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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습니다. (아주 아주 긴 글이에요)
요새 너무 바빠요. 매일 새벽에 퇴근하고 주말도 없이 일합니다. 이런 식의 야근이 거의 2달이 다 되어가는데, 처음엔 웃고 그러더니 이제는 좀 힘들어하는 티를 내기도 해요.
그런데, 자꾸만 섭섭함이 생기네요.
단순히 말하자면 신랑이 제가 원하는 만큼 저를 사랑해주지 않아, 괴로워요.
이기심을 철저하게 버리고 사랑을 하는 저, 조금의 이기심은 본능적으로 남겨두고서 저를 사랑하는 남편..
다가오게 하려면 거리를 두고 무관심해져야 하는데,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컨트롤이 잘 안되네요. 어느 정도 하다가 어느새 제가 그에게 착 달라붙어 있습니다.
남편은 저를 사랑해요..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만큼은 아닌 거 같아요.
사랑이란게 구한다고 구해지는게 아니라 저 자신이, 남편이 죽도록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불가능하네요.
▶ 시댁:
전화만 했다 하면 끝없이 늘어지는 시어머니의 리바이벌 수다에, 괴롭네요.
하고 또 했던 아들 자랑,
가끔씩은 친정에도 전화를 거십니다. 아들 자랑 하시고, XX이 (저) 가 OO이 (제 남편) 을 더 많이 좋아했다고 제 남편이 얘길 했다고 저희 친정엄마한테 말씀하시고.. 친정엄마에게 노골적으로 혹은 은근하게 질투하시고..
친정엄마는 기가 차 하십니다. 저한테 언뜻언뜻 이야기 하시는데, 정말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선택한 신랑과 거기에 딸려온 시댁이기에.. 시댁 사는 수준 때문에 반대 쫌 하셨거든요.
신랑 출장가는 사이 친정 (5분거리임) 에 가 있겠다고 했더니, '가 가고싶으면 가야지 뭐' 하십니다. 그래서 '어머니 제가 친정가는게 싫으세요?' 했더니 그건 또 아니라고 하시네요..
그러면서 본인같은 시어머니 있느냐고.. 있는줄아냐고.. 계속 그 말씀..
신랑이 너무 바빠서 추석때 같이 못 가게 되면 저 혼자라고 오라고 하신 분이.. 시아버지가 말리셨죠..
저희 집안이 여러모로 시댁과는 비교가 좀 안되게 사시는데, 손아랫시누이 중매자리 부탁해보라고, 자기가 말했다고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시고..
이세상 모든 여자와 모든 남자는 자기 아들과 자기 딸에게 목을 매고..
본인이 집에 혼자 계실 때, 저하고만 단둘이 이야기하실 때 저런 얘길 주로 하십니다.
(저는 그게 더 싫어요.)
다행히도 아니 당연하게도 저희 남편과 아가씨는 엄마 무슨말이냐고 아마 면박을 줄 것이기에..
저희 아가씨 착하고 상냥하기는 하지만 지방 종합고등학교, 지방 전문대 졸업에 직업도 좀 그렇고, 남자 보는 눈 까다롭고 집안도 가난, 나이도 이제 30이라 제가 보기에는 결혼이 쉬울 거 같지 않은데, 어머니 말씀으로는 소개팅만 했다하면 잘사는 집 남자들이 모두다 시누이랑 너무 결혼을 하고 싶어했다.. 이 이야기 뿐이십니다. 그렇다고 아가씨가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가요...................... 음.
저희 아가씨는 착한 거 하나로 승부 봐야 합니다.
정말 어머니 아들 딸 자랑 이젠 그만 듣고 싶은데요, 그러질 못합니다.
그리고 저를 은근히 주변의 모든 며느리와 비교 또 비교.. 아직까지는 제가 집안이나 학벌 등에 다행히도 어머니 주변 며느리들보다 객관적으로는 못한 것이 없어 흠 안잡혔지만, 결혼하고 나서 그러시더군요. 누구누구네 며느리는 팔짱을 끼면서 '어머니 제가 잘할게요' 했다면서.. 그 말을 저한테서 굳이 듣고 싶으신가보네요.
결혼한지 몇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 말을 듣고 싶어서 유도해 내시려고..
그 말, 해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겁납니다. 무언가가 본인 맘에 안 드셨을 때, 나중에, 저더러 잘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그 말씀 하실까봐 저 잘하겠다는 말씀 못 드립니다.
4시간 거리에 사는데다 저희가 자동차가 없어 자주 뵙진 못하고 전화를 1주일에 2번 가량 드리는데, 그때마다 그러십니다.. '니가 잘할거지 응?"
그리고 친정에 제발 전화 좀 안 하셨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씀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뭐, 저한테 잘해주신 것도 많아요. 하지만 시어머니와의 말 안통하는 대화는 시간이 갈수록 숨이 턱턱턱 막힙니다..
하지만 시아버지 때문에 시댁에 대한 감정이 많이 덜어집니다..
저희 시아버지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저 이번 추석때 가면 한 번도 안했던 시아버님 손 잡아드리기 할거에요..
