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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엄마가 대학원 갈때요...
결혼 전 부터 대학원과 결혼중에서 계속 갈등하다가 어찌 저찌 결혼하고 지금은 임신중이네요...
근데..
사람은 가 보지 못한 길에 대한 계속 미련이 남는다죠...
저 역시 계속 그렇네요...
결혼할때는 그냥 대학원에 대한 생각은 깨끗이 잊고 새 출발(?)한다는 맘으로 시작했었는데요..
근데 그냥 계속 새록 새록 대학원 생각이 계속 나네요..
아직 남편에게도 말 하지 않았고, 그냥 지금은 혼자생각으로 하고 있는건데요...
아이를 낳고 내년쯤 대학원에 진학 할까 하는거거든요...
갈려고 하는 대학원이 야간 과정과 주간 과정 이렇게 있는데 가고 싶은 곳은 주간 과정이구요..(야간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수업이 있구요, 주간 과정은 일주일에 3번 정도 수업이 있구요..)
근데 문제는...
아무래도 내년에 아이엄마가 되고..
한사람의 아내이고..
한 집안의 며느리이다 보니 결정이 쉽진 않습니다...
남편도 그렇고, 시댁도 그렇고...공부하는 아내, 며느리에 대해서 기분 좋게 생각치 않으세요...
그냥 남편 내조 잘 하고, 보통의 가정 주부 처럼 아이 똑 부러 지게 키우고, 손자, 손녀도 낳을 수 있을때 까지 낳아서 평범하고 다복한 가정을 이룰수 있는 며느리를 원하시는 시부모님이세요...
절대 석사, 박사 며느리 같은건 원치 않고, 그냥 남들 사는것 처럼 평범하게 살기 원하시죠..
시부모님 성향 자체도 자식 공부에 대해서 별로 욕심이 없으시구요..(남편, 시누이 경우를 봐도 적극적으로 공부를 시키시거나 그런게 없으시고 그냥 대학 가면 가고 말면 말고 이러세요.. 그냥 남들처럼 유명 대학 가고 그런거에 욕심이 전혀 없으시죠..)
남편도 예전에 한번 대학원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있었는데, 남편의 경우 심하게 반대 하는 것은 아니지만 탐탁치 않게 생각 하구요...(그래도 니가 정 하고 싶으면 대학원을 가는데 제가 대학원 가는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서포트 해 주지는 않겠다.. 이런 입장이구요..)
결국..
제 욕심대로 대학원을 갈려면 제가 혼자서 정말 열심히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죠..
대학원 학비 부터 시작해서, 아이의 육아 및 가정 살림까지요...
지금의 남편의 월급으로는(세금 제하고 월 160정도 받아 옵니다..그나마 직업이 공무원이라 일정하게 월급은 들어 오지만요..)솔직히 대학원 학비며, 생활비며,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겼을때 돈 같은거를 절대 해결 할 수 없는 금액이죠...)
지금 상황을 봐서는 대학원에 진학 한다고 시댁에서 아이를 봐 주시지는 않으실려고 하구요..(임신 하면서 직장을 그만 두게 되어 그만 뒀는데요, 얼마전에 애 낳고서 다시 일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하는 직장이 있었는데, 아이 육아 때문에 그만 두게 되었거든요.. 시부모님께서 절대 아이는 못 봐주신다고 하셔서요...)
친정도 시댁하고는 별 반 다르진 않구요...다만 학교, 집, 친정집들의 이동 거리를 생각 했을때 너무 무리가 따르거든요...
그냥 지금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욕심대로 대학원에 진학 했을때...
과연 제가 잘 해 낼수 있을까요...
예전에 결혼하고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대학원 공부를 할때 양쪽 집안에서의 절대적인 도움없이는 힘들다는 글을 본 적 있거든요...
그렇다고 저나 남편이나 경제적인 능력이 좋아서 아이 양육빛 다른 기타 부분들을 돈으로 어떻게 해결 하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방법은 없고, 답도 뻔히 나와 있는것 같은데(대학원 진학은 무리인거죠...)근데도 사람 욕심이 그렇질 않네요...
