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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엄마 죽으면 두고보자... (너무 깁니다)
아무리 말싸움 중이라해도 그렇지, 장모님 돌아가시면 두고보자...
이러기만 했어도 제가 이렇게 화나진 않지요.
도대체 가정교육을 어찌 받았는지, 상식은 있는 사람인지 너무 기가막히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니네 엄마 죽었다고하면 기분좋아? 돌아가셨다는 존대도 몰라? 도대체 뭘 배운거야??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오늘 돌아가신 어머님 생신이라 종교의식이 있다고 시누한테 전화왔습니다. 아주버님은 종교가 다르니까 부르지 말고, 종교가 없는 저희는 오라고...
그런데 전 사실 종교가 없다고 생각도 없는 사람 아닙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께 종교에 대한 지나친 권유도 받았지만 저는 다른것도 아닌 종교만큼은 제 뜻대로 하고싶어서 부모님 말씀을 듣지 않았어요.
제 친척이나 주윗분들, 종교 열심히 믿는 분들이 정말 정떨어지는 부도덕한 행위를 잘 하시더군요. 그래서 더더욱 종교에 대한 반감만 커졌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훌륭한 분들도 많으시지만 불행히 제 주위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종교의식 있을때마다, 그냥 어머님 뵙고 마음으로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합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늑장을 부려서 의식에 늦게 되었다고 차안에서 난리난리 치는 겁니다.
도대체 니가 시댁식구들한테 하는게 뭐냐, 시부모님 위해 하는게 뭐냐...
네, 저 막내며늘이지만 차례상과 제삿상, 거의 다 제가 준비해갑니다. 형님은 당신이 하겠다 하시지만 그랬다간 이남자 난리 나지요. 도대체 넌 하는게 뭐냐... 그소리 듣기싫어서 일부러 잔손 많이가고 힘든건 내가 하고 말겠다고 말씀드려서 형님도 그냥 저 시키십니다. 혼자 되신 아버님, 너는 모시지도 않냐 해서 또 제가 모시겠다고 발벗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이 저희애들 봐주시기 부담된다고 싫다 하시더군요. 쩝... 시댁식구들 모이면, 자기들은 입만 가지고 오지요, 나머지 음식이든 뒷처리든 모두 형님과 제가 합니다. 아주버님과 관계가 껄끄러우신 아버님, 명절이나 시시때떄로 저희집으로 오셔서 주무시고 갑니다. 저, 한번도 남편한테 뭐라고 한적 없습니다. 이 정도면, 니가 도대체 하는게 뭐냐는 말은 안나와야 하는거 아닌가요? 저번에도 중요한 종교의식이라 해서 갔더니 딸 다섯중 둘만 딸랑 나왔더만... 저희는 그 먼 시골에서 아침부터 부랴부랴 얼라 두명 데리고 열심히 갔건만...
결국 오늘 의식에 5분 지각했어요. 지각한거 정말 잘못이지요. 그런데 어쩔수가 없더군요.
제가 좀 센스가 없어서 그런지, 종교의식이라 나름대로 점잖고 수수한 옷 골라서 코디했었는데 막상 입어보니 영~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거저거 찾아보고... 사실 맨날 집에서 츄리닝이나 입고 있으니 마땅한 외출복도 없더라구요. 간신히 찾아서 입고 나가려했더니 신을만한 구두가... 정말 당황도 되고, 내자신이 한심스럽고 초라하기도 하고... 그러고 나가려했더니 농사짓느라 손톱 사이사이 낀 흙때며... 어제밤 새벽까지 고구마순 까느라 더더욱 심하더군요.
귀부인 시누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같은 여잔데, 저도 자존심이 있어서인지... 그래서 또 손톱깍기 찾아서...
어찌되었든 제가 미리미리 준비를 못해서 늦은거니까 제 잘못이지요. 하지만 남편한테 이런 심한 대우를 받을정도로 내가 잘못했는지, 종교가 다른 아주버님네는 아예 오지도 않고, 시누들도 분명 골프약속이네 뭐네 다 오지도 않았을텐데...
