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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남편이 내 손을 잡고
보람도 별로 없는 일에 바쁘니 좀 우울한 모드랍니다
이제 한해도 다시 저물고
나이도 마흔을 바라보고
거울 볼때마다 나이가 들어보이는 것 같아서 그런것도 맘 한귀퉁이를 쓸쓸하게 하는데
어젯밤 아이들과 내가 잠든후에 들어온 남편이
내 손을 잡고 조용조용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도 전에는 내가 잘난 줄 알았다
이렇게 사는게 힘들고 어려울 줄 모르고 잘 될 줄만 알았다
내가 더 열심히 살고 대비해 놓지 못해 미안하고
사랑하는 당신과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지못해 미안하고 속상하다
그러니 절대 아프지말고
우리 오래오래 살자..
이런 내용이었어요
공부를 잘하지도 많이 하지도 않은 사람이었지만
나름의 꿈이 있었기에 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었지요
시어머니도 늘 자신감을 북돋워주시며 믿어주는 분이셨구요
(사실은 현실감이 부족했던 거죠..)
보수적성향이고 잔소리도 많지만..
하지만 결혼할 당시 서로 이해했고
남편도 풀이 많이 죽어있어서
결혼해서 소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새 많이 힘드는 모양이네요
저는 그냥
뭐 산입에 거미줄치겠냐 하는 맘으로 큰 걱정은 안합니다
아이들이 아직 학교도 안다니지만
각오만 다지면 ..절대 다시 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전에 하던 방문교사라도 다시 할 수 있을테구 하니까요
남편은 작은 개인사업체에서 일하는데
월급도 너무 작고
나이도 나이고 앞날도 불투명하니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서야 할 시점입니다
너무 힘들면 회사 때려치워라~
어디가면 그 만큼 못 벌겠냐,안되면 같이 벌면 된다
-저는 그렇게 말합니다
사실이 그렇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이 때
자식은 둘이나 있고
재산은 20평아파트 달랑 한채
마이너스 통장..
힘도 들고 자괴감도 심한가 봅니다
남편의 그런 말을 들으며
끝까지 듣고 있는 척은 안했지만
오후가 다 되가는 지금까지도 마음이 아프고
우울합니다
그의 힘겨움이 너무 절절합니다
1. 하얀
'05.10.26 5:10 PM (211.169.xxx.31)남편분이 많이 힘이 나시겠어요.
님이 이렇게 믿어주고 밀어주니까요.
두분 힘내시고 잘 사세요~2. 힘
'05.10.26 5:30 PM (218.148.xxx.187)내세요. 집도 있고 자식도 있고 마이너스통장도 있으시네요(부채도 자산입니다) ^^
게다가 님처럼 든든한 아내도 있구요. 힘북돋아 주세요. 모든일이 잘될겁니다.3. 그래도..
'05.10.26 6:04 PM (218.153.xxx.224)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편이 계시다는게 힘이 될 수 있을겁니다.
4. 아니예요
'05.10.26 6:12 PM (131.191.xxx.107)우울한 마음 갖지 마세요.
마누라 고생 시키면서도 몰라주는 남편들이 얼마나 많아요.
님이 남편분을 그만큼 믿어 주시니 남편분께서도 아내에게 고생시켜 미안한 마음 드는 것이고, 님께서도 그런 풀죽은 남편 보시니까 안타까운 마음 드시는 것이고. 참 고운 부부이십니다.
저는 항상 믿어요, 하느님께서는 문을 꽝 닫고 계신 것 같아도, 그 어딘가에 창문이라도 열어 놓고 계시다구요.
힘네세요. 고생은 젊어서 입니다. 마흔을 훌쩍 넘기신 것도 아니고, 마흔을 바라보시는 젊은 나이인데요뭐.
아름다운 부부관계, 예쁜 아이들이 재산이고, 바탕이랍니다.^^5. *^^*
'05.10.26 6:32 PM (220.127.xxx.195)얼마전에 여기서 본글인거 같아요~
나이가 아주 많은 할머니께서 어느봄날 마당에 꽃핀걸 보시면서.. 혼잣말 하시길..
내 나이가 마흔이면.. 아이를 낳아도 열은 낳을수있고..
열심히 일을 하면 부자도 될수있을텐데..
뭐 (?)대충 이런 글이었던거 같아요~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이 건강하다는게 .. 아마도 가장 큰 축복일거 같아요~
게다가 부인 애틋하게 보는 마음도 가지고 계시고~
ㅋㅋ 돈 다발 쌓아놓고.. 맨날 죽이네 살리네..하는것 보담 ~~ 훠~~월 낫지요~^^6. 행복이란
'05.10.26 8:03 PM (211.238.xxx.142)그리 멀리 있는게 아닌거같아요.
가난한 날의 행복이란 말--- 우리부부가 가끔 하는 말입니다.
지금도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해도 행복하단 맘에 지난 시간들을 견딘거 같습니다.
힘내세요!!!7. 힘내세요
'05.10.26 8:51 PM (219.240.xxx.94)힘은 드신 듯하지만 너무너무 희망이 있는 가정 같아요.
많은 남자들이 자기 부족한 것 인정 안하고 처자식에게 화풀이하다가
가장 파토나는 거 봣습니다.
저는 솔직히 서울역에서 노숙하는 남자들, 경멸합니다.
실직한다고 쫓아내는 마누라 봤습니까?
평소 허세 부리고 처자식에게 함부로 한 사람들이 실직하면 체면 안 서니까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집을 기어나와 거기 있는 거죠.
자존심 세우고 허세부리는 남자보다 얼마나 멋진 남자입니까.
마흔? 이제 시작할 나이로 충분합니다.
용기를 주시고요, 걱정말라고, 같이 짐을 들고 살자가 말해주세요.
남편이 아프고 애들이 아픈 것보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한번 기가 꺾이면 모든 의욕이 사라지니,기를 북돋아 주시고요,
맛난 음식해서 아이들과 즐겁게 보내시고, 걱정말라고 해주세요.
우리 식구 건강하니 무슨 걱정이냐고요...
분명,옛말하고 사실 날이 올겁니다!!^^8. toto
'05.10.26 9:05 PM (220.127.xxx.111)건강 하시죠?
힘 내세요. 아자 아자!!9. 영맘
'05.10.26 9:47 PM (221.165.xxx.251)가슴이 찡합니다.
님은 그래도 행복하시겠어요.10. 화이팅~!
'05.10.27 2:13 AM (59.187.xxx.3)가슴이 뭉클해요.... 이렇게 힘주시고 믿어주시는 아내분이 있으시니... 남편분 든든하시겠어요....
두분이 가장중요한 믿음과 신뢰가 돈독하시니.. 그것이 믿거름이 되어... 앞으로 좋은일이 함께하길 진심으로 바래요.... 힘 내시고요~~!!!11. 손맛짱
'05.10.27 10:22 AM (61.74.xxx.13)저도 요새 출근하는 남편 뒷모습이 쓸쓸하고 안쓰러워 보여 괜히 눈물이 핑돌더라구요..남편은 아내가 있어 아내는 또 남편이 있어 힘들어도 기운낼 수 있구나 싶은게.. 내곁에 언제나 가족이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고 찡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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