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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 조회수 : 447
작성일 : 2005-09-07 09:44:57
어제 게임중독이라는 글 올린 사람입니다.
저는 게임을 하지도 않고 무엇에 그렇게 쉽게 빠지는 편이 아니라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아요.
사실 남친에게 서운한 맘이 있어서 제가 남친에게 화를 내기 전에 객관적인 입장을 듣고 싶어서 글 올려봅니다.
저는 지금 혼자 살고 있어요. 가족들이 외국에 있지요.
좋은 일로 외국에 가 계시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무척 아프십니다.
그래서 치료차 외국에 가 계신거에요.
한 두푼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도 정말 많은 돈이 나갑니다.
아빠께서는 엄마 치료 하시겠다고 회사도 그만 두시고 모아둔 돈으로 치료하고 계신 것이라
솔직히 제가 버는 돈으로 생활비하면서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친은 대학생이에요. 군대 다녀오고 일 좀 하다가 복학한터라 이제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습니다.
자기 말로는 학교에서 있는 마지막 기회니까 좀 즐겨(?)보겠답니다.
취업도 이미 된 터라 몇 달 시간이 좀 남지요.

저는 얼마 전에 병원에 가서 안좋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불치병은 아니지만 난치병이 있다네요.
솔직히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고생하시는 부모님께는 차마 말씀 못드리겠고 좋은 일도 아니고 치료비도 많이 드는 일이라 말을 못꺼내고 있습니다.
제가 힘들어하니까 남친이 이것저것 물어봐서 결국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자친구도 당황하죠. 그리고 위로도 해주구요.
근데 그 때 뿐입니다.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만나서 위로도 받고 함께 있고 싶은데 바쁜가보더라구요.
알고 보니 게임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어이없었어요. 게임 때문에 날밤새고 늦게 일어나서 학교 가고.. 그리고 집에 와서 다시 컴퓨터 붙잡고 있고.
저희는 그동안도 서로 평일에는 각자 일을 하고 토요일만 만납니다.
일요일도 남자친구가 집에 있어야 해서 (종교 활동도 있지만 남친 집안 행사도 많고 원래 학교는 수원이고 집은 일산이라 수원에서 자취를 해서 일요일에는 일산에 가거든요. 어머니가 못나가게 하십니다.) 거의 토요일만 만나왔죠.
3년 반 사귀는 동안 그래왔습니다.
그래서 그런건가요. 수업이 없는 날에도 그냥 달랑 집에서 전화로만 "괜찮아?", "푹 쉬어" 이런 소리만 하네요.
제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런 날에는 좀 같이 와서 있어주고 했으면 좋겠는데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물론 토요일 오후에는 저와 함께 있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는 너무 아파서 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병원 간다고 말도 하고 갔구요.
그 날 너무 힘들어서 낮 12시쯤에 갔는데 거의 기다시피 가서 응급실에 누워있다가 5시쯤 병원에서 나왔습니다.
눈물이 막 나더군요. 전화했더니 집에서 "괜찮냐, 집에 빨리 가서 쉬어라" 이런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뻔하죠. 집에서 게임하고 있었을걸요.
그 게임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하는 퀘스트가 있어서 중간에 못빠져나온답니다. 그런 온라인 모임이 있는 날이면 중간에 끊지 못한대요. 밤이고 새벽이고 계속 이어지는거죠. 제가 한 번 그걸로 화를 냈더니 덩달아 자기도 화를 냅니다.
사실 어제도 자기 전에 밤 12시쯤 전화 한 5분 정도 하고 저는 잠이 들었습니다. 자기도 잔다고 하더라구요.
오늘 수업이 오후 1시에 있다고 해서 그러냐고 하고 끊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너무 아프더군요. 진통제 하나 먹고 지금 방금 전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직 안일어났더군요. 수업이 늦으니까 그럴 수 있죠. 근데 보니까 새벽 6시까지 게임을 하다 잤더군요.
그것도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저희 둘을 아는 친구가 어제 msn에 새벽 6시까지 있길래 뭐하냐고 했더니 한참 있다가 지금까지 게임했다고 이제 잔다고 하면서 나가더랍니다.
제 개인적인 욕심은요... 제가 그렇게 아프면 수업 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저를 보고 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잠깐 있다가 수업 가는 것이 그렇게 힘든가요?
저를 만나러 오는 것에는 30분이 걸립니다.
그 30분도 멀다고 하는 사람이죠.

