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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거워요.

며느리 조회수 : 913
작성일 : 2005-09-07 16:25:41
조금전 시댁에 안부전화를 드렸습니다.

시댁은 같은 도시에 살고 있고 시아버님은 20년전에 돌아가셨구요.

아주버님이 혼자 되셔서 아이둘 데리고 어머님 댁에 들어가셔서 어머님과 함께 살고 계세요.

위로는 누나가 한분  있는데 몇년전 혼자되어서 살고 있구요.

아주버님이 직장다니시고 어머님은 손주들(중1.고3) 돌봐주고 계시구요.

윗동서가 없으니 그대신 어머님께서 애들 돌봐주시고 살림하고 다 하시죠.

연세가 73세인데 옛날부터 위가 안좋다고 하셔서 위장약을 끊임없이 드시고 게셨고 얼마전부터는

뼈 마디마디가 아프다고 또 그에대한 약도 함께 드시고 계십니다.

더 아프다가 덜 아프다가 또는 괜찮으시다가.....

조카들이 중1(딸).고3(아들) 인데 아주 착하지만 그래도 어머님이 부엌일이고 빨래고 청소고 다 하실려니

많이 힘드신가 봐요.


저야 뭐 한달에 한두번정도 가보는 편이구요.

시누이도 근처에 살고 있지만 저나 손위 시누이나 보탬이 되어 드리진 못하네요.

어머님게서는 아주버님이 나중에 재혼을 하시더라도 손주들은 어머님이 학교공부 다 마칠때까지 어머님
이 데리고 계시고 아주버님은 재혼시켜서 분가시킬거라고 하시네요.

어느 여자가 전처자식 키울려고 하겠냐시며....

물론 맞는 말이긴 해요.

근데 아까 전화를 드렸는데 몸은 어떠시냐고 여쭸더니 이젠 매일 매일 아프고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덜 할리야 있겠느냐 하시네요.


그 얘기 들으니 걱정이 돼요.     며느리가 저 하나니까 몸 아프면 저희집으로 모셔야 하겠지요.

하지만 조카들은 어찌하나요?

아직은 아주버님이 혼자시니 애들도 중고생이니  자기들끼리 살아야겠지만 애들이 나이에 비해

몸도 마음도 많이 어려요....특히 중1 조카는(딸) 빼빼 마르고 키가 작아서 중학생이라고 아무도 안믿죠.

설겆이 한번 안해보고 밥할줄도 모르고 .....


제가 어머님과 몇년전 2년을 함께 살아보긴 했는데  많이 힘들었었어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털어버리지 못하는 제 성격도 문제였겠지만 어쩄던 우울증에 걸려서 하루하루가

힘들 정도로 너무너무 견디기 힘들었어요.

손위 시누이는 우리엄마처럼 좋은 시어머니가 어디 있겠냐고 항상 얘기하지만 며칠전 어떤분이 올리신

글에서처럼 며느리와 사위는 한가족이아니라 따지고보면 남남인데 그냥 좋은 남남으로 평생을 지내야

함에도 그 선을 넘어버리니 마음이 지옥이더군요.


그래서 분가를 했지만 이젠 애둘 낳고 저도 결혼 10년차가 다 되었고 살아도 그전처럼 그렇게 살진 않을테
고 또한 며느리가 저 하나뿐이고 사랑하는 남편에겐 소중한 부모인데 어쩌겠어요?

시어머님도 젊어서 혼자되시고 자식들 뒷바라지하고 공부시키느라 등골 빠지게 고생하셨을텐데 또 늙어

서까지 혼자된 아들에 손주들 까지 키우셔야 하니 어머님 인생도 참 안돼셨죠.

얘기하다보니 딴 길로 샜군요.

어쩄던 어머니께서 자꾸 아프시다 하시니 걱정인데 노인네들은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래서 생각해 본건데 만약 이 상태에서 어머니을 저희 집으로 모셔오면 그 조카들은 어찌해야 하나요?

그냥 지금 시댁에 자기들끼리 둔다고 해도 밥도 겨우 하는 애들이고 밥은 그렇다 치고 반찬은 어쩌며....

저희 어머님성격에 불쌍하다고 매일 눈물짓고 애닯아 하실텐데....

그렇다고 제가 어떻게 해주기는 싫거던요.   세상엔 좋은 숙모들도 많지만 저도 아직 아이들도  어려서

힘들고 거기다 어머님까지 모셔야 하는데 차라리 나쁜숙모가 되고말지 제 몸과 맘이 너무 힘들것 같아요.

또 아주버님 하시는 일도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시는 일이 아니라 아침에 일가시면 이삼일에 한
번씩 집에 오실수 있는 일이거던요.

너무 미리 닥치지도 않은 일을 생각한다 하시겠지만 어머님이 자꾸 편찮으시다하고 연세가 있으시니

그런 생각을 안할수도 없네요.

