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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생색내면 안되나?...

속터지는 엄마 조회수 : 1,951
작성일 : 2005-08-25 22:14:34
작은 딸애가 고 1인데 야자하고 오밤중에 옵니다.
특목고라 새벽 6시반에 스쿨 버스를 타는 데 대부분의 애들이 아침을 거르고 와서
학교 앞의 빵집이나 김밥 집에서 간단히 해결 한다고 해요.
저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서 아침 도시락을 간단히 싸줍니다.(샌드위치나 주먹밥 종류로)
다른 애들은 점심, 저녁을 급식으로 먹는 데
우리 애는 입도 까다로워 급식이 맛없다고 하도 징징거려서
점심은 제대로 도시락을 싸보냅니다.
제딴에는 아주 열심히, 공을 들여서 이쁜 도시락 이리저리 바꿔가며 싸주는 데
그게 참 힘이 들어요.
대충 준비를 해 놓고 자도 새벽 5시 반이면 부리나케 일어나서 만들어야 되구요.
그런데도 별로 고마운 줄을 모르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엄마도 이렇게 도시락 싸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냐?
엄마는 엄마식으로 열심히 네 뒷바라지 하고 있으니 너도 열심히 해라...
뭐 이런 류의 얘기를 했더니
그런 얘기 할려면 도시락 싸지 말래요.
고맙다가도 엄마가 생색내는 소리하면 싫대요.
너무 속이 상해 며칠을 밥도 못 먹었네요... 휴...
엄마는 생색도 절대 내지말고 그저 뒷바라지나 묵묵히 해야 되나... 하고
서러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생색내는 게 아니라
조금만 엄마 마음을 알아달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듣기 싫을까요?
그렇다고 당장 안해줄 수가 없어서 지금도 도시락을 싸고 있답니다.
참 서운하고 허무해요...
IP : 221.151.xxx.241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333
    '05.8.25 10:17 PM (210.115.xxx.169)

    부담지기 싫은 심정도 있을 거예요.

    개천용이 된 사람들 부모의 뒷바라지를 이제는 부담스러워하는 것 처럼
    사람은 누구나 빚진 심정을 싫어하는 것 같아요.

  • 2. 서른 살 된 딸도
    '05.8.25 10:21 PM (211.119.xxx.23)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 잔소리 하려면 청소해 주지마요. 원룸 자취하는 딸 집에 가서 울 외숙모 들은 얘기죠.
    근데 님은 예전 어머니 은혜를 아셨던가요?
    저는 그런 일 있을 때 마다 참 우리 엄마도 힘드셨겠다 싶어요.

    울 시어머니 말씀
    엄마는 연습장이야. 지 맘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는
    바깥 사람들에게는 정식 노트 정리를 하지.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일찍 철 들면 좋지만 저도 4학년 된 이제사...

  • 3. 엄마맘...
    '05.8.25 10:28 PM (211.195.xxx.186)

    부모는 당.연.히. 하는걸로 알때 섭섭하더라구요.
    우리아이는 고2인데 다행히 잘 먹는편이라 급식에 불만은 없어요.
    가끔씩 저도 새벽에 일어나 빵도 구워서 보내고
    어제는 떡도 하트모양으로 한판 쪄서 딸아이 손에 주었더니 좋아하더라구요.
    도시락 준비하는것 쉬운일 아닌데...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맘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겠지요.. 지금의 제가 그렇듯이...
    서운해도 어쩌겠어요.. 그러려니 하고 맘 푸시고 딸아이 건강 생각해서 맛있는 도시락 싸주세요^^

  • 4.
    '05.8.25 10:40 PM (211.110.xxx.129)

    원래 자식한테 알아달라고 하는 마음을 가지면 안되는 거 같아요.
    자식은 내가 보살펴야할 존재잖아요. 해주면 해주는대로 끝입니다.
    대신 성인이 되면 스스로 알아서 해야겠죠.
    우리나라는 자식한테 은근히 집착하면서 자기마음 알아주길 바라는 부모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바라지 않아도 나중에 자식이 철들면 부모마음 다 알아줍니다.
    철안드는 자식은 부모가 잘못 키웠거나, 부모를 닮아서 일거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심하게 말한것 같긴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렇다는 거구요.

    아마 딸도 엄마마음 다 알고 있을 거에요.

  • 5. ...
    '05.8.25 10:51 PM (211.204.xxx.214)

    내가 부모 고마운 줄 미처 모르고 컸던 것처럼 자식들도 그렇겠죠 뭐.
    나도 자식 기르는 나이가 되고보니 부모 고마운 것이 이제야 조금씩 알아지는데
    내 자식도 또 그 자식 낳아 기르는 나이가 되어야 그제서야 알아지지 않을까요.
    부모에게 받은거 자식에게 베풀며 사는거라더니.. 옛말 정말 그른 거 하나도 없습니다.

