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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불륜을 미화하지 말았으면..

불륜은불륜일뿐 조회수 : 2,626
작성일 : 2005-08-13 19:02:03
내가 하면 로맨스라구요? 내가 누구길래요?
전지전능한 신의 아들딸이라도 되나요?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아무리 미화하려 들어도 불륜은 엄연한 불륜입니다.

이 게시판에도 아련한 추억이다 뭐다 하면서 불륜을 미화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는데...
전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게 무책임하고 추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결혼이 아이들 소꼽장난도 아닌데..
배우자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간단히 해답 나오는 문제 아닌가요.

제게는 몇 달 전에 이혼한 친구가 있어요. 그 남편과 20년 좀 못 되게 살았는데요.
신혼 때부터 남편이 옛애인을 잊지 못하고 허덕이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장장 20여 년을 아파하다가 결국 인연의 끈을 놓더군요.. 그 사이에 일어난 크고 작은 분란들은
미루어 짐작하시구요..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점철된 그 친구의 결혼생활을 저는 옆에서 고스란히
지켜봐 왔는데요..누구든 인간의 탈을 쓰고 세상에 나온 이상은 인간답게 좀 살아서
최소한 남의 가슴에 대못 박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현세의 불륜이 ..자손대에서 칼바람, 피바람을 불러 일으킨다는 끔찍한 소리도 들리더군요..

제 생각에는 옛애인과 헤어진 것도 이유가 있어서 헤어졌을 것이고,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한 것도 이유가 있어서 했을 것인데,
마음이 그리 쉽게 홀라당홀라당 바뀌는 사람이 누구하고 산들
순탄한 가정 꾸릴 수 있을까 싶어요.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다고 치더라도..나 뿐 아니라 세상 그 누구에게도 결혼생활이라는 게
그리 녹록치 않다는 걸 깨닳고.. 글 올리는데 좀 더 신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아래 내용을 적어봅니다..

혼인기념일
1주년 - 지혼(紙婚) 2주년 - 고혼(藁婚) 3주년 - 과혼(菓婚)
4주년 - 초혼(草婚)  5주년 - 목혼(木婚) 7주년 - 화혼(花婚)
10주년 - 석혼(錫婚) 12주년 - 견혼(絹婚) 15주년 - 동혼(銅婚)
20주년 - 도자혼(陶瓷婚) 25주년 - 은혼(銀婚) 30주년 - 진주혼(眞珠婚)
35주년 - 산호혼(珊瑚婚) 40주년 - 녹옥혼(綠玉婚) 45주년 - 홍옥혼(紅玉婚)
50주년 - 금혼(金婚) 60주년 - 회혼례(回婚禮) 금강석혼(金剛石婚)

짧다면 짧지만 그래도 짧다고만도 할 수 없는 1년은
종이처럼 젖기 쉽고, 구겨지기 쉽고, 찢어지기 쉬운 시기죠..
적어 놓고 보니 ..1년이란 세월..너무나 허망해 보이네요..
2년이 지나도 지푸라기 수준, 3년이 되면 비로소 열매라도 맺을 수 있을 정도인가 봐요.
과혼이라고 하니요..
풀이 강해 보이나요? 나무가 강하다고 생각되나요? 꽃은요?
나름의 향기는 지녔으되
흔들림의 대명사, 연약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꽃에 비유되는 결혼생활에 이르려면
자그마치 7년을 살아야 한다네요. 허망한 걸로 치자면 처음 1년 보다 나을 것도 없네요.
내 뜻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에겐
아직도 너무나 많은 제약과 난관이 따르는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결혼기념일이 되면 1년 째는 종이제품, 2년 째는 면 또는 쑥, 3년 째는 과일, 4년 째는 가죽..
10주년에는 알루미늄을, 15주년에는 수정 또는 크리스탈, 30주년에는 진주 또는 상아,
40주년에는 모직제품이나 옥제품, 45주년에는 명주나 사파이어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해요.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결혼의 의미와 깊이를 생각하고, 살아온 날을 되짚고,
바른 미래를 설계해 보라는 의미인가 봐요.

저도 10수년을 살다보니..내 인생 남의 인생 할 것 없이
인생사 참으로 교통사고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 하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앞만 보며 사는 것 같아도..
덜컥덜컥 뒤통수 치는 일이 생기더란 말씀입니다..
내가 생각이 짧고 행동이 미숙해 나 모르는 사이에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구요.
그래도 사는 게 해를 거듭하다 보니 뒤통수 한방 맞고 발끈하다가도 옛날 보다는 더 빨리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되고, 체념이 되더이다..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도 다 있거나
남이 보기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한 뭉클한 소중함 같은 것도 더 자주, 더 깊이 느껴지더군요..

세월이 약이란 말이 거저 생긴게 아닌 것 같아요.
지금 힘겹다 느껴지는 일들이 있다면 ..내 지혜와 내공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다면..
그들 중 많은 부분은 세월이 해결해 줄거라 신앙처럼 믿으며 살아봐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거예요..
어차피 부족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덜 맞는 이 억지로 맞춰가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인데요..
상대방 만큼 나 자신도 미숙하다는 걸 안다면..
남의 미숙함에도 좀 관대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둥글둥글... 하류의 조약돌처럼..사는 거..
사람 사는 일에 정답이란 게 있다면..그런 삶이 정답에 가까운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살아갈 수록..자꾸만..

