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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강사의 고민
저번에는 어떤 초등학생 부모님이 찾아오셨는데
자기 아이를 어학원에 보낼려고 테스트를 받으러갔더니
그 어학원에서 아이를 못받겠다고 했대요.
아이가 B하면 'ㅂ'이라는 식으로 너무 경직된 생각을 갖고 있어서
자기들과는 체계가 다르다나요...
그래서 화가나서 저희 학원 그만둘려고 왔다가
영어선생님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저랑 상담을 하신다면서,
어떤 식으로 가르칠건지 알려달라는데
저는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뭐라 말씀드려야될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저희 원장님 상담하시는거보면 정말 "학원선생님같이" 말씀하시던데
저는 아직 학생이고, 저만의 확실한 교수법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거든요...
그런 자신감이 부족한게 말투에서 너무 티가 나는거같애요. ㅠㅠ
숙제를 내줘도 해오는 애들만 해오고, 안하는 애들 혼내줘야하는데
때릴수도 없고... 이러다보니 점점 흐지부지되어버리는 거같아요.
얼마전부터는 듣기까지 하라해서 10분전부터 테잎을 들려주는데
애들이 집중을 안해서 떠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애들이 대부분 단어를 읽는걸 잘 못해서
phonics부터 시작해야할거같아 저학년들은 그것부터 가르치는데,
초등학생들 단어 외어오라하면 너무 부담주는건 아닐까요??
어떤걸 어떻게 가르쳐야 효과적일지 모르겠어요.
잘 이해는 못해도 대화중심의 교재를 계속 해나가야할지
아님 단어읽는걸 완벽히 한후에 교재를 나가야할지...
쓰고보니까 넘 글이 길어졌네요.
막상 영어를 가르치는건 어렵지 않은데
애들을 다스리고, 어머니들을 만족시키기가 너무 어려운거같애요.
용돈 벌기위해 시작한건데, 제가 사람상대하는 일에는 재주가 없나봐요.
스트레스 너무 받네요...ㅠㅠ
1. ...*^^*
'05.10.21 12:42 AM (221.164.xxx.178)용기를 내시길..누구든 처음부터 다 잘할수 있나요.그런게 쌓여서 경력이 되는거죠.님이 말한 두 가지가 젤 힘들겠죠..요즘 엄마들은 궁금한게 많아요...직접적으로 물으면 당황하겠네요...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보세요.하다보면 ..힘내세요.
2. 전
'05.10.21 1:16 AM (24.41.xxx.181)영어학원강사는 아니구요, 대학, 대학원 졸업때까지 한번도 영어학원강사는 안해봤지만,
현재 대학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초보선생입장에서 몇가지 말씀드리려구요.
원장님이 요구하는게 소위 티칭 포트폴리오 같은 건데,
쉽게 생각해서 뭘 가르치고 싶은지 (단지 교재를 뭘로 하느냐가 아니고 그 교재로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 등등),
아이들한테 뭘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싶은지 (영어에 대한 어떤 면을 익히게 할 것인지)
이런 걸 생각해보심 될 것 같아요.
전 예전에 과외할 때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단순히 쪽집게 식으로 가르쳐서 성적을 올리는게 영어실력 향상이 아니라고 믿기때문이었고,
일단 무슨 과목이든 재미를 붙이면 스스로 알아서 잘 할 수 잇다고 믿었기 때문에요.
예를 들어 교과서 단어외우게하고 시험보고 이런 것 보다는
영어 방송도 듣고,
짧은 영시도 읽고,
영시를 노래로 만든 것도 듣고 (가끔 빈칸 채우기도 하고)
이렇게 했구요.
시간이 날 때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다루는 잡지, 기사 등을 영어로 보라고 했어요.
예를 들어 학생이 패션에 관심있으면 패션잡지 영어로 된 것 심심할 때 보라고 했어요.
전 예전에 영국에서 연수할 때 슈퍼마켓에서 단어랑 생활영어 표현을 많이 배웠거든요.
먹는 거에 관심이 많으니 요리책, 요리프로 보고,
장보러 가서 성분표 읽고..'^^
교재한 권 일정 기간에 마스터 이런 건 애들한테 별 도움 안되고,
님도 스트레스만 받을 거예요.
쉽게 애들하고 영어로 놀아주자라든지,
아님 애들한테 영어로 내러티브만드는 걸 가르치자라든지
한 가지 분명한 목표를 세우시는게 애들한테나 님한테나 동기부여가 될 거예요.
애들 몸비트는 건 지루하단 얘기입니다.
애들하는대로 따라가면 일이 수월할 것 같지만,
결국 동기부여도 자극도 없어서 수업시간이 길게만 느껴질 거예요.
