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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해 만에 만나게 된 제 이상형과 잘 해보고 싶어요(길어요^^)

날아올라 조회수 : 1,177
작성일 : 2005-11-08 06:20:18

공부하고, 일하고, 이렇게 제 생활에 푹 빠져서 살다보니

서른 살이 되도록 찐한 연애 한 번 못해봤네요.

겉으로는 늘 씩씩한척 하지만 사실 너무나도 소심한 저는

끝이 보이는 연애,,,라는 것에 대해서는 늘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어요.

친구들을 통해 어린 나이때부터 워낙 간접체험을 많이 해봐서...

아파하고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 경계하게 되었죠.

그래도 저를 많이 사랑해주는 가족들과 친구들과 늘 함께이다보니

덕분에 얕은 유혹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고 제 중심을 잘 잡아온거 같아요.

재미로, 혹은 외롭다고 남자를 사귀지 말지이며~

세상에는 남자 만나는거 말고도 할 일이 무궁무진하며~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니~

뭐 이런 생각으로 이제껏 나름 열심히 성실히 살아 왔습니다.


이런 제가, 얼마 전 제 이상형을 만났답니다^^

첫 만남에서 4시간여에 걸친 대화를 했는데

성품, 가치관, 사고방식이 아주아주 맘에 들더군요.

이렇게 빠져버리니 외모는 제 눈에는 그저 멋있어 보이지요^^

나름대로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딱 이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나 사회생활 하면서 많이 길러진거 같아요...소개팅 선 같은걸 많이 해본 덕분도 있겠죠?^^)

다행히~ 상대에서도 절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입니다^^

첫 만남에서 전 그 분과의 무궁무진한 대화에 빠져서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헤어지면서 다음 주 중에 만나자는 약속을 잡아주시더라구요. 다행히...

그 길로 곧장 밤 스케쥴 소화하러 가야하는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문자도 보내주고~

아주 감동이었죠...드디어드디어 내게도^^


2번째 만남은 워낙 바쁜 그 분의 스케쥴 때문에

평일 점심시간에야 이루어졌는데 내내 여기저기서 어찌나 전화가 많이 오던지.

워낙에 접하는 사람도 많고, 밤낮이 뒤바뀌기도 하는 그 분 직업을 절로 이해하게 되더군요...-.-

이런 점 때문에 이렇게 멋진 분이 제 차례까지 오게된 것도 같고^^;

결국 3번째에는 저녁식사 시간을 틈 타 제가 그 분 회사로 찾아가서 뵙게 되었구요.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3번 만나뵜네요.

빨리 진전시키고 싶은 제 마음을 억누르면서 혼자 먼저 앞서가지 않으려고 조심하는데

일단 문자를 보내 놓으면 그 분 답장이 엄청 늦은지라(밤낮이 뒤바뀐 스케쥴, 미팅 등등)

한~참 후에 미안하다며 답문이 오거나 전화를 해주더군요.

반복되다보니 의도한 바와 다르게 제가 연락을 주도하는 패턴이 되어버렸어요.

근데 제가 보내는 문자 내용은,,,

일단 다음 주 중에 보자고 말은 했는데 목요일까지 별 말이 없길래

아침 일찍 한 번 찔러보기 식으로 벌써 목요일이라고 잘 보내시라고 한다던가

(그 전 날 밤샘 근무했다며 오후에 연락와서 담날인 금요일 점심으로 약속 잡았어요-.-)

일전에 그 분께서 담주에 영화보자~라고 제안했으면

바쁘실텐데 제가 예매해놓을까요?라고 좀 더 구체화하거나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결국 영화도 못 봤습니당)

그 분 업무 관련해서 제가 뭣 좀 알아봐드리겠다...라고 말해놓은게 있어서

그게 이러이러하더라,,,라고 연락 드리는 수준이랍니다.

(알아봐줘서 영광이다,라고 해주시니 뿌듯하면서도 여전히 격식을 차려야하는 한계가 느껴져요)


결국 제 맘은 바쁜 사람한테 부담 안 주려하고

그 분의 확실한 마음도 모르면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는 안 하려 한다는거죠.

왜~냐? 너무 마음에 들고 너무 좋거든요...

