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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소리나오는 글...시어머니란..
아직 미혼인데.. 이 글 보니까 한숨이 나오네요. 우어~~~~
[오마이뉴스 정현순 기자] 내 나이 50대 중반, 요즘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때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가 며느리와 사위, 손자(녀)들 이야기다. 사위도 잘 만나야 되지만 며느리가 진짜 잘 들어와야 한다는 게 중요한 화두다.
지난 18일, 친구들 정기모임에서도 어김없이 그 이야기가 나왔다. 그날 만난 네 명의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시집살이 30년, 2년차 며느리 있음
이=시집살이 1년 했고, 며느리 본지 5개월 된 초보 시어머니
윤=시집살이 6년에 예비며느리 있음
강=시집살이 안 했고, 사위와 외손자 1명. 올 11월 결혼예정인 아들 있음
필자=시집살이 안하고 사위와 외손자 2명
필자="자기 요즘 며느리 본 재미가 좋은가보다. 나올 적마다 분위기가 바뀌네. 그 귀걸이하고 목걸이 못 보던 건데?"
이="그렇지? 딸이 없다가 며느리가 들어와서인지 아직은 좋네. 나올 때 며느리가 이거하고 나가라고 해서 하고 나왔는데 어때?"
필자="젊어 보이고 좋은데? 아무튼 그 집이 며느리하고 잘 지내니깐 보기가 좋다."
이="뭐 아직 잘 모르지. 이제 5개월 밖에 안됐으니깐 서로 조심하고 살고 있는 거잖아. 앞으로 더 두고 봐야지."
정="그런데 그 12층은 며느리가 정말 착하더라. 며칠 전에 우리 라인에 몇 명이 모여서 하드를 먹고 있을 때 마침 그 집 며느리가 왔는데 시어머니가 먹다가 녹아서 물이 줄줄 떨어지는 것을 며느리한테 주니까 아무 소리 없이 받아서 쭉쭉 빨아먹더라구. 그래서 내가 '그 집 며느리 정말 착하네. 요즘 이런 애가 어디 있어요?' 그랬더니 12층 아줌마는 '우리며느리는 원래 그래'라고 하더라구. 아무리 며느리 착하다고 해도 못 알아들어. 옆에서 보는 우리한테도 며느리가 좀 딱해 보이더라구."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시집살이' 시절도 있었다
윤="난 아직 며느리는 안 봤지만 시집살이는 한 6년 했어. 그 때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었거든. 근데 우린 둘째였기 때문에 거기에 살 이유가 없었지. 남편한테 몇 번이나 나가자고 했는데도 들은 척도 않더라고. 그래서 이판사판으로 '그럼 나 이집에 불질러버린다'했더니 그제야 서둘러 분가했어. 우리 시어머니는 그때나 지금이나 얼굴마사지에 정신없어. 지난번에 봤지? 우리 시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그 피부 말야. 그 피부가 어디 팔순 넘은 할머니 피부니?"
정="난 시집오자마자 시어머니하고 같이 살았잖아. 하기사 우리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생긴 것도 무서웠는데 호랑이 시어머니로 동네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더라구. 시어머니를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목욕 가서 등 밀어드리고 나면 기운 빠져서 난 제대로 씻지도 못했어. 부부싸움하고 싶어도 큰소리 한번 내보지 못했지. 찬밥은 언제나 내 차지고 밥 먹을 때 시댁 식구들 밥에 생선가시 발라 올린 건 기본이야. 그 좁은 집에 시동생도 같이 살았었잖아. 생선이라도 있으면 무조건 시동생 거야. 그때 시동생이 얼마나 사고치고 다녔는지 몰라. 일일이 말로 다 못 하지. 결혼해서 30년 동안 친정에 한 10번이나 가봤나? 그것도 45세 넘어서 가보기 시작한 거야."
윤="난 큰 동서와 같이 살았는데 시어머니보다 동서 시집살이가 웃기지도 않아요. 자기 신랑 밥은 자기가 차려줘야지 왜 나한테 차려주라고 하냐고. 특별히 하는 일도 없으면서. 내가 식모로 들어간 줄 안다니까. 집안청소, 빨래…. 아휴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지금도 명절 때 가면 우리 동서, 시장 한 가지도 안 봐 놓잖아. 오죽하면 내가 집에 불 질러 버린다고 했을까?
