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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나의 가난
탈수과정에서 거의 집이 무너질 것 같은 굉음과 더불어
강한 스크레치라고 해야하나? 하옇튼간에 엄청스런 소음이
무서바서 세탁기 근처에는 얼씬하기가 겁날 지경이였슴다.
한시간만에 출동한 A/S맨~~~
완두콩처럼 동글동글 귀염성있게 생긴이가
요리조리 만지등만 반원모양의 철사를 끄집어 내는 겁니다.
원인은 눈비비고의 브래지어 와이어~~~ㅋㅋ
"아저씨, 커피한잔 드리까?"
"조오치요~~~"
그리하야 모닝커피를 외간남자와 단둘이 마주앉아 마시는디....
한손으로 커피를 들고 마시면서도 업무에 충실한 완두콩맨이
영수증을 쓰는걸 보니 아차차차....수산나 주머니에는 먼지와 바람만이
살고있다는 기억이 그때서야 떠오릅니다.
"아저씨, 돈이 하낫두 엄는디 우짜노?
커피 다 묵꼬 요오 앞에 있는 우체국에 같이 가입시다.
우체국가서 돈 찾아줄께, 을마요?"
돈한닢도 없는 아짐이 호기롭게 얼마냐고 물으니 사람좋게 생긴 완두콩맨이
허허허 웃으며,
"송금해 주세요~~"
합니다.
캬캬....사람보는 눈은 있어가지구.....
내를 가로세로, 모로좌로 골고루,꼼꼼하게 살펴보셔요,
어딜봐두 돈떼묵게는 안생겼잖어요~~~~ㅎㅎㅎ
헌디...문제는 지금부터인기라요.
귀여븐 완두콩맨이 커피를 다 마시고도 돌아갈 생각을 않고
그때부터 넋두리가 시작된겁니다.
자신이 생기기는 이리 어려보여도 A/S맨 생활 15년차라꼬 합니다.
외국은 엔지니어라 하면 직업으로도 알아주는데
울나라는 참 어려운 직업이라는 하소연부터 시작하등만
월급을 회사측에서 주는게 아니라 A/S건수에 따라 받기때문에
여름철 에어콘을 많이 쓰는때만 수입이 조금 괜찮고 지난 겨울에는
정말이지 한달을 살아내는게 너무나 힘이 들었다고.....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도 있는데 백만원 조금넘는 수입으로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직업을 바꾸고 싶어도 배운 도둑질이니 함부로
관둘수도 엄꼬.....살기가 참 팍팍하다며 한숨까정 쉬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회사의 부당한 처사까지 진도는 나가고......
수산나아짐의 주특기가 뭡니까!
상대를 무장해제 시켜서 계속적으로 진도를 나가게끔 추임세 넣는거....그거 쪼매 잘하는
편이거등요.
그려그려....
옳지,옳지...
사는게 다 그런겨....
만만한게 어디 있는감?
다들 그러고 사는거여~~~등등
이 정도의 속도라면 거의 ADSL수준이라 완두콩맨의 연애사까정 곧 나올판인디
대르르릉 걸려온 전화가
수산나아짐을 완두콩맨의 넋두리에서 건져주었슴다.
수리비도 몬받고 완두콩맨은 자신이 넘 오래 지체했다는걸
그때서야 깨달은듯 서둘러 대문으로 나서며 90도 각도의 인사를
하고 돌아 갔습니다.
낯선 사람이 내게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삶을 털어놓을 수 있는 거.....
왜 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산나의 가난'이 상대방의 마음을 쉽게 열 수 있도록 만드는
열쇠였습니다.
가진게 없으니 경계할 것두 엄꼬,
가진게 없으니 없는 사람들 심정 속속들이 알게되고,
가진게 없으니 잘난척 할 일도 엄쓸것이고.....
저를 가난하게 만들어 도구로 쓰심이라....그리하여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달란트를 선물해 주심을 깨닫게 되더라~~~~~
수산나의 오늘 묵상 끄으읏~~~~*^^*
1. 몬나니
'05.3.29 9:13 AM (211.104.xxx.104)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읽고나니 생각도 하게 하는 글이네요..
좋은 하루 시작할수 있을것 같습니다..2. 미네르바
'05.3.29 9:14 AM (222.96.xxx.227)^0^
저 수산나님의 홈피 방문 여러 번 했답니다.
참 좋았어요.
근디 글 남기는 거 왠지 민망해서 못했어요.