요즘 제 맘 속에는 잠자는 시간 빼고는 늘 이 분과 함께 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날짜를 헤어려보니 만난지 2주 밖에 안 됐는데도

이렇게 커져버린 제 마음이 놀랍기도(좋은 의미로)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사실 만난지 1주 되던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 때가 제 마음의 풍선이 아주 빵빵하게 불어올라 있었거든요.

그런데 주 중에 점심시간에 만나긴 했지만 주말에는 보자는 말을 않으시길래

또 연락 한다더니만 연락도 없고, 안부 문자에 답도 없길래

이제 차인건가ㅋ이러면서 혼자 괴로워하고 그 주말 시간을 참지 못해

일부러 다른 남자들을 소개 받기도 했었지요.

(그게 다 밤낮 뒤바뀌고는 하는 업무 스케쥴 때문이라고 하더만요...

제가 그 스케쥴을 다른 사람을 통해 알아볼 수 있기에 거짓말 하는건 아니구요...)


평소 예민해지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데

오늘은 극도로 발달된 촉수로 이렇게 적어 내려왔네요...

앞으로는 먼저 문자 보내고 하는 건 않으려구요.

보내놓고 기다리는거,,,정말 피곤하더군요.

그리고 너무 성큼 내 마음의 공간을 내주진 않으려구요.

꼭 너여야만 한다~라는 집착을 버리고 한 발자국 물러서서

우리가 어찌되어 갈런지 함 지켜보려구요.

근데, 워낙에 진중한 성격의 남자분이 엊그제부터 문자에 하트 표시를 넣어주시는데

아주 짜릿하네요^^ 조급해 않고 좀 서서히 은근히 달아올라도 좋으련만

제 급한 성격이 제 맘을 괴롭히고 있네요.


이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건가요?

언제쯤이나 본인의 맘을 얘기해주는지

또 우리 관계에 대한 확정을 짓게되는지

워낙에 사람 마다 스타일이 다를테고

또 윗 문단에서는 '지켜보겠다' 해놓고는 저 냉큼 이렇게 다짐을 어겨버리네요^^;

내가 아무리 좋아해도,,,상대방에서도 yes라고 응수하지 않는다면

빨리 털어 버리고, 다른, 나의 반쪽,을 찾아 나서야 할거 같아서요.

요즘들어 건수가 엄청 들어오고 있는 이유도 있구요.

그리고 현실적인 눈으로, 남자 분도 그저 희희낙낙대고 있을 정도로 여유있을 나이는 아니니까

흐지부지 질질 마냥 끌고 가진 않을텐데,,,이런 저런 생각은 하고 계실텐데,,,

어찌됐든 제가 연락을 딱 끊어버려봐도 되겠죠?


올 가을에 사랑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유독 많아서

제 감정을 시시콜콜 털어 놓기가 미안스러워요.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 기다릴게요~ 감사합니다^^
IP : 222.110.xxx.62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금선행
    '05.11.8 7:03 AM (59.23.xxx.77)

    참조을때네요,,,사랑하면,,잡아요,,,견주고,그럴게,머있어요,,요새는,,여자들쪽에서,,적극적으로,,나가도,,흉이되지안는세상이라우,,,^*^...

  • 2. 같은 서른인데..
    '05.11.8 9:29 AM (221.140.xxx.146)

    참 부럽네요..전 아기엄마인데..T_T 제 생각에는 그 정도면 적극성을 보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아주 오바만 아니라면..아줌마가 되어서 부러운 것은, 정말 맘에 드는 이 사람이다 싶을때 적극적으로 나가보는것...(물론 흉하지 않게요..원글님 글보면 절대 오바안하실것 같지만..^^) 그런데, 상대분이 나이가 많으신가요? 극존칭을 쓰시는 것 같아서...자신감 가지시고 적극적으로 대쉬해보세요..

  • 3. 강두선
    '05.11.8 9:37 AM (211.221.xxx.130)

    ㅎㅎㅎ~~
    글을 읽으며 기분 좋은 미소가 절로 나는군요.

    세상일이야 앞날이 어찌될지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지만
    중요한것은,
    지금의 그 감정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감정은 평생을 살면서 그리 여러번 느낄 수 있는것이 아니거든요.
    그러니 지금의 그 마음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가꾸시길...

    덕분이 이 아침이 덩달아 흐뭇합니다~ ^^

  • 4. .....
    '05.11.8 9:47 AM (218.234.xxx.85)

    좋은 사람 놓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해보세요....