  • 6. ..
    '05.8.25 10:53 PM (211.176.xxx.8)

    참 사람 이상한것이 시어머님도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심 고맙다가도 그거 가지고 생색 내면 밉잖아요.
    그런거 같아요.
    하지만 전 이제 부모입장이다 보니 그 마음을 더 잘 알겠어요..
    그냥.. 너는 참 좋겠다. 아무렇게나 말 내뱉을수 있어서. 넌 엄마한텐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줄 알지?
    그냥 그렇게 한번 말씀해보세요.
    내가 너한테 어떤어떤 일 있을때 잘했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하듯이..
    너도 가끔은 내게 그런 일을 해주면 어떠니 이런수준의 말은 입으로 뱉기엔 너무 쑥쓰럽고..메모로 남기기엔 좋겠지요.
    아이들도 다 알아요.
    하지만 특히..저도 딸입장이어서 아는데.. 어느순간까지는 엄마랑 끝없이 경쟁하는 느낌.
    이상하게 이겨야 하는 상대로 알아지는 느낌. 그런게 들더라구요.
    그러다 결혼해서 애 낳고 살면서 화해하는 느낌이지요.
    그때 아마 엄마가 참 대단했어 이런말 한꺼번에 들으실거에요..
    속푸셔요..
    여기서 여러가지 이야기 하듯.. 꺼내놓으시고..
    위로받으시고..
    다음에 왕창 다 들으시면 될거 같아요..

  • 7. 제가^^
    '05.8.25 11:02 PM (220.78.xxx.81)

    나이 사십인데 아직도 엄마는 제 고3시절 뒷바라지 한것 얘기하세요. 좀 극성맞은 학교라 당시엔 자가용도 없어 새벽마다 택시타고 엄마랑 학교 가고 엄마는 그차 타고 다시 돌아가고..
    정말 힘드셨겠단 건 잘 알지만 자꾸 그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냐 하실때 마다 고마운 마음이 점점 사라져요. 그래서 우리 애한테는 절대 공치사 하지 말아야 겠다는 맘이..

  • 8. 아휴~
    '05.8.25 11:31 PM (203.213.xxx.59)

    얼마나 서운하셨겠는 지 선하네요~ 그냥 일주일 "그냥 급식먹어라, 나 삐졌다" 하세요. 앞으로 고3까지 뒷바라지 할거 안할거 다 해줘야하는 데 엄마까지 왜 속상해야 하나요. 기분나쁜 거 참고 말하지 않으면 모른답니다. 저도 엄마가 도와달란 말 안하구 계속 혼자 하다가 나중에 화내시면 당황스럽더라구요, 도와달라고 같이 하자고 말을 미리 하던지..

    그리구 따님이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네가 그렇게 생각해도 남이 입장이 되서 그렇게 대놓고 말하는 거 아니라고 가르쳐야 되는 거 아닌가요.

  • 9. 제생각
    '05.8.25 11:42 PM (211.212.xxx.185)

    제주변에도 원글에 나타난 사람과 너무나도 흡사한 사람이 있어서 놀라 댓글달아봐요.
    지나치게 샘이 많아서 나이 사십대 넘어서도 경쟁.....제가 너무 지겹고 소름돋아서 저는 그 무리에서 빠져나와버렸네요.사랑을 독차지 하려는 ...강자에게는 살갑고 정말 잘하는데,,자기보다 어리고 못한 사람한테는 정말 뱀처럼 징그럽게 무섭게 대해요..같이 운동하는 팀인데..같이 버티다버티다 제가 그냥 나와버렸네요.오히려 지금은 속이 더 편해용...세상엔 비슷한 싸이코들이 많아서 또 한번 놀랍네요....

  • 10. ..
    '05.8.25 11:40 PM (221.157.xxx.7)

    생색내고 해줄바엔 해주지 마라...부담된다..그거죠...부모는 자식한테 거름같은 존재더라구요..제가 아들키워보니...그냥 잘 자라고 잘되는게 효도지...엄마가 고생한거 알아주는게 효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 지하나 잘 키워보겠다고 엄마아빠 죽싸리 고생하는거 울아들은 몰랐음 좋겠어요..울아들이 저한테 미안해 하지도 않았음 좋겠어요....그냥 엄마가 너를 키우면서 참 많이 행복하다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힘들지만 )너를 위해서 하는일이 난 참 행복하다...일케 말해주고 싶어요.

  • 11. ...
    '05.8.25 11:53 PM (218.234.xxx.60)

    참으로 훌륭한 어머니들이세요....딴지 절대 아님

    저는 제 아이들 고3때던 언제던 너무 4가지 없이 말하면

    '엄마가 남이라고 생각해봐라 너가 차마 그렇케는 말하지 못할 꺼다하며 야단 쳤는데....'
    밥먹고 식탁에서 일어설 때는 '잘 먹었습니다' 하고.....