님의 글 읽고 복잡한 마음 삭히렵니다.
원래 마음으로 돌아가죠, 뭐.
수산나님의 묵상 자주 82(밑줄 쫘~~악)에서 뵙고 싶어요.3. 퐁퐁솟는샘
'05.3.29 9:31 AM (61.99.xxx.125)수산나님!!
저랑 계모임해요
저도 가진게 없어서 경계할것도 빼앗길것도 없답니당^^
별별일 다 겪어 봐서 바위로 맞아도 꿈쩍 하지 않구요
잘난척 하고 싶을때?도 있지만 아기가 장애가 있으니 꿈도 꾸지 못하구요
시간날때 님의 홈피좀 방문해봐야겠네요...
저도 가끔씩 마음이 복잡할때가 있는데 미네르바님의 답변을 보니
얼릉 방문하고 싶어지네요...
아! 그리고 저는 생긴것도 부담없어서 남들이 편하게 대하긴 하는데
어떨땐 뾰족한 분위기가 넘치는
그런 인상을 가진 분들이 부러워요...
뭐랄까~~~ 생긴것 때문에 착한줄로만 알았다는
그런 억지소리를 들을때 정말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얼굴이 부러워집니다4. 나루미
'05.3.29 9:32 AM (221.138.xxx.178)수산나의 가난이아니라 수산나의 풍요로움인데요?
남의 말을 잘 들어줄수있는 여유...좋으세요..5. 진아미
'05.3.29 9:35 AM (211.187.xxx.96)수산나님,82에서 만나니 더욱 새롭네요.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달란트*** 나도 갖고 싶어요.^ ^6. 수산나
'05.3.29 9:39 AM (210.95.xxx.35)반가워유 내 세례명도 수산나랍니다
가끔 님의 홈피 들어가 따뜻하게 나누며 사는 좋은글 본답니다
기쁜 부활 주님의 평화가 늘 함께 있기를..^^7. 겨란
'05.3.29 9:56 AM (222.110.xxx.183)아 수산나님 이런 글 재미있어요!!
8. 김혜진(띠깜)
'05.3.29 9:59 AM (220.163.xxx.213)수산나님~~ 저도 같이 계모임 할랍니다.^^
우째 그리 말씀도 재미나게 하시는지.... 맘에도 넘 와닿고예.
혹 갱상도 아니십니까??^^ 사투리가 넘 정겨워서리~~^^
글고, 비록 보이는 곳에는 없으나 그 마음은 풍요로왔으니.....
훨~~ 부자십니다. 저도 그런 부자가 되고 싶고예~~^^9. 야난
'05.3.29 10:03 AM (221.155.xxx.182)찬미예수!
좋은 말씀 새겨 듣고 갑니다. ^^*10. 낮잠
'05.3.29 10:08 AM (221.143.xxx.5)글을 정말 잘 풀어내시네요^^
마음이 풍요로우시군요^^11. 리모콘
'05.3.29 10:10 AM (211.36.xxx.89)진짜 글을 맛나게 쓰시네요....
12. 마당
'05.3.29 10:39 AM (211.176.xxx.129)ㅎㅎ 한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완두콩맨이라...푸후..
너무 구엽습니다.. 아자씨도.. 수산나님도..13. 좋은씨앗
'05.3.29 12:04 PM (211.207.xxx.195)잠시 우울했었거든요... 진짜 좋은 달란트 받으셨네요...
자주 뵙자구요^^14. ...
'05.3.29 12:47 PM (211.216.xxx.227)맞아요. 너무 풍요로우신데요~ ^^
15. yuni
'05.3.29 1:35 PM (211.204.xxx.106)수산나님 오랫만에 오셔서 아주 근사한 애애기 한보따리 풀어놓으셨네요.
자주 오세요 82쿡에.16. 솜씨
'05.3.29 2:02 PM (61.83.xxx.112)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물질적으로는 가진것이 부족하신지 모르겠지만
따뜻한 마음만은 정말 부자시네요.17. 장수산나
'05.3.29 5:01 PM (222.120.xxx.62)모두들 칭찬해주시니 기분이 좋아서
철딱서니 없는 아이처럼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ㅎㅎㅎ...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www.jangsusanna.net 일명 행복다방이라꼬 부릅니다. 놀러들 오이소~~~18. 만년비회원
'05.3.29 5:52 PM (211.192.xxx.243)너무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수산나님이 받으신 달란트를 앞으로도 좋은 곳에 많이~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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