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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얘기

고슴도치엄마 조회수 : 1,356
작성일 : 2005-08-09 13:01:12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엄마 몇시에 깨워줘라는 말도 단한번 한적없는 그놈
숙제나 준비물이나 내 손을 거치지않고 준비하던 놈
친구들과 싸움질도 없이 순하디 순하게만 보내던 놈
반장이 힘에 겨워 부반장을 자처하던 소극적이던 놈

고등학교때 반친구와 오해가 생겨 싸움이 붙었던 그날
먼저 한대 맞은 오기로 친구의눈을 때려서
병원에 누워있는 친구를 찾아가서 죄인모양으로 서서 고개를 숙이고있던 그놈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그동안 놀지못했던 한풀이라도 하는양
알바를해서 버는 70여만원을 써 재끼면서
그야말고 Y대의 카사노바를 자청하면서 놀아재꼈다

군에 강제로 입대시킬꺼라는 협박에
강제입대시키면 탈영할꺼라고 되려 내게 공갈협박하던 놈이
군에가서 보낸 첫 편지에
그동안 철없이 돈많이 쓰면서 놀았던것 죄송하다고...

재대후 복학해서는
이제는 지가 할수있는것이 공부라는것을 알았는지
장학금의 혜택을 누리면서 8월이면 코스모스 졸업을하고
공부를 더 하고싶다는 생각으로 대학원에 진학을했다

집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니가 하고싶은것을 돈때문에 포기하지는 말라고
재산이라고는 집하나 밖에 없지만 이 집은 너희 둘을 위해서 쓸꺼라고
공부를 한다면 학비로 아님 너희의 장래를위해서 쓸꺼라고.. 군제대 한 아들에게 말했었다


지금은 남편이 퇴직을 해서 별다른 수입이없어서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했을때 쬐끔 부담스러웠다
동생도 아직은 대학에 재학중이라서...

한데..사람이 이래서 죽으라는법은 없나보다
무더운 여름에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같은 기쁜 소식이 왔다
2년 전액 장학금!

가끔씩 사람들이 아들 잘 키웠다고 칭찬을 해줄때마다
나는 서슴치않고 대답한다
내가 잘 키운것이 아니고 지 스스로 너무나 잘 커주었다고
내가 해 준것은 밥해주고 빨래해주고...너무나 평범 그 자체였다

겉으로 보는것으로만 잘 커진것이 아니고
내면이 튼실하고 건실한 청년으로
이나라의 보탬이 되는 그런 어른으로 우뚝섰으면 좋겠다






IP : 218.52.xxx.16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5.8.9 1:05 PM (222.238.xxx.67)

    내가 잘 키운것이 아니고 지 스스로 너무나 잘 커주었다고
    내가 해 준것은 밥해주고 빨래해주고...너무나 평범 그 자체였다
    -->이부분이 특히 감동스럽습니다.

  • 2. ...
    '05.8.9 1:15 PM (211.223.xxx.74)

    톡 깨놓고 말해서...사실 사람은 타고나는게 80% 같아요.
    나머지 20%정도가 부모가 어찌 해줄 수 있는 재량권이지...
    80%의 그릇은 타고나는 듯..........
    타고나길 잘나게 타고나면 부모가 신경안써도 잘되고
    타고나길 못나게 타고나면 부모가 아무리 신경쓰고 돈 퍼부어도
    엇나가구........
    아드님 장학금 탄거...축하드리구요^^......

  • 3. 부럽다..
    '05.8.9 1:23 PM (220.127.xxx.213)

    얼마나 자랑스러우시겠어요?부모맘은 다 같은거라 그 마음이 전해옵니다.아~ 울 아들 ~ 어떤 뜻 일까요?

  • 4. wjdakf
    '05.8.9 1:23 PM (211.193.xxx.125)

    좋으시겠어요.

    아이가 커 갈수록 타고 나는게 다다 싶습니다.

    좋은 청년으로 자라서 큰일 하길 바랍니다.

  • 5. 부러워요
    '05.8.9 2:06 PM (61.255.xxx.156)

    다 원글님 큰 복이십니다.
    아들만 키우는 저 심히 부럽심니당.....^^
    멋진 아드님 두셔서 좋겠어요.

  • 6. 칭찬
    '05.8.9 2:08 PM (211.211.xxx.198)

    축하드려요.
    그동안의 맘고생이 이젠 행복시작이군요 이 행복 끝까지 누리세요.
    울아들도 군에갔다오면 이렇게 잘해낼수 있을까
    워낙에 타고나길 똑소리나질 못해서리...뒷바라지 역시 부실했고......
    님이 부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도와주실것을 믿습니다!

  • 7. 전요
    '05.8.9 2:13 PM (210.222.xxx.241)

    그렇게 생각안합니다.
    원글님이 잘하셔셔 아들도 그렇게 잘된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식앞에서 엄마,아빠의 열심히 사는 모습이 말이없이 가르치는 커다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원글님 정말 대단하시구요.. 글고 정말 아들의 장학금으로 대학원진학 정말 축하합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그런 원글님과 이들의 모습이요...

  • 8. 에구
    '05.8.9 2:16 PM (61.77.xxx.218)

    전 밥도 빨래도 못해주는디요.

  • 9. 짝짝짝~
    '05.8.9 2:34 PM (218.153.xxx.240)

    자랑스러우시겠어요^-^ 부모님들이 한거 없다고 하셔도 자식들은 다 부모 닮고 부모 정성 먹고 크는 것 같아요. 행복하세요~~

  • 10. ....
    '05.8.9 3:32 PM (221.138.xxx.150)

    부모가 해 주는게 20%?
    그렇게 자식 농사가 쉬우면 자식때문에 힘겨워 할 사람 그닥 없을걸요.
    말로 아무리 잘해 봐야 소용 없고...부모의 평소 언과 행이 아이들에겐
    물이고 공기라는걸 주변인들 보며 더더 절감 하는 날들입니다.

  • 11. 지나다
    '05.8.9 6:02 PM (211.212.xxx.185)

    좋으시겠어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게 자식인데 밥해준게 다라니요 그런 겸손의 말씀...
    저는 이런글 읽으면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네요
    자식이 열심히 공부하고 잘되면 이렇게 뿌듯한게 부모맘인데 왜 그렇게 못났을까 하구요
    우리 부모님 참 자식복도 없으셔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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