 조금씩 더 배우고, 짬짬이 파트타임잡하고, 편안하게 살고싶거든요.
제 생각이 잘못된건가요?
왜 남편은 결심하지 못하는 걸까요?
부모 형제때문인지, 연구업적으로 뭔가 이르고싶은 경지에 이르지 못해서인지,
여기서 그만두면 평생 미련이 남을 것 같아서인지, 5억가지고 어떻게 평생을 살아?하는 건지...
친정엄마와 오빠네식구들은 플로리다 올랜도에 사는데(절대로 기댈 수 있거나 비빌언덕이 되주실 형편이 못돼요),
저희는 워싱턴주(씨애틀있는 곳) 시골로 들어갈 생각이예요.
저희가 여행하다 처음 만난 곳인데, 아름다운 추억이 많거든요. (그리고 생활비도 적게 들어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혹사당하고 사는 남편을 옆에서 강건너불처럼 바라보아야만 하는지요?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호강에 겨워 뜬구름잡는 얘기만 하고 있는 건가요?
여러분, 제발 도와주세요.
1. 마누라
'05.11.14 8:05 AM (221.140.xxx.165)저희 남편 변리사지만 연봉 넘 적어서 토요일 일요일도 하루 8시간씩 강의 합니다. 물론 주중에도 12시가 다 되서 퇴근하고요. 그렇게 해서 1년에 7천만원 안팎법니다. 저라고 남편이 안쓰럽지 않겠어요? 연애시절부터 변시준비해서 애낳고 살때까지 공부했는데 큰애가 5살입니다.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살죠. 돈버는 거 쉽지 않잖아요. 저희 남편 미국 세미나때 보니까 미국 변리사들 다 담배피우는데 혼자 안피는 것 같아서 다시 피우게 됐다하고 미국 애들도 변리사들은 한밤중에 퇴근한다더라구요.
연봉 1억버는 거 쉬운게 아닙니다. 꼭 붙어있어야지요. 남자들은 자시니의 성과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말에 강의 안하죠.
그리고 어느 회사에 다니는 지도 중요하구요. 사회적 명성도 필요하니까요2. 삼성에게
'05.11.14 8:25 AM (69.243.xxx.134)이건희 아직도 회장인가요? 그 사람 집앞에 가서 데모하세요.
인터넷도 이용하시고 뜻있는 사람들 다 모아서 국회에 탄원서도 넣으세요.3. 아직
'05.11.14 8:53 AM (222.101.xxx.113)남편분이 돈보다는 성취감같은것에 미련이 있을지 모릅니다.
편하게만 살고싶다면 왜 결심을 못하겠어요... 부인입장에서는 그 생활에 마이너스 요인만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막상 일을 하는 남편 입장에서는 연구하면서 느끼는 성취감이나 동료들과의 유대감이나 또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돈을 많이 받는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같은거 가지고 있을지 몰라요.
전 회사 그만둔지 몇달 안되는데, 너무너무 피곤하고 직장생활 돈버는거 말고는 무의미하다 싶어 그만뒀는데 그런데도 그만두자 마음먹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어려운 대학까지 나와서 이십년넘게 배워서 솥뚜껑 운전하면 말짱 도루묵 되는 건데 싶고, 아깝고, 그래도 여태 치열하게 사회생활하면서 매년 연봉 올리면서 성취하면서 살았는데 이제 잘난척 하는 것도 어려울거 같고 뭐 기타등등... 좀 유치한 생각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택은 남편분이 하시는거죠 강요는 마세요... 그리고 아이가 없으니 교육문제땜에 미국으로 가는 것도 시기가 꼭 정해져 있는건 아니니까 언제든 마음먹으면 갈 수 있으니 천천히 스스로 선택하게 기다리세요... 미국생활 좋아할 수도 있지만, 너무 무료해서 오히려 치열하게 살던 사람은 무의미하게 시간보낸다는 생각들어서 박탈감 가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요즘 좀 그렇거든요...4. 같은 처지
'05.11.14 9:01 AM (218.154.xxx.118)..솔직히 연봉 1억이 문제가 아니게됩니다. 그리고 그런생활 4,5년 정도 더 길게하다보면 정말로,
사람 많이 망가집니다. 본인이 안망가지더라도 가족이..요.