우리 시어머닌 얼마 전에 생신이었는데, 전화해서 '다른 선물 필요 없다, 내가 이번에 뭘 샀으니 현금으로 20만원 들고 와라' 이러시더라구. 언제 자식한테 돈 맡겨놨나? 그래도 그건 좀 낫지. 언제더라, 나 몰래 남편이 2년 동안 시어머니한테 돈 드렸다가 들통났잖아. 그것 때문에 한달은 말 안했을 걸? 남자들은 뭘 몰라도 한참 몰라. 그러면 며느리들은 시어머니한테 더 안 해주고 싶어지는 건데 말야."
강="나는 시집살이는 별로 안했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우리 집에 오시면 한두 달씩 있다 가셔. 그럴 땐 거실 소파에 앉아서 꼼짝도 않으시는 거야. 그런 모습 보고 있으면 숨이 막히는 것 같아."
"이럴 때 나도 시어머니 닮아가나 싶어 걱정 돼"
정="근데 나도 며느리를 보고 나니까 더럭 겁날 때가 있어. 내가 시집살이를 오랫동안 했잖아.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며느리한테 시집살이 시키는 건 아닌가 해서. 정말 그러기 싫거든. 그래서 정작 혼낼 일 있어도 어떤 때는 망설여져."
이 ="그래 그건 정말 그렇더라. 주변에서 봐도 시집살이 시킨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도 시집살이 시키더라고. 근데 나도 처음엔 따로 분가 시켜야지 생각했었는데 장남이라 같이도 한번 살아보고 싶어서 같이 살자고 했어. 그래야 정도 들지. 나도 시집에서 1년 동안 같이 살았잖아."
윤 ="시킬 일 있으면 시켜야지. 그런데 사람들이 날보고 시집살이 좀 시킬 것 같다고 하더라. 자기들이 봐도 그래 보여?"
정, 이, 필자 ="그것 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깐 그렇게 보이는 거야. 뭐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
윤="왜 그렇게 보일까? 걱정이네."
필자="그럼 지금 예비며느리한테는 잘 해 줘?"
윤 ="그게 웃기더라. 아들이 그 애를 너무 챙기니깐 얄미운 거야. 같이 앉아서 밥을 먹으면 아들놈이 맛있는 반찬을 집어서 그 애 숟갈 위에 얹어주잖아. 아니 남편도 있고 나도 있는 앞에서 어떻게 그러냐? 한편으론 한참 콩깍지가 씌여서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도 들어. 하지만 아직은 손님이지 뭐. 요즘 애들 예식장에 들어가봐야 아는 일이잖아."
강="아들 결혼하면 며느리한테 더 잘할 텐데 그 꼴 어떻게 봐?"
윤="하긴 꼴사납기는 할 거야. 그렇지만 할 수 없지 뭐. 만날 싸우고 사네 못사네 하는 것 보다 낫지."
정="얼마 전엔 나도 벼르고 벼르다 아들네한테 한마디 했어. ‘니네들 어른하고 한집에 살면 들어가고 나갈 때는 말을 하고 다녀야지. 한집 살면서 사람이 드는지 나는지 정도는 알아야지'라고 했더니 며느리가 금세 '어머니 잘못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그랬던 거예요' 하더라고. 그때 나도 내 자신한테 놀랬어.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내가 그랬나 싶어지면서 이러다 나도 우리 시어머니 닮아가는 건 아닌가 생각되더라구.
하지만 아이들한테 잔소리 하는 것도 쉽게 나오는 소리는 아니잖아. 잘못하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그대로 넘어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게 별일이 아닌 것 같은데 날 무시한 것 같고 기분 굉장히 나빠지더라구. 근데 며느리가 바로 꽁지 내리니까 더 이상 할말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요즘 애들은 현명한 것 같아."
강 ="그건 그래.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하잖아."
윤="진짜 그럴 땐 나도 섭섭하더라. 아직 결혼식도 안올렸는데 우리 아들애가 여자친구 준다면서 선물 사가지고 들어왔을 때, 나도 모르는 일을 그 애가 알고 있을 때 아들한테 배신감 들지. 쟤가 내가 낳은 애 맞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제가 벌써부터 저러면 결혼식 올리면 더하겠지 하면서도 포기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해."
