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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서운합니다..

맘아파 조회수 : 1,279
작성일 : 2005-11-11 14:46:56
남편 이모님이 보험을 하세요.
시댁 식구들 모두 능력이 없어 시부모님, 시누 이름으로 된 보험금을 남편이 내고 있어
모두 합하면 이모님께 든 보험만도 4개 입니다..

오늘 아침 이모님이 남편에게 전화를 하셨네요
또다른 보험 가입 요청.
남편도 이젠 더이상 안되겠다 싶었는지 아님 내 눈치가 보였는지
우회적으로 거절하더군요..
그러나 착한 남편 거절하고 마음이 안좋았나 봅니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네요.. 제 마음까지 너무 아프고 이것이 원망으로 이어지네요..

안되겠다 싶어 어머님께 전화드렸습니다.
이모님 전화를 알고 계시더군요.
이모님이 어머님께 먼저 전화하셨나봐요..
어머님은 안그래도 아들에게 이래저래 부담준다고 말을 못꺼내겠다고 하셨대요.
그래서 이모님이 남편에게 직접 전화를 하셨나 봅니다.

제가 어머님께 "저희 더이상 들 보험도 없고, 곧 내집마련도 해야해서 여윳돈이 없습니다. 이모님껜 너무 죄송하지만, 어머님께서 말씀좀 잘 해주세요." 라고 말씀드렸어요.
어머님은 알겠다고 하시면서 갑자기 ..
"그런데 XX(제 남편)는 생명보험을 왜 들었니? 만약 무슨 일 생기면 그게 다 무슨 소용 있니?" 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제가 잘못 들었나 했어요..
평소 우리 어머니 돈관련 문제만 제외하고는 너무도 너그러우시고 사려깊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며느리는 딸이 못되는구나.. 싶더라구요..
저 대답했습니다.
"어머님 XX씨 잘못될 일 없어요. 그리고 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나머지 가족들은 어떻하나요?"

그렇게 얘기하고 마음 한구석이 아프네요..
제가 좀 예민한 성격이라 어머님께 실언을 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저희 어머님 만약 사위가 생명보험 들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말씀 하실까요?

이 일로 오늘 제 맘에 있는 어머님의 사랑이 조금 깎였습니다.
그 사랑이 다 없어지기 전에 다시 채워지길 간절히 바라면서 잠시 하소연 해봅니다.


IP : 220.117.xxx.21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며느리
    '05.11.11 2:59 PM (61.32.xxx.33)

    며느리, 딸이 안되죠..
    어머님이 무서운 말을 하셨네요. 좀 심하신 거 같아요.
    (이런 말 들으시면 맘이 더 안 좋으실 거 같지만... 심하셨어요)

    저도 저희 어머니 좋은 맘으로 생각하려다가 가끔씩 그런 일이 생겨요..
    그래도 미운정 고운정이 쌓여가는 걸 보니 시간의 힘이 무섭습니다.

    꼭 깎인 만큼의 사랑을 채우려는 기대를 하지 마세요..
    그런 기대가 생기면 나중에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더 힘들잖아요.

  • 2. 정말...
    '05.11.11 3:02 PM (210.104.xxx.22)

    착한 며느님입니다.
    시부모님.시누이름으로 된 보험까지 내고 있다니....
    정말 저 같으면 속상할것 같은데도 너무 잘 이해하시고 수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어머님에 대한 사랑이 다 없어지기 전에 또 다시 채워지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맘씨 고운 며느님을 둔 시댁 식구들이 그걸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으면 좋겠군요.

  • 3. ^^
    '05.11.11 3:06 PM (221.146.xxx.116)

    실언하신 거 없는거 같은데요^^

    그리고 너무 서운해 마세요
    입장 차이죠 뭐..

    며느리는 딸도 아니고, 딸이 될 수도 없습니다.
    사위도 아들이 아니고, 아들이 될 수 없고요
    그냥 며느리와 사위로 대하고
    며느리와 사위 입장에서 해드린다고 보시면 훨씬 원만합니다.