    좋은 결실 맺기를 바랍니다....

    두분의 만남으로 두분 다 ........ 세상을 다 같은 듯 행복하시기를.......

  • 5. 아기 공룡 둘째
    '05.11.8 9:58 AM (58.121.xxx.217)

    아~너무 이뻐 보여요 잘되면 다시 글 올려주세여 화이팅 !!!!!!!! 님 뒤에 잘되시길 기원하는 수많은 지원군이 있습니다 ^^

  • 6. 아기 공룡 둘째
    '05.11.8 10:08 AM (58.121.xxx.217)

    참 주말에 김밥싸서 수목원 같은데 함께 가세요 가셔서 사진도 찍고 .. 제가 써먹은 방법인데
    우리 신랑이 되게 좋아하더라구요 수목원에서 나올때 이미 손을 고옥 잡고 나왔다죠 ㅎㅎㅎㅎㅎㅎ
    왜이리 제가 설레고 좋을까요~~~~~

  • 7. moonriver
    '05.11.8 10:16 AM (210.180.xxx.4)

    <한 발자국 물러서서 우리가 어찌 될런지 함 지켜보자>는 마음이 제게 와닿는군요. 자신과 자신의 상황을 늘 객관적으로 볼려는 자세가 참 마음에 들고요. 요즘 젊은이들의 '오버연애액션' 보다도 진중한 사람의 하트한개가 무척 소중해보입니다. 잘 될것 같아요. 추카

  • 8. 오~~
    '05.11.8 10:24 AM (211.218.xxx.30)

    위에분...김밥사서 놀러가는거 강추요...

    울남편이 저 첨에 봤을때..새침떼기 도시 아가씨라는 느낌이었는데...
    우연히 제 요리솜씨를 보고....참 좋았다네요..

    단순히 맛있는거 얻어먹고 살겠다가 아니라---ㅋ
    저사람한테도 이런 모습이....하는 놀라움에...
    또 다른모습을 찾고...하는 신비감이 있었다네요....

    원글님 이쁜 사랑...보기 좋구요...지금처럼만 하세요...오바아니시구요..
    그냥 연애많이 안해보신 순수하신분같아요....

  • 9. 노처녀
    '05.11.8 11:41 AM (61.251.xxx.100)

    맘에 드는 사람 만나셨다니 부럽습니다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꼭 올려주세요. ^^

  • 10. 기대
    '05.11.8 12:36 PM (211.220.xxx.93)

    후편도 올려주세용~
    너무 기대되요~~^^

  • 11. ...
    '05.11.8 12:46 PM (220.85.xxx.17)

    남자가 암만 바뻐도 맘에 드는 여자 나타나면 인생에 그거보다 중요하고 바쁜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주 잘 하고 계신거 마자요.
    지금처럼 노력하시면 이분이 아니어도 더 맘에 드는 좋은분 만나실거예요.

  • 12. 제2탄--+
    '05.11.8 1:00 PM (69.243.xxx.134)

    꼭 올려주세요!!! --+

  • 13. 날아올라
    '05.11.8 1:11 PM (211.47.xxx.178)

    와~ 이렇게 많은 리플을 달아 주시고 또 열렬히 응원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사와요^^

    그런데, 정작 저는,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지(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나는 이 사람을 맘껏 좋아해도 되는건지
    이러한 우문 속에 고개를 처박아두고 있습니다......
    아직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지 못했기에...
    말로써 좀 확실히 해주면 좋으련만...
    (상황 봐서 대놓고 혹은 슬쩍 물어볼까 하는데요...)
    뭐, 계속 스케쥴이 어긋나기도 하고하니 당최 만날 시간이 있어야죠^^;

    다시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인드 컨트롤하고
    지금의 이 기분을 마음껏 즐기도록 해야겠어요~
    그토록 소중하고 또 쉽지 않은 감정임을,,,그 새 잊고 있었던거 있죠.

    두근두근 콩닥콩닥 저 사람도 나를 좋아할까?
    여러분의 성화에 힘입어 2탄 꼭 올리겠습니다!^^*

  • 14. ^^
    '05.11.8 2:06 PM (59.1.xxx.16)

    결혼전 제모습이 떠오르네요..
    제 일방적인 생각인진 몰라도.. 원글님은 아마도 이런 생각중이신가봐요..
    '나는 네가 너무좋아.. 근데 만약 네가 나를 진지한 상대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더이상 좋아하지않을꺼야.. 그래서 난 네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궁금해...'

