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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록새록 열받게 하는 시엄니

생각할수록 조회수 : 1,643
작성일 : 2005-10-04 11:31:03
지난 추석 얘기부터 꺼내야겠네요
저희는 시동생 하나에 시누 하나인데요(둘다 손아래)
차례를 저희 집에서 모시는 관계로(울 신랑이 장남)
추석 전날에 동서가족이랑 시어머니께서 오셔서 일을 하지요(아버님은 돌아가심)
제가 직장을 다녀서 추석 전전날 시어머니께서 동서랑 장을 봐 놓으셨더군요
하나도 다듬지 않고 그냥 냉장고에 넣어만 두셨길래 전날 밤에 직장 다녀와서 모두 다듬고 준비해 두었어요
그래서인지 추석 전날 일이 좀 빨리 끝났죠
오전에 일 할 때 남편은 잠만 잤고, 시동생이 조금 거들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니 바로 시누가 왔더군요(참 신기했습니다)
아무리 시누의 시댁이 제사를 안 지낸다지만 너무 빨리 온 거 아닌가요(부러울 따름이죠)
일이 끝나고는 시어머니와 남편, 시동생은 친척 중 암에 걸리신 분이 계셔서 문병을 가셨어요
시누와 시누 남편, 시누 아이, 동서네, 그리고 저와 아이들만 남아 있었죠
원래 저랑 동서는 잘 지내지만, 저와 동서랑 시누는 원래 사이가 뜨하기 때문에 참으로 뻘쭘한 상황이었답니다
시누는 둘쨰 아이를 가져서 시누 남편과 그냥 거실에 앉아 책을 읽더니
(저는 방에 누웠다 왔다 갔다)
하도 그런지 시누 남편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놀이터로 갔고 시누는 남의 거실 소파에서 누워 자더군요
그러더니 저녁까지 먹고는 갔습니다
여기까지는 좀 뜨하지만 그래도 그렇겠거니 해요
시어미니와 동서네도 다 돌아갔습니다
시누는 시어머니네 집으로 갔구요
근데, 그 담날 추석 당일에 시누네가 또 시어머니와 함께 저희 집으로 아침에 온 겁니다
교회 다닌다는 시누 남편에게 시어머니가 하는 말이 얼마나 일품이었는지요
"  X서방, 제사를 다 지내고 출세했네"
아무리 교회를 다닌다지만 모여서 식사는 할 것 아닌가요
식사를 점심 때 한다고 차례 지내고 밥 먹고 느즈막히 가더군요
시누는 이틀동안 저희 집에서 일 하나 하지 않고 그림같이 앉아 있다 우아하게 갔답니다

지난 주말이 저희 시어머니 생신이었어요
밥을 먹다가 남편이 갑자기 그 얘기를 꺼내면서 시누가 친정와서 일 안 한다고 그랬더니
울 시엄니 얼마나 파르르 넘어가셨게요
그 오버하는 모양새가 더 보기 않 좋더군요
울 시어머니 정말 일 하기 싫어해서 , 저 결혼하고 지금까지 울 시엄니 김치 한 쪽 받은 적 없고, 아들이 가도 코빼기도 안 보이는 데다 장 봐 놓은 것도 없어서 전화드리니
저보고 장 봐서 밥 해 놓으라고 하는 분입니다
요즘은 아예 포기하고 밥 먹을 때쯤 가서 외식하고 오지요
그래서 사위한테도 해 주기 귀찮아서 저에게 다 떠 넘기는 것 같아요
저는 차례 끝나면 친정에 가거든요
처음엔 무슨 명절날 친정 가냐고 그렇게 난리치시던 분이(제가 그걸 깨고 친정행을 시작했습니다)
당신 딸은 명절 전 날에, 명절 당일날 아침까지 오빠집에 있으라고 하면 좀 양심에 찔리지 않을까요
하긴 찔릴 분도 아닙니다만,,,,
문제는 전 시누랑 시어머니가 너무 싫고, 특히 시누는 아주 꼴도 보기 싫거든요
명절 전날과 명절 당일에 못 오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 중이구요
뭐 딱히 하소연하기도 그래서요
제가 나쁜 며느리인가요?
IP : 210.95.xxx.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묵묵히
    '05.10.4 11:38 AM (211.205.xxx.39)

    눈에 올리긴 했는데, 3정도 센 것 같네요 ㅋ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이제는 바닐라코 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한 순간이네요.

  • 2. ..
    '05.10.4 10:42 AM (222.234.xxx.84)

    저도 그런 시누이 있다면 생각할수록 열받겠네요..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명절이라도 맏이면 그렇게 일을 해야하는지..
    좀 서로 알아서 힘들지 않게 도와주는 그런 미풍양속이 새로 생겨야 하지 않을까요?
    예전처럼 집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시누는 임신했기에 더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도 임신하면 꼼작도 하기 싫기는 했어요..
    그래도 말로는 설겆이라도 도와드릴까요? 해야죠..
    저도 임신해서 명절 두번씻 꼬박 맞았는데 며느리 둘뿐이라
    꼬박 서서 일하느라 배가 뭉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일하기 싫어하는 시엄니가 사위상까지 차리게 하는거 맞네요..
    며느리는 친정에 가는걸 싫어하면서 자기딸은 명절전날부터 오다니요..
    방법은 그런데..휴,,뭐가 있을까요? 드러내놓고 싫다 그러면 말 꺼낸 사람만
    바보 만드는 사회라..
    다른분들이 많이 쓰시는 방법처럼 아프다는 쑈를 하시거나..
    음..어떻해야 모면 할 수 있을지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요..
    특히나 말이 통하지 않는 고집스런 시어머니시라니..