저를 항상 생각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그럼 얼마나 감동 하실까요..
저는 솔직히 시아버님이 더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시어머님이 시아버님 밥을 잘 안챙기셔서 시아버님이 밥 해먹고 다니십니다. 자영업도 작게 하시고. 그럼 됐죠.)
시어머님 혼자 되시면, 아............... 상상하기 싫습니다.
▶ 친정:
사실은 친정 때문에 많이 외롭습니다. 어떤 분이 언니 4억 남동생 집한채 본인 1억 (에서 2천만원 빠졌다지요) 이야기로 글 올렸는데, 그분의 섭섭한 심정에 동감입니다.
오늘 그 글의 댓글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깨물어서 아픈 손가락 안 아픈 손가락, 깨물어볼 필요도 없다는 거.. 그냥 저는 좀 사랑을 덜 받는 자식이라는 걸 인정 해야 한다는거.. 많이 가슴아프지만요.
저희 친정도 말로는 엄청 하시는데 자꾸만 미루시거든요. (2억) 신랑 볼 면목이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받아들여야겠죠. 저에게 와 남동생에게, 아예 기대치와 애정이 다른 거, 저 알거든요.
게다가 자꾸만 본인 딸 아까워하시고..
저희 신랑 배경을 떼고 사람 자체로만 보면 저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인정하지 않으시네요.
(의사한테 보내려 했다고 결혼 하고 나서도 그 말씀 한 번 하셨네요.. 의사랑 소개팅 선 많이 봤지만 저랑 맞는 사람은 없더군요)
결혼하니 친정도 남남인 거 같네요. 부모자식간, 그다지 소용이 없네요.
오늘 우울해서 더 이렇게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하고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오늘 너무 피곤해서 글이 잘 안써집니다.
남편도 없고, 외로워서...... 있어도 제가 대놓고 찡찡대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참기 때문에 더 외로워지겠지만요. 그러다가 눈물을 흘리면 신랑이 왜그러냐며 걱정하고 안아주겠죠. (무심한 남잔데 이럴때만 세심)
그리고 그것만으로 저의 맘은 풀리고, 끝..
항상 그러네요. 인간은 혼자인데, 결혼해서도 공유할 수 있는 교집합만이 있을 뿐이지, 나머지 부분은 저 혼자 떠안고 가야 하는 거네요.
하지만.................. 전 너무 외로워요. 애정결핍일까요.
1. 그러지 마세요
'05.9.13 10:02 PM (61.96.xxx.158)원글님... 물론 남편과 서로 똑같이 사랑하는 모습을 서로 보이고, 보여주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이상적인 결혼의 모습일 것 같습니다만... 글쎄요...
15년 정도 살아보고 나니깐...(저도 연애결혼입니다..뿐만 아니라 저 역시...
시댁의 수준이 친정보다 좀..많이 떨어집니다.. 문화적, 경제적, 교육적인 측면에서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 아닐런지요...
원글님께서 남편분을 살아하시는 것 못지 않게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셔야 해요.
그리고 남편과 동등하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 나란히 걸어가시는 것이 결혼생활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서로 기대거나 서로 떠받치면서 가는게 아니구요...
이기심을 철저히 버리고 사랑한다고 하셨는데... 그게 조금 시간 지나면...
치사스러운 감정으로 변해갑니다. 그거 무섭습니다... 그래서 첨부터 그렇게 하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무장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말처럼 쉽지 않죠...)
좋은 방법으로는....
취미 생활 즐기기,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가 아닐런지 싶습니다.
공부를 하셔도 좋구요, 운동을 배우셔도 좋구요, 친구들과 함께 봉사 활동을 해보시는것은
어떠신지요?
조금은 남편과 자신과의 사이에 공간을 비워두시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두분을 위해서도
좋은 것 같습니다. 완충지역이라고 저는 말을 합니다만...^^
그리고.. 시어머님 말씀은.... 그저 도를 닦으십시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수 있는 도를 닦으셔서 시어머님께서 며느님께 가지고 있는
컴플렉스를 며느님께서 넓게 포용하실 수 있도록 도를 닦으시는 방법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런지 싶습니다... 시어머님께서는 아마도 당신 집안이 친정에
못미친다는 것이 무척이나 싫으실테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당신 아들 자랑을
내세우시는 것 같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원글님 친정과 원글님께서 잘나셔서 그런 것을요..^^
친정... 역시 도리 없습니다... 그러려니... 하시고... 자기 할 도리만 하세요.
머.. 부모님께 바라는 것 자체가 틀린 마음가짐 아닙니까...
키워주신 것으로 충분하고,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실 의무는 없으십니다.
주시면 다행히 감사한거고, 안주시면.. 정상인거구요..
물론 다른 동기들과의 차별화는 엄청난 스트레스고 성질 납니다만...
그것 역시 부모님의 선택이고, 내 팔자 아닙니까...
가을이라 외로우실 수도 있어요.. 볕 좋은 날... 나가셔서 산책도 하시고,
혼자 영화과도 가시고, 친구들과 같이 가셔도 좋고...
