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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풍

sugarpowder 조회수 : 2,243
작성일 : 2005-04-08 08:39:50
중3 딸래미가 오늘 소풍을 간다네요.

"도시락은?"

"조별로  비빔밥 만들어 먹기로 했어.  난 나먹을 맨밥이랑  고기 볶은거..

근데 엄마  냉장고에 삼겹살 남은거 있어?"


비빔밥에 웬 삼겹살?  여기서 가정교육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군요

난 비빔밥에 삼겹살 넣어서 먹인적 없는데.. ㅠㅠ


하여간 평소 안싸던 김밥 도시락  쌀  걱정을 잠시 했는데  이게  웬일이래요?  ^__________________^



지난 총회때  학교에 갔더니  이번 새로 부임하신 교장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관행처럼 걷던

대의원 회비도 저얼대 걷지말고  임원 됬다고  돌리던  반장턱  피자도 심지어 물 한방울도  앞으로는

교실에서 돌리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아이는  말도 안된다고  툴툴대는데  왜이리  내가 신난건지?  ^^  


게다가 국어 담당이신  담임 선생님은  모든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하십니다.

엄마들 마음도 많이 헤아려 주시고  아이들하고도  잘 지내 보시려 노력하는게 너무 눈에 보여서..


이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능력을  보여주시나봐요.

소풍날 양푼 비빔밥이라니..

게다가 신임교장선생님은  매년 소풍마다 가던   아이들의 베스트 초이스 놀이동산은  절대 안된다해서

할수없이  교육적 장소를 물색하다   생뚱맞게 올림픽 공원을  택하였다는데..


선생님이  더 분개하며  장소가 절대 중요한게 아니라고  

내가  너희 기억에 남는  최고의 소풍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셨답니다.  

특히 뒷풀이를 기대하라고... 학원 다 취소하고 오라고..


웬지 엄마인 제가 더 기대되는  하루입니다.  

우리 딸만 너무 재미있으면 안되는데...
IP : 220.75.xxx.10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규원
    '05.4.8 8:52 AM (220.127.xxx.31)

    sugarpowder님!!!
    따님 선생님 너무 멋지시네요.

  • 2. 미네르바
    '05.4.8 9:17 AM (218.146.xxx.152)

    ^0^

    점점 멋진 선생님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정말 기쁘네요.
    물방울 한 방울 한방울이 뭉쳐 시내가 되고 강이 되기를 바라며.

  • 3. 키세스
    '05.4.8 9:18 AM (211.177.xxx.160)

    ^^b

  • 4. 행복이머무는꽃집
    '05.4.8 9:20 AM (61.99.xxx.212)

    추억의 소풍 좋습니다^^*

  • 5. joylife
    '05.4.8 9:45 AM (210.104.xxx.36)

    멋진 선생님 이야기에 오늘 하루가 기분좋게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 지기를 희망합니다..

  • 6. 때찌때찌
    '05.4.8 10:58 AM (211.216.xxx.97)

    뒷풀이......저도 기대되네요^^ 꼭 알려주세요.

  • 7. 미스마플
    '05.4.8 12:13 PM (67.100.xxx.111)

    저도 뒷풀이 이야기 읽고 싶어요..
    꼭 올려 주세요.

  • 8. 메밀꽃
    '05.4.8 8:58 PM (61.78.xxx.157)

    어떤 뒤풀이였는지 궁금하네요...꼭 올려 주시와요^^*

  • 9. 튼튼맘
    '05.4.8 9:59 PM (211.207.xxx.153)

    이것이 참교육이지 뭐겠습니까.
    님의 딸은 좋은 추억만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올바른 길로 가는 지름길을 선생님이 열어주시네요.
    이런 학교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 10. sugarpowder
    '05.4.9 9:12 AM (220.75.xxx.108)

    죄송해서 어쩌지요? 저희 딸이 참새과는 아니라.. 한 세시 지나니까 여기 저기 소풍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 보이던데 한참 지나도 올 기미가 안보여서 핸폰 해도 계속 해도 받지도 않고... 결국 7시 못되서 돌아왔습니다. 하도 걸어서 다리엔 알이 잔뜩 박여서..비빔밥도 만들어 먹고 놀다가 노래방에 가서 노래 좀 하고 왔다고 간단하게 대답합니다. 요즘 무슨 비밀이 그리 많은지... 어쩌고 놀았나 일기장이라도 몰래 훔쳐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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