이="우리 애들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잖아. 며칠 전에 아들애가 무엇을 사갖고 들어오다가 나한테 들켰는데 멋쩍은지 '엄마, 이거 신으세요'하고 내놓더라구. 이게 그거야."
필자="어머 이건 진짜 젊은 사람들 신발이네. 야, 그냥 며느리 줘라."
이="아니야! 아들이 내 거 사온 거야."
"따지고 보면 우리 시어머니 세대도 참 불쌍하지"
필자="그러니깐 아들 결혼시키면 '내 자식 아니다' 생각해야 한다잖아. 그런 생각하면 아들이라고 벌벌 떨 것도 없어. 어쨌든 우리들은 이렇게 서로 얘기하면서 시집에 대한 스트레스를 그래도 풀 수 있어서 좀 다행이야. 우리 중에 시집살이는 '정'이 가장 심하게 오래했잖아.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어떤 생각이 들어?"
정="나? 억울하다는 생각 많지. 젊었을 때는 남편하고 재미있게 오순도순 살고도 싶었는데 그런 시간은 단 한번도 없었잖아. 동서가 아래로 3명이나 있어도 누구 한 사람 자기들 집에 와서 계시라는 말 안 해. 지난해 가을에 내가 해외여행 갔을 때 억지로 한 달 동안 둘째 동서 집에 가 계셨잖아. 그때 그 동서가 '이젠 형님 마음 알 것 같아요'하더라, 그래도 소용없어 그때 뿐이야. 지금은 남편이 괜히 건드려도 아무런 감각이 없어. 모두가 귀찮아. 우리 시어머니도 그다지 좋은 부부생활을 못 하셨어. 그래서 안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원망스럽기도 해."
윤="우리 시어머니 세대에는 남편, 자식한테 무조건 희생봉사를 해야되는 것으로 알고 살았잖아. 멋을 부리기를 해, 여행을 마음대로 가, 맛있는 음식을 맘 놓고 먹기를 해. 아무튼 그런 생각하면 시어머니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세대는 그래도 하고 싶은 것 대충 하고 살잖아."
강="우리 시어머니는 연세가 90세가 다 되잖아. 나도 부엌 일 하기 싫은데 당신이 직접 다 해 드시니깐 그럴 땐 어머니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우리가 모신다면서 한집에 살 수도 없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대물림은 하지 말자"
강="결국 내가 부모한테 그렇게 하면 자식한테 그대로 받고 사는 것 같아. 한마디로 복수 당하면서 사는 거지. 다 알면서도 그게 잘 안 돼요."
필자 ="난 벌써부터 걱정이다. 며느리하고 친해지는 법 뭐 없을까. 며느리 본 사람들은 어떻게 해?"
이="글쎄, 난 외출을 많이 해. 아들네한테 나가서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내보내기도 하고, 친정도 잘 보내주려고 해. 우리 며느리 5개월 됐는데 친정에 3~4번 갔나?"
정="난 가끔 며느리하고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옷이나 액세서리도 사주고 점심도 같이 먹어. 며느리하고 친해지는 법이 따로 있나? 그냥 마음 편하게 해주면 그게 최고지."
필자="하긴. 서로 조심하고 존중해 주면 큰 마찰은 없지 않을까 싶네."
우리 나이 50대 중반. 사위도 보고, 며느리도 얻고, 손자(녀)들도 생겼지만 아직도 시집식구들 얘기만 나오면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나도 얼마 있으면 시어머니가 된다. 며느리와 내가 행복해지면 아들과 남편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대물림은 절대 해주지 말자고 다짐했다. 며느리도 시어머니를 여자로 생각해 준다면 갈등이 그다지 깊지 않을 것 같다. 우리도 며느리를 사위대하는 것만큼 대할 수 있어야겠지. 우리의 마지막 약속은 이랬다. 누군가가 며느리한테 너무 많이 바란다거나 심하게 시집살이를 시키는 증세가 보이면 서로에게 따끔한 충고를 해주기로.