아이가 없다 하시니 나중엔 정말 남편 혹사당하는
부분땜에 속 많이 상하게 되실 거구요. 결혼생활에 회의도 들게 되구요
제 형부는 그만두고 캐나다 갔어요. 절대 후회 안합답니다. 그리고.. 정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아이가 없으실경우는 특히나 남편분이 그렇게 너무 바쁘시면 좀.. 안됩니다. 그건 중요한 문제에요..
본인도 힘드실지 모르지만 와이프는 나중에 아주 외롭고 괴로와집니다. 막상 일하고 있는
당사자는 혹사당하고 있지만 체감하고 있는 부분은 적거든요5. 강두선
'05.11.14 9:42 AM (211.216.xxx.145)남자는 꼭 돈만을 목적으로 일을 하는것은 아닙니다.
남편분은 의식하건 안하건 일에서 어떤 성취감이나 또 다른 삶의 의미를 두고 계신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너무 바쁘고 일에 몰두하다보면,
내가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조차도 잊는 경우가 많을겁니다.
서른여덟이면 직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서 일을 하실듯 하니 더욱....
아이가 없으시다니 나름대로 두분 현명하게 시간관리를 하시면서
서로 다독이며 지내시지요.
^^6. 아직은
'05.11.14 10:23 AM (220.85.xxx.47)너무 젊지 않으신가요? 바라는바가 어떤건지는 잘 알겠지만 제가 보기엔
너무나 은퇴한 노인들의 삶을 바라시는거 같거든요.
사실 5억가지고 미국 들어가서 조금씩 더배우고 파트타임잡하면서 편안하게....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집만해도 얼만데....
아직은 치열하게 사는 삶도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유학생활하실때 만나셨나요?
남편분 형편이 어떠셨는지 모르지만 분명 결혼전 연애때하고는 다르겠지요..
특히 우리나라 유학생들중에 여자는 다 미국에 눌러살고싶어하고
남자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가지요.
자기 부모형제 버리고 뭐하나 딱히 내세울게 없는 명분
거기다가 아직은 젊고 한참 활동해야하는 시기에 시골로 들어가서
솔직히 배운게 도둑질이라고(표현이 좀 이상하네요) 거기서 파트타임잡이라면
무얼 말씀하시는지요....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러시는건 분명 아닐거구요...
힘들게 일하고 프로젝트하나 끝낼떄마다 느끼는 성취감같은것도 생각해주셔야지요.
딱부러지게 계획도 없는상태에서 다 그만두고 시골로 그것도 미국으로 들어가자고 하는건 무리같네요.
더 계획 세우시고구요....딱접지 못하는이유는 글쎄요.
여기가 더 편하니까...내나라에서 이정도 위치까지 자리잡았고
내부모있고 내나라여서 더 편하니까...아닐까요?
한박자 늦추셨으면 합니다..7. 남편 스스로..
'05.11.14 10:25 AM (211.112.xxx.49)저도 미국 시골의 생활을 그리워합니다..만..
그곳은 정말 시간이 천천히 가기도 하죠.. 더구나 열심히 해야할 일이 없을 때는 말예요..
윗 분들 말씀처럼..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단지 돈때문에 그 일을 계속하는 것만은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니까요..
조금 더 편한 직장으로 옮기시는 것등.. 의 대안을 생각해 보심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남편 스스로 결심하고.. 실행하게 해야한다는 것도 중요하구요..8. ...
'05.11.14 11:50 AM (211.104.xxx.240)글쎄요.. 모르겠어요.. 너무 나약해지신 건 아닌가요?
제 남편도, 단도직입적으로 '일을 너무 많이 합니다'.
이말밖에 나오지 않아요. 주말에도 맘이 편하지 않지요.
시간당 임금으로 치면 낮은편일거라 생각해요.
전문직들이나 연구원들, 연봉 그냥 받는 거 아니거든요..
저희 친정아버지가 좀 특수한 국가기관에 계셨었어요.
30년간 봉직하셨지요.
아버지는 항상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야 했고, 여름휴가도 못갔습니다.
그 사실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없는 분위기였어요.
인생이 망가진다거나 가족이 힘들다거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당연하다 생각하고 산겁니다.
그런데 그래서 저희 아빠 힘들어서 인생이 망가졌나요?
아빠가 저희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저희 가족 인생이 힘들어졌나요?
절대 아니거든요.
물론 엄마랑 저희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요.
