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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무 그립습니다.

못된딸 조회수 : 1,127
작성일 : 2005-09-27 10:44:34
1년 반동안 너무도 힘들게 투병을 하시다가 9월초쯤 하늘나라로 가신 엄마가
너무도 그립습니다.

작년 봄에 대장암 말기 판정 받으실때 의사가 3개월밖에 못 사신다고 하셨는데
11월 수술후 올 봄까진 거동도 잘 하시고 전 정말 엄마가 앞으로 몇년은 더 사시겠다 싶었어요.
여름내 병원서 고생하시다 결국은 너무도 힘들게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저희 엄마 올해 57세로....아들 하나 딸하나 밖에 없는데 제대로 잘해드린것도 없고
이때까지 사랑한다는 말도 돌아가시기 며칠전 그때 한번 했어요..

엄마 사랑해 내가 엄마 아주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그래 알어..
그럼 내 곁에 더 오래 있어줘야 잖어....나 사랑하면
그건 말이 안돼..사람은 다 자기명이 있는거야...
잘해준것도 하나도 없고 너무 미안해 엄마...정말 미안해
엄마가 뭘 미안해..엄마는 너무 나한테 주기만 하고 난 항상 받기만 했는데..나 사는거 바빠서 엄마한테 해준게 정말 하나도 없어...
나두 너한테 미안해...원래 엄마 사랑은 끝이 없는거야..

마지막으로 저랑 대화하고는
그러고 며칠뒤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제 책상위에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의 사진이 있어요.
아침마다 엄마랑 얘기를 하는데 오늘따라 더 보고싶네요.
커피를 마실때도......생전에 저랑 커피를 정말 맛있게 마시면서 수다떨던 기억도 나고
오늘 아침 요 밑에 대장암 환자 얘길 읽으니 또 엄마 생각이 나고...

돌아가시기 일주일전 제가 엄마한테 갔을때 엄마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저 혼자만 있을때 그동안 몰래몰래 모아둔 적금 통장이 2개 있다면서
그거랑 엄마 폐물이랑 이것저것 제게 물려줄것들을 하나도 안 빠뜨리시면서 다 말씀하셨어요.
시집갈때 변변한 혼수 못해주신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면서
저희집 새로 이사하면 가구며 전자제품이며 다 엄마가 사주려고...돈을 조금씩 모았다면서
모두 저 주려고 하셨다네요..
엄마 반지 봐도 엄마 생각이 나서 또 너무 슬프고...
이렇게 아둥바둥 어렵게 돈 모아서 못난딸한테 주시려고 했구나 생각하면 또 눈물 나고

저 이게 겨우 서른셋이에요..4살짜리 딸하나 있구요.
울딸 3살까지 엄마랑 같이 살아서 엄마가 다 키워주시고,,,,작년에 신랑 회사가 지방으로 발령나서
엄마가 너무 힘들때 전 너무 멀리서 그냥 전화만 드렸었어요.
이것두 너무 후회되고....잘한건 하나두 없고 엄마 속만 썩이고 못되게 한것만 기억나고
이러면서도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고...티비보며 웃고...떠드는 제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합니다.
산사람은 다 산다더니....아직은 너무 슬퍼해야 하는데...다 살아지더군요..너무도 한심스럽게

너무 너무 엄마가 그립고 보고싶어요...언니도 없고 여동생도 없고...
지방에 달랑 저만 떨어져..친구도 없고...엄마까지 돌아가시니...제 옆에 맘놓고 기댈 누군가가
아무도 없다는 생각만 들고.....환갑도 되기건에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가엾고....남편복도 없고,자식복도 없고,재불복도 없고...그런 우리엄마
그럼 건강하게 오랫동안 사시다가 가시면 될것을...세상에 하느님이 있다면
우리 엄마 그렇게 박복하게 만드시고...돌아가실때까지 너무 고통스럽게 하셨을까
하늘이 원망스럽고 그렇네요..

엄마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일일이 나열하면 또 너무 고통스러워서..
참으로 한 여자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가슴에 응어리를 잔뜩 짊어지며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그랬거든요....그동안 있었던 창피한 가족사들을 일일이 들춰내기조차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집니다.
저 어릴때 가난했던 기억...대학때 처음으로 내집 마련해서 좋아하시던 모습
아직도 너무도 생생한데,,,,,,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내게 컸었던가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제 친정에 가도 엄마가 없고,

사람은 죽으면 그만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엄마가 옆에서 날 지켜보시겠지 하면서도
내가 느끼지도 못하는데...죽어서가 무슨 소용인가...
엄마의 인생이 너무 불쌍해서 한없이 눈물만 나오네요..