    님 입장에선
    당연히 하실 수 있는 이상 해드리고 계신데
    못할 형편에 못한다고 하셔야지요^^
    또 어머님께서
    왜 생명보험을 들었냐는 말씀은
    간혹 생명보험은 죽은 뒤 드는 거라 사위스럽다 꺼리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냥 그런 입장 차이지,
    님 실언한 거 없으시고요
    어머님도 님이 덜 이뻐 하신 말씀은 아닌 듯 합니다

  • 4. 나도 며느리
    '05.11.11 3:10 PM (59.23.xxx.154)

    저희 어머니 18번이 딸같이...친정엄마와 똑같이 대해라입니다.저 하나도 감동 안오구요.간섭 안하고 신경 쓰게 안하고 각자 열심히 살면 제일 좋겠어요.올 여름에 설사가 너무 심해서 뭐 먹지도 못하고 바로 나오기 바빴거든요.힘주고 앉지도 못하는데,눈뜨면 보는데도 모르더라구요.얘기했더니,이번기회에 작좍 빠져서 살이나 쫙 빼라 하시더군요. 울 엄마는 여름에 오래두면 장염된다고 치료하라고 난리던데.바로 대답했죠 어머니 저희어머니는요.....하고 그대로 얘기하니 다 듣고는 피식 웃데요.정말 배는 아프고 얼굴도 보기싫더군요.종종 이런일 있어서 저 혼자 상처받고 미칩니다.이제는 바로 받아칩니다.그래야 조금은 알지싶어서...

  • 5. ..
    '05.11.11 3:32 PM (58.73.xxx.35)

    맞아요..이젠 옛날같이 무조건 시모라고
    하고픈말 못하고, 엄한소리 들어도 찍소리 못하고 가만있으면
    사람을 가마니로 알죠 -_-
    정~이건 아니다 싶을땐 할소리 해야한다고 봅니다.
    원글님 심하신거 없구요. 당연히 섭섭할 소리입니다.
    저건 누가 들어도, 내 아들 잘못되면 그만인데
    남은사람 좋으라고 보험 들었냐..이소리로 들리네요
    갈수록 느끼는거지만 며느리는 절대 딸이 될수 없습니다.
    반대로, 저도 시댁식구들 어디 아프다 그럼
    제 친정식구만큼 진심어린 걱정안되니 피장파장이죠 머..

  • 6. 며느리는...
    '05.11.11 4:04 PM (211.204.xxx.48)

    딸이 될 수 없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시어머님이 엄마가 될 수 없듯이...
    결혼이라는 것이 이렇게 저렇게 엮이는 사람들이 많아서 힘든거 같아요.
    시어머님의 말씀...마음에 두지 마시고 잊으세요.
    잊으시기는 힘드시겠지만...님의 마음만 힘들잖아요.

  • 7. 맞아요.
    '05.11.11 4:25 PM (211.224.xxx.61)

    며느리는 역시 며느리예요.
    예전에 우리작은애 젖먹일때. 거의 8개월을 정도 수유해서 이젠 좀 뗄까(너무 안나오니깐 의사도 분유를 권할때쯤)할때 하필이면 제가 몸살이 난거예요. 열이 40도정도 나가도 약도 못먹구, 밥숟가락들다가 픽쓰러져서 우리신랑 깜짝놀라서 병원가구 했는데 우리친정엄마는 이젠 젖그만먹이구 빨리 병원가서 주사맞구 약먹으라는데 우리시어머니는 애기 젖먹일라면 약먹으면 안된다구 말씀만하시는데 어찌나서운하던지.
    당신딸들은 백일도 안먹이구서 분유먹이라구 하셨으면서. 젖먹이기 힘들다면서.
    갑자기 서운한생각들이 떠오르네요.

  • 8. 그냥
    '05.11.11 4:52 PM (222.234.xxx.145)

    시어머님 살짝 기분 나쁘셨나보다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들에 대한 생명보험 좋아할 어머니가 있나요..
    딸에 대한 생명보험 좋아할 어머니 없는 것은 당연하구요.
    아마 님도 며느리가 아들 생명보험 들었다고 하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으실 껄요...
    손자손녀 생각하면 없어서는 안 될 보험이지만 원래 부모는 손자손녀보다도 자식이 먼저래잖아요..
    그냥 살짝 속상하고 마셨으면 좋을껄 생각한 것을 생각으로 묻어두지 못하신 것은 시어머님이 좀 덜 우아하지만..
    그냥 잊어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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