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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합니다...

ㅠ.ㅠ 조회수 : 1,573
작성일 : 2005-11-01 00:02:42

어제 낮에 애인의 어머님을 뵈었습니다.
처음 뵙는 자리라 나름대로 긴장도 되고 조심하려고 애를 썼지요.
더군다나 남자친구는 중간에 회사에서 일이 있어서 가고 저랑 어머님은 남아서 차를 마셨거든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터라 일부러 결혼한 친구에게 어머님 뵈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코치까지 받고 갔어요. ^^;
어머님도 제게 잘대해주시다가 그러시더군요.
"왜 **는 아직도 취직을 안해?" 라고요.

저는 지금 서울 4년제 좀 괜찮다는 학교 일문과 나와서 지금은 번역 알바하고 주말 오후에는 학원에서 성인대상 일어 강의를 하고 있어요.
따지고 든다면 둘 다 '아르바이트'죠.
사실 작년 겨울 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실패하고 선택한 길입니다.
취업에 고배 마시면서 참 많이 힘들었죠.
그 때마다 남자친구가 위로도 많이 해주고.. 그래서 많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것도 재밌고 나름 열심히 하고 있구요. 낮에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끝나면 학원 강사를 본격적으로 해볼까도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남자친구 부모님 눈에는 성에 안차나봅니다.
남자친구는 서울 제일 좋다는 대학 잘 나와서 첫번에 떡하니 대기업에 붙고 잘 다니고 있으니 그 부모님 눈에는 그렇게 비칠 수도 있겠지요.
학부생일 때 둘이 만나 지금 4년째 사귀고 있는데 학부 때 그런 말을 남자친구에게 들은 적이 있어요...
지나가는 말로 그 부모님이 맞벌이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고 그런 말씀을 하셨더랍니다.
지금 저희 부모님은 제가 학원 강사쪽으로 나간다는 것을 찬성하십니다.

저 조그마한 목소리로..
"지금도 정식직은 아니지만 학원 나가고 있구요, 앞으로도 학원 강사 계속하고 싶은데요.."
라고 했더니 그 어머님이 그럴거라면 교육대학원 가서 정식으로 "선생님"하라십니다.
여자 직업으로 선생님도 그만이라구요.
그러시면서 "학원 강사는 좀 그렇지 않니? 내 입장에서 며느리도 떳떳한 직장 있었으면 좋겠는데..** (남자친구 이름)랑 나중에 결혼 생각해서도 그렇고.. '정식' 선생님 되기 힘들면 아예 직장에 취직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고.. 넌 왜 취직을 못하니. 취업을 해봐야 사회생활이 어떤지도 알고 남편 힘든 것도 알고...그리고 요새는 맞벌이 아니면 힘들잖니. 괜히 시간 헛보내지 말고 좀 괜찮은 곳에 취직해.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말아라" 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냥 지나가는 말씀으로 하신 것 같지는 않아요.
갑자기 숨이 막혀옵니다.
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고 눈물이 막 나왔어요.
저희 부모님한테도 갑자기 막 죄송스럽고...남자친구 보기도 민망하고...
그쪽 부모님께서 남자친구에게 뭐라고 하셨을까 고민도 되구요.
정말 이리저리 기분이 너무 안좋아요.
IP : 221.139.xxx.245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11.1 12:14 AM (58.143.xxx.254)

    우리 오빠 홍대 나와도 첫번에 떡하니 삼성이랑 현대 붙어서
    골라가서 회사 잘 다니고 있는데..
    (홍대 나오신 분들껜 죄송;; 홍대를 무시하는게 아니라요;;)

    서울대 나오신 분이 대기업 다니는게 뭐 그리 대단한거라고..
    소위말하는 "사"자도 아니고..

    처음 보는 앞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좀 그렇네요;;

    에이띠. 저도 기분이 안 좋아요.
    엉엉.

