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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십대 후반인데요...

하소연 조회수 : 1,193
작성일 : 2005-10-10 08:33:42
너무나도 답답하여 82식구들에게 하소연 해볼까 합니다.

전 이십대 후반,평범한 직장여성입니다.

요즘 전 제 부모님때문에 아주 답답해요.

이유인 즉슨 부모님의 저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때문이죠.

저희 가족은 부모님,언니, 그리고 저 인데.

아버지는 부모님의 사랑을 모르고 자라 자식에 대한 사랑도 잘 모르는(사랑을 받은사람이 사랑도 할수있는것 같아요)분이고
어머니는 외동딸로 자라 살림도 힘들어하고, 행동이 느린편이라 저희들 중고등학교때는 도시락도 혼자 잘 못싸서 제가 돕지 않으면 도시락도 못싸갈 정도입니다.

저희 언니는 저랑은 성격이 달라서 혼자있는것을 즐기고 어느정도 부모님과 거리를 두는 스타일이죠.

이런 분위기상, 아빠는 제게 엄마를 항상 돕기를 바라시고, 엄마는 언제나 힘든일이 있으면 저를 의지하시고 살림마저도 그렇죠(저 요즘 제 또래에 비해 무지 성숙하고 어른스럽고 집안일 잘한다는 얘기듣죠)
언니가 부모님을 방관하는 스타일이라 저도 모르게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되고 늘 이런식으로 관계가 흘러왔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언니가 시집을 가게 되었고...이젠 세식구가 사는데...
부모님은 취미도 별로 없으시고 친구들도 많지 않으시거든요.

문제인 즉슨,

제가 집 밖에 나가는 것은 싫어하세요. 퇴근하고 일찍 들어오는걸 좋아하시고, 일있거나 약속 있어 늦는다고 하면 싫어하는 눈치(전 이걸 느끼면 죄책감이 생겨 알아서 충성하면서 일찍 돌아오고 만답니다)
그리고 아빠는 늘 저녁 6~7시에 전화하십니다. 어디냐고 언제오냐고(따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남자와 데이트라도 할라치면 바로 6~7시에 전화오니 분위기 딱 깨집니다.
남자도 분위기를 느끼고 집에 가야 하냐 하구요.

저녁시간에도 같이 텔레비젼 보고 같이 과일먹고 심지어는 같이 한방에서 잤으면...하십니다.
물론 매번 함께해드리진 못하지만 늘 그런 눈치를 주시는 부모님이 전 이제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부모님께 이런점을 말씀드리니 제가 행복에 겨워서 그렇다고 합니다.
결혼하면 이런 부모님의 사랑(?)이 그리워 질거라구요.

여러가지 가족의 상황이 부모님이 제게 의존하시는건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제 나이가 이제 30이 다해가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언니랑도 얘기해봤는데 언니는 우리 자매가 너무 부모님께 반항한적이 없어서 이렇게 되었다 합니다.
매번 들어오라하면 들어오고 늘 순종했거든요.

사소한 일 같지만 전 요즘 너무 답답하고 숨이 막힙니다.
정말 아무랑이라도 결혼해서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요.(심지어)

정말 결혼하면 이런 상황마저 그리울까요?...
너무 답답합니다.

IP : 210.95.xxx.2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타까워요
    '05.10.10 8:41 AM (220.75.xxx.209)

    저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적이 있기때문에 말씀드립니다.자식은 소유물이 아니고 독립된인격체인거 옛날분들이고 여러사람들이랑 어울리지 않기때문에 겪을수밖에 없는듯합니다.
    전 과감히 외국으로 가는 남편만나 외국가서 사시라고 권하고 싶읍니다.
    어떻게 성인인데 부모님께만 속박당하고 살수있겠읍니까?

  • 2. homemade
    '05.10.10 8:58 AM (220.74.xxx.254)

    근데요 그런 부모님때문에 결혼하면 자유롭게 살려고 맘먹었는데
    더한 남편 만나서 꽉 잡혀 사는 사람도 있다는...

  • 3. ..
    '05.10.10 9:15 AM (61.32.xxx.33)

    결혼하면 그 시절이 그립냐구요?
    아뇨.. 전혀 안 그리워요..
    부모님과 거리두기를 해야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면 똑같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인생인데도.. 멀리하기가 참 어려워요..

  • 4. 아니오.
    '05.10.10 9:16 AM (211.248.xxx.93)

    전혀 그립지 않아요. 저도 부모님께서 정말 많이 속박(?)하셨죠. 심지어 집 앞 대로까지 나와서 기다릴정도로..대학교 4학년 딸을. 항상 같이 저녁먹고 (전 식구가) 과일먹고 텔레비젼보고 수다떨고.. 물론 잠은 다른 방에서 자지만. 저녁 외출을 꿈도 못 꾸고. 특히 밤에 친구랑 영화관 가는건 정말 힘든일. 그런데 결혼하니까 너무너무 좋던데요. 집에 일찍 안가도 되지. 맘만 먹으면 토요일날 남편이랑 9시쯤 영화보고 11시쯤 같이 집에도 가고. 친구랑 늦게 까지 만나서 수다도 떨고... 정말 환상적인 날들이었습니다.
    애 낳기전까지. 님도 너무 부모님께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자신의 인생이구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답니다. 나중에는 저처럼 왜 그렇게 부모님께서 나를 힘들게 했는지(?) 원망도 생기구요.
    차츰차츰 저녁 늦게 들어가는 일을 만드세요.그리고 그것이 꼭 필요한 일이었다는걸 알리고 설득하시구요. 이런일이 계속 반복되면 부모님도 그려려니 하실거에요. 정말 남일 같지 않아서 리플답니다.
    힘내세요.