  • 3. 님도
    '05.10.4 12:00 PM (221.143.xxx.24)

    멸절 전날 친정 가야 한다고 그러세요.
    시누가 친정 오는 거 보니 저도 친정 가야 할 것 같다...
    이게 시댁 가풍인 것 같으니 저도 따르는 게 도리...
    라고 둘러대시면서요

  • 4. 맞아요
    '05.10.4 1:45 PM (219.240.xxx.94)

    님도님 말씀대로 하세요.
    바딱 일어서서 '아가씨 친정 오는 거 보니,나도 우리집 가야겠네요'하고
    일어나 나가세요.
    아마 기가 막히지만 아무 말 못할 거 같은데요.^^
    자기 딸 비교해 말하는데 뭐라 하겠어요?

  • 5. 생각할수록
    '05.10.4 2:03 PM (210.95.xxx.2)

    친정이 차로 3시간 이상 가는 곳이어서... 전날 가긴 좀 그렇네요 안타까워요
    임신 안 했을 때도 한복 입고 그림처럼(그땐 민화라고 해야하나요 - 한복이니) 앉아 있다가 간 시누랍니다. 에효

  • 6. 다 같은 시자들..
    '05.10.4 2:16 PM (59.23.xxx.152)

    저희 집에도 그런시누 하나 있음니다..
    열받아도 손윗시누라 뭐 표현을 잘 못합니다..
    그래서 너무 짜증이 납니다..
    시어머니 좋은신데 그래도 자기집 자식들 얼마나 티나게 여기시는지..
    나두 울집에선 귀한 딸인데..
    시집을 간게 죕니다ㅠ.ㅠ 혼자 살것을...

  • 7. 다들
    '05.10.4 2:41 PM (218.237.xxx.92)

    시누 자리가 되면 그러지맙시다.ㅠㅠ 저도 명절이나 시부모생신이나 제사나 시누들 일하는 걸 못봤어요.
    하다못해 설겆이 거드는 것도 못봤지만 모른척하고 제 할 도리하고 대신 냉랭하게 굴었어요.
    정도 안가는 사람들에게 살갑게 하는 성격도 아니거니와 도리를 모르는 사람하고는 말도 섞기 싫더라구요.
    암튼 얼마간 제 도리는 열심히 하면서 데면하게 굴었더니 알아서 도리를 하려고 노력하네요.
    살다보면 이런 날이 옵니다.
    대신 자기 할 도리는 해야합니다. 그래야 욕도 안 먹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겠죠.

  • 8. 인간이 되야지..
    '05.10.4 4:12 PM (218.159.xxx.234)

    왜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 노릇을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이리 많은지...
    전 얼마전 남동생이 장가를 갔는데.. 1년이 다되가는군요.. 근데 지금도 올케랑 엄마네 집에서 자주 봅니다.올케가 설겆이 하려고 하면 왜이리 내맘이 편치 않고 일하려고 하면 내가 해야할것 같고... 전 그런데.. 괜히 엄마 생각도 하고 그러면... 물론 엄마랑 같이 사는건 아니지만... 그냥 뭐라도 해주고 싶고 그러던데... 도대체 이 시누분은 한마디로 싸가지가 없는 사람이네요... 아님 님이 넘 편하게 해주는것 아닌가요? 글고 시어머님도 눈치가 없으시네요.. 며느리 명절 준비하는데... 당신 집에서 하는것도 아니고 며늘집에서 하면 딸한테 적당한때 왔다가라 해야지 주야장창 눌러 앉아있는 딸을 보고만 있으니... 딱합니다.
    참... 그렇다고 대놓고 말하기도 그렇고,,, 님도 점점 친정에 가는 시간을 늘여보세요... 장보는 시간과 명절 준비는 최소한으로 하시고... 아님 영화라도 보고 시간 딱딱 맞추시는건... 에고 이건 넘 비인간적 이네요... 원글님... 이럲게 행동도 못하실것 같고... 방법이 없네요... 그 시누가 시댁으로 가는길 뿐... 시누 남편도 님네 집이 불편하면 그리 와있지 못할겁니다..최대한 불편하게 해주세요...

  • 9. 방울
    '05.10.4 4:18 PM (219.241.xxx.55)

    제가 제일 친한 친구한테 부탁을 했어요.
    제가 나중에 시누나 시어머니가 됬을때 내가 못되게 '시'자 들어간 사람 노릇하면 저보고 대놓고 욕해달라구...
    정말 이해할수가 없는게 시자 들어간 사람일거에요.
    뒤돌아서면 나도 딸이고 며느리고 친정엄마인걸...
    울 시누들이 그래서 열좀 많이 받았는데 울신랑이 한방에 해결했어요.
    이번에도 시누가 명절 아침에 애아프다고 시댁가기 싫다고 신랑과 큰애만 보내고 와있는거 보고 신랑이 한마디했지요.
    며느리가 다 보고 배운다고...
    그러면서 차례지내자마자 처가집가자면서 재촉하니까 울 시엄니가 왜이렇게 빨리 가냐고 하시대요.
    그러니 울신랑왈 엄마는 딸은 빨리 오라고 전화하면서 며느리는 늦게 보내우? 나 가는거 싫으면 누나들보고도 오지말라고 그래, 그럼 나도 처가댁 가는거 생각한번해볼께. 딸들하고 재밌게 지내요.
    하면서 얼른 저랑 아들데리고 나가더이다.
    울신랑이 가끔 시엄니께 제가 하고싶은말 해줘서 넘 이쁘답니다.

  • 10. 로긴
    '05.10.4 5:52 PM (211.241.xxx.112)

    친정 가는 논쟁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위 대접 하기 싫어서 아들집으로 데리고 온건 참 뭣하네요... 그집 사위도 불쌍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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