물론 같이 있을 때는 엄청 잘해줍니다.
병원도 같이 가려고 하고 걱정도 많이 해주죠.
그 마음도 알고 있기에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달랑 하루, 그리고 그 나머지 날들은 정말 뒷전인 느낌이 듭니다.

저 헤어지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한편으로는 정도 많이 들어서 그 넘의 "미안하다, 잘못했다" 소리만 들으면 또 마음이 풀어집니다.
사실 지금 여기에도 저기에도 기댈 수 없는 마음이라 참 많이 힘이 듭니다.

IP : 222.236.xxx.20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낙
    '05.9.7 10:03 AM (210.94.xxx.89)

    젤 부러운 게 친정엄마의 하사품이에요~
    이젠 엄마의 손맛도 잊은 듯... ㅠ
    4년째 요양병원에 누워 계시거든요...

    괜히 봤어~ 괜히 봤어~~ ㅋ
    제 것도 예의상 또 보여 드려야 할까요?? ㅋㅋ
    소파가 폭신~ 앉아 있다 보면 어느새 누워 있을 것 같아요 ㅎ
    저 키 큰 애는 남천인가요? 잘 키우셨어요^^
    조만간 제 것도 함 올려 볼께요^^*

  • 2. Connie
    '05.9.7 11:24 AM (218.153.xxx.141)

    아낙님이 와우를 해보셨는지 모르지만, 중간에 못깨고 나오는 경우가 더 많아요.
    저는 와우를 클로즈베타때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만. 제가 가입하고 있는 길드는 제가
    그 이전에 다른 온라인 게임할때부터 같이 하던 사람들이라 분위기도 굉장히 자유롭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주고 있습니다. 인스턴트 던전 들어갈때 몇시까지밖에 못한다라고 하면
    다들 그때까지만이라도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시중파랑 갈때는 이야기가 틀려집니다. 시중파는 길드단위로 가는 것말고 아이언포지같은곳에서
    파티모집해서 어중이떠중이 다 함께 가는 것이 시중파라고 부르죠. 이런 파랑 함께 인스턴트 던전을 갈때
    중간에서 한명 빠지면 퀘스트 진행 못합니다. 5 명이 한 파티인데 그 한명 빠지만 나머지 네명도
    퀘스트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죠. 상층레이드 갈때는 한두명 정도 빠져도 충분하지만 퀘스트 파티는
    빠지기가 정말 힘듭니다. 파티 모으는데 한시간 이상 걸려서 겨우 모은 걸 그 사람하나때문에 전부
    망친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그 고생하고 거기까지 온게 다 수포로 돌아갑니다.
    아이템을 중간에 좋은 걸 먹었다면 더더욱 빠지기 힘듭니다. 아이템 먹고 중간에 그만두면
    그 길로 아이언포지에 소문 쫘악 돕니다. 다음부터 누구누구랑 파티하지말라고.
    그러면 그 사람 게임인생은 그날로 끝이거나 아니면 새로이 죽자사자 다른 캐릭 키우는수밖에 없죠.
    제가 보기에 주말에 주로 밤새도록 게임한다면.
    화심레이드팀에 남친이 있는 것 같네요. 화심레이드팀은 40 명 구성에 한명이라도 빠질수없습니다.
    매주 날을 미리 정해서 일주일에 한번 단위로 가고 주로 주말에 가죠. 한두시간이 아니라 적어도
    서너시간은 기본입니다. 화심레이드팀 들어가면 한달동안은 무조건 봉사(?)만 하고 어떤 아이템
    배분에도 참여하지 못합니다. 중간에 나가버리기라도 하면 그날로 명단에서 제외되어서 두번다시
    낄수 없습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제가 보기엔.. 남친이 님을 그리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아니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라는 노래처럼 너무 일상적이고 당연히 옆에 있어주는 사람으로
    생각해서 그러는 듯 해보여요. 사실 남자들은 뭐가 더 소중해? 하는 질문에
    선뜻 대답 못합니다. 처음에 사귈때야 미친듯이 뎀벼들지만 자기 여자라 생각하면
    좀 쉽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인듯 하구요. 그리고 남자들은 여자와 달리 사회적 성향이
    더 강한쪽이라 게임으로 맺은 인간관계라 하더라도 쉬 끊지 못하고 거기서 더 인간관계
    발전시켜 갑니다. 그런 점은 충분히 저도 이해가 가요.
    하지만. 님의 병이 심각하고 님이 그 심각성을 충분히 알렸음에도 그렇게 행동한다면
    두분의 관계를 약간은 의심을 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말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더 많은 상황을 알테니...스스로의 판단이 제일 중요한거죠.