괜한 제 욕심에 무리하게 대학원 진학을 했다가 괜히 아니 한만 못하게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번 말씀은 드려 볼까 하다가도 답은 뻔히 나와있는것 같아서 그냥 혼자서 생각 하고 있습니다...
그냥 선배님들...
이런경우 답은 나와 있는 걸까요..
괜히 제 욕심에 괜한 무리수를 던져 힘들어 지는건 아닌지...
이런 저런 조언을 좀 해주세요...
1. 음..
'05.9.23 10:31 AM (203.229.xxx.224)고등학생인 저희딸이 166인데
친구들 보니 확실히 예전보다는 많이 커졌어요
170 넘는애들도 몇명 있고
물론 작은애도 있는데 그래도 160은 넘더라구요2. 비오는날
'05.9.23 10:35 AM (220.117.xxx.223)저도 3학기때, 임신해서 잠시 쉬었다가 아이 3살때 논문 써서 학위 받았는데요, 일단 주간 대학원은 정말 무리실것 같아요...야간 대학원은 과정 자체가 좀 수월하고 논문도 그리 어렵지 않은데 주간 일반 대학원은 그야말로 각오 하셔야죠...
저는 야간 대학원이었고 친정엄마께서 일주일에 두번, 학교 갈때만 아이 봐주셨거든요..남편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쉽지 않았어요.
사실 상황으로 봐선 상당히 부리실것 같긴 라데요..저도 그마음 알기 떄문에 포기하지 마시라고 말해드리고싶네요...
학교 가있는 동안의 육아가 관건일듯한데..친정어마꼐 조금 도움을 받으실수 없나요?
힘내세요. 학위를 써먹지는 못하고 있지만 자기 만족은 상당히 큽니다...3. 저도..
'05.9.23 10:37 AM (129.254.xxx.212)저도 결혼후, 아이들을 키우면서, 대학원을 생각했어요. 울 신랑 별로 못 마땅하게 생각하더군요. 국립대학교로 간다고 해도.(일단 학비가 싸고, 회사와 집에서 가까워요. 제가 직장다니니까, 학비도 연말정산대상이구요.)회사에서도 학위가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데, 주부가 학교를 더 다닐려면, 삼박자가 맞아야 해요.
남편과 아이와 부모님...
이 셋중에서 하나라도 삐긋 거리면 힘들어요. 대학원이라면 짧으면 2년 6개월, 3년인데... 그 시간을 혼자서 헉헉대면서 한다는게 지금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겁니다. 시험도 있고, 경제적인 면도 있을 것이고, 더더욱 내년에 아이가 있게 되면 몸도 맘도 넘 힘들 것 같아요. 더욱이 아이가 아플때면 사방에서 화살들이 날아올겁니다. 요즘은 학비도 싸지도 않쟎아요. 친정이라도 도와 줄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암튼 잘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4. 무리신 것 아닌가요
'05.9.23 10:39 AM (210.115.xxx.169)석사과정을 말하시는 거죠?
이과인지 문과인지도 모르고
무슨 목적이신지는 안 밝히셨는데요. ...
현재도 학력인플레 현상이 아주 심각하지요.
그러니 어지간한 결실아니고는 학위 등을 통한 취업도 어려운 편이고요.
학비부담도 무척큽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살림까지 병행하는 상황에서
아르바이트 등을 통한
학비조달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좀 거칠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래전 혼자 벌어 혼자 쓰는 수입이었던 시절에 말씀하신
님의 수입보다 훨 많았는데도
다른 써야할 것을 포기해야하는 희생이 필요했고, 그럴 가치가 있나를 생각도 했습니다.
이런 저런 비용이 많이 들쟎아요?
평소 손수해도 되는 집안 일을 시간이 부족하니
예를 들어
세탁소에 맡긴다던지
어지간 하면 외식하는 등의 대신 돈으로 해결해야할 여러가지...
결정적으로는 육아를 어떻게 하시려고요?
경제적으로 매우 풍요로와서 살림등의 부담이 없다면
-이 경우도 육아가 걸려서 좀 그렇지만-
학업성취능력이 매우 출중하여서 그냥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재라든가
등등의 몇가지 조건이라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지켜보겠습니다만...5. ..........