미술관도 가시고, 공연도 보러 가시고...(전.. 결혼 15년 차입니다만.. 오밤중에도
혼자 영화 보러 간적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괜챦더이다... 단.. 안전한 곳으로 가세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시도록 권해드립니다..2. ...
'05.9.13 10:19 PM (219.121.xxx.236)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내가 사는데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결혼 10년차인데요.
늘 말합니다.
결혼 생활동안 나는 남편에게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절대 다른 남자 한테 눈도 안 돌리고 남편이 원하는데로 맞추어 주고 경제적으로도 남편 한테 안 기댄다.
그러나 남편이 나 말고 다른 여자가 좋다면 언제든지 보내준다.
남편에게 다른여자 사귀는 거 용서한다.
나말고 다른여자 좋다면 가라..
재산 반 나누어서 준다.
단 나 모르게 양다리 걸치면서 나를 기만하는 바람은 절대 용서 못한다.
나 말고 다른 사랑이 생기면 나한테 말하고 헤어지자...
남편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나를 만드는거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3. 일단
'05.9.13 11:19 PM (220.76.xxx.88)운동하세요. 그러고 나면 사소한 우울이나 걱정거리들이 많이 사라집니다. 나 자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남편도 나의 동반자로 바라 볼수 있고.
그러고 나서 내 중심으로 결혼생활도 돌아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운동하면 시어머니의 말 정도는 무시할 수 있는 배짱이 생긴답니다.
저는 20대 후반 이후에나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정말 좋아요. 지금도 삶에 지들거나 위축된 나를 발견하면 운동부터 한답니다.4. 결국 나의 문제예요
'05.9.13 11:30 PM (220.76.xxx.6)위 두분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전 결혼5년차로 접어드는데요..저도 남녀가 사랑하는데 자존심은 필요없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자존심, 이기심이 무슨 상관이냐..하던 주의였거든요..
그래서, 정말 결혼생활에 있어 적어도 남편에 대해서만큼은 눈꼽만큼의 불만도 없었어요..아니, 불만이 좀 있어도 다 이해가 되었다고 하는 말이 더 정확하겠죠..
그 사람 역시 저를 사랑해주고, 바쁜 와중에도 저랑 아이 잘 챙겨주고...그게 고마워서 제가 그 사람에게 불만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했어요..회사바쁘고, 공부하느라 저랑 눈 마주칠 시간도 없어서 많이 외롭고 힘들었지만, 그때마다 "남편은 얼마나 힘들겠어"하며...저를 다독였죠...머..가끔씩 폭발해서 신랑을 닥달하긴 했지만요...
친정은..맘으로는 의지가 되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실제로는 별 도움이 못되고 있는 형편이구요..
저희 시부모님, 세아들중에 저희 신랑을 젤 자랑스러워하세요..그나마(?) 번듯한 직장에, 꼼꼼하게 가족들 챙겨주는 모습보면서 "넌 시집잘왔다..니 남편같은 사람없다"를 늘 입에 달고 사세요..
머..경제적인 면에서야 없는 집안인건 친정이나 시댁이나 비슷하지만, 전 그런 시엄니의 아들유세에 늘 주눅들고 살았어요...그 스트레스가 쌓여 급기야 상담치료까지 받았죠...
치료받으면서 깨달은게...시부모님문제도 문제지만...결국 저 자신의 문제가 젤 크더라구요..
어느샌가 신랑에게 늘 의존하게 된 나, 신랑을 위해 모든것을 맞추려는 나...잘못되었더라구요..
그래서...저도...사실 지금도 힘들지만...저 자신을 위해 살려구요...
"내 삶의 중심은 나"라는 생각만 흔들리지 않으면, 지금의 외로움, 괴로움 많이 해결할 수 있을것 같아요..
내가 더 많이 사랑한다는 거....글쎄요...결국 나만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우선 님의 존재부터 다시 돌아보시구요...자신감을 찾기바래요...그러면 남편에 대한 나의 마음도 재정비(?)될 수 있을 것 같아요...5. 괜찮은데
'05.9.14 8:20 AM (202.30.xxx.200)그만하면
사시는게 괜찮아 보이는데...
시간이 남아 도시는거 같아요.
아이는 없으신가요?
저 처럼 24 시간이 모라르게 살아 보세요.
외롭다고 느낄 틈도 없답니다.6. 호호호
'05.9.14 11:31 AM (210.95.xxx.230)저또한 괜찮은데님과 같은 생각이네요....
왜 신랑한테 기대세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시어머님게 당당하게 말씀하시고 사세요...
전 할말 다하면서 제 할도리 다하면서 사는데....
그래도 아무말 못하십니다....며느리직장다녀도 남편 굶긴적 없고, 맞벌이에다가 애 둘 낳았더니
더더욱이 아무말 못하십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세요...그리고 할말은 하고 사세요,,,,,7. .
'05.9.14 3:18 PM (61.32.xxx.33)음... 제 생각엔 그런 얘긴 아닌 것 같은데요... 원글님의 상황이나 정서가 위에 두분과는 많이 다른듯...
자신을 위해서 사세요...
그런데 이런 문젠 정말 해결이 어려워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속은 속대로 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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