    우리 만나서 대화라도 할까요?
    이 상황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창피하시죠? ㅠ_ㅠ*

  • 2. 음..
    '05.11.1 12:23 AM (218.237.xxx.101)

    입장 바꿔 생각한다면...
    남친이 원글님 입장이라면 원글님 부모님은 모라 하셨을까요?
    아마도 썩 내키지 않을것 같은데..
    부모 된 입장을 조금 이해해보심이..
    대신 남친만 내 편이라면 끄떡없지 않을까요^^

  • 3. ...
    '05.11.1 12:33 AM (221.151.xxx.24)

    그 어머님 참 뻔뻔하시네요. 아직 결혼날짜를 잡은 사이도 아닌 인사드리는 자리에서..무슨
    여자직업을 갖고 모라합니까? 남친이 사자,사위감도 아닌데. 절대 소신없이 말하지 마세요.
    사실 결혼제도안에서 아직은 여자가 일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자도
    직장이 똑같이 좋을바에야 결혼 왜 하나요? 남자도 애낳고 살림하라지요. 원.

  • 4. .......
    '05.11.1 12:43 AM (211.32.xxx.94)

    자기 아들은 번번한 대기업 다니는데 여자친구는 우리
    아들에 비해 좀 딸린다.....이런 마음이신거지요..
    어머님 마음은 이해하지만 자기아들이 여자친구보다 못해서
    그부모님께 그러한 소리 들으면 어떨까요..
    그냥 상황을 잘 몰라서 좋게 이야기 하셨을수도 있지만
    저라도 기분좋지는 않을것 같아요..빨리 빨리 취직 좋은데 하셔서
    배짱튕기세요.
    결혼하신다면 그 어머님도 보통은 아닐것 같네요..
    그렇게 바라는게 많으니...어휴

  • 5. ...
    '05.11.1 1:18 AM (222.109.xxx.45)

    대기업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주변에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많은데 뼈빠지게 일만하고...고생바가지던데..

    그리고 거기 서울대 안 나와도 다 들어갑니다..

  • 6. 벌써부터..
    '05.11.1 1:23 AM (211.190.xxx.18)

    그런 요구를 하는 시어머니 자리는 결혼후에는 안봐도 비디오네요.
    번듯한 데 취직을 하면 또 다른 요구를 하실걸요.
    내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성에차지 않아도 있는그대로를 받아주는 사람이 정상입니다.
    친정엄마도 남동생의 배우자감으로 원글님처럼 '번듯한 교사'를 최고로 치셨지만
    영 동떨어진 여자를 데리고 와서 많이 떨어진다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시누될 저는 속마음은 동감이어도 "엄마눈에나 기울지 남의 집 귀한딸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그랬고
    엄마역시 '그아이' 맘상할까봐 전혀 그런 내색을 안하셨습니다. "어쩌겠니, 이쁜것만 봐야지" 하시면서.

    속으론 똑같은 속물일지 몰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맘으로 그런 내색 않는게
    새식구 될사람한테 예의 아닌가요.

  • 7. 원글님께서
    '05.11.1 1:39 AM (61.96.xxx.158)

    남친보다 더 잘나가는 자리에 취직이 되시고 더 잘난 대학 나오셨다면
    어쩌실라고 그러신답니까? 그 예비 시어머님??
    속상하시더라도 그냥 깔아 뭉개세요...^^
    글구 남친에게는 최대한 어머님의 의도를 아주 좋게 표현하시면서..
    그치만... 난... 하시면서 원하는 바를 알려주시구요...
    그리고.. 학원 강사.. 이것도 쉬운일 아니던데요..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나 살아남쟎아요...
    그러니... 원하는 분야에서 실력 발휘 하시도록 열심히 노력하시길 바래요..

  • 8. ...
    '05.11.1 8:39 AM (220.95.xxx.28)

    첫만남인데... 좀 서운하셨겠다...
    요즘 시부모님들은 맞벌이 은근히 좋아라 하시더라구요
    사실 아들 혼자 돈 벌면서 힘들까봐 걱정인거 겠죠...
    사실 일반적인 직장처럼 메인 몸 보다는 학원강사나 프리랜서가
    오히려 시간적 여유도 있고 더 좋은점이 많은데
    나이가 있으셔서 잘 모르시나 보네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요?

