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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의 큰아들놈에게 목표가 생겼어요

퐁퐁솟는샘 조회수 : 1,201
작성일 : 2005-11-10 09:34:20
큰아들이 중학교 입학할때 제가 들어왔습니다
5.6학년 2년동안 엄마없이 살아온 아이는 모든게 자기 맘대로였어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아이마음은 황폐화되어서
모든걸 포기한채 컴퓨터게임에만 매달려서 살아왔어요

아이는 기초가 없어서 공부자체를 싫어하기도 했지만
이혼여파가 컸던지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아예 목표자체가 없었답니다

여름방학때 제가 영어를 끼고 가르치는데
사흘만에 두손 들고 말았어요
본인이 하려들지 않으니까 저절로 힘이 빠지더라구요

할수없이 동생 읽으려고 빌려온 책들을 읽게 했습니다
1년동안은 만화책만 빌려왔어요
그래도 그중에 20세기 위인전(만화)이나 금성학습만화등이 있어서
나름대로 상식을 쌓고 가치관형성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티비시청도 줄이기 위해
디즈니사의 만화비디오도 열심히 빌려왔구요(도서관대여)

게임시간이나 티비시청시간 독서시간은
아이들에게 알아서 정하라고 했구요(처음엔 독서시간을 적게 하다가 점차 늘리더군요)

전에 학습지샘할때 축구선수가 한명 있었는데
그 아이의 엄마에게 국.영.수과목의 학습지를 왜 시키느냐고 물어봤습니다
합숙들어가면 한달이상 얼굴을 못볼때도 있고
고1때 중1진도를 나갔었거든요

아이가 축구하느라 학교수업도 제대로 못들어가고 기초가 없는데
나중에 운동쪽으로 풀리더라도
국영수 상식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이 내 아들을 아예 머릿속에 든게 하나도 없고
축구밖에 모른다고 할것 같아서 시키는거랍니다

그리고 축구가 아닌쪽으로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최소한의 상식은 갖고 있어야 제대로 살아갈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큰아들은 평소에 절대로 대학가지 않을거라며
지금 학교수업 받는것조차도 싫은데 무슨 대학을 가느냐고 했어요

그래서 그 축구선수의 이야기를 해주며
최소한의 무지는 벗어나야 되지 않냐고 한글을 모르면 살수 없듯이
네가 어른이 되는 세대에는
영어를 모르면 적응하기 힘든일이 많을거라 했지요

깊이 생각해보더니 영어학습지(저가형기초학습지)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학습지 시킬때 아이에게 한가지 조건을 걸었습니다

"할거면 하고 중간에 때려칠거면 아예 하지를 말라...
시작은 네맘대로 할수 있지만 끝내는건 절대 네맘대로 할수 없다
나중에 딴소리 하기 없기다"
'예"

저는 시작하기전에 아예 이 학습지의 특성을 잘 설명해줬습니다
기초를 쌓는거지 학교시험을 잘 보기위한게 아니라고...
나중에 네가 목표를 갖게 되었을때
기초가 없으면 울면서 포기할수도 있다
네가 목표가졌을때 설수 있도록 이 학습지가 도와줄것이다라고...

아이는 중학교내내 하위권에 맴돌았습니다
고등학교 당연히 실업계를 갔구요

고등학교 가면 영어를 시험봐서 두 반으로 나누어
실력에 맞는 아이를 모아 수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 아이가 그 시험에서 2등을 했습니다
그 시험문제가 중학교때 배운 쉬운 내용이니 기초가 쌓인 아이가
점수가 잘 나오는건 당연하지요

2등이라는 등수앞에 아이는 자기도 할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학기때 코피 쏟아가며 공부하여
얼마전 장학금까지 받게되었고 (실업계고교는 장학금혜택이 많아요)
이번 중간고사때는 성적이 더 올라갔습니다

제 아이도 별수없이 학습지하다가
중간에 하기 싫다고 끊으려고도 했습니다
끝은 네맘대로 안된다던 그 약속을 이야기하니
그런적 없다고 하더군요(잊어버린거죠)
그래서 작은놈에게 기억하느냐고 너도 들었지 않냐고 하니
확실히 기억난다고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계속하게 되었답니다
얼마전부터 아이는 교과서의 모든 문장을 다 해석할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아! 그리고 처음학습시킬때 테스트후에 진도를 잡았는데
그자리에서 선생님께 한단계 반드시 내려달라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쉽게 공부해서 이익은 볼수있지만 손해는 볼수없으니
꼭 내려서 나가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해답지를 보고 답을 베낀적이 있었는데 (ㅎㅎ)
그 단계는 한번 또 복습을 하게 했구요

저는 지금 저가형 학습지가 좋으니
하위권자녀에게 그걸 학습시켜야 한다는 그런말이 하고싶은게 아니랍니다

어느 아이든 엄마가 아이의 수준을 정확히 알고
아이에게 맞는 학습이 무언지 생각해보시라는거지요

목표도 없고 기초가 전혀없는 아이에게
일반학원에 보내거나 학습량이 많은 고가학습지를 시킨다면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오히려 공부와 더 멀어지고 아이 의욕까지 떨어뜨리는
차라리 시키지 않음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수도 있다는 겁니다

학습지샘할때 가끔 엄마의 강압에 의해
할수없이 공부를 질질 끌듯이 하는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아이는 아무런 의욕도 없는데
남들도 다 하니까 꼭 해야한다며 억지로 시키는데 그런 경우 아이의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만 들어갑니다