'05.9.23 10:42 AM (219.248.xxx.43)무엇을 위해서 대학원 가시려구 하는지가 궁금하네요..만약 대학원 졸업했을때 고생한걸 보답 받을만큼
댓가가 있다면 고생도 할만하구 시댁이나 남편에게 할말이 있겠지만 아니라면...
제주변에서 보면 대학원 수업은 몇번 안되도 잠잘 시간까지 아껴가며 공부하고 논문 쓰고 그러던데요..
(물론 자연과학이나 공대쪽 얘기입니다만)
그 정도 하는 사람이 결국 빛을 보더라구요..
그리고 학비는 윗분말슴대로 사립이면 적어도 4-500 들고요 교통비에 각종 지출 등등
석사과정만 해도 2-3000만원 들겠네요 ㅠㅠ6. 음..
'05.9.23 10:52 AM (222.99.xxx.240)대학원 다녀본 사람으로써...
일단 '왜' 대학원에 가시려고 하는지가 먼저 확립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석사박사 다 따시고 학문의 길로 가서 교수를 하고 싶으신건지...아니면 그 대학원을 나오면 취업에 굉장히 유리해진다던지... 뭔가 목적의식이 있으신 거라면 괜찮지만, 그냥 '하고 싶어서'하는건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아요..
주간대학원은 일단 전업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공부하는거나 논문쓰는거나 다 적당히 넘어가기 힘들구요. 저 대학원 다닐때 애기엄마 선배들 몇명 있었는데..친정엄마나 시댁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줘도 무지 힘들어하더라구요. 그리고 같이 공부하는 동료의 입장에서는..사실 좀 불편한게 많아요. 애기엄마라 시간없다는 이유로 같이해야하는 과제도 쉬운걸로만 하려구 하고, 프로젝트 할때도 매번 빼줘야 하고...
제가 애기낳아 길러보니까 왜 그런지 이해는 하지만...
아기 어릴때 공부한다는건 직장다니는거보다 2배는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돈을 버는게 아니라 쓰는 거니까 2배로 비용이 들구요. (육아비용 + 학비)
돈을 벌어오는거면 시댁이나 친정, 남편의 도움이 많겠지만 공부할 땐 이해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구..
또 직장은 퇴근후에나 주말엔 아기한테 집중할 수 있지만 공부는 집에 와서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확보가 매우 어렵구요.
하던 공부 중단하고 다시 시작하시는거면 몰라도..
새로 시작하시는 거면 그냥 아기 좀 키워놓고 나중에 하시는게 낫지 싶어요.7. 대학원..
'05.9.23 10:52 AM (210.125.xxx.126)현재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기혼입니다. 문과쪽이구여.
선후배들은 비혼 . 미혼, 연령 다양한 아기엄마.. 다 있습니다.(여대라서)
윗분들 말씀대로 주변인들의 도움은 필수입니다. 특히 육아문제는요.
도우미를 쓰던, 친정이나 시집에 부탁하던. 언니동생 활용하던...
결국 수업시간(보통 3시간)에 왔다갔다..시간 합치면 한나절. 그걸 일주일 세번.
대학원도 하나의 사회라서 여러가지 일이 많습니다.
회사에서 회식하듯 가끔 모임도 있고, 수업준비 위해서 여기저기 뛰어니고.
페이퍼 쓸려면 머리 빠지지요. 머리 빠지는건 본인 문제지만, 그동안 아이는 누가?
살림도 지금 보다 힘드실겁니다. 기운없고, 시간없어 외식도 많이하고, 사먹는 반찬도 늘어납니다.
돈도 그렇지요..
몇천이라고 하는데(보통 2,3년) 일년에 1천~1천5백천(문과, 사립)정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공계난 더 들고, 예체능이나 실기가 있는 과라면 더 생각하셔애 합니다. 재료비 기타 등등..
그래도 전 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본인이 원하신다면.
가끔 '가지않은 길'에 대해 아쉽고 속상합니다.. 그래도 갈 수 있다면 가는겁니다.
단, 아이가 좀 더 커서 놀이방에 다녀도 되 때 가시거나(그럼 좀 수월하지요?)
친정이나 시댁, 남편 중 한쪽의 협조라도 전폭적으로 얻을 수 있다면..지금 가세요...