  • 3. ㅡ.ㅡ
    '05.9.7 8:48 PM (221.151.xxx.158)

    제가 게임을 좋아하는지라 저도 게임을 해요 . 그런데 저같은 경우는 십몇년 넘게 통신생활등등 하면서 초창기부터 지킨게 있다면 채팅안하기와 게임할때 밤에는 안하기였어요. 저같은 케이스는 어쩌다 한명나오구요.

    게임을 한 세월에 상관없이 게임초보라는게 있어요. 게임과 현실생활을 적절히 중재할수없는 사람이 바로 게임초보입니다. 어느정도 게임에 연륜이 있고 철이 들면 게임상의 단체생활에 목숨바치지 않으면서 적절히 이용하는 단계가 되는데 그 단계 되는 사람 별루 못봤습니다.

    게임상의 인연은 은근히 끈질겨요. 여러명이 함께 단체를 만들게 되면 빠져나오기가 힘든게 서로서로 그물망처럼 맺어져서 (게임상으로 도움을 주면서 전화통화로 연결이 되죠) 그 게임이 아니라 다른게임으로 넘어가도 같이 행동을 하게됩니다.

    님의 남친분은요 그래도 님걱정 하고 있을거에요. 게임상에서 사람들과대화할때 여친이 아프다 걱정된다 말하면서 게임 하였을겁니다. 아마 같이 게임 하는 사람들은 님남친분이 님 무척 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걸요. 같이 게임을 하지말고 그 시간에 여친찾아가서 병문안 하라고 말해주면서 게임 하는 사람들 없습니다. 게임은 게임대로 즐기고 난후에 남친이 여친에게 가야 한다고 말하면 사람들 여친위하네~대단하네~하면서 다음에 보자고 하죠.

    그게 걱정은 걱정이고 게임은 게임이라는 사고방식이 들어가버리는거에요. ㅡ.ㅡ; 남친입장에서 보면 님은 사랑하는 사귀는 사람이고 일주일에 하루는 확실히 만나는 여친이죠. 병원이라니 걱정되고 별다른
    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직 대학생이고 사회초년생이니 결혼생각은 당연히 안하는 상태이고 여친이니까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 여친만을 위해 시간낸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런말 하면 섭섭하시겠지만 남자와 여자의 사고방식은 달라요.


    그리고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현실과 게임의 조율을 잘 못하는 게임 초보들은 철이 언제 들지 본인도 모릅니다. 대체로 이런 나를 이해해주는 여자를 원한다고 말하는데... 거 이해해주는 여자 만나기 쉽지 않다는거 알면서도 줄기차게 외칩니다. 이런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원해!하면서요. 철저히 자기 이기주의에 맞추어 생각하죠 ㅡ.ㅡ; 님과 헤어지면 술마신후에 게임하면서 그녀가 나를 찼어 하면서 위로를 받을겁니다. 자신때문에 여자가 떠났다라는 사실을 못받아들일 확률 많아요 (왜냐면 여지껏 그런모습 알고 받아주었다가 찬거라고 생각하니까요)

    님 스스로의 판단입니다

    저라면 제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해도 선택하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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