글구 님이 지겹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님이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흥미가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일단 교재가 님한테 흥미로운지 (가르침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지) 살피시고
재미없으면 딴 거 찾아보시고 (이 과정도 재미라면 재미랍니다),
교재 직접 만들어보셔도 좋고
아님 있는 걸로 재밌게 만들 방법 찾아보시고요.
(예를 들어 저더러 영문법가르치라고 하면 절대 성문시리즈 안가르칩니다. 제가 싫어하니까요. 영문법 원서로 가르치고 종종 딴 짓(?)도 많이 하고--짧은 단편 소설 읽기 등등, 애들 동화책도 재밌는 거 많은데...아직 학생이시니 도서관 가보세요. 자료 많습니다).
애들 단어 외우는 거에 대해 한 말씀 드리자면,
그맘때 애들은 완전 스폰지가 물 흡수하듯 지식을 받아들이고
단어 암기도 무쟈게 잘해요.
전 지금 후회하는데요, 그 때 단어 안외운것 (하긴 그때만 해도 중학교에 가서나 영어 배웠죠.^^)
제 친구 왈 (영어학원 강사)
초딩애들은 요리 레시피만 한 번 읽어줘도 재료, 과정 다 외운대요, 통째로.
재밌다고 생각하면 애들은 시키지 않아도 나서서 한다는 얘기.
전 아까 말씀드린대로 내러티브가 있는 이야기들--동화책을 추천합니다.
애들 한국어 배울때도 책 읽어주는게 가장 효과있잖아요.
한 두 번 읽어주면 그냥 외우죠.
외국어도 마찬가지.
일단 기운내시고,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가르친다는 것--아르바이트든 정식직업이든, 학원에서든 대학에서든--쉽지 않습니다, 님이 가르치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돈벌려고 시작하셨다는데, 그게 나쁘다는 얘기 절대 아닙니다.
다들 먹고 살려고 공부하고, 일하고 하는 거니까요.
다만 기왕 힘들게 일하는거 내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행복하게 돈벌자고 공부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는 거잖아요.
돈버는 일에는 돈 이외의 동기부여가 필요하답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그 하나. 그게 있어야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어요.3. 답답해요
'05.10.21 1:23 AM (220.79.xxx.82)조언 감사해요. 내일 학원가야하는데, 답답해서 잠이 안와요... 정말로 가르친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네요. 한반에 3~4명씩 수업할때는 곧잘 대답하고 잘따라오는데 이틀정도는 합반해서 8명이 배우거든요. 정말 그러면 그날은 난리도 아니에요... 원장님이 소리한번 빽!질르면 다들 조용히 하는데 제 말은 그정도의 효과가 없네요. 교재는 이미 정해진거라 제 맘대로 바꾸기 힘들거같은데 지금은 phonics를 한쪽씩 복사해서, 그날그날 알파벳 하나씩 정해서 발음을 가르치고있어요. 이렇게 알파벳 다 배우고 나면, 모르는 단어라도 읽을줄은 알게될테니까 ... 제가 어릴때 파닉스 배운게 엄청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읽을 줄을 알아야 외울수도 있는것 아닐까 해서요..
4. 답답해요
'05.10.21 1:29 AM (220.79.xxx.82)그리고 저는 영어 좋아하구 애들이 잘따라와주면 좋을거같은데, 요리 레시피같은건 초등학생들한테 어렵지 않을까요? 애들이 이해할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파닉스가 제일 우선이되야할거같은데, 제 눈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려보이니까 뭘 가르쳐주면서도 얘들이 정말 이해하고는 있는건지, 숙제내줘도 안해올거같은 생각이 먼저 들고... 어제는 내일 만들기할테니까 풀하고 가위가져와 했더니 풀없어요 가위없어요 그냥 책해요 이러는거에요. 나름 의욕가지고 준비했던건데 애들이 안따라주니 또 의욕상실. 그냥 파닉스 이어갑니다..ㅠㅠ
5. ...
'05.10.21 2:36 AM (61.102.xxx.209)내일까지 준비하시려니 답답 하시겠어요
영어 강사라는 직업이 영어만 가르치는 것 보다는 아이들과 교감, 학부모들과 신뢰형성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첫번째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시간을 5분, 10분 단위로 나눠 수업내용을 준비해 보세요
예:숙제검사- phonics- 오늘의 lesson-game- 마무리
수업 내용중에 게임을 꼭 넣으시면 아이들 관리가 수월해 집니다
(게임 전에는 "떠들면 게임 안한다" 후에는 " 떠든 사람 게임 점수 없앨거야")
숙제나 게임을 잘할 때 마다 보상을 해줍니다
(스티커 판 만들어서 30개쯤 완성하면 작은 선물을 준다고 하면 목숨걸고 숙제해옵니다)
참고로 단기간 phonics완성은 무의미 합니다. 지루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애들고 많고
그냥 오늘의 문장 암기가 더 낫습니다.
가급적 숙제는 꼭 내 주세요. 어렵더라도 직접 만든 sheet 를 내보내서 엄마 확인 받아오게
하세요.