님의 앞날에 많은 행운이 있길 바랍니다...8. 원글이..
'05.9.23 11:04 AM (221.139.xxx.113)역시 어느 곳보다 명쾌한 답을 주시는것 같습니다..^^
그냥 어렴풋이 스믈 스믈 생각되는것에 콕콕 찝어 주시니 어느 정도 맥락이 보이네요...
우선 대학원 목적은...
제가 할려고 하는 일이 대학원 진학시 훨씬 더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거든요..
제가 할려고 하는 분야에서는 대학원 진학이 훨씬 유리 하기에 진학에 염두해 두었구요...
학비의 경우 제가 갈려고 하는 곳의 경우 한학기 400만원 정도 드는데 이중 절반 정도를 다시 장학금 명목으로 다시 돌려 받게 되고 장학금 혜택이 그나마 다른 곳보다 유리하게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냥 혼자 생각에는 이래 저래 육아 부분만 어떻게 되면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근데 아무래도 육아가 너무 많이 걸리네요...
시댁에는 어떻게 사정을 말씀드리고 계속 부탁을 드리면(근데 이 부탁을 드리는 과정도 많이 힘들겠죠... 사회생활 하는 며느리를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 하시는 분들이라서요...)어떻게 해결이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많은 무리가 따를것 같습니다..
아직은 시기나 이런 것들에 대해 계속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 생각해 주실수 있게 도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9. aa
'05.9.23 11:02 AM (211.192.xxx.211)오세훈이 시장직을 그냥 버릴 사람이 아니죠.
명바기도 밀고 있고...
한날당도 그때 쯤이면 얼굴 번드르르하고 악의 축이던 기둥이던 간에 매스컴에 오르내려 대부분 알만한 그를 그냥 놔두지는 않을 거 같아요.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지만 '전지적 가카시점, 전지적 한날당 시점'이 그냥 있는 게 아니죠.
그들은 상식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아요.
여기 82분들이 말도 안되라는 언행들이 그들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멋지게 보일 수도 있거든요.
전혀 영향을 안 주죠.
그리고 여기에서 티를 안 내서 그렇지 인터넷 바깥 세상에는 널리고 널린 게 한날당 지지자들이예요.
우리라도 정신차리고, 그들이 뻘짓할 때마다 입에 오르내리게 할 수 밖에 없어요.10. 힘들어요
'05.9.23 11:58 AM (61.32.xxx.33)지금 님의 객관적인 조건을 정리해보면, 남편 급여가 160, 아이봐줄 사람 없고, 주변에서 님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 없고, 장학금도 유리하다 뿐이지 확실하게 받을 일도 없고요.
어려워보입니다. 하실 일이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목적이나 명분이 뚜렷하지는 않아보입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저는 가지 말라고 하고싶네요.
일단 시작하신 다음에는 힘들어도 본인이 고집부려 한일이니 쉬 그만두지도 못할겁니다. 후회하실 거 같네요.11. 학위 중인데요...
'05.9.23 12:42 PM (203.253.xxx.230)저는 이학계열 입니다.
참 많이 힘드네요...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이학쪽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학계열이다보니 실험이 위주가 되어 논문을 준비합니다.
이건 거의 시간과 노력 싸움입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매달려서....
제 경우는 시부모님이 육아를 전적으로 해주시고 신랑이 지지해 주기는 하지만
정말
그만두고 싶을때 많아요...
제가 노벨상 받을 것도 아니고...
완전 자기만족인 이 길을
한번 들어서면....
미련이 남아서
되돌아 가기 힘들어요.