사위는 남이라고...돌아가시기 며칠전에 그동안 가족들에게 서운했던것들
밤을 새시면서 다 말씀하셨어요..저한테만...아마도 정을 떼시려 했었나봐요.
그런데 전 제 남편도 너무 원망스럽고 아직 정신 못차린 오빠도 너무 밉고...아빠도 원망스러워요..
살아계실때 조금이라도 맘좀 편하게 해드리지......
그렇다고 딸 하나인 제가 살갑게 하지도 못하고...저또한 너무 원망스럽고 한심스럽네요.

제 딸이 초등학교 들어가는것 보고 눈감는게 소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너무 어려서 외할머니의 존재도 아이가 크면 아마도 까맣게 잊겠지요..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손에서 놓지를 않아서인지..우리 딸만 보면 엄마의 얼굴에 머리속에 같이 떠오릅니다.

엄마없이 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앞으로 많은 날들이 남았는데
엄마가 너무 빨리 제 곁을 떠나서 빈자리가 너무 크게만 느껴져요..

사진속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를 보면 아직도 엄마가 살아계신것 같아요.
친정가면 엄마가 언제나 그랬듯이 먼저 나와서 절 맞이해 줄것 같고
먹고싶은것들 한상 차려서 주실것 같고, 너무도 이뻐하던 울딸 무릎에 앉혀서 내새끼 강아지...하실것 같고.......아직까지 실감이 안나요..

엄마가 보고싶고 너무 힘들게 고생하시며 사셨던 엄마 인생이 불쌍하고....못된 딸은 눈물만 납니다.
IP : 220.77.xxx.10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내셔요~
    '05.9.27 10:53 AM (203.251.xxx.95)

    무슨말로 님을 위로해얄지 모르지만,힘내셔요!
    님의 모습을 하늘에서 어머님께서 보고 계실꺼예요~
    씩씩하게 사셔야 어머님 마음도 편하실거예요...어머님은 좋은곳에서 고통없이 님의행복을 기도 하시며 계실거예요,,,,,

  • 2. .....
    '05.9.27 10:57 AM (211.194.xxx.202)

    정말 슬프네요.
    저두 돌아가신 엄마가 너무 그립답니다.
    잘못했던 일들만 생각이나요.

  • 3. 같이 우네요
    '05.9.27 10:53 AM (222.108.xxx.99)

    저도 한 2년전에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전 아빠와는 그리 정이 없었어요. 너무 엄격하셔서...
    이제는 엄마와 함께 사는데 가끔 울엄마가 없으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도 생겨요. 아빠도 우리 딸아이 손잡고 가게가서 과자도 사주고 싶고, 놀이터도 데려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결국은 돌잔치만 보고 돌아가셨네요.
    아빠와 엄마는 또다른 느낌일거 같아요. 울엄마도 참 힘들게 사셨는데 ... 요즘은 취미생활도 하시고, 가끔 친구도 만나시고 그러시는데 저희엄마도 아빠때문에 많이 힘드셨지만 가끔 아빠 생각이 많이 나신다네요.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살만해지고, 아이도 무럭무럭 커가는데 울아빠만 안 계신거 같아요. 조금만 조금만 더 사시지...

    처음 돌아가셨을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점점 시간이 갈수록 아빠 자리가 커지는거 같네요.

  • 4. ///
    '05.9.27 10:54 AM (220.120.xxx.125)

    님...
    가슴이 아프네요.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할지...
    9월초에 돌아가셨음 아직은 잘 모르실거예요.
    좀 더 있으면 더 절절히 그립고 가슴이 아픕니다.
    저도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그래도 세월이 약이라고10년 넘으니 잊고 사는 날이 훨씬 많습니다.
    기운내세요.

  • 5. ㅠ.ㅠ
    '05.9.27 10:54 AM (211.205.xxx.240)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사람은 죽으면 그만인 것은 아닌가봐요.
    죽으면 편하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산사람은 너무나 애달프네요.

  • 6. 제 마음도
    '05.9.27 11:01 AM (211.40.xxx.86)

    너무 아프네요. 저희 엄마도 늘 "엄마 없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고 하셨거든요.
    당신 자신께서 새엄마밑에서 힘드셨거든요.
    지금은 느껴지는 대로 슬퍼하시되 님의 어린 딸에게 엄마이심을 잊지 마세요.
    엄마한테 받은 것 처럼 딸에게 해주시면 되잖아요.
    분명히 엄마께서 많이 흐뭇해하실꺼예요. 기운내세요^^

  • 7. 저도
    '05.9.27 11:25 AM (218.50.xxx.93)

    아....아시는분들도 계셨구나...난 왜이리 매사에 요령이 없는지...