    그냥 자신의 마음을 믿고.. 계속 그사람을 사랑해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상대방 마음만 살피지말구요..)어려운가요?
    내가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것 자체도 행복한 일이니까요..
    물론 상대방이 나를 사랑해주는 감정을 갖는다는것도 행복한 일이지만요..^^
    저도 화이팅 입니다.. 잘되시길 바래요..

  • 15. ..
    '05.11.8 2:08 PM (61.74.xxx.101)

    저랑 나이도 비슷하고.. 성향도 비슷하시네요..^^
    님의 글을 읽으니.. 제마음도 날아오르는 기분이 드네요..
    글도 넘 잘쓰시고.. 이쁜 사랑하시는 것 같네요..

    저두 요즘 맘에 맞는 사람을 만나 연락하고 지네는데요..
    그사람도 너무 바쁘고.. 타국에 있어서.. 자주 연락하진 못하지만..
    연락될때는.. 좋아한다는 느낌을 팍팍 실어줄려고해요..
    직접적인 표현은 그렇지만.. 간접적인 표현은 마니 해줘도 좋다고 보거든요..
    2탄 기대할께요..^^

  • 16. 저도^^
    '05.11.8 2:43 PM (163.152.xxx.43)

    글 읽고 연애하던 시절 떠올라서 잠시 미소... 좋을 때여요. 두근두근 설렘설렘...

    그 사람이 날 좋아하는 걸까 무지 예민해지고 문자 하나하나 분석해보고,
    내가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닌가 조금 벌쭘해지기도 하고.
    문자먼저 보낼까 말까 망설이기도하고.
    옆에서는 여자가 먼저 하면 손해라고 말리기도 하고, 줄다리기 잘하라고 조언들도 하고
    친구에게 상담도 밤새 하고.....

    지금은 옆에 한놈, 배속 한놈 이렇게 있다보니 그런 설렘들이 추억이지만
    그 때의 감정이 다시 기억나 잠시 행복해지네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래요. 그리고 순간을 즐기세요. 그런 기분 정말 소중하지요.

  • 17. 근데요
    '05.11.8 3:15 PM (211.42.xxx.225)

    노파심에서 한말씀 드릴께요
    싱글생활 오래도록 했습니다
    첨부터 마음 많이 주지마세요
    상대남이 선수?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조금들어요
    남자들은 아무리 바빠도 마음에 드는 여자있음 시간초월해서 만나요
    나중에 상처받을수 있으니 한발짝 물러서 있으시길 ...

  • 18. 스케쥴
    '05.11.8 3:21 PM (59.187.xxx.67)

    뒤죽박죽인 사람..그거만 빼고 좋네요..
    제대로된 시간에 일하고 남들놀때 노는것도 복이거든요.
    그점에선 님이 많이 힘드실것같구..
    구체적으로 말씀안하하셔서 단정짓기 어렵지만..
    문자에 늦게 답하는거..조금 선수느낌인데..
    남자가 처음엔 굉장히 적극적이여야좋거든요.
    물론 꼭 그런건 아니지만..그점이 아쉽네요.
    다만 아쉬운점일뿐..결점은 아니니까...
    정신차리면서 빠져드세요~^^

  • 19. 김밥은 좀...
    '05.11.8 4:20 PM (222.117.xxx.123)

    김밥 싸가지고 놀러가는 건 좀 이르지 않을까요? 아직은 여자가 좀 튕겨줘야 할 거 같은데...

  • 20. ..
    '05.11.9 3:25 PM (220.94.xxx.130)

    남자분이 선수같다는데 한표.
    여자분께 관심은 있는 것 같아요.

    남자분 마음이 중요한건 아니잖아요.
    상대에게 내 마음에 대한 보답을 바라지 말고 순수하게 사랑하세요.
    단, 애정은 표현하되 헌신과 투자는 하지 마세요.
    정성, 돈, 몸...같이 상대는 얻고 나는 잃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은 절대 주지 마세요.

    상대의 눈치를 본다는 티를 내지 않는다면, 나의 당당한 애정 표현, 관심도 자신감이 됩니다.
    그렇게 내 페이스를 유지하다보면 남자분도 어느덧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죠.
    남자분이 선수 같기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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