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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 깨갱한 이야기 ...(2)

파란마음 조회수 : 1,287
작성일 : 2005-09-03 20:09:33
그동안은 본인도 힘들겠거니 참았지만
전체 회식도 아닌 개인별 술자리가 점점 많아 지더니
무슨 노래클럽에서 몇십만원을 긁어 온걸 보고는 좀 울컥했어요.
내남편은 절대 아닐 사람으로 알았는데 이러다가 정말 큰 코 다칠 것 같더라구요.
그 날은 양주만 마시고 노래만 부르다 온건 맞는거 같지만 (뿜빠이 할 금액을 따져보니...)
또 다음에는 어쩔지 모르잖아요.
전체 회식 자리서도 직장 동료들이 말하기도 그렇고
암튼 자타가 공인하는 얌전한 신랑이라 너무 믿었나봐요.
해서 이참에 잡아야겠다 싶었지요.

근데 집을 나와 어딜 가려니 마땅한데가 없는 거예요.
이 곳에 산지도 벌써 8년 이건만
가게와 집을 오가기만 한지라 아는 사람은 많아도
막상 술한잔 할 친구가 없는거 있죠.
서울이라면...하지만 할 수 있나요.혼자라도 아무데나 갔죠.
좀 깨끗하게 보이는데로 일단 들어 갔어요...
근데 골뱅이 안주가 3만원이나 하는 거예요.
대구포 그런것두 3만원...어쩐지 좀 깨끗하다 했더니...
나갈까 말까 하다가 그냥 나가기 쪽 팔리겠고 (^^;) 에라 모르겠다...누구아빠 술값보다 싼데 뭐...

사실 서울가서도 제가 친구들 대신 술값 다 계산 했어요.누구 보란듯이.
자기만 돈 쓸 줄 아나요,뭐?
그리고...지금까지 아껴가며 산게 어딘데 요정도 못쓰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리하여 혼자 1시간 정도 마시고 있는데
연락이 오네요.지금 가는 길인데 어디냐고...ㅎㅎ
그래서 둘이서 12시 넘어 술 한잔 더 하다 집에 갔어요.

노심초사 하시던 울 엄마 일단 둘이 들어오니 의아해하면서도 안심했나봐요.
저를 흘겨 보시며 " 너,바람났니?"  내가 바람은 무슨...얼버무리며 말을 하는데
저희 신랑 이때다 싶었는지  
" 어머니,걱정마세요.그래도 제가 부족한 이 사람 감싸며 자알 데리고 살게요.." 라며
뿌듯뿌듯한 표정의 신랑에게 울엄마,

"그러는 자네나 잘하게!"  일침을 놓으시네요...ㅋㅋ

요즘 이영애 버젼의  "너나 잘하세요~" 가 유행 이잖아요.
울 엄마 그걸 어찌 아시는지 보기좋게 신랑에게 한 방 날리시고
울신랑 깨깽해서 쑥스러워 하며 방으로 들어가데요.

요즘 맨날 뭐라 하면 "그러는 너나 잘하세요~ "하며 뺀질거리던 신랑인데
그날 밤 전 너무 꼬시워 죽는줄 알았답니다.ㅎㅎ
아들만 잘난줄 아는 시어머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며느리들처럼
그 날 제 남편도 좀 그랬겠죠? 헤헤
우리 며느리들 모두 제 자식 젤 인줄 아시는 친정 엄마 생각하고 좀 힘냅시다^^

아...저만 재밌는거면 이거야말로 진짜 쪽팔리는건데...크윽...이만 물러갑니다.

좋은 주말 밤 보내시고 주말 내내, 아니 앞으로도 쭈욱~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IP : 211.206.xxx.6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05.9.3 8:44 PM (58.76.xxx.201)

    어머님 한방에 저도 웃음나고 속도 시원하고 그랬어요. ^^ 근데 밤늦게 외출하면 남편한테는 꼬시지만 어머님께 좀 죄송하지 않나요? 담부턴 남편보러 일찍 퇴근하라 그러고 어머님과 함께 외출하세요 ^^

  • 2. .
    '05.9.3 8:41 PM (211.54.xxx.223)

    친정어머니 너무 멋있으세요.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 날려 주시니 넘 든든하시겠어요.

  • 3. 파란마음
    '05.9.3 10:26 PM (218.158.xxx.174)

    그죠? 저도 그 날 따라 울 엄마가 얼마나 멋있고 든든하던지...^^

    근데...엄마가 좀 걷기가 힘드셔서 동네 수퍼도 안 가셔요.
    그래서 평상시 생활로도 여러가지로 제가 더 미안하죠...ㅠ.ㅠ
    하지만 저도... 나가면 엄마가 맘고생 하실게 좀 걱정이 되었지만
    먼저 남편 단속부터 해야 할 것 같아서 감행을 했죠.
    다행이 대성공이었지만요.

    에그...남편분들...내남편은 안그러겠지 하는 마누라님들 뒤통수 좀 치지마셔요~

  • 4. ㅋㅋㅋ
    '05.9.4 3:49 PM (211.194.xxx.214)

    남자들 접대 하면 왠만함 노래주점인지 뭔지에서
    양주에 여자 불러다 놀고 그러던데요 ㅡ.ㅡ;;;
    초반에 이를 확 잡았더니 나중엔 갔다오면 술술 불어댑니다..
    그러고선 하는 말이 자긴 말도 안 붙였다나 뭐라나....
    웬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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