그러나 요즘에는 새로 들어온 사원들, 나약하다고 저희 아빤 엄청 싫어하세요.
occasion에 따라서 토요일날 출근을 해야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잘 못 받아들인다는 거죠.
남자가 아니라, 부인들이요. ㅎㅎㅎ
저희 남편도, 계속되는 출장에, 오늘은 집에 못 들어온다고 공언하고 출근했습니다.
누가 봐도 그럴 사람 아니라고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어디 가서 바람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동료로부터 와있던 이메일로 확인했구요.
알고보니 동료들과 지방에 가서 프로젝트 때문에 숙식을 하고 있는데,
저희 남편만 밤마다 쏙 빠져나와 버스타고 집으로 온거더군요. 혼자서 잘 못 자는 저 때문에요.
눈물이 났어요.
누구나 편하게 살고 싶지만, 지금 이 상황만 빠져나가면 편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실제로 그렇게 되면, 삶이 편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윗분들께서 충분히 말씀하셨지만, 남자가 일을 하는 이유는 돈뿐만이 아니라는 생각, 맞지요.
지금은 느끼지 못하는 비가시적인 가치들이, 직장 그만두고 백수가 되면,
하나하나가 다 칼이 되어 마음을 후벼팝니다.
여자인 제가 그랬을진대, 남자는 더 심할거에요.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 정말 와닿구요.
직장의 위상이나, 출퇴근하는 생활 자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등등요.
그리고 5억은.. 노후대비로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요?
원글님께서는 그저 편안한 삶, 소박한 삶 그것만을 원하셨는데,
요새 너무 힘들어서 나약해지신 거 같아요.
다들 힘들게 살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 보면서 위안도 삼고 그러세요.
그리고, 남자는요, 집에서 놀면, 지금보다 더 망가집니다.9. .
'05.11.14 12:07 PM (218.236.xxx.121)님이 그리시는 미국생활 은퇴한담에 해도 충분할거 같습니다.
저도 미국에 살다가 한국으로 귀국했는데 다 남편때문이였거든요.
그 나이대의 남자들.. 뭔가 하나 성취하고 싶어합니다.
꼭 돈때문이 아니라.. 사실 저희는 돈때문이였으면 미국에서 남아 있는게 나았거든요.
가끔 느끼는건데 남자들은 성취욕때문에 일하는거 같아요...
저도 아이들이 없는데 아직은 미국에 돌아갈 생각이 없어요.
나중에 서로 나이먹어서 은퇴한담에 가자고 이야기 하지요.
그리고 5억으로는 .. 님이 그리시는 생활에 많이 부족할거 같아요. 아무리 시골로 들어가셔도...10. ....
'05.11.14 4:53 PM (218.39.xxx.234)저희 아주버님이 원글님 남편과 같은 처지였어요
얼마전에 회사 그만 두셨습니다
아 물론 다른 곳으로 가셨지만 원래 그 곳보다는 낮은 곳으로 가셨죠
몸이 버티어내지 못하는데 연봉 1억이면 뭐합니까?
가끔 형님이 옛날 연봉에 미련이 있으신 듯 말씀하시지만... 돈이 다가 아니라고 말씀하시더군요11. 삼성에게
'05.11.15 5:37 AM (204.193.xxx.8)아이참. 이건희가 잘못하는 거라니깐요.
막 부려먹고! 돈만 주면 다냐!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다닛!12. 하지만
'05.11.15 12:24 PM (218.154.xxx.118)..윗분들 말씀 맞는면도 있지만..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배우자가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거죠.
남편이 너무 바쁘고 힘들고.. 하지만 본인은 성취감이나 기타 생활력에 있어서나 그렇게까지
불행하다는 점 전혀 없다고 봐요. 사실 바쁜 아버지들, 남편들, 가족을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인간이란 원래 본인이 너무너무 힘들거나 불행하면 결국 사단이 나거든요.
아이들도 바쁜 아버지라고 해서 뭐 그렇게 나쁜점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편하고 독립적일 수
있어요. 하지만..!
와이프에게 그런 남편은 사실.. 좀. 부부가 꼭 같이 어울려 다니고 시간도 많이 보내고 해야
행복하다라고 말할수는 없을 거에요.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들은 정말 중요해요.
남편혼자 너무 바쁠때.. 그것도 계속해서..
전 이건 와이프에겐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이기적으로 생각해 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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