  • 5. 언니 말씀이
    '05.10.10 9:49 AM (210.183.xxx.163)

    맞습니다.
    아니면 제가 언니랑 비슷한가요--;;
    소리나게 부딪치시라는게 아니라,
    님이 원치 않으시는 건 하지 마세요
    친구들 만났을때 전화오면
    저 늦어요 이런 식으로요
    처음 한두번만 어렵습니다.

  • 6. 결혼하고
    '05.10.10 10:05 AM (210.103.xxx.29)

    전 친구들 하고만 여행 더 많이 갔어요.. 신랑 동의하에..
    부모님이 저한테 의존하진 않지만 일찍들어오게 하고 외박 못하게 해서요..(잔소리 때문에)

    혹 결혼을 해도 가까이 살면 안되겠죠...^^

    님도 부모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과감하게 무시(?)도 좀 하고..
    짧은 인생 즐겁게 살아야죠 ^^

  • 7. ..........
    '05.10.10 10:21 AM (221.138.xxx.42)

    좀 반항하세요...
    티나게 나쁜짓을 하시라는 게 아니라..
    늦을 일 있으면 늦는다고 말 하시고 늦으시고..
    부모님 돕는 것도 못할 상황이면 과감히 하지 마시고..
    윗분 말씀대로 처음에만 부모님이 심하게 속상해 하실지 몰라도
    곧 부모님도 익숙해지십니다..
    이러다가 결혼해도 계속 잡혀 사시는 거 아닌가요...

  • 8. ##
    '05.10.10 10:42 AM (59.4.xxx.46)

    답답하게 착하시네요. 부모님도 자립심을 가지도록 도우셔야죠. 우는 아이 무조건 사탕 주고 달래기만 하는 게 좋은 건가요? (부모님의 의존도가 거의 아이 수준이네요.)

  • 9. 저두 그랬어요.
    '05.10.10 11:57 AM (220.86.xxx.51)

    저도 결혼 전 부모님땜에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20대 후반에 결혼했는데 늘 저의 행동을 일거수 일투족 감시당하는 게
    너무 싫어 저 좋다는 남자가 나타나자마자 얼릉 시집갔죠.
    결혼해서 딸을 낳아 키워보니 부모님 마음을조금은 알 것도 같지만
    나이가 서른이 다 되어가는 딸을 그렇게 구속하시면 안돼죠.
    차츰 차츰 부모님들께 윗분들 말씀처럼 조금씩 반항하세요.
    자식도 저나름의 삶이 있다는 거 보여주시구요.
    또 부모님들도 자식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만드셔야
    노년이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 10. 젊음을 생각하심이.
    '05.10.10 12:11 PM (221.133.xxx.37)

    중대한 결심을 한 나이가 28
    제 젊음이 너무 아까워서...정말 놀 줄도 모르고 남자도 모르고... 그때부터 밖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이미 친구들은 다 결혼하고 정말 놀아줄 사람 없고 남자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잘 몰라 정말 헤맸죠
    정말 우연히 만난 지금 남편과 우여곡절 끝에 결혼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결혼까지 한 건 용감한 결정이었죠(정말 세상엔 이상한 남자들도 많은데 길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까지 했답니다)
    그 때 부모님과 심하게 부딪쳤었지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았으면 지금까지 결혼도 못했거나 아님 몇 번 만나보지 않은 사람과 결혼했거나...그랬다면 후회하며 부모님을 정말 미워했을 꺼예요
    지금도 절 가둬두다 시피 한 부모님이 원망스럽죠(20대 초반 그 좋은 나이에..)
    지금이라도 님을 위해 시간을 보내세요
    결혼하면 다시 부모님께 잘하게 되거든요
    울 친정어머니 외할머님 말만 듣고 아버지와 결혼했다가 지금까지 '내가 잘못한 결혼 아니다'(아버지와정말 안 맞으셨음) 이러십니다
    부모말씀 잘 들었으니 본인 잘못 없다 하시네요
    이런 엄마 보구 전 절대 그렇게 안살겠다 싶어 28에 용기를 낸거구요
    운 좋게 좋은 남편 만나서 잘 살고 있습니다.
    꼭 결혼 때문이 아니라 부모님 더 늙어서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그때 보살펴 드리세요
    지금은 님을 위해 좀더 용기를 가지세요

  • 11. 결혼행복만빵이지만
    '05.10.11 2:15 PM (69.243.xxx.134)

    전 그리워요. 부모님과 살던 때가 너무 그립군요.
    앞으로 1,2년 살다 금방 결혼하실거에요. 지금을 즐기시지 그러세요. 부럽군요.
    결혼하시면
    부모님의 잔소리, 너무 높은 기대감, 같이 보던 티비 프로, 비오는 날 지져먹던 배추전, 같이 깎아 먹던 과일, 답답할 정도로 작아보이던 내 방, 한두시간 지속되는 아버지의 연설, 부모님의 다툼, 현관에 후다닥들어서며 쳐다보던 똑딱거리던 시계
    그리워질지도 몰라요.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거 감사하세요.

  • 12. 윗님..
    '05.10.12 1:27 AM (69.223.xxx.234)

    한두시간 지속되는 아버지의 연설...^^
    저도 가끔 그리워지네요.. 그때는 그게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은 약간 귀여우셨다는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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