1. --;
'05.8.30 11:14 AM (222.110.xxx.148)며칠 전에 우리 라인에 몇 명이 모여서 하드를 먹고 있을 때 마침 그 집 며느리가 왔는데 시어머니가 먹다가 녹아서 물이 줄줄 떨어지는 것을 며느리한테 주니까 아무 소리 없이 받아서 쭉쭉 빨아먹더라구. 그래서 내가 '그 집 며느리 정말 착하네. 요즘 이런 애가 어디 있어요?' 그랬더니 12층 아줌마는 '우리며느리는 원래 그래'라고 하더라구....................으아...... 먹던거 주는 시엄마나 받아먹는 며느리나..
2. ^^;;
'05.8.30 11:25 AM (58.142.xxx.119)어머님 세대가 워낙 시집살이를 힘들게 하신 걸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는 것이 큰 흐름이니 변화에 적응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위에 며느리 5개월에 3-4번 친정 보내주는 것을 자랑하는 시어머니;;;;;
어른들께는 그게 '자주'의 기준이라는 사실에 좀 놀랍네요.
분가한 아들 자식이 5개월에 3-4번 찾아오면서 자주 오는 거라고 하면 그분 기분이 어떠실까요....3. 허걱했던일
'05.8.30 12:10 PM (220.88.xxx.97)전에 비엔큐 구경하다 지쳐 푸드 코트옆 벤치에 앉아 쉴때였습니다.
옆에 앉아계시던, 50대 후반 가량 60대 초반 정도 뵈던 두 분<여자분들> 대화가 아직도 뇌리에 남습니다.
아들 결혼 시키신 모양인데, 그러시더군요." 그 녀석이 며느리에게 잘 하는 꼴 보면 며느리가 미워,, 어찌나 보기 싫은지 말도 못해" 라고 하시던,,,4. 그런
'05.8.30 12:52 PM (211.171.xxx.248)..마음 드시는거 이해가구
친구분들끼리 충분히 그런 얘기 할 수 있는데
며느리한테만큼은
'아들 뺏겼네'
'아들이 결혼하더니 변했네'
하면서
남편뺏긴 사람마냥 우울해하고 외로워하고 그러지좀 않았으면 좋겠어요5. **;;
'05.8.30 1:13 PM (211.237.xxx.221)우리 시어머니는 시아버지가 며느리이뻐하니 그게 정말 싫으신가봐요.
시아버지입으로 직접 들었다는... 시아버지가 며느리 이뻐하는것도 몰래몰래...
시어머니앞에서는 일부러 말도 안붙히세요. 그리고 혼낼일 있으면 자기가 야단치면되지 꼭 시아버지 시키고, 며눌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려야 마음이 좀 가라않으시는지 원...6. 딸은
'05.8.30 2:51 PM (61.102.xxx.72)그러니깐 아들 결혼시키면 '내 자식 아니다' 생각해야 한다잖아
그 걸 이제야 아셨을까?
딸은 결혼 시키면 남의 자식이다 생각하면서 아들한텐 왜 못 그러시는지....7. 댓글단
'05.8.30 5:02 PM (218.49.xxx.60)분들은 나중에 얼마나 잘 하실까..
이 정도면 제가 결혼했을 때보다 많이 발전했구만요..
우리들이나 나중에 정말 좋은 쪽으로 변하는 시어머니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윗글보니 지금 50대인 시어머니들은 희망이 보이는데 너무 시니컬한 반응들은 아닌지..8. 울시모는
'05.8.31 12:27 AM (211.108.xxx.199)그냥 눈물부터 나오네요.
사람의 탈을 쓰고.....
수사를,
판결을,
또 이 법안을 왜 반대했는지....
우리는 밝혀야 합니다.
다시는이 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그게 그나마 그 아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9. 글쎄?
'05.8.31 12:29 AM (211.108.xxx.199)며느리 5개월에 3-4번 친정 보내주는 게 자주 인가?
한달에 한번도 못간다는 얘긴데... 참.. 시모들은 다 저런 생각을 갖고잇는건지..원..
울 시모, 결혼하고 첫 명절에 시부께서 '차막힐라 빨리 점심먹고 처가댁 가보거라' 하시니 옆에서 '나는 결혼하고 2년만에 친정갔는데 뭘 벌써 보내요!' 이러는데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 마귀가 따로 없더만10. 사라
'05.8.31 12:34 AM (58.143.xxx.228)흠.. 저는 저 기사 읽으면서..
어머님들 세대도 참 힘드셨구나.. 생각했는데..
참 시어머님들 밉게 보시는 분들도 많으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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