    아이는 뭐든지 잘하면 아주 많이 칭찬해주는데,,, 엄마도 엄마 일 열심히 하면 고맙다고 인사받아야하지 않나요..

    ' 난, 봉이 아니야 '

  • 12. 그 심정...
    '05.8.26 12:39 AM (70.162.xxx.220)

    이해가 가요.
    하지만 고등학생 따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닐거에요.
    부모님 생각하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 내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을 수도 있고
    앞으로 2년 반 남으셨는데 그냥 마음 비우세요...
    다 때가 되면 알겠죠 뭐...

  • 13. ㅇㅇㅇ
    '05.8.26 5:50 AM (59.11.xxx.117)

    자존심이 센 아이인 가봐요...
    예민해져 있는것 같기도 하고요..
    넓은 아량으로 품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 14. 엄마도.
    '05.8.26 9:33 AM (218.153.xxx.240)

    엄마도 칭찬받아야 힘이 난다는거 아이도 알아야 될 것 같아요. 계속 참으시면 당연한 것으로 알잖아요. 그런거 알만한 나이인 것 같은데, 혼자 섭섭해하지 마시고 말씀을 하시는게 좋을 듯. 근데 너무 잘해주시네요^^;; 다른 애들 다 먹는 급식을 혼자 못먹는건 문제가...쩝. 친구들 급식먹을때 혼자 도시락 먹으면 싫을것같은데 어머님이 워낙 요리를 잘하시나봐요^-^

  • 15. 에고..
    '05.8.26 9:41 AM (211.219.xxx.216)

    서운하시겠어요
    제나이 34에 이제야 엄마 맘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어요..그럼에도 가끔 화나면 또 달라지기도 하구요
    저도 그시절 그랬던것 같아요..엄마한테..
    그냥 어려서 그러려니 생각하세요
    아마 본심은 아닐거에요..
    철없는 마음에 그런 말 했다 나중에 다시 반성하고 그럴거에요..

    제가 그랬거든요..
    가끔 그때 생각하면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요..내가 왜그랬을까
    공부잘하고 그러면 다 나한테 돌아오는데...

  • 16. 원글.
    '05.8.26 9:39 AM (221.151.xxx.241)

    다들 고마워요.
    요리 잘 하는 건 정말 아니구요 그냥 열심히, 진짜 목매고 싸는 편...
    학교 급식이 좀 그래서 도시락 싸오는 아이도 꽤 있나봐요.
    그래서 혼자 뻘쭘히 먹는 상황은 아니예요.
    생색 내는 게 별로라는 건 저도 알죠...
    근데도 서운했어요. (제가 이 나이에도 아직 멀었나보죠...)
    오늘 아침에도 친정언니에게 하소연했다가 야단만 맞고. 쩝!
    세상 엄마들 다 하는 데 뭔 말이 많냐고.
    에휴.. 기운내서 열심히 해야죠.
    우리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것처럼.
    그리고 서로 좋을 때 '엄마도님' 말처럼 엄마도 칭찬 받으면 힘이 난다고, 그 얘긴 할래요.
    엄마 하기 너무 힘들어요...
    에구구, 우리 엄마 보고싶다... 돌아가신지 십년도 더 됐는 데....

  • 17. 딸들은
    '05.8.26 9:46 AM (152.99.xxx.25)

    다 그러지 않나요??
    저도 딸입장이기만 했을때는 엄마한테 늘 그랬던거 같아요...
    엄마가 뭐라 말하면 그러면 안하면 되지 누가 하라고 했어?? 늘 이런식으로 말했던거 같아요...
    그 딸도 좀 지나면 철이 들겠죠...
    저도 이제서야 알았거든요..
    전 결혼전엔 설거지도 몇번 안하고 빨래는 일체 하지도 않고 방청소도 엄마가 다 해줬어요..
    그거 이제 제가 다할려니 엄마가 정말 존경스러운거 있죠...

  • 18. 그래도
    '05.8.26 10:09 AM (220.80.xxx.77)

    저는 많이 서운하실 것 같은데...받는게 당연한 요즘 아이들을 보는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
    철 들면 알겠지만서도....속은 당연하다 생각되도 겉으로는 말이라도 엄마 고생하는것 내가 다알지~~하면 얼마나 이쁠까...원글님의 엄마 보고싶다는 소리에 목이 메입니다요

  • 19. 아마도..
    '05.8.26 12:09 PM (211.204.xxx.117)

    그 때를 지나면 엄마의 고마움을 알게 될거예요.
    아직. 엄마의 수고로움을 잘 모를 수도 있고
    한창 예민할때이니깐 그냥 너그러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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