  • 9. -ㅂ-
    '05.11.1 8:54 AM (211.255.xxx.114)

    입장바꿔 생각해도 전혀 이해 안가는데요-_-
    요즘 취직이 쉬운것도 아니고 남자집이나 또는 남자가 내놓고 맞벌이 바라는집
    완전 밥맛같아요
    결혼식 상견례 or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자리는 그 부모가 바라는 상을 듣기 위한 자리가 아니고
    자기를 소개드리는 자리인데...쯥..
    정말 너무 화나는거 같아요..
    벌써부터..님 말씀처럼 결혼후에는 정말 어떨지..
    계속 스트레스 주실거 같아요

  • 10. 우웅..
    '05.11.1 10:00 AM (203.227.xxx.52)

    서운하게 들리셨을진 몰라도...넘 속상해하지마세요 ^^
    그런 문제로 결혼을 반대하는것도 아니고
    제생각엔 그냥 결혼을 전제로 어머님이 미리 말씀하신것같은데요?
    사실 앞으로 맞벌이 아니면 살기가 힘든건 사실이잖아요...
    물론 선생님 되는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어머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님을 위해서 학원 강사보다는 튼튼한 직장을 갖는게 더 좋은일 아닐까요
    넘 나쁘게만 생각지마시고...
    앞으로 남친과의 미래를 한번 고민해보세요~

  • 11. 어마나
    '05.11.1 10:25 AM (218.232.xxx.222)

    번역이랑 학원강사가 얼마자 번듯한 직장인데요. 두개 하시면 왠만한 직장 월급 부럽지 않겠어요. 글쓰신분 먼저 자신감을 가지세요. 저라면 그 분한테 `전 투잡족이예요. 번역일도 하고 강의도 나가요~` 라고 말하겠어요. 후후

  • 12. 어마나...
    '05.11.1 10:59 AM (211.204.xxx.34)

    님의 말씀에 한표~~~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리고 남친과의 미래는 정말로 다시 한번 고민해 보시는 편이 좋을듯 하네요.
    사실 결혼이라는 것이 두사람만 좋다고 되는거 아니거든요.
    주변에서 많이 들으셨을거라 생각하고...여기까지만 할께요.

  • 13. 남친이 넌즈시
    '05.11.1 11:24 AM (61.102.xxx.61)

    님의 일에 대해 좋은 이미지임을 말해 줘야 합니다. 더불어 수입도 (좀 부풀리면?)
    남친 어머님이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도록 말이죠.-경쟁률이 치열하고 수입이 남편 연봉정도 된다면...자랑할 만 하겠지요?-
    물론 그렇지 않더라고 그렇게 생각하실만큼 본인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그렇게 말씀하세요
    어른들은 직업에 대한 선입관이 깊으니 좀 깨드려야죠

  • 14. 저도
    '05.11.1 11:27 AM (61.102.xxx.89)

    그자리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시어머니도 남편에게 계속 맞벌이할 여자를 고르라고 했고
    저는 건강상의 이유로 집에서 전업주부로 살거든요.

    혹시나 너무 운이 없어서 죄송하지만 취직을 못하신다면 그러다가 결혼을 하신다면
    저처럼 항상 시어머니에게 잔소리와 구박을 들으실껄요.
    '내가 너처럼 배웠다면 난 그렇게 집구석에만 쳐박혀 있지 않을꺼다'
    이런 소리 듣고 싶으세요? 결혼하면 사랑하는 남자랑만 사는거 절대 아니에요.

  • 15. 다 맞는 말씀
    '05.11.1 1:04 PM (210.115.xxx.169)

    윗 분들 말씀 다 맞아요.

    그런데 현실은 잘 사는 댁은 모르지만
    그저 어지간히 집하나 해주던지 비싼 전세 얻어주던지 할 만한
    집안에서는 당연히 며느리의 직업에 관심을 갖더군요.
    아예 직장확실한 며느리만 고르는 것도 보았어요.

    세태라고 인정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 만나면 다행이고..
    남자 본인들도 혼자 지고가는 짐을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혼한 나이든 사람들도 표현은 안하지만 힘겨워 하는 것 역력합니다.
    월 몇 백 받는 사람들이 제가 주로 보는 사람들인데요..

    잘 사는 층에서는 또 다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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