수업만 가지고는 절대 실력 안늡니다
둘째 학부모님과의 신뢰 형성은
선생님의 수업계획을 설명해 드리고
중요한 건 학생 개개인마다 특성을 알아야한다는 겁니다
어떤 아이는 문자에 강하고 어떤 아이는 발음이 좋습니다.
따라서 과제 완성도도 달라지고 때에 따라선 개별과제가 나갈 수도 있구요
학생 개개인 차트를 만들어 기록해 두었다가 학부모님과 상담하시는게 좋구요
이렇게 하시면 학생들 실력이 늘 수 밖에 없고 학부모님들은 신뢰를 하겠지요
어머님들을 너무 두려워 하지 마세요.
아이들에게 관심을 주고 열심히 하는 선생님은 항상 신뢰한답니다
어머님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아이들은 다른 학원으로 옮기고 또 적응하느라 애쓰겠지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처음부터 어머님께 믿음을 드리세요(위에 글을 보면 선생님이 아이들이 못할것 같다고 미리 걱정하시는데 그럼 아이들 실력 절대 늘지 않습니다. 선생님 부터 믿으시고 학부모님께 확신에찬 말씀을 드리세요)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기다려 주십니다
그리고 어머님 상담은 원장님이 아닌 담임 선생님이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특성을 잘 알고 때에 따라서 수업내용이 아닌 친구 문제로 아이가 힘들어할 때도 있거든요
말이 길어졌네요
이런 말 저런말 보단 경험이 훨씬 중요하겠지만
우선 너무 두려워 하시는 것 같아서 아는대로 적었으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6. 답답해요
'05.10.21 2:43 AM (220.79.xxx.82)악. 저 아직까지 못자고 있어요 ...ㅋㅋ 스티커판 정말 좋은거같아요 당장 만들어야겠어요^^ 제가 파닉스를 배우면서 나오는 단어 *예를 들어 t를 배운날에는 time tag 이런 단어를 가지고 빙고 게임을 하거든요. 근데 단어느리게 쓰는 애들기다려주고 하다보면 20분 넘게 잡아먹더라구요... 간단하면서도 쉬운 게임없을까요? 제가 맘이 약해 애들이 싫다고하면 계속 하지를 못하고, 애들한테 휩쓸려가는 느낌이 드네요. 마음 다잡고 숙제도 내주고 해야겠어요.
7. ^^
'05.10.21 2:44 AM (218.148.xxx.81)무엇보다도 학생다운 태도를 조성하세요..그 다음부터는 쌤이 원하시는 교수법, 혹은 바람직하거나 타당한 교수법이 가능해 집니다..원장님과는 다르지만 뭔가 카리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삼!
8. 추가
'05.10.21 2:45 AM (218.148.xxx.81)윗분은 성인 위주로 말씀해 주신 분도 계신데..애들은 달라요...뭔가 재미를 주는 것이 중요하죠..그것도 분위기 조성후에 쌤의 의도에 따라 가야지 애들한테 휘둘리시면 앙데엿! 홧팅홧팅!
9. ,,,
'05.10.21 7:00 AM (221.148.xxx.109)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시면 문진미디어에서 나온 "초등영어 게임 101 "이라는 책을 참고해 보세요.
여러가지 게임이 알기 쉽게 나와 있답니다.^^10. ..
'05.10.21 9:28 AM (220.90.xxx.241)아이들은 영어시간에 스티커주고 게임하고 두달에 한번정도 시상식도하면 재미있어하더군요.
우리애도 영어학원은 재미있어하고 수학학원은 무조건가면 문제만 풀다와서 지루하다고 합니다.11. 전직강사
'05.10.21 9:28 AM (61.78.xxx.113)일단 클리어화일 한권을 사세요.자료들을 한장씩 모아 두시면 다음 수업때도 도움이 되구요.
미니북,파닉스,간단한 테스트지....한장씩 모은 후 필요할때마다 복사해 쓰시구요.
풀,가위,색종이 이런거는 학원에서 준비해 둬야 수업하기 편합니다.
애들 절대 안가져옵니다....
처음에 무섭게 나가셔야하구요.대신 꼭 웃으면서 수업 마무리 하시구.애들 혼내도 꼭 풀어주시고
보내야합니다.하긴 결국 포기가 되는 녀석들도 있긴합니다....
카리쓰마 중요합니다.애들 사람봐서 행동하거든요..
윗분들 말씀 다 맞구요.게임도 선생님 주도로 이끌어야지 애들한테 휘둘리면 안됩니다.
수업과 관련있는 게임 준비하시구요..이렇게 말하면 게임준비가 어려울것 같지만 몇몇 정해잔 게임에서
내용만 바꾸시면 됩니다...
하여간 도움이 되셨음 좋겠구요.
가르치시는것을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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