혼자사는 손위 시누이가 있지만 직장도 다니고 있고 오랫동안 자기혼자 살아오고 원체 손에 물한방울 묻

히기 싫어하는 사람이라 기대할수도 없구요.

다행히 남편이 무슨일이던 저에게 강요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제 걱정이 그냥 부질없는 걱정일까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제 입장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IP : 211.204.xxx.22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의마음
    '05.9.7 4:43 PM (222.101.xxx.45)

    충분히 알겠는데요.
    그냥 모시지 말고 힘드시더라도 요일을 정해서 왔다갔다 하시면서 일 도와주시는게 나을것 같아요.
    일주일에 두,세번정도... 어머니 모셔오셨다가 손주들 때문에 눈물짓는 어머니를 보시는 마음도 엄청
    불편하실거예요. 그렇다고 조카까지 데려오시는 건 당연히 무리죠..
    님의 아이들이 몇 살인지 모르지만, 그냥 밑반찬 하실때 같이 좀 더 하셔서 갈때 가져가시고...
    그 정도만 하셔도 부담입니다.

  • 2. 노우
    '05.9.7 5:00 PM (211.205.xxx.46)

    조카들을 내버려 두고 어머니만 모셔 온다는건 말도 안되요.
    같이 살수도 없으니 어머니의 운명인거 같네요.
    가끔 들려보는 수밖에 없죠.

  • 3. 저와 거의 흡사
    '05.9.7 5:09 PM (202.30.xxx.132)

    하시네요..
    저두 어머님 올해 73이시구 아버님은 아직 살아계시구요..
    홀로된 아주버님의 애들 고3, 고2를 데리고 사십니다..
    전 매주 찾아뵙구 있구요..
    신랑과 저두 님처럼 만약에 대한 상황에 대해 가끔이야기 하지요..
    하지만 우리 신랑과 전 모두 함께 사는건 공간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지었구요..
    되도록 가까운곳에 살면서 제가 자주 돌봐드리는것으로 이야기 했지요..
    그리고 음식은 제가 신경써드릴수 있지만 청소까지는 제 살림도 있는데 따로 살며 힘드니까..
    일하는 사람을 쓰면서 제가 최대한 스트레스 안받고 힘들지 않는 방향을 찾아보자고 했어요..
    물론 막상 닥치면 어찌 될지 모르지만..그렇게라도 생각해두니.. 마음은 편해요..
    님두 아직 어찌 되실지 모르니..
    먼저 너무 걱정마세요..
    노인분들 하루하루 어찌될지 모르는건 사실이지만..
    님이 지금도 좀 더 자주 찾아뵙고 보살펴드리며 음식도 잘 챙겨드리고 해보세요..
    그래두.. 아이들이 성인이 될때까진 어머님께서 보살펴주시는게 모든부분에서 좋은거 아닐까요?
    어머님이 아이들 뒷치닥거리에 육체적으론 힘드시지만..
    한편으론 늘 신경쓰고 조금이라두 움직이셔야 하기때문에.. 그냥 손놓고 계시는 어른들보다는 건강하세요..우리 어머님도 당뇨에 뼈마디가 아프다고 하시지만.. 스스로 관리 하시려구 노력하시구요..
    힘내세요..

  • 4. 며느리
    '05.9.7 6:53 PM (211.204.xxx.227)

    하지만 어머님이 저러시다 아예 몸져눕고 애들 뒷바라지 못해주실정도로 편찮으실까 걱정이지요
    몸져 누워게신데 안모셔올수도 없고 조카들 안됐다고 제가 시댁으로 들어갈수도 없을테고.....
    아직 닥치지는 않았지만 걱정을 안할수도 없는 일이네요.
    아이들이 더 자랄때까지 어머님의 건강을 비는수밖에는....
    이럴때는 외도로 자식버리고 집나간 윗동서가 한없이 밉네요.
    전에 애들만나러 한번 왔었다는데 좋은차에 좋은옷에 얼굴도 더 좋아져서 밖에서 애들이랑 만났더라는데....
    엄마가 한참 필요한 이시기에는 나 몰라라하고 있다가 애들 성인이 되면 엄마라고 찾아달라 하더라네요.
    큰애는(고3) 넌즈시 떠봤더니 나중에 집나간 엄마가 찾아오면 부모인데 어쩌냐며 받아줄 생각하고 있더라구요.
    할머니(시어머니)는 편찮으신데도 손주들 돌봐주시느라 힘든 노후를 보내고 계시는데....
    한가족이었을땐 형님 동서 하며 잘 지내던 사이였는데......엄마없이 고생하는 애들이랑 시어머니를 볼때마다 한없이 미운생각만 드네요.
    제가 아는 아주버님은 좋은 분이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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