    저랑 그 아짐이랑 때에 대해 심오한 대화를 ㅋㅋ 하다보니
    옆에 있는 다른 아짐이 계속 웃었어요...왜 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너무너무 신기하더라구요...죽을때까지 배워야 하나...ㅠ.ㅠ.

  • 8. 저도
    '05.9.27 11:39 AM (203.230.xxx.110)

    길거리 그 가수가 인지도 있는 가수였군요.오~
    그럼 그 가수가 임재범씨의 가창력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는건가요?
    진짜 섭하네요...
    여튼 배경의 샌프란시스코 너무 좋더군요

  • 9. 같은...
    '05.9.27 1:12 PM (203.238.xxx.210)

    그나마 병이면 믿기지는 않아도 준비라도 할 수 있지, 전 교통사고로 너무나 건강하시던 엄마를 순간에 잃어버렸습니다.
    그것도 만우절에...

    ...세상이 저만 향해 저주를 퍼붓는 줄 알았어요.

    저도 아빠에 오빠...이모 한분조차 아니 계시고...

    엄마와 찰싹 붙어 친구처럼 지내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더 살가와지고 그랬는데...
    하루 아침에 모든 걸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어케든 님 말대로 사람은 살아지지요.
    때 되면 배고프고, 웃기는 프로 보면 웃음도 나오고...친구들과 놀러도 다니고...

    저도 죄짓는 거 같았어요.
    그래서 그때 사귀어 결혼까지 갈뻔 했던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것조차 죄책감이 든 나머지...움칫거리다 결국 깨지고 말았지요.

    그래도 님은 엄마께서 결혼도 봐주시고, 손주 얼굴도 보셨잖아요.
    이럴 줄 알았음 결혼이나 빨리 해서 얼른 손주나 안겨드릴 걸...그 후회가 몰려와 맬맬 제 가슴을 친답니다.

    하지만...그래도 엄마와의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자고요.

    엄마와 단 한 조각의 행복한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 비하면, 우린 너무 좋은 엄마를 뒀었잖아요?

    그리고...우리 엄마만큼이나 좋은 엄마가 되기로 해요. 네?

    항상 지켜봐주실 거에요...꼭!

  • 10. ㅠ.ㅠ
    '05.9.27 1:54 PM (24.162.xxx.100)

    저도 멀리 떨어져 사시는 부모님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납니다. 일년에 한번 볼까 말까.
    그것도 몇일.
    옆에 있어야 잘해 드릴수 있는데.

    님도 힘내세요. 힘내시고 밝은 모습을 어머니께서 바라실 거에요!!!

  • 11. 힘내세요.
    '05.9.27 2:58 PM (211.204.xxx.88)

    토닥토닥해주고 싶어요.
    저랑 동갑이신데 엄마가 일찍 가신건데.....

    그리움이 사무친다는 말 맞는거 같아요.
    저도 그렇게 고약하게 구신 시아버지가 돌아가실댄 슬프지도 않더니.....

    1년지난 요즘 자꾸 보고 싶어요.
    그렇게 정이 없던 사람도 그리운데...엄마는....

    힘내시라고밖에 할수없지만....추억을 많이 생각하세요.
    안좋은건 생각지 마시고요.
    그리도 딸이 있으니 행복하게 지내세요.

  • 12. 원글이
    '05.9.27 4:38 PM (220.77.xxx.103)

    여러분들의 따뜻한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서...힘내렵니다..
    그래요..저한테는 세상과도 바꿀수 없는 너무도 예쁜 딸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거든요..
    제 딸이 제게 그런 존재이듯이 엄마한테 저도 그런 존재였겠지요..

    이렇게 끝없이 한없이 저를 사랑하셨겠지요....자신보다 더.....

    생전에 잘 해드린게 하나도 없어서 아무리 잘한것만 생각하려 해도....못한것만 더 생각나고..
    그래서 후회도 크고..그렇네요..

    아직도 철부지 아무것도 모르는 제게...엄마가 너무도 빨리 하늘나라로 가셔서
    오늘같은 날 더 엄마가 그립습니다...

    윗분 말씀중에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 엄마가 없는 사람이다란 말...
    가슴속에 깊이 남네요..

  • 13. 잉...
    '05.9.27 10:00 PM (61.100.xxx.36)

    님글 읽으니 저도 겁이 더럭 나면서 마음이 마구 아파오네요.
    우리 엄마, 아빠 제가 너무 사랑하는데.... 정말 정말 오래 사려야 할텐데....
    크게 두 분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적이 있어 늘 미안함이 한 구석에 있어 더더욱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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