넘 속상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종교의식 하러 뛰어가는 남편 먼저 보내고 저는 애들 데리고 어머님 모신곳에 가서 맘속으로 죄송합니다, 앞으로 노력해서 사이좋게 지내겠습니다.. 인사드리고, 애들한테도 인사시키고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어차피 시누들 봐봤자, 어머님 제사때도 인사드려도 고개 홱 돌려버리고 말시켜도 대답도 않고... 그랬던 사람들인데 불과 두달만에 뭐 얼마나 달라졌을까 싶어... 시누들이 남자형제한테 화나는게 있는데 그래두 자기네 남매라고 사이나빠질까봐 대신 올케들한테 화풀이네요. 전 사실 이것도 정말 기분 나빠요. 아주버님과 남편때문에 기분나쁜건 자기네 남매가 풀어야지 왜 애꿎고 만만한 올케들한테 화풀이 하는건지...
그 먼 곳에서 힘들게 힘들게 애 둘 데리고 버스타고 기차타고 또다시 버스타고 집에 왔더니 남편은 아직 오지도 않았네요. 자기도 화난다고 시위하려고 안들어오는거 같습니다. 저도 열받아 문 다 걸어잠궜어요. 아예 못들어오게... 하지만 이남자, 오피스텔이 있으니 뭐 아쉬울거 없이 거기서 먹고자고 하겠다고 나올수도 있어요.
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도 제가 미리미리 준비못해서 의식 늦은건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식의 대우는 정말... ㅠ.ㅠ
참, 남편이 제목처럼 얘기한건, 제가 어머님께 잘해드리지 못해 서운하다, 우리어머니 돌아가셨을때 자기가 그럴테니 너도 함 당해봐라... 하는 거였습니다.
1. 일단 쉬세요...
'05.9.4 8:11 PM (218.48.xxx.131)그럴 때가 있죠...생각해둔 옷은 안맞고, 겨우 옷 입으면 구두가 안맞고, 구두를 맞추면 핸드백이 안어울리고...중요한 자리일수록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안그러잖아요. 일부러 늦장부린다 생각해서 맘상했을 수도 있을 것 같구...그래두 살아계신 장모님에 대해 막말하는건 남편님이 잘못하셨네요. 그동안 님이 시댁에 잘 하신 것 같은데....하여튼 힘든 하루 보내셨는데 일단 좀 쉬시고...맘 가라앉히셔서 남편분이랑 잘 해결하시길 바래요....힘내세요!!!
2. 캔디
'05.9.4 10:11 PM (220.121.xxx.95)남자,나이 들면서 더욱 어리다는 거 느낍니다. 잘 달래보세요. 맞부딪히지 마세요. 내 생각을 솔직하게 약간 처량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신랑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3. 불쌍하게
'05.9.4 10:22 PM (202.215.xxx.139)불쌍하게... 나가세게요
데리고 사는 남자 잘 달래서 살아야지 뭐 별수 있나요
싸우면 나만손해...
요리 조리 달래서
울 엄마한테 잘하게 해야 내가 좋지요???
넘 기회주의자 같지만... 살아보니 싸워받자 별 소용 없더라고요4. 이상
'05.9.5 8:25 AM (211.205.xxx.39)의식에 참가하지도 않으면서 뭐하러 같이 가는지?
남편만 보내서 의식참가하라고 하면 될 거 같으네요.
어차피 시누이들 얼굴도 안본다면서 같이 동행하는 건 또 무슨 이윤지 도통 이해하 안감.
명절상 제삿상 막내라면서 다 차린다면서 왜 대접은 못 받는건지 알 수도 없고 이해가 안가는 집이네요.5. 기막혀
'05.9.5 9:39 AM (58.76.xxx.201)답글들 감사드립니다. 저도 참 속이 좁은 편이라 남편을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그리고 이상님, 제가 의식에 참가하지 않는게 아니라 지금까지 다 참가했었는데 어제는 남편이 5분 늦은걸로 너무 험하게 얘기해서 어제만 빠진거에요. 의식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어머님에 대한 마음과 예의라 생각해서 지금까지 참가했었구요. 시누들 얼굴도 어제 처음 안본거지 여지껏은 싫어도 다 봤구요.
며늘된 도리로 또 남편 얼굴 생각해서 이제껏 빠져본적 없어요 무슨 일이든... 그런데도 대접 못받는건, 남편이 좀 심하다 싶을정도로 강박관념이 있는거 같습니다. 효도해야 한다는... 그래서 결혼전에는 양자인줄 알았어요. 친부모도 아닌데 키워준 은혜 갚느라 저렇게 애쓰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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