욕심이 근심을 부르고, 상대를 제압(..감동 같은 것도 있겠다..)해야 내 주장이 먹히는데..
누군가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인 사람들이
불륜을 정당화 하면서까지 내 감정의 욕심을 채우려 드는 모습들..
너무너무 추해 보여요.. 어리석기 짝이 없어 보여요..
IP : 218.232.xxx.17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너무나도
    '05.8.13 7:19 PM (61.85.xxx.235)

    옳으신 말씀이네요 저도 결혼생활25년째랍니다
    그동안 이혼 수도없이 생각하고 어느때는 죽어버리면 편할거같고
    어느때는 너무 행복해서 마가낄까 무서울때도있고요
    희 노 애 락 모든 풍상을 다 겪으며 25년이왔네요
    결혼은 인내 랍니다 가슴깊이 새겨야 할 글이네요
    딸둘에게 이글 읽어보라고 할랍니다

  • 2. 원글님
    '05.8.13 7:19 PM (222.232.xxx.129)

    절대적으루 공감해요.
    불륜은 불륜이지 로맨스가 절대 아니예요.
    요즘은사랑과 전쟁이나 드라마들이 더
    불륜을 로맨스같이 만드는것 같아서 황당해요.

  • 3. 맞습니다
    '05.8.13 8:03 PM (211.218.xxx.232)

    불륜 글자 자체가 아니불 인데 ...
    불륜은 딱보면 알겠더라구요

  • 4. 동감
    '05.8.13 9:15 PM (220.73.xxx.62)

    정말 텔레비젼에서 불륜을 미화하는 것도 넘 싫어요..

  • 5. 잘 읽었어요.
    '05.8.13 9:30 PM (211.203.xxx.250)

    제 블로그에 가져 갑니다.
    저뿐 아니라 제 블로그에 들르는 여러 사람도 읽어 보았으면 싶어서요.

    제 나이 이제 마흔 셋인데 인생이나 사람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나 봐요.
    이제야 결혼뿐 아니라 인생자체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다른 이의 아픔과 슬픔에 민감해 보렵니다.
    얼마나 더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른 사람의 가슴에 그런 아픔을 주는지... 과연 더 행복하게 살아지는지... 참으로 어리석고도 무서운 게 사람인 듯 합니다.

  • 6. ...
    '05.8.13 9:37 PM (219.121.xxx.239)

    저도 일하다 듣고 그랬는데요. 중간부터 그냥 들으셔도
    재미난데..처음에 너무 웃겨서 ^^

  • 7. 하연엄마
    '05.8.13 10:32 PM (211.202.xxx.167)

    옳소!!!1

  • 8. 원글
    '05.8.13 10:37 PM (218.232.xxx.179)

    정정해요..2년이 나무마를 고藁를 써서 고혼..찾아보니 짚이라고 나오네요.
    지푸라기 수준으로 고칩니다..

  • 9. ......
    '05.8.13 11:05 PM (219.251.xxx.51)

    정말 남생각 꼭 해야 합니다. 내 감정 말구요 남의 가정까지요.

  • 10. 맞아요..
    '05.8.14 12:52 AM (211.224.xxx.237)

    요즘 제가 아는 어는 엄마가 가출을 했다고 합니다.
    큰아이가 12살이면,,, 적어도 결혼생활이 12년은 되었을텐데...
    장사를 하면서, 바람이 난건지?, 아니면, 너무 힘들어서 나가 버린건지??

    원글님 글을 읽으니,
    그 엄마생각이 나서요.

  • 11. ........정말
    '05.8.14 1:37 AM (211.223.xxx.176)

    옳으신 말씀 같아요.
    예전에, 불륜을 소재로한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불륜도 사랑이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사랑이란 말을 함부로 써도 되는건지.....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 12. 불륜이
    '05.8.14 9:10 AM (194.80.xxx.10)

    결혼생활에 문제를 일으키기 보다는 결혼 생활의 문제가 불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애당초 '아니다' 싶으면 결혼을 안했어야 해요.
    결혼하고 '아니다' 싶으면 결혼을 박차고 나와야 되요.
    그런 용기가 없으니까 불륜이라는 돌파구를 기웃거려 보는 것 같은데
    올바른 해결책은 아니죠.
    그리고 해결을 보기에는 인생이 그리 간단하지가 않은 것이고....

  • 13. 바람이란 말도
    '05.8.14 9:58 AM (59.31.xxx.70)

    불륜을 로맨스로 미화해서도 안되지만
    혼외정사(婚外情事)를 바람으로 미화시키는 것도 없어져야 해요

    바람이란건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혼외정사란 배우자나 배우자의 부모 본인의 자식들
    그리고 혼외정사를 즐기는 상대방의 가족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는
    허리케인같은 마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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