이건 제 경우입니다....12. 저
'05.9.23 1:06 PM (24.41.xxx.141)가방끈 긴 문과생으로서 진심을 담아 말씀드리는데, 애 없이 살림하면서 공부하는 것두 벅찹니다. 물론 전 지금 유학생이니 도움얻을 곳도 없고 신랑도 학생이라 경제적 여유도 없어 결혼해서 공부하는 게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겠죠. 그치만 제가 한국에서 석사할 때 보니까 애낳구 박사과정 공부하는 언니들, 정말 힘들어보였어요. 대학원 1학기땐데, 학기말 시헙보는날 한 언니가 너무나 정신없는(?) 모습으로 늦게 나타났어요. 8살짜리 아들이 그날 아파서 학교도 못가고 앓는데 언니는 시험보러 학교 가야하구, 어찌어찌해서 애 병원 데리고 갔다가 어디 잠시 맡겨두고 시험보러 왔더라구요. 언니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집은 던전이야" 이랬는데, 진짜 맞는 말이예요. 결혼해서 살림하고 애보면서 공부한다는 것자체가 전투예요. 지금 우리집을 보니 애두 없는데 어찌나 정신이 없이 늘어졌는지, 도둑님이 왔다 가신게 아닌가 싶어요 (진짜 이것땜에 넘넘 우울한데, 아무리 짬을 내서 밥하구 집치워도 항상 지저분해요. 글구 빨래 한 번 돌리는 것도 짬을 내서--공부하다 말고--해야하거든요. 세탁기가 다 알아서 하잖아...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공부하는 사람의 삶을 잘 몰라서 그래요. 일단 공부도 흐름이 중요하잖아요. 근데 살림하면 자꾸 흐름이 끊여요. 결혼한 언니들 말마따나 살림하는 학생은 순간 집중력은 엄청 향상되는데 (책 읽는 시간이 짧으니 엄청 집중) 일단 돌아서면 다 까먹는답니다).
이과분이면 솔직히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돌리고 틈틈히 다른 일도 할 수 잇는데, 문과는 항상 책을 붙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짬짬히 다른 일을 병행할 수가 없어요. 글구 집도 많이 늘어져요, 책땜에.
말씀하신 걸보니 대학원 나오면 직장얻는게 도움이 된다고 하셨으니 대학원 진학이 허영이네 뭐네 말씀드릴 수는 없네요 (솔직히 박사공부하던 언니들이 가끔은 진지하게 이게 다 그저 자기만족을 위한 것인가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학위받고 강의하러 다닌다고 해도 항상 애가 맘에 걸리고 살림이 걸리니까, 육아랑 살림 팽개쳐 놓고 후학양성해봤자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대부분의 경우는 (문과) 석사만 나와서는 진짜 애매한데...전문가도 아니고...저 영문학 전공인데, 영문과 학부졸업생은 무쟈게 취직잘되지만 석사 졸업하면 아무데서도 안부른다는 거 알거든요. 글타구 영문학 전공이라고 부르기엔 석사학위가 턱없이 부족하고. 결국 길은 박사의 길 (돈벌기 힘드므로 부에 대한 욕심은 일찌감치 접게 됨). 님 경우는 석사 마치면 더 좋은 조건으로 직장을 얻으실 수 잇다니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시겠네요. 근데 육아를 도와주실 분이 없는데 대학원 졸업하고 취직은 할 수 잇으세요? 취직하시면 애는 누가 보나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저 신랑하고 많이 싸우거든요? 몸이 힘드니까 맘이 넘 힘들어요. 의욕만 앞서고 몸이 따르지 못하면 삶이 너무 힘들어요. 요즘엔 정말이지 공부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해요 (지금 박사과정 3년차인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할 거면, 글구 그것땜에 내 맘이 이렇게 아프고 힘들거면 뭣하러 이렇게 기를 쓰고 공부를 하나...정말 고민 많이 해요.13. 다음에 하세요
'05.9.23 2:01 PM (222.234.xxx.222)아직 젊으신 거 같은데 기회 충분합니다. 저도 그 난리를 피고 겨우 작년에 석사 땄습니다. 취직 기회가 있었는데도 육아 못한 게 너무 마음에 걸려 지금 애 키우고 있어요. 지금 아기가 젖먹이인데 애 키우고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참고로 저는 37살입니다. 작년에 논문 쓰면서 둘째 낳았고, 지금은 애만 키우는데도 너무 재밌고 즐겁습니다. 대학원 입학할 때는 석사 따고 취직해야지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이 그렇게 좋았던 걸 모르고 '더 나은 미래'에 젊음을 올인한 거 같아 속상합니다. 취직, 잘나가는 거.. 사실 그까이꺼 별거 아니랍니다. 다덜 애 키울 때가 행복이라죠..그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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