학원에서 멍청하게 딴생각만 하거나
잠만 자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학원샘들도 그걸 어쩌지를 못하고 있지요(학원생 줄어들까봐)

성적이 부진한 아이에게는 과외를 하든 학원을 보내든 학습지를 하든
그 나름대로의 학습방법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길을 제대로 찾아줘보세요

제아이 지금 자신감이 생겨서 도청소재지에 있는 국립대학교에
가겠다는 목표까지 세웠답니다
실업계고교생 특별전형으로 들어가려는 것이지요

진학담당 선생님을 만나봤더니
그게 결코 쉬운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걸 목표로 인문계 실력 되는 아이가 실업계고교로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수능과 심층면접을 준비하여 열심히 해나가야만
가능하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담임선생님도 만나봤는데
기분좋은 말을 들었습니다^^

수학선생님과 과학선생님께서도 제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친구들과 융화도 잘하면서 열심히 학교생활하는게
참 예뻐보인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겁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영어담당이신데
아이가 최선을 다해서 공부할수 있도록 도와주시겠다며
수학선생님께도 잘 부탁 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선생님 만나고 들어오자마자 아이는 꼭 그 학교에 가고야 말겠다며
벽에 걸린 한자도 한번더 바라보고
영어단어도 열심히 외웁니다

이제 영수과외하는 친구에게(시키고는 싶지만...)
제 아이에게 적당한 문제지가 뭐가 있나 알아봐야겠습니다
아이가 목표를 갖고 활기차게 살아가니 저도 힘이 쑥쑥 솟아나네요


<<<제 아이가 지금 읽기에 적당한 책 좀 추천해주세요>>>
어른용 책이라도 아이가 노력할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그런책요
너무 딱딱한것 말고 좀 재미있는거로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






IP : 59.31.xxx.8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
    '05.11.10 9:51 AM (220.72.xxx.39)

    글 읽으며 반성 많이 합니다.
    따로 갈무리해 놓고 틈틈이 읽으렵니다.

  • 2. 대단
    '05.11.10 10:09 AM (210.95.xxx.240)

    존경스럽네요.. 정말 훌륭하신 어머니이신거 같아요..
    제가 중.고등학교때 한참 방황(?)할때 집에 책장에 놓여있는 리더스다이제스트를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저희 아버지께서 젊을때 읽으시던건데 그걸 모아 놓으셨더라구요..
    저는 요즘 좋은생각으로 책장을 메꾸고 있답니다.. 참 저도 실업계 나와서 지금 직장을 다니며 대학도 졸업했답니다.. 찾고자 하는자에게 길은 언제나 있더라구요..^^

  • 3. chatenay
    '05.11.10 10:09 AM (203.251.xxx.95)

    역시 퐁샘님! 참 좋은 어머니셔요...아직 아이는 없지만 마음깊이 새기고 갑니다~

  • 4. 캐시
    '05.11.10 10:34 AM (211.204.xxx.79)

    훌륭한 부모밑에 훌륭한 자식이 있지요

  • 5. ^^
    '05.11.10 12:34 PM (221.141.xxx.175)

    세계사 편력(청소년용)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읽고 있는데요...아주 좋습니다. 아침에 하나씩 읽고 등교하게 해보세요. ^^

  • 6. 섭지코지
    '05.11.10 12:54 PM (218.149.xxx.57)

    퐁샘님. 지난번에 문의하신 교과서 요점정리 사이트입니다.

    http://primary.edupia.com/schoolbook/index.htm

  • 7. 추천
    '05.11.10 1:03 PM (218.237.xxx.251)

    "아무 것도 못 가진 것이 기회가 된다" (출판사명 : 큰나무)
    한두페이지 정도의 일화로 이루어진 책인데, 제게 많이 힘이 되어줍니다.
    꿈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사람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해줍니다.

  • 8. 퐁퐁솟는샘
    '05.11.10 2:13 PM (59.31.xxx.85)

    답글 주신분들 책 추천해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섶지코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전에 그 사이트를 다른분들께 링크걸어드린적도 있었는데
    에듀피아 들어가서 찾다찾다 못찾았거든요

    저번에 알려주신 곳보다 클릭하기도 간편하고
    잘 보여서 참 좋으네요^^

    그리고 제 아들놈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좀 더 추천해주세요
    저도 좀 읽어볼게요

  • 9. Ellie
    '05.11.10 2:21 PM (67.9.xxx.233)

    퐁퐁 솟는 샘님 때문에 로긴 했습니다. ^^
    정말 대단 하신것 같아요. 우리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 남의 자식 돌보는게 제일 힘들데요.
    아드님 화이팅 입니다.

    아차, 지금 생각 나는 책은 서진규 씨의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에요. 그거 읽으면서 저도 뜻이있는곳에 길이 있겠구나 하고 생각 많이 했거든요. ^^
    제 동생 친구가 집안 형편이 안좋아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갔어요. 거기서 잘하니깐 장학금이 나오더라구요. 또 나중에 공부 잘하니깐 전문대로도 가더군요. 갔다와서 직장다니고, 어찌어찌해서 야간이지만 지방 4년제 대학 지금 다니고 있데요.
    아드님도 열심히 해서 꼭 좋은 결과 있길 바래요. 퐁퐁솟는샘님 더 퐁퐁 솟게~ ^^

  • 10. 섭지코지
    '05.11.10 11:54 PM (211.228.xxx.205)

    www.jei-edu.com/eleBook/01/view.asp?Subj=G

    